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츠키 감독은 왜 쫓겨났을까? 제작위원회 시스템 이야기

일본 애니 좀 본 씹덕이면 오프닝이나 애니 어딘가에 제작: ㅇㅇㅇㅇㅇ 제작위원회 같은 게 있단 걸 본 적 있을 거야.
사실 옛날 애니는 애니 제작사랑 방송사가 손잡고 만들었어. 방송사가 이 제작료 중 얼마와 러닝개런티 얼마를 제시하고, 애니 제작사가 이걸 오케이 해서 애니를 내는 방식이었지. 테즈카 오사무가 이때 애니를 더 많은 시간대에 올리려고 제작료를 후려치고 자기 개인 수입으로 메꿧다가 애니메이터가 3d업종이 된 이야기는 유명해.
그런데 애니가 별로 수익이 안 나니까 애니 제작사들이 굿즈 같은 걸 만들어 수입을 충당하기 시작했어. 이걸 본 굿즈 제작사들이 우리도 끼어서 같이 만들어보자고 제안했지. 애니를 만들 때 굿즈 제작사, 방송사, 애니 제작사가 서로 협업하는 시스템이 된 거야.

애니 제작사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던 와중에, 무책임함장 테일러라는 애니가 제작되기 시작했어. 이 제작진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서, 모든 이득과 손해는 스폰서가 가져가는 대신에 자기는 제작비와 월급과 보너스만 받는 게 어떠냐는 생각을 햇지. 이게 제작위원회 방식이야.
애니를 만들 때 드는 돈이 100이면 스폰서들이 이걸 각출하는거야. A사는 50, B사는 30, c사는 20 이렇게. 그리고 이 저작권은 제작위원회에 종속되고, 수익이 80이라 적자가 나면 적자도 투자비율대로, 수익이 200이라 흑자가 나면 흑자고 투자비율대로 짊어지는 시스템인 거.
이 시스템은 안노 히데이키 감독의 에반게리온이 대성공하면서 애니 업계의 주류가 됐어.
문제는 이 제작위원회 방식이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 아닌 라이트노벨/만화 원작의 애니를 만들 때 벌어졌어. 이 경우 원작을 가진 회사가 자금 대부분을 대고 여러 회사가 자금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이 됐는데, 비중 높은 회사의 임원이 트롤링을 하며 작품에 개입하면 누구도 반박 못하게 된 거야.

스폰서 쪽의 의향으로 만들어졌다고 추정되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2기 엔들리스 나이트 편. 8화동안 같은 내용을 새로 그렸어. 쿄애니는 이 미친 상황을 겪은 뒤 제작위원회에 자기가 최대 지분을 갖는 방식을 취하기 시작했지.
저 제작위원회 방식을 통해 카도카와가 어마어마한 돈과 권력과 영향력을 얻었어. 자사의 소설을 팔기 위해 싸구려 애니를 풀고, 그 싸구려 애니로 소설을 팔고, 그 돈으로 다른 소설늘 팔기 위한 싸구려 애니를 찍어내는 지금의 갓세계물 애니판이 완성된 거야.
그런데 그 제작위원회 방식에 반기를 든 사람이 있었어.

후쿠하라 요시타다, 야요요로즈 책임 프로듀서야. 원래 예능 프로그램 제작과 예능소속사 운영을 하던 사람인데, 자기 스승이 애니 제작 해보자고 해서 뛰어든 사람이지. 이 사람이 애니에 대해 알아보겠다고 코미케에 가서, 웹판 케무리쿠사 dvd를 팔고 있던 오모토 타츠키 감독을 만난 게 모든 일의 시작이 됐어.
이 사람은 제작진이 대부분의 권한을 쥐고 있는 예능 쪽 출신이라, 제작위원회 방식을 납득하지 못했어. 그렇게 열심히 만들었는데 월급 푼돈 받고 땡이 말이 되냐고 생각했지. 운 좋게도 “감으로 하는 부활동(번안: 여고생 수다클럽)”, “케모노프렌즈 1기”는 간섭 거의 없이 제작할 수 있었고. 타츠키 감독에게 애니 제작의 전권을 맡기는 대신 그 뒤를 서포트하는 관계가 된 거야.
문제는 케모노프렌즈 2였어. 타츠키와 후쿠하라, 야요요로즈는 케모노프렌즈 프로젝트를 롱런시킬 생각이었어. 심야 애니가 아니라 아침 시간 아동 애니로, 도라에몽처럼 두고두고 보는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되길 원했지. 그래서 케모노프렌즈 2 제작위원회 결성 때 야요요로즈가 스폰서가 되고, 상당한 감독의 자유 권리와 러닝 개런티 등등을 제시한 것으로 보여.
문제는 갑자기 큰돈이 굴러떨어진 카도카와의 높은 사람들은 저런 아마추어가 만들어도 잘 팔리는데 우리가 만들면 더 잘 팔린다고 생각한 거야, 그래서 닛신 돈베이 우동 광고가 월권이고 개인적으로 12.1화 버스적인 을 만든 것도 그거의 일환이라며 야요요로즈를 밀어내 버리지, 모델링 내놓으라고 한 것도 그 중 하나야, 자기에 거스르는 제작진 하나 죽이는 정도야 쉽다고 생각한 거지.
문제는 오모토 타츠키 감독의 능력과 후쿠하라p의 능력이 카도카와 이상이었단 거지. 후쿠하라p는 아마존 프라임, nhk, 닛신 식품을 구워삶고 반다이도 협력자로 돌리고, 인디 작곡가들을 포섭했어. 자기네 콜라보가 성공적이었는데 잘린 걸 본 닛신은 바로 그 잘렸던 그 상품의 광고를 그대로 맡겼고, 카도카와를 견제하는 반다이와 일본 진출을 노리는 아마존 프라임이 따라 붙었지. Nhk는 케무리쿠사 제작 전에 타츠키 감독에게 캐릭터디자인을 맡기고 “그 타츠키 감독의 디자인” 같은 식으로 홍보하는 등, 상당히 우호적인 제스쳐를 취해줬고.
그게 케모노프렌즈2 판매량 900장 대 케무리쿠사 1만 오천장의 차이임. 감독의 실력 차이도 있지만 뒤에서 이런 공작질도 있었기에 제작이 가능했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해서 이거 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