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9세 남자입니다. 루리웹에 단순한 질문등을 올리다가 고민상담 게시판에서 여러 고민들을 하는것을 보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먼저 제 가정사부터 이야기 드리자면 아주 어릴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저는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습니다. 저는 만족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지만 할머니에게는 매번 몹쓸짓만 했던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왕따를 당해서 그 스트레스와 괴로움을 할머니에게 풀었던것 같네요. 고등학교를 입학하기 전에 할머니께서 갑작스런 대장암 판정을 받아서 반년정도 곁에서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정신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그때 장례식장에서 친아버지의 모습을 처음 뵜습니다. 이제 할머니와는 연이 없을텐데도 와주셔서 상주노릇을 해 주니 원망은 없고 감사한 마음이 들더군요. 어떻게 장례식을 마치고 저는 인천에서 거주하던 집을 어머니가 사시는 포항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는 많이 꼬여서 검정고시를 치뤘고, 다행이 합격하게 되었구요.
타지에 와서 몇년이라는 시간을 어영부영 보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네요.
어쩌다보니 19세라는 나이가 되었고, 이뤄둔것은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면허증이라도 있어야 될것 같아서 생일이 지나자마자 면허를 따게 되었고(1종)
전부터 관심이 있던 중장비를 배우고 싶어 근처에 있는 직업전문학교에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취업센터에서 국비지원이 된다고 하여서 갔는데, 말이 계속 바뀌고 아직이 미필인지라 지원금 수령이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른 길을 알아봤더니 취업맞춤특기병에 굴삭기병이라는 것을 신청하면 국비지원이 나온다고 하여서 취업센터랑 얘기해서 다음달 내로 수강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때문에 신체검사도 받았구요.
군대는 최대한 빨리가고싶어서 내년에 바로 입대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제대하자마자 굴삭기병 경력을 가지고 취업에 도전해보려구요. 친구 아버님이 중장비 하시는 분이 몇분 계셔서 도움을 받을수도 있고요.. 하지만 너무 희망사항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실은 더욱 치열하고 많은 고난이 있겠죠...
그래도 제가 가장 관심있는 분야가 중장비라서 도전을 해보고 싶은데.. 최근 아버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대학은 가야하지 않겠냐고, 학원비나 과외비는 자기가 책임져줄테니 아버지가 거주하는 서울로 올라오라고, 올라와서 공부하라고하십니다. 과는 상관없고 인서울이나 인 경기권에 있는 4년제 대학에 어떻게든 들어가면 사우디쪽으로 보내줄수 있다고 그쪽에서 아버지 지인분에게 취업하라고 하십니다.
초등학교때부터 왕따로 공부는 제대로 해본적도 없고, 중학교도 마찬가지 고등학교는 검정고시로 패스... 머리는 백지와 진배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부터 공부한다고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까요? 저는 결혼에 대한 생각도 전혀 없고, 현재 살고 있는 자그마한 월세에도 만족하고 살고 있습니다.
꿈이 있다면 자가주택을 건축하는 것이 제 꿈이라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적금을 넣고 있습니다... 전부터 가정에 대해서 좋지 않은 것만 봐왔고(친척과 친구 모두 이혼하셨습니다) 아이도 싫어하는 성격이라 독신으로 삶을 즐기면서 살고 싶습니다. 외롭다거나 그런 감정을 느껴보지도 못했구요.
만약 대학을 진학한다면 rotc로 복무할 생각입니다. 솔직히 아버지에 제안에 혹하는 감정이 들었습니다. 저도 공부를 한번 해보고 싶고, 학창시절을 영위하고 싶은 감정이 있습니다... 사우디를 가게 된다면 힘들겠지만 목돈도 마련할 수 있을것 같구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공부라고는 해본적없고 영어라고는 읽는게 고작이고 읽기도 잘 안되는 수준인데 대학을 진학 할 수 있을까요? 괜히 도전했다가, 중장비쪽도 미끄러져서 이도저도 못할 상황이 될까봐 덜컥 겁이 납니다.
이럴줄 알았다면 어릴때부터 공부를 놓지 말껄.. 핑계대지 말껄.. 매번 우울증 치료라는 이유로 도망가기 바빴던것 같습니다. 지금은 후회가 됩니다.. 지금 제가 과연 기반도 없는 상황에서 공부를 해서 수능을 치룰수 있을까요? 자주 들어오는 루리웹에서는 수많은 인생선배님들이 계시니 조심스럽게 여쭤봅니다.
고등학교 검정고시 패스할 머리 있으면 대학 갈수 있어요.. 의지의 문제지.
공부는 머리로 하는게 아니라 엉덩이로 하는겁니다 기회가 생겼을때 끈기를 가지고 도전해 보세요
응원합니다. 꼭 잘 되실거에요!
글 속 문장에서 글쓴이의 품격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논리정연하게 잘 쓰는 사람 많지 않아요. 못 배웠다구 하셨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공부로 가셔도 왠지 잘 하실것 같습니다.
19살이라는 나이와 뭘 어떻게 할지 인생설계를 하고 계신거 자체가 부럽네요 ㅜ 저는 아직도 방황하는데 암튼 서울4년제 대학 가는거 어려우면 어려울수도 있는데 서연고 가는거 아닌이상 공부만 하면 누구나 가능한 일입니다
Lee_DANDI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가슴에 새겨듣겠습니다.
가정사 때문에 많이 힘드셨겠내요... 그래도 어긋나지않고 그정도까지 해오신거만 봐도 대견하단 생각들구요 다만 그냥 4년제라면 모르겠는데 인서울이나 수도권이라면 그냥저냥 공부해서는 어려운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본인의 열정이 어느정도인지 모르겠으나, 일단 저 같으면 냉철하게 지금의 나의 학력 수준, 목표가 얼마나높은가, 시간은 얼마나 걸릴것인가 등을 따져봤을때 그냥 자격증 취득해서 취업 전선으로 나가시고, 뭔가 여유가 되시면 나중에라도 배움의 길로 들어서는게 낫지않을까 의견 드려봅니다.
현실적인 조언 감사합니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게 아니라 엉덩이로 하는겁니다 기회가 생겼을때 끈기를 가지고 도전해 보세요
감사합니다
고등학교 검정고시 패스할 머리 있으면 대학 갈수 있어요.. 의지의 문제지.
제가 너무 나약한 소리만 하였군요. 감사합니다.
지원받는거 흔치 않은 기회이니 공부 꾸준히 하셔서 좋은 대학 노려보세요. 근데 사우디건은 아직 잘 모르니 일단 보험이라 생각하시고 전공 잘 찾아 대학진학하세요. 아무데나 막 가지 마시구요 ㅜ
감사합니다. 확실히 무턱대고 들어가면 안되겠군요.
나중에 영어 능통해져서 외국 생활 하실수도 있겠네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 꼭 잘 되실거에요!
응원 감사합니다. 많은 힘이 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진지하게 앞날을 고민하시는 모습이 앞으로도 잘 해나가실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글 하나로 무언가 전부를 판단 할 수 없지만, 혈연이라는것 외에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외할머님말고는 안계시는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원이라는 것은 결국 경제권을 쥔 사람에 의견에 따라야하는 것인데, 유대관계가 부족한 가족이 끝까지 믿고 도와줄 수 있을지 미지수이지 않을까요. 아버님은, 어머님은 님이 어떤분이신지 알고 계신가요? 과거에 어떤 아픔이 있었는지, 지금 어떤사람인지 알고 있나요? 하고싶은 일이 있으시고, 미래의 꿈이 있는데 이걸 함께 공감해주고 금전이 아니라 마음으로서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인지 생각해보시는게 중요할것같습니다. 아버님이 지속적으로 도와주실 의사가 있으시다면, 먼저 자기 힘으로 무언가를 해보고 결정해도 늦지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러나 저러나 아직 젊어요. 과거의 일들도 실패나 허투루 보낸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힘내십쇼. 지금같은 마음가짐만 계속 가지고 계신다면 잘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잘되실겁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뼈가되고 살이되는 조언입니다.
글 속 문장에서 글쓴이의 품격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논리정연하게 잘 쓰는 사람 많지 않아요. 못 배웠다구 하셨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공부로 가셔도 왠지 잘 하실것 같습니다.
과찬이십니다. 좋은 말씀 감사히 새겨듣겠습니다.
19살이라는 나이와 뭘 어떻게 할지 인생설계를 하고 계신거 자체가 부럽네요 ㅜ 저는 아직도 방황하는데 암튼 서울4년제 대학 가는거 어려우면 어려울수도 있는데 서연고 가는거 아닌이상 공부만 하면 누구나 가능한 일입니다
자극이 되는 말씀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랑 동갑이시네요 반갑습니다. 저도 중학교 때부터 공부와 연을 끊고 특성화고등학교 진학해서 직업교육을 받다가 인생의 목표가 생겨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수준의 지식으로 밑바닥부터 정말 열심히 해서 1년정도만에 괄목할 성과를 내었고 특성화고교 졸업자 특별전형으로 꽤 괜찮은 대학의 공대에 진학했습니다. 글쓴이 분의 글을 보니 도저히 공부를 안하신 분의 글같지 않고 정말 글솜씨가 좋으십니다. 취업준비하는 26, 27살 선배들도 글 못쓰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글솜씨를 보니 습득이 빠르실거 같고 국어 영역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실 수 있을거 같으셔서 꼭 공부 한번 해보시라고 댓글 남깁니다. 현실적인 얘기를 하자면 검정고시이시기 때문에 수시는 불가능하고 정시로 대학에 가셔야 할꺼 같습니다. 과는 아버지가 정해주시는 루트로 꼭 가실 필요는 없고, 대학에 진학해서 스스로 인생 설계를 해보세요. 과들 검색해 보고 교육과정도 보고(예를 들어 기계공학과는 이미지와 실제 배우는 학문이 매우 다릅니다. 교육과정을 봐야지 그 과가 뭘하는 과인지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하면서 그냥 재밌어 보이는 과를 골라보세요. 사회, 언어, 경제, 과학 같은 쪽에 큰 뜻이 있는게 아니라면 공대 진학을 추천드립니다. 취업이 잘되는 것도 사실이고 꼭 전공을 살리지 않아도 전문지식이 있기 때문에 범용성이 넓습니다. 대학에 진학하기도 이과 수능 수학과 과학이 어렵긴 하지만 문과보다는 낮은 점수로 좋은 대학에 가실 수 있습니다. 의대, 수의대, 한의대 처럼 전문 학과에 생각이 있다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2년 준비하시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지요. 고교 졸업자의 지식은 그렇게 깊지 않습니다. 고교 졸업자 수학 능력을 판다하는 수능시험도 그렇게 많은 배경지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된다고 생각하면 못할일이 없다고 전 생각합니다. 3년전 공부를 시작할때 서울대가 목표라고 할때 모두가 비웃었지만 작년에 대학교에 다니면서 수능을 다시 준비할때 모두 태도가 180도 바꼈던 생각이 나네요 ㅎㅎ
저랑 동갑임에도 벌써 먼 앞을 나아가고 계시군요.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과거의 연연하지 않고 정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학교다닐때 공부안하고 놀다가 20살에 바로 군대갔는데 군생활중에 후회를 많이했습니다. 공부를 좀 해놓을걸 하고..그렇게 후회만하다가 전역을했고 1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그냥 알바만하면서 하고싶은거 하면서 놀고있습니다 반백수지요 저는 대학진학에대해서 조금 환상같은게 있었는데 다른게아니고 캠퍼스 생활을 해보고싶었던건데 주변 친구들 형님누님들 말들을 들어보면 대학생활을 경험해보는것도 나쁘지않다. 입니다 또래와 같이 공부하고 축제때는 놀고 머리맞대고 과제도해보고 그런경험이 있으면 좋을것같아요 학창시절은 시간이지나면 경험하기 힘드니까요. 물론 늦게라도 대학을 갈순있지만 그렇게 간 대학은 정말 학업을 위해 가야겠고 평범하게 또래들과 같이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글쓴분께서 정말 하고싶으신게 뭔지 잘모르겠습니다만 뭐든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알바할때 현장에서 일을 하기때문에 좀 아는데 중장비도 충분히 좋고 뭐든지 할줄알면 참 좋은건 사실입니다만 아직 어리잖아요. 보통의 또래들이 느끼는 그런것들을 같이 느끼길 바라요.그리고 정말 하고싶은걸 찾으셔서 꿈을 이루어서 더 긍정적이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린나이에 많이 힘드셨잖아요 이제부턴 정말 본인이 하고싶은거 하면서 즐겁게 살길 바래요. 화이팅!!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긍정적인 말씀이 저에게 힘이됩니다^^
쉽지않은 삶은 살아와서인지 나이에비해 글에서 성숙함이 느껴지는군요. 글이 올라온지 좀됐기에 지금쯤은 무언가를 선택해서하고 있겠네요 공부와 굴삭기 둘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일단 공부부터 해보시길 바랍니다. 공부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미리 선긋거나 자신을 낮추지 말고 도전해보세요. 그리고 아버지의 말이 다르거나 도저히 공부머리가 아니면 그때 굴삭기 건드려도 됩니다. 빠그러져도 20대 중반이데 장비쪽은 어린 나이입니다. 만약 굴삭기 생각하신다면 생각하신데로 쉽지 않은 길입니다. 기사 타면서 실력 키우며 월급쟁이하다 차 사서 일하면 03기준으로 일대 50이상입니다. 다른 덤프나 장비에 비해서 차값도 싸서 벌이가 좋은편인데 이유는 난이도가 높기때문입니다. 이쪽도 잘 되면 왠만한 월급쟁이보다 훨씬 낫습니다. 좋은 판단을 하셨길 바라고 그것이 틀렸더라도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수 있는 나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