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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흑칠 젓가락
요사이 어떤 바다 사람이 신라로 가는 길에 바람에 밀려서 한 섬 위에 이르니, 산에 가득하게 흑칠黑漆 젓가락이 달린 큰 나무가 많았다. 그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 젓가락들은 모두 칠나무의 꽃이나 수염들이다.
그는 이내 백여 쌍을 주워서 돌아와서 써 보았더니, 무거워서 쓸 수가 없었다. 뒤에 우연히 이 젓가락으로 찻물을 젓다가 보니, 그대로 녹아 버렸다.
2. 당 헌종 때 고구려 사신?
중국이 고구려를 고려로 부르는 것은 이미 오래되었지만, 고구려는 당 고종高宗 영휘永徽 연간에 망했은 즉, 헌종 때에 어떻게 사신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인가.
또 왕씨의 고려는 송악산松岳山 밑에 도읍했고, 송악을 신숭神嵩이라 불렀는데, 만약 이것이 왕씨의 고려였다면, 고려 태조가 나라를 일으킨 것은 주량朱梁(주전충朱全忠이 세운 후량後梁) 우정友貞(후량의 말제末帝)의 정명貞明 4년(918년)이니, 헌종보다 1백여 년 뒤 연대이다.
3. 관음보살 빨래터
강원도 금강산 속에 소泓 하나가 있으니 관음담觀音潭(담潭 = 연못)이라 한다. 소 가의 언덕 이름은 수건애手巾崖(애崖 = 낭떠러지)라 하고 돌 복판에는 오목하게 방아확 같은 데가 있으니 세속에서 전하는 말에는 관음보살이 빨래하던 곳이라 한다.
요동遼東에 이르기 전에 동쪽으로 왕상령王祥嶺이란 고개가 있고, 고개를 넘어 10여 리를 가면 냉정冷井이 있는데, 사신들이 이동할 때 이곳에서 장막을 치고 조반을 먹는다. 돌로 쌓은 우물이 아니요, 길가에 솟는 샘으로, 물줄기는 확을 넘고 있다.
물맛은 달고 맑으며,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차다. 우리나라 사신이 올 때마다 흘러넘치게 솟다가도 조선 사람이 떠나면 즉시 말라 버린다고 하니, 대개 요동은 본래 조선 땅이므로 기운이 서로 감응해서 그렇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