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드라마 달리기 작품 - 옥탑방 왕세자
세번째인 빛과 그림자가 많은 부분에서 실망을 안겨준 작품이었다면 옥탑방 왕세자는 주춤한 두 방송사의 상황에서 각본적인 약진을 한 SBS의 깨알같은 명작이었다.
타임슬립물이라는 게 사실 보면 구도가 좀 뻔한 감이 있다. 어떠한 운명적인 사연으로 인해 시공을 거슬러서 다른 세상에 떨어져서 거기서 적응하면서 개그질을 치다가 그 운명의 실타래를 풀어가면서 주인공의 사고에 유연성이 생기고 그 운명을 쫓다가 목적을 달성하면 다시 원래 세계로 돌아와 주인공이 살고 있는 시공에서 그 유연해진 사고력을 바탕으로 뜻을 이룬다, 이것이 타임슬립물의 전형적인 플롯이며 묘미다.
물론 이 작품은 그러한 타임슬립물의 특성을 정석대로 따라가고 있다. 초반에는 당연하듯이 왕세자 일당들이 아무 연이 없을 거 같은 박하의 집에서 얹혀살면서 현실의 괴리에 적응하다가 현세의 문제에 발을 디디면서 적응해나간다. 물론 드라마 길이 때문에 템포가 좀 빨라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다큐로 가자면 뭐 한도끝도 없고 사실 다큐가 심해질수록 플롯의 재미는 떨어지기 마련이니까 그냥 재밌으면 그만이지 않나 싶다. 그 이외에도 여주인공 박하는 사는 데 좀 운이 심하게 없을 뿐이지, 은근 먼치킨스러운 캐릭터다. 하지만 그런 전형적인 부분이라던가 작은 단점들을 확 잊을 정도로 이 작품의 몰입도는 상당히 훌륭했다.
게다가 작품의 무게 또한 앞에서 본 자이언트나 빛과 그림자와는 달리 어찌보면 왕년에 상당히 빠져들어봤던 특촬물스러운 구성이나 무게감이 신선하게 작용했다. 특히 운명의 커플을 연결시켜주는 소품들, 오므라이스 등은 특촬물이 작은 소재를 통해 주제의 연결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물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런 느낌을 주었던 것 같다.
게다가 이 작품, 연애물에 심하게 알레르기가 있는 나 같은 사람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염장닭살스러움이 심하지 않아서 왠만한 사람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게다가 중간 중간 나오는 SD 만화컷 씬은 슬램덩크의 그것이 연상되는 부분도 있고 주연급에게 무게가 적당히 잘 실려 있어서 인물 밸런스도 좋은 편이었다. 주인공 이각의 똘마니들도 각기 다른 재주와 개성을 가지고 있어 그것이 또 깨알같은 재미를 준다. 게다가 로맨틱 코메디인데도 앞에서 언급한 부분과 여주인공 박하 역의 한지민의 털털하면서 미칠듯한 귀여움(아, 이것도 좀 너무 개인적인가) 때문에 오히려 남자들도 판타지를 즐기면서 볼 수 있을 거 같다.
한 마디로 대하드라마가 너무 분량이 길어서 포기하는 사람들에게는 완전 강추!
옥탑방왕세자는 좀특이하고 재밌는 작품이네요 갠적으로 이각이 부용지에서 세자빈을 생각하며 울때 ost 가 너무맘에들었음 . 알리라는 가수를 완전좋아하는 계기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