토요일 3시 퇴근을 예상하고 짧은 겨울 자캠을 생각했지만...6시 퇴근이라는 통지를 받고 분노하여!!!! 더더욱 자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처럼 겨울 장비를 거의 마련했는데 말이죠.
필요한 짐을 다 챙겨 자출을 하고, 6시 퇴근 후 어둠을 뚫고 목적지인 인근 해수욕장에 도착. 이름만 해수욕장이지 폐쇄된 곳이라 마실 오는 사람들 외에는 인적이 드문 곳입니다.
밤이라 사진 촬영은 어려워 어둠 속에서 조명 하나에 의지해 텐트를 치고.. 이 날을 위해 올리브유와 소금을 발라 랩으로 진공포장하여 3일간 숙성한 스테이크를 테이블에 놓고나서 화장실로 야채를 씻으러 갔다 돌아왔는데...
스테이크가....사라졌습니다.
OTL....
들고양이나 들개 혹은 너구리나 족제비의 소행으로 추정되지만 이미 사라진 스테이크는 어쩔 수 없는 법.
술안주로 사온 소시지를 꺼내 분노의 혼맥을 시작했습니다.
스테이크용으로 씻은 야채을 탈때까지 구워대면서 말이죠..
그렇게 소시지와 야채로 배를 채운 후
근처 자갈밭에 불을 뗀 흔적이 있길래...
나무를 대충 쌓아 분노의 불놀이를 시작했습니다.
본래는 나무로 톱밥을 만드는 등등 밑불 준비를 해야하지만.. 어둠과 추위 속에서 귀찮아서 불쏘시개 연료를 발라 불을 붙였지요.
멍하니 밤하늘 보고 지인과 통화하다가 불이 꺼질때쯤에 텐트로 기어들어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간밤의 온도가 너무 낮지 않은 것도 좋았고, 동계침낭 바닥에 핫팩 3개를 깔아두고 침낭 안에 보온 라이너까지 넣은 덕분에 침낭 내부와 외부 온도 차가 엄청 나서 쾌적하게 잤습니다. 침낭이 1500그램 짜리라 애매했는데 라이너를 추가한게 답이었네요.
이른 아침에 눈을 뜨는게 습관이 된 노예 직장인이라, 일출을 멍하니 보다가 똥 좀 싸고 아침 먹을 준비를 했습니다.
메뉴는 파×바게뜨의 갈릭 치즈난과 오뚜기 스프.
스프에 도난 당한 스테이크용(..) 파프리카를 너무 많이 넣어서 달달한게 영 아니었네요..(...)
치즈난은 굳은 상태라 미니 화로에 적당히 구워먹어서 괜찮았습니다.
대강 정리하고 멍 때리다가...
겨울 자캠을 위해 산 히든 아이템. 올인원 커피메이커 입니다.
무려 텀블러 같은 형상과 크기에 세라믹 날이 장착된 그라인더와 반영구 거름망과 컵이 포함된 물건이죠.
가격은 좀 사악합니다.(...)
하지만 사용해보니 기능성을 갖춘 감성템으로써 부족함이 없다군요. 특히 그라인더 날의 높낮이를 조절하여 원두의 굵기를 설정할 수 있는게 큰 장점입니다.
만족스럽게 커피를 마신 후..
해수욕장 입구 쪽의 데크 길을 걸어가면 있는 반대편 해변으로 가서 구경하다가 왔습니다.
어렸을 때 저기서 참 많이 놀았는데 말이죠~ ㅎㅎ
다시 텐트 사이트로 돌아와 멍하니 있다가 자전거 타러 나온 아는 형님께 커피를 대접하고 이야기 하다가 짐을 싸고 집으로 철수했습니다.
다음주 토요일에도 6시에 끝나면 인근의 다른 좋은 장소를 찾아 가야겠습니다. ㅎㅎ
스테이크가 사라졌습니다 ㅋㅋㅋ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ㅎ
불놀이ㄷㄷㄷ 이 겨울에 바닷가에서라니 대단하십니다
데크 바로 옆이 자갈돌밭이라 가능하지요..ㅎㅎ 그리고 남쪽은 영하권으로 자주 안 떨어져서 겨울 캠핑이 가능합니다 ㅎㅎ
사진 보고 있으니, 대리만족이 느껴집니다. ㅎㅎ 초보라 한겨울 캠핑은 좀 무리고 조금만 더 날이 풀리면 저도 이 근처로(아님 시외버스를 연계해서) 자전거캠핑을 다녀올까 생각중입니다.
따뜻한 곳은 침낭에 매트만 좋아도 쾌적히 잘 수 있습니다..ㅎ 나중에 장비가 마련되시면 한번 해보시길..
삭제된 댓글입니다.
별빛새벽
감사합니다 ㅎ
고기는 중대문제인데...수난이셨군요...
정말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네요 ㅋㅋ
캬.. 혼자 가셧나요? 먼가 낭만이 넘치는 느낌이네요 ㅎㅎ 물론 저의 비슷한 경험상(자전거여행이아니어서) 낭만도 낭만이지만 고난과 힘듬도 동반하고 먼가 형언하기 힘든 좋은 그런 기분도 있었지만.. ㅎㅎ
보는 이에겐 낭만이지만 하는 이는 고난이더군요 ㅋㅋ 그래도 이런 경험을 공유하는게 좋네요 ㅋ
스테이크가 사라졌습니다 ㅋㅋㅋ
정말 눈물 나는...ㅋㅋ
카플라노 커피메이커 로군요 ㅎㅎㅎ 저도 야외에서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네 출시 초기에 너무 비싸서 안 사다가 이번에 샀네요 ㅋㅋ
애니에 유루캠프가 생각나네요 ~ 솔로 겨울 캠프라 전 사진으로만 만족해야될듯하네요 잘보고 갑니다.~
유루캠프 잼있죠~~~ 시마린의 말처럼 겨울 캠핑은 사람이 없어서 좋은듯요 ㅎ
스테이크가...ㅠㅠ 벌써 10년도 더 됐지만 캐나다 자저거여행하다가 새벽 너구리떼한테 급습당해서 먹을거 다털렸던 기억이... 다음 날 아침 주린배를 부여잡고 다음 마을이 나올때까지 200km를 달렸던 슬픈 기억이 떠오르네요.
저도 소속된 자전거 밴드 톡방에서 미국 여행하신 분이 라쿤한테 많이 털려봤다고 하드란 ㅎㅎ
헐 곰이 아닌게 다행이네요...
곰때문에 절대 음식은 텐트 안에 두지 말고 밖에 놓으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걸 라쿤들한테 털릴지는 상상도 못했어요. 새벽에 무슨 멧돼지 소리같은게 나서 깜짝놀라 일어나보니 수십마리의 라쿤떼가... 일어난 자세 그대로 스윽 누워지더군요 ㅋㅋㅋㅋ 캠핑장 반대쪽에서도 막 겟아웃!!겟아웃!! 이러면서 난리나고 ㅋㅋㅋ
헐 곰이라니... ㄷㄷㄷ 무섭네요
와 자전거 하실떄 자전거 말고 나머지 물품들은 뭔가요??
텐트 침낭 매트리스 취사도구 및 설거지 도구 한손 도끼 미니 화로 등 입니다 조만간 장비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ㅎ
스테~이크!
내 스테이크~~~~~! 아직도 눈물 나네요
와 경치가 좋네요. 위치가 어디쯤인지 알 수 있을까요??
여수의 신덕 해수욕장입니다. ㅎ
와... 이 날씨에 자캠이라니 안 추우신가요?ㅎㄷㄷ 저도 캠핑 가고 싶은데 추위를 잘 타서 그런지 엄두가 안나네요ㅠㅠ;
남쪽은 비교적 덜 추운지라 겨울 자캠도 할만 합니다 ㅎ
자전거 모델명이 어캐되시나요? 로드같은데 타이어가 32c는 되어보이네요? ㄷㄷ
후지 자리 라는 그래블 모델입니다. 그래블은 cx와 비슷하면서 좀더 편한 자세를 지향하는 모델이지요. 프레임의 허용 타이어 폭은 제조사 모델마다 다르나, 제 모델은 27.5인치는 2인치(50mm)까지, 로드 700c는 42c까지 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ㅎ
제가 사용하는 타이어는 27.5에 50미리 입니다. ㅎ
뭔가가 자~알 먹었겠네요. 언제 스테이크용 고기 맛보겠어요?
이번주에도 갈건다 스테이크 또 챙길게 함정입니다..안 빼앗길거지만요..ㅋㅋ
와 루리웹에서 본격 투어링 바이크를 볼줄은 몰랐네요 대단하십니다!
본격 투어는 따로 있습니다. ㅋㅋ 저건 약간 애매한(?) 포지션이나 전천후로 쓸 수 있어서 가장 애용하지요 ㅎ
cx 인가요?
그래블 이라는 신생 장르 입니다. Cx 대비 편안한 포지션으로 장거리를 가능거죠
아 그래블 이었군요!
카플라노 좋나요? 눈독을 들이고 있긴한데
써보니 좋은듯 합니다 ㅎㅎ
모든 수동 커피 그라인더가 저런 식으로 높낮이를 조절합니다..ㅜㅜ 음...가지고 싶네요...ㅎ
커피에 무지해서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ㅎ
이래서 야외에서 불피우면 항상 불옆에있어야 한다는거군요. 스테이크가 사라지기 때문에...ㅜ
그렇죠..고기에서 눈을 떼면 안됩니다..ㅜ
크 제가 현재 목표하고 있는것을 벌써 이루셨군요 ㅠㅠ 부럽습니다... 자캠해보려고 준비중인대 혹시 괜찮으시다면 장비같은거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하도 다양해서 선택장애도 오고해서... 참고차 준비하려고요 ^^;
장비는 추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ㅎㅎ 다음주 쯤에요
요즘 백패킹도 비화식으로 하는게 점점 늘어나는데 근처 자갈밭에 불을 뗀 흔적이 있다고 불 피워도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노지에서 화로대도 없이 불피우는건 정말 아니죠. 여기 캠핑이나 백패킹에 대해서 많이 모른다고 당연한듯이 동영상까지 올리면 모르시는분들은 당연히 불 피워도 되는 줄 알죠. 캠핑 사이트에 올리면 아주 아주 욕먹을 짓입니다.
제가 그 부분은 무지해서 몰랐네요 인근 동네고 화로대 역할로 돌이 쌓인지라 피워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나도 여기 납품다니면서 담배한대피러 많이 들르던곳이였는데 ㅋㅋ
담배 피우기 좋은 곳이긴 하죠 ㅋㅋㅋ
커피메이커 기기 이름 알수있을까요?
카플라노 입니다.
삭제된 댓글입니다.
K2I009
감사합니다..ㅎㅎ
이래 글 보니 자전거 타고싶어지네요 ㅋㅋㅋ
미세먼지만 아니면 정말 추천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