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시리즈도 5년차에 접어드네요. 솔직히 매번 이런 장문을 긁적일 필요가 있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차곡차곡 분기별로, 연도별로 정리를 해 놓으면, 많은 분들께 미래에도 참고해 볼 만한 좋은 흔적으로 남지 않을까 하고 나름 의미를 부여해 봅니다. 루리웹이 과거 게시물을 언제까지 보관해 줄지가 의문이긴 하지만요^^;;;
올해도 각 기획사의 신인 투입은 여전했고 그중 흥미롭던 유망주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제 이전 글들(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을 참고하면 아시겠듯, 특히 2016년 이래 평균적으로 신인들의 네임 밸류가 하락하는 경향이 보이네요. 당장 올해 추려낸 성우들 중 아임 소속이 없는데, 그만큼 대형 기획사에서 세대 교체의 주력이 될 선발 멤버들은 2013년에서 2014년 사이에 집중해서 시장에 내놓았단 결론이 되겠죠.
다만 이 트렌드는 그간 신인 육성이 원활하지 않았던 기획사들(켄 프로덕션, 아오니 프로덕션, 프로핏, 액셀원)에는 적용이 안 됩니다. 오히려 이쪽에선 최근 들어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았으니깐요. 그밖에 마우스 프로모션은 여성 신예진을 통해 몸집을 불리려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죠. 다만 저렇게 투입한 많은 신예들을 전부 안착시킬 여력이 확보될 수 있을까 솔직히 우려되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요.
그럼 성우를 선정한 과정에 대해 언급해 드릴게요. 이글은 (1) 제가 과거 이 시리즈에서 언급하지 않은 성우들 중 데뷔 이후 처음으로 (2) 한 해에 주연급 작품(단 후속작이 아닌 신작 TV 애니 기준) 2편 이상에 나왔거나, (3) 중박 이상인 작품(BD + DVD Vol. 1 판매량이 5천장 이상)에서 주연급 역할을 따낸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단 주연급(=레귤러) 판정은 일본위키를 기준으로 하며, 한해의 중복작(분할 2쿨작 및 재방영판)은 따로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기준을 충족한 성우들을 전부 다룰 순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업계에서 특히 화제가 됐거나, 제게 별도로 눈도장을 찍었던 성우들을 중심으로 해서 총 17명을 선별하였습니다. 게다가 코가 아오이나 오오와다 히토미처럼 위 기준을 이미 예전에 충족시켰지만 이번 기회를 맞이하여 뒤늦게 소개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2013년과 2014년엔 성우의 장래 경쟁력(소속사, 음색, 연기력 등등)과 해당 년도의 실적(출연작수, 주연작수, 싱글 발매 등등)을 종합하여 1인에게 ☆을 달아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2017년에도 타네다 리사, 아마미야 소라 급의 후보자는 보이지 않네요. 더불어 항상 여러분들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만, 댓글을 통해 제가 미처 소개하지 못한 성우들을 언급해 주시면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그나저나 글이 무식하게 길어졌습니다. 나눠서 올려 볼까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해온 형식에 어긋나기도 하고 해서 일단 합쳐서 올립니다. 양해 바랍니다.
참, 이름 누르면 프로필 뜹니다!
후지타 아카네 藤田茜 (켄 프로덕션 - 변변찮은 마술강사와 금기교전, 에로망가 선생, sin 일곱 개의 대죄) : 근래 켄 프로덕션이 배출한 최고의 인기 신인으로, 흥행작에서 탑 히로인으로 활약 – 쇼맨쉽, 외모 등을 발판으로 한 성우 개인의 화제성 – 풍부한 서포팅 (인기 애니 연속 출연, 신데마스 출연, 라디오 닷아이 진행 등), 이렇게 삼위일체가 맹위를 떨치며 올해 뉴 페이스들 중 가장 균형 잡힌 활약을 했습니다.
타케타츠 아야나 타입인 듣기 좋은 중저음 음색이 인상적인 성우인데, 그럼에도 연기에서 간혹 소리가 덜 먹힌 듯한 발성이 들리고요, 한 음절이 다른 음절들을 살짝 삼켜 버리거나 해서 소리가 덜 균질적으로 뽑히며, 강조가 필요한 텀 한두 부분을 놓치면서 울림이 단조롭게 멈춰 버리는 경향도 목격됐습니다. 특히 평범한 일상적인 대사나 거기서 발전되는 시츄에이션을 표현할 때 이런 문제가 두드러졌는데, 그에 반해 한가지 감정 상태를 시종 밀어 붙이는 상황(사기리 같은 피치를 올린 로리 쿨데레 연기, 미쿠니야마 같은 격앙된 오버 연기)에선 훨씬 강단 있는 연기가 나오네요.
어쨌든 전반적으로 꽉 찬 소리가 돋보이는 연기자는 아닌 듯한 인상으로, 공교롭게도 화제작들(에로망가 선생, 여동생만 있으면 돼)에서 본인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고, 오히려 인지도가 약한 작품들에서 상대적인 약세를 드러낸 편이었죠. 이점이 향후 캐스팅 경쟁에 어떻게 반영될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연기 외 영역에서 여러모로 어필이 되는 사람이라 종합적인 업계 내 경쟁력은 분명하죠. 허나 앞에서 거론한 점들과 더불어 연기폭도 아직 미정인 상황(예컨대 일곱 개의 대죄에서 의의로 색기 연기가 애매했던 점 등)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시, 소속사의 스타 계보(나바타메 히토미 – 이토 시즈카)를 이을 적임자로 확정 짓기엔 아직 걸리는 부분이 없지는 않았던 2017년이었습니다.
코하라 코노미 小原好美 (오사와 사무소 - 달이 아름답다, 마법진 구루구루, 오톳페) : 본래 배우 출신이며 2016년에 오사와 사무소로 이적하면서 성우로 전직한 케이스로, 성우 일을 배운 지 달랑 2년 안에 저렇게 굵직굵직한 일감을 받게 된 거죠. 역시 오사와 사무소는 무섭습니다. 노토 마미코 이후 14년만에 라디오 닷아이에 참가하게 된 오사와 성우이기도 한 코하라의 첫 주연작인 달이 아름답다는, 본인이 오디션을 통해 처음으로 역을 따낸 작품이었다 하죠. 하지만 냉정히 결과물을 따져보면 단순히 소속사의 밀어넣기로만 해석하기엔 코하라의 지분도 상당했습니다.
코하라 본인에 의하면 아카네라는 캐릭터는 딱히 연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 하죠. 크게 손을 대지 않고 자연스레 캐릭터를 성우와 공명하게 했다는 요지인데, 가령 막화의 울음 연기는 실제로 성우가 오열을 참지 못한 채 그 감정 상태를 그대로 이식했다는 듯해요. 배우에서 출발한 성우들 중에 이런 식으로 리얼리티를 반영하는 절충주의적 연기 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최근엔 쿠로사와 토모요가 이런 연기로 각광을 받고 있죠. 코하라의 아카네 연기는 단순한 현실적인 울림을 넘어, 다채로운 표현을 발판으로 연기의 풍부함을 살려 내고 있어서 한층 인상적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연기자들에게서 간혹 가다 응집력이 풀어지며 소리가 흐물거리는 모습이 발견되는 경우가 없진 않죠. 게다가 몇몇 텀에선 조금더 강세를 줘서 입체감을 살렸으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최근 오사와가 단순한 소수정예 전략만 추종하는 곳으로 보기엔 꽤나 몸집이 커진 모습인데, 카와스미 – 노토 - 하나자와로 이어지는 극단적인 무쌍 전법에서 조금씩 여유를 두는 경향도 기대가 되는 상황입니다. 더더구나 오사와 3공주에 비해 비교적 음색이 평범한 편인 코하라를 또 한명의 오사와식 무쌍 후보자로 볼 수 있을지 솔직히 판단하기 힘드네요.
이와미 마나카 石見舞菜香 (프로핏 - 고래의 아이들은 모래 위에서 노래한다, 게이머즈, URAHARA) : 프로핏 성우로서 츠지 아유미 이후 10년만에 라디오 닷아이를 진행하게 된 이와미는 올해 애니 데뷔를 한 햇병아리임에도 불구, 출중한 출연량과 준수한 레귤러 획득률을 달성하게 됐죠. 게다가 뉴게임이나 종말에 뭐하세요 같은 조연급 출연작을 포함해 화제작 다수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키토 아카리와 함께 최근 신인 성우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프로핏의 선전을 증명하는 대표 사례입니다.
성우 본인은 여러 차례 프로핏 소속이었던 카야노 아이를 자신의 워너비로 공언했는데요, 연기만 보면 오히려 하나자와 카나와 비교하는 목소리가 자주 들립니다. 하지만 대체로 음을 직선적으로 치고 호흡도 대체로 짧게 가져 가는 편이라 하나자와에 비해 훨씬 담백하고 날렵한 인상을 남깁니다. 또한 자극적인 발성보다 은은하고 자연스레 음을 흘려 주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여기에 이와미 특유의 맑은 미성이 가미되며 시청자들에게 청순한 이미지를 각인시킵니다. 닷아이 1회에서 모 청취자가 “간만에 목소리만 듣고 팬이 됐다”고 밝힌 적이 있었는데, 그만큼 음색 하나만으로 눈에 들어오는데다 연기 개성도 비교적 뚜렷하죠. 연기자로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기대주임이 틀림 없다고 평가합니다.
성우 개인의 성향은 예능감을 베이스로 하는 왁자지껄함보다는 본인의 롤모델인 카야노 아이의 포근한 치유계 분위기에 어울리고요, 달변가는 아니지만 조곤조곤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충분히 전달하는 편. 다만 프로핏 하면 뭔가 꾸준하게 신인을 밀어주지 못한다는 평판이 있는데, 과연 이렇게 대놓고 제2의 카야노 아이를 노리는 신예를 프로핏의 몇몇 선배들처럼 허무하게 굴리고 말지 쭉 지켜봐야 하겠네요.
나나세 아야카 七瀬彩夏 (액셀원 - 견습신 비밀의 코코타마, 사쿠라 퀘스트) : 유독 여성 신예 양성으로 재미를 못 봤던 액셀원은 올해 미나세 이노리라는 대어를 낚아챈 데다 그간 연기자로서 부진했던 후카가와 세리아를 짧게 나마 부각시킬 수 있었죠. 그리고 자사 성우로선 후카가와에 이어 나나세 아야카를 P.A. Works 작품에 히로인 성우로 합류시켰습니다. 게다가 나나세는 액셀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라디오 닷아이를 진행하는 영광도 얻었고요.
일본에서는 사쿠라 퀘스트를 통해 “제2의 이토 카나에”란 평을 자주 들었던 나나세이지만, 이 사람의 실제 보이스는 이토 카나에와 확실히 구분이 됩니다. 사쿠라 퀘스트에서는 자신의 본래 음성보다 두텁게 음을 쌓은 채 요시노를 표현했죠. 그런데 나나세의 요시노 연기를 보면 전반적으로 너무 절도 있게 각진 음형들을 유지하고 있어서 단조롭단 인상이 없진 않았습니다. 그에 반해 자신의 실제 음성을 살려 음역을 높이고, 보다 하늘하늘한 맛을 강조하는 식으로 포인트를 주면 상대적으로 연기가 자연스레 뽑히는 모습이라서 많은 기대가 갑니다.
기본적으로 성우의 음질이 좋아서 라디오 방송에서처럼 딱히 연기를 하고 있지 않아도 음 하나하나가 자연스레 귀에 착 달라붙습니다. 더욱이 성우 개인의 소심하고 다소 덤벙대는 성격과 결합되며 한층 귀엽고 순수한 면이 강조되기도 하죠. 토크력이 탁월하진 않지만 자신의 저런 성격을 강조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운다면 본인 나름의 캐릭터성을 만들 수도 있을 거 같네요.
후지와라 나츠미 藤原夏海 (아츠비전 - 남 가마쿠라고교 여자 자전거부, 아이카츠 스타즈, 앨리스와 조로쿠, 토미카 하이퍼 레스큐 드라이브 헤드 기동구급경찰) : 저음 연기로 가장 괄목할 만한 활약을 하는 성우 중 하나인 우치야마 유미가 공교롭게도 2017년 4월 1일 오사와로 이적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오묘한 발표 시기도 그러했지만, 거대 기획사의 인기 성우가 다른 거대 기획사로는 잘 이적하지 않죠. 게다가 중저음 쪽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오사와로 이적한 경우라 더더욱 이례적인 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작년과 올해 각각 16편, 21편씩 출연하는 실적을 올린 후지와라 나츠미를 자연스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후지와라 나츠미는 일본 나레이션 연기연구소가 보장하는 유망주답게, 우리가 중저음계 성우들에게 기대하는 많은 요건을 갖추고 있죠. 안정적인 발성,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표현력, 그리고 듣기 좋은 중저음 보이스 등 여러 면에서 표준적인 연기자입니다. 같이 출연했던 선배 성우들도 인정했듯 첫 주연작인 소년 메이드에서부터 연기가 안정적이었고요, 이런 성우들 상당수가 그러하듯 고음정 연기도 무리 없이 소화해 냅니다만, 한번 중저음 계열로 분류되면 캐스팅 범위가 딱 그 분야로 제한되는 관례가 있긴 하죠.
올해 들어 레귤러 캐스팅이 대폭 증가했고 게임 출연도 잦아 지는 등 확실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사람이라서, 타이치 요우, 이이다 유우코 등과 함께 아츠 계열사의 선배인 타무라 무츠미를 이을 기대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만, 일단 아츠비전 내에서 스와 아야카와 린이 은근히 중저음 연기를 자주 하곤 하죠. 게다가 이 2명은 인지도로 후지와라를 많이 앞섭니다. 아무래도 후지와라가 대중성 있는 애니에서 레귤러가 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인데, 앞으로 저런 내부 사정이 얼마나 변수가 될지 모르겠네요. 더불어 성우 본인을 어필할 기회가 극히 적었죠. 당장 저는 이 사람이 라디오 방송에 나온 모습부터 잘 기억이 나지 않고요. 소년 메이드부터 라디오 방송이 없었으니 말이죠.
코가 아오이 古賀葵 (81 프로듀스 – 천사의 3P, 츠우카아) : 에이벡스와 공동 관리를 하는 성우들을 제외해도 81 프로듀스는 자체적으로 상당수의 신예들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81의 강점은, 특히 켄, 아오니 등과 비교했을 때 신예들이 안착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죠. 코가 아오이도 81의 이런 강세를 뒷받침하는 훌륭한 표본이죠.
무엇보다 천사의 3P를 통해 대중들에게 노출될 기회가 많았는데, 탄탄하면서도 디테일이 잘 살아있는 연기로 주연 3인방 중 연기자로서 가장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음역과 연기폭이 상당한 편이죠. 코가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인지도 있을 카네시로 소라는 중저음형 로리캐였지만, 츠우카아 등을 보면 고음정 캐릭터도 잘 소화해 냅니다. 그냥 저런 연기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정도가 아니라, 저런 연기를 들고 가도 충분히 캐스팅되고도 남겠다는 생각이 드는 수준이죠. 게다가 음색 경쟁력도 만만치 않아서 반드시 주목해야 마땅한 연기자가 맞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다만 이 사람도 같은 소속사의 아사히나 마도카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81의 후발 주자에 속하기에 커리어 업을 확신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천사의 3P가 히트를 하지 못한 게 여러 면에서 아쉬울 거 같네요. 게다가 81 내에 연기 영역이 겹칠 성우들이 많죠. 일단 연기 바리에이션이 넓어서 여유가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오디션에 어떤 연기를 들고 가야할 지 고민이 꽤 될 거 같긴 합니다.
코우노 마리카 高野麻里佳 (마우스 프로모션 - 이세계는 스마트폰과 함께, 히나코 노트, AKIBA'S TRIP) : 전반적인 애니 캐스팅이 많지는 않았지만 데뷔 이후 레귤러 캐스팅이 가장 많은 한해이기도 했고요, 처음으로 미소녀 일상물에서 주연급으로 활동하는 등 적잖은 내실이 있었다는 결산입니다. 게다가 게임 캐스팅이 상당히 늘어난 상황이고 연기 외 활동력도 충분해서 스케쥴 문제로 고민할 일은 없었을 겁니다. 어쨌든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가는 모습이 명확하다는 결론.
연기에 대해 거론하자면, 잘 뽑는 연기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단 인상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작열의 탁구 소녀의 하나비를 코우노가 최고로 잘 살린 캐릭터로 평가하는데요, 이렇듯 특유의 방정맞은 듯한 고음역 보이스를 적절히 변형 시켜 왈가닥스러움과 찡얼거림, 고압스럼 등을 표현하는 연기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시청자들의 평이 나쁘지 않았던 히나코 노트의 츤데레 연기도 이런 타입에 속하고요. 다만 고유 음색이 워낙 강하게 깔려 있는 사람인데 그렇다고 음색 변형이 탁월하다 보기는 힘들어서 캐스팅 영역이 제한될 경향이 없지는 않습니다. 예컨대 연령대가 높은 캐릭터에서도 아직까진 크게 인상적인 장면을 보여 줬다는 기억이 없네요.
연기자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고, 눈에 띄는 외모 등 연기 외에도 부각되는 요소가 충분한 사람이기에 이 바닥에서 향후 건실한 입지를 다질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다만 주연 전문 배우로서 다양한 작품에서 활동하며 이름을 떨칠지에 대해선 현 시점에선 예상하기가 쉽지 않을 거 같네요.
오오노 유우코 大野柚布子 (마우스 프로모션 - 천사의 3P, 코노하나 기담) : 심야애니판의 여성성우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니지먼트 업계에서 최근 5년 사이 가장 약진을 거둔 기획사는 단연 마우스 프로모션입니다. 그런 마우스 프로모션의 입김이 유난히 도드라진 애니가 바로 천사의 3P와 코노하나 기담이었는데요, 천사의 3P는 마우스의 사장이 음향감독으로 참여했고 코노하나 기담은 출연진의 절대다수가 마우스 소속이었죠. 그리고 이 두 작품에서 연이어 메인 성우로 활약했던 유일한 성우가 바로 오오노 유우코입니다.
성우의 외모도 그렇고 본인의 음성도 그렇고 연령대가 낮은 캐릭터를 전문으로 팔 가능성이 높죠. 첫 주연작인 천사의 3P의 쥰부터 로리 캐릭터였고요. 다만 여기선 상투적인 로리 연기라는 감상을 느끼게 했습니다. 소심한 로리캐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쪽으로 성우의 연기 방향이 지나치게 쏠려 있기도 했기에 대체로 연기가 단조롭다는 인상도 받았는데요. 그에 반해 담당 캐릭터의 성격이 한결 다면적인 코노하나의 기담에 와선 성우의 포텐셜이 한층 만개하는 모습이었죠. 또한 음색을 차분하게 정제하니 토요사키 아키의 음성과 비슷하게 뽑혔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천사의 3P도 기대만큼 흥행 성적이 나오지 못했고 코노하나 기담도 일반적인 미소녀 일상물과 방향성이 다른 물건이라서 흥행은 크게 기대하기 힘들 확률이 크네요. 그럼에도 오오노 유우코 본인은 특히 천사의 3P 관련 컨텐츠를 통해 수차례 대중에게 노출될 기회를 획득했고, 코노하나 기담을 통해 연기자로서도 포텐셜을 인정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크게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소속사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신진 성우들을 연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앞으로 얼마나 넉넉한 기회를 잡을지 확신이 서지 않네요.
오오와다 히토미 大和田仁美 (아오니 프로덕션 – 앨리스와 조로쿠, 오나가와중 농구부 5인의 여름) : 사실 오오와다 히토미는 시로바코 주연 5인방 중에서도 출발선에서 살짝 밀린 채 스타트를 끊은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던 사람이었습니다. 일단 오오와다를 제외한 시로바코 멤버 전원이 신데마스에서 활약하고 있는데다, 당시에도 종종 회자되곤 했던 아오니 프로덕션의 약세 역시 무시 못할 변수였습니다. 게다가 성우 본인 역시 토크 능력이나 예능감으로 보너스를 안고 갈 타입이 아니라서 더욱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를 어필할 가능성이 줄어 듭니다.
하지만 연기자로서는 자기 색깔이 확고한 사람입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앳된 음성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연기 포인트를 잡는데, 대체로 성대에 무리를 주지 않고 가뿐하게 소리를 뱉어 주는 성향이 짙습니다. 호흡도 많은 경우 짧게 치고 빠지는 편이라 더더욱 기름기가 빠진 인상을 남기는데, 여기에다 적절하게 음의 높낮이를 조절하거나 한두 음절을 독특하게 처리하며 연기의 다이내믹함을 만들죠. 옹골지게 꽉 찬 음성을 선호하는 경우라면 이런 연기 유형이 취향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경우에 따라선 이렇게 스피디하고 반들반들한 연기도 충분히 즐길 만하지 않나 생각하네요. 대사 전달력이 훌륭하기 때문에 소리들이 허무하게 새거나 하는 경우도 없고요.
일단 여전히 조연, 단역 비중이 높은 커리어를 이어가는 중이긴 하지만, 간간히 레귤러 역을 따내고 있고, 무엇보다 올해 들어 앨리스와 조로쿠 같은 수작에서 원탑 히로인을 담당할 정도로 차차 가능성을 인정 받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성우의 개인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약점은 분명 안고 갈 듯하네요. 허나 아직까지 대중성이 높은 애니에서 주역으로 활약한 경력이 없는 성우죠. 앞으로 기회만 더 받는다면 그런 문제도 차차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시모지 시노 下地紫野 (아오니 프로덕션 - 배틀걸 하이스쿨, 세이렌) : 아이카츠 출연이 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시모지 시노는 자신의 존재를 음악 활동으로 알리기 시작했죠. 다만 인지도를 감안했을 때 너무 빨리 싱글 데뷔를 하지 않았나 하는 감상은 듭니다. 타이업을 이뤘던 스텔라의 마법도 흥행이 시원치 않았는지라 작품빨로 반등될 여지가 없기도 했고요. 그에 반해 아임의 신성 혼도 카에데와 함께 한 유닛 활동은 상대적으로 개선된 흥행 실적을 달성했지만, 아무래도 배틀걸 하이스쿨 애니의 흥행 실패로 빛이 바랜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연기자로서도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는 인상인데 역시 세이렌 애니가 혹평을 받은 탓이 크죠. 그럼에도 세이렌을 통해 성숙하고 차분하며 결이 고운 음성을 기본으로 한 안정적인 연기를 눈여겨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노래 활동을 통해 이 사람의 깔끔하고 청량한 음색에 관심을 갖게 된 팬들은 적지 않았습니다만, 올해 보여 준 연기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면 성우로서도 진가를 인정 받아 한층 균형 잡힌 활동을 이어 나갈 시기가 오리라 예상합니다. 아무래도 현재로선 가수로서 훨씬 존재감이 강한 상황이니깐요.
게다가 신데마스 활동으로 꾸준하게 입지를 다지는 중인데다, 내년 1분기에 2작품에 레귤러로서 합류한 상황으로, 특히 동화공방 작품에서 히로인으로 활약하게 된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띕니다. 스폰서 측이 이른 시점부터 주목하며 투자를 감행했던 케이스인데, 과연 이런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거 같네요.
나가쿠 유키 長久友紀 (아오니 프로덕션 - 첫 갸루, AKIBA'S TRIP) : 나가쿠 유키 하면 역시 그것이 성우고, 그러하기에 다른 유닛 멤버들과 비교하는 나쁜 버릇(?)이 발동하고 마네요. 일단 저는 이 게시판에서 여러 차례 타카하시 리에를 2015년 최고의 발견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프로 성우들 중에서도 보기 드문 투명한 발성을 소유한 성우면서 표현의 폭도 넓기 때문에 이 정도 실력이라면 캐스팅 시장에서 자신감을 갖고 부딪혀 볼 만하다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예능감까지 빛을 발하며 오히려 제 예상을 웃도는 속도로 인기 성우로 부상해 버렸죠. 반면 나머지 2인에 대해선, 연기에 한정해 상대적으로 평범하다는 감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쭉 지켜본 결과 코우노 마리카는 연기자로서 자신만의 고유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식으로 평가를 바꾸게 되었죠.
반면 나가쿠 유키는 성우로서 여전히 평범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소리를 가볍게 흘려 주는 타입인데 음들이 깊이 있게 찍혀 있지 않아서 소리가 튀는 듯한 효과가 동반되네요. 물론 표현력이 크게 처지고 그러는 건 아니기 때문에 연기가 밋밋하거나 하진 않습니다만… 보이스 샘플을 참고하면 역시 밝고 톡톡 튀는 연기들이 눈에 들어 오던데, 문제는 그런 연기를 살릴 수 있는 경쟁 성우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죠. 게다가 성우 치곤 음색이 평이한 축이라서 더욱 소박하다는 인상이 강해지기도 하고요. 기대했던 첫 갸루에서도 큰 틀에서 보면 연기 변신보단 자신에게 익숙한 방향에 충실하게 연기를 했다고 보는데요, 관심이 갔던 색기 연기에 대해서는 솔직히 유보적인 입장입니다.
어쨌든 자신의 몸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잘 받는다면 커리어 상승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예상합니다. 게다가 이 사람도 올해 들어 활동량이 증가한 상황으로 애니는 물론이고 특히 라디오 방송 출연이 잦아졌죠. 성우 본인도 의욕이 넘치기 때문에 여러 활동을 통해 팬들과 교감을 쌓을 기회도 충분할 거라 봅니다.
카게야마 아카리 影山灯 (IAM AGENCY - 프린세스 프린서플) : 오오타 마사히코 감독의 건어물 여동생 우마루는 일상물과 개그물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모에 포인트를 충분히 살림과 동시에 신예 성우들을 적극 캐스팅하는 전략은 미소녀 일상물과 동일한 특성. 하지만 상대적으로 일본 애니계에서 개그물이 덜 대접 받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개그성이 강할 수록 업계에서 반향을 일으키기 힘들어집니다. 그럼에도 건어물 여동생 우마루는 애니 흥행 여부와는 별도로 원작 자체의 인지도가 상당한 작품인데다 운좋게도 2기 제작까지 성사되었죠. 중소 기획사 소속인 카게야마 아카리 입장에선 대단히 고무적인 상황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대단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에비나를 표현하려 했기에, 연기자로서 포텐셜이 어디까지인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죠. 더군다나 두번째 레귤러작이 마장학원 H×H이라는 문제작이 되면서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의견이 다수를 점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에로 연기를 맡기면 자신의 포텐셜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초짜 여성우들이 다수 존재했다는 점은 반드시 고려해야 했는데, 다행히도 프린세스 프린서플이라는 수작에서 이런 아쉬움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인상이네요.
이 사람의 베아트리스 연기를 보면, 확실히 자신의 색깔을 반영하는 전제 하에 발성을 컨트롤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소리도 덜 흔들리고, 음의 단위, 단위가 퍼지지 않고 잘 모아져서 안정감이 상승했고요. 감정의 고저 대비도 무난하고, 감정이 고양된 상황에서도 소리가 크게 무너지지 않았죠. 가끔 들리는 거친 음형도 본인만의 개성으로 볼 수 있을 듯 싶고요. 이렇게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은 애니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 줬고, 뒤이어 우마루 2기가 방영되며 좀더 장기간에 걸쳐 대중에게 노출될 기회를 획득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본인이 잘 살리는 연기 패턴이 고정돼 있다는 감상은 남고요, 또한 소속사가 강하지 않기 때문에 메인 캐스팅을 다수 기대하긴 다소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 스폰서들이 운영하는 소속사의 장단점은 명확합니다. 연기 이외에도 여러 컨텐츠에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처럼 신분보장이 확실해집니다. 그렇지만 활동 범위가 스폰서가 투자하는 컨텐츠에 갇혀 버리기 일쑤이고, 더불어 스폰서의 캐스팅 개입력이 떨어질 경우에는 애니에 출연할 기회마저 감소하게 됩니다. 또한 대체로 화제작들보다는 저예산 애니에 출연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죠. 그런데 부시로드는 카도카와처럼 매니지먼트를 방만하게 하는 곳은 아닙니다. 비교적 소수정예 원칙을 유지하면서 자사 성우들에게 알짜배기 컨텐츠를 제공하곤 하죠. 그렇지만 연기자라는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환경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아역 출신인 오자키 유카는 2015년 히비키로 이적하면서 성우업에 뛰어들게 됩니다. 히비키 내에선 니시모토 리미와 함께 3세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자신의 실질적인 주연 데뷔작인 케모노 프렌즈가 예상 외로 대박을 치게 되면서 올해 최고의 신데렐라로 등극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연기자로선 많은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는데, 일단 케모노 프렌즈의 초반 회수는 솔직히 애니를 감상하기 힘든 수준이었고, 상대적으로 연기가 안정된 후반 회수에서도 뭔가 연기가 비어 있다는 인상을 거둬 낼 수 없었습니다. 대체로 해석의 큰 틀은 잡고 있지만 각론을 다양하게 비치하지 못해서 밋밋한 장면들이 많았고, 그렇다고 발성을 완전히 통제한다 보기도 어려웠죠. 문제는 이런 점들이 소속사 보이스 샘플에서도 들리고 있다는 점으로, 여하튼 아직 연기가 완성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성우 연기를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았고, 당장 케모노 프렌즈 내에서도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죠. 향후 연기자로서도 실력을 뽐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하라다 사야카 原田彩楓 (클레어 보이스 – 바보걸, 우라라 미로첩) : 클레어 보이스는 아임에서 매니저로 근무했던 토마리 잇페이가 독립하여 세운 매니지먼트 회사입니다. 오구라 유이, 쿠보 유리카 같은 영입 멤버들이 기획사의 인지도를 대폭 끌어 올렸지만, 설립 3년차에 불과함에도 산하에 양성소를 운영하며 자체적으로 성우를 공급 받는 수준까지 성장한 상황이죠. 더욱이 이곳 양성소에선 아케타가와 부자와 와타나메 쥰이라는 거물급 음향감독들이 강사로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아케타가와 진이 손을 댄 월요일의 타와와로 주연 데뷔를 한 하라다 사야카는 이곳이 직접 키운 여성우 중 최초로 푸쉬를 받는 인물입니다. 맑고 귀염성 있는 음성이 돋보이지만, 아직은 발성이 단단하지 않고 표현도 제한되어 있는 수준이죠. 신데마스 출연자로서 인지도도 꾸준히 다지고 있고, 우라라 미로첩 같은 미소녀 일상물에서 탑 히로인으로 활약할 기회도 다잡는 등 스타트를 상큼하게 끊은 신예이지만, 커리어 안정화를 담보 받으려면 역시 연기력을 끌어올려야 하겠습니다.
시라이시 하루카 白石晴香 (히라타 오피스 - 센토루의 고민, 액션 히로인 치어 후르츠) : 최근 ‘미소녀 일상물 = 흥행’이라는 공식이 서서히 와해되고 있다는 의견이 자주 들립니다. 실제로 스텔라의 마법, 언해피, 우라라 미로첩, 히나코 노트 등은 사실상 흥행 실패로 봐도 무방한 경우지만, 이게 출연 성우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줄 거라 보기는 힘들 듯 싶네요. 여전히 미소녀 일상물이란 브랜드에 당첨됐다는 점 자체가 업계에서 주목해야 할 신예로 인정 받았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언해피에 참가했던 시라이시 하루카는, 일상물과 개그물을 혼합해 놓은 건어물 여동생 우마루에서도 키리에로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상물에 연속적으로 출연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업계 내에서 시라이시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봅니다만, 기대치에 비해 활동량이 정체돼 있는 모습이죠. 그럼에도 제가 시라이시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바로 이 사람의 다층적인 연기 색깔입니다. 우마루에선 엇박을 잘 활용하고 급격히 톤을 떨구는 효과도 잘 주어서 캐릭터의 괴상함을 효과적으로 살려내고 있죠. 그에 반해 언해피에선 보다 스탠다드한 방향에서 오죠상 캐릭터를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달이 아름답다에선 히로인 성우인 코하라 코노미처럼 리얼리티를 반영하는 모험적인 연기를 선사했죠. 코하라처럼 이 사람도 배우 출신인데, 확실히 이런 배경을 가진 성우들 중 성우 양성 정규코스를 밟아 온 성우들에 비해 자유도가 높은 연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네요.
그런데 소속사의 직속 선배인 코마츠 미카코는 똑같이 배우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정석적인 성우 연기를 하는 사람이죠. 또한 메인 캐스트로서 중저음 계열이나 성숙한 연기를 자주 피로해 왔던 코마츠와는 달리, 시라이시는 뭔가 일상성에서 벗어나 있는 괴짜들을 전문적으로 파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들긴 하는데요. 그럼에도 언해피를 보면 알 수 있듯 감초 역할 말고 다른 역을 줘도 원활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어찌했듯 이 사람도 2017년에 커리어 상승이 명확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네요.
히오카 나츠미 日岡なつみ (프로덕션 바오밥 - 무장소녀 마키아벨리즘, SHADOW OF LAFFANDOR) : 2011년 바오밥의 간판 성우들이 대거 액셀원으로 이적하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 심야애니판에 한해 바오밥의 업계 영향력은 심각하게 축소되었죠. 금빛 모자이크를 유일한 레귤러 작으로 남긴 타나카 마나미는 2017년 들어 활동력이 더욱 감소했고요. 한때 카네모토 히사코와 니코동 방송을 담당했던 카와카미 치히로는 그사이 퇴사를 했습니다. 그래도 히라타 마나 정도라면 기억하고 계실 파워 성덕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이 사람은 코시미즈 아미와 비슷한 연배고 원래 연극을 하다 전업한 케이스로, 애니엔 조연, 단역 위주로 출연하고 있죠. 그나마 젊은 편인 이와하시 유카와 후카타 아이는 출연 자체가 너무 적고요, 특히 후카타는 19금 활동이 메인입니다. 결국 예력이 장난 아닌 노장급과 외화 더빙 전문 성우들이 소속사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말. 솔직히 카네모토가 왜 이적을 안 하는지 의문시될 정도죠.
히오카 나츠미에 대해선 제가 쿠마미코 방영 전부터 충분한 경쟁력을 보유한 신예라고 강조한 적이 있었고요, 실제로 이를 결과물로 증명해 냈죠. 쿠마미코 이후 임팩트 있는 출연작을 남기지 못하고 있지만, 쿠마미코에서 연기 및 라디오를 통해 이 사람이 보여준 활약을 기억하는 많은 분들이 여전히 반전을 기대하고 계십니다. 올해엔 작년 만큼 본인이 부각될 컨텐츠를 따내진 못했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레귤러 역을 확보했고요. 특히 무장소녀 마키아벨리즘에서는 약간은 평면적인 쿨데레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해석해서 듣는 재미를 배가하기도 했습니다.
재차 소속사 선배인 타나카 마나미와 비교하게 됩니다만, 레귤러 캐스팅이 연속적으로 성사되었고, 금모자 라디오 방송이 없어서 초기에 인지도 상승을 이루지 못했던 타나카와 달리 본인이 센터가 되는 라디오 방송으로 대중에게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시, 확실히 타나카에 비해 입지가 안정적으로 보이네요. 더군다나 내년 1분기에 별 셋 컬러즈에 출연하게 됐는데, 이 작품은 최근 핫한 신예들(타카다 유우키, 코우노 마리카)이 동반 출연을 하는 일상물로, 특히 이런 작품에 일가견이 있는 실버 링크가 제작을 담당하고 있죠. 커리어 업을 위한 매력적인 조건이 갖춰져 있다는 인상입니다.
세키네 아키라 関根明良 (아프토프로 - 프린세스 프린서플) : 프린세스 프린서플의 메인 캐스트들은 세키네 아키라를 제외하면, 다들 레귤러 캐스팅 경험이 수차례 있었고, 이중 화제가 된 작품에 발을 걸친 경우도 있어서 이미 대중에게 노출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반면 세키네 아키라는 이 작품으로 레귤러 데뷔를 한 데에다, 상대적으로 소속사 파워가 떨어진다는 점도 감수하고 들어갑니다.
그럼에도 연기 하나로 이런 불안감을 단번에 불식 시켰죠. 하라 유미와 하나자와 카나의 음성을 섞은 듯한 음색을 갖춘 성우인데, 딴딴한 맛은 없지만 잔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이 사람의 표현은 프린세스의 프린세스다움을 멋지게 포착해 냈죠. 특히 2화의 무도회 씬을 보고 개인적으로 정말 귀가 행복했습니다. 일본에선 이 사람의 귀품 있는 미성을 듣고 “로열 보이스”라 칭한 사람이 있었는데 정말로 적절한 칭호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런 연기 말고도 훨씬 다채로운 연기도 가능한 성우죠.
세키네의 소속사인 아프토프로는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는 카메야마 토시키 음향감독이 설립한 기획사로, 아무래도 소속 성우들의 뎁스가 강한 곳은 아니죠. 아이사카 유카 외에 인지도 있는 젊은 성우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 아이사카는 가수 이미지도 꽤 강한 편이죠. 아프토프로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라도 세키네 아키라 같은 성우들의 선전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중소 기획사의 한계상 빈번한 메인 캐스팅이 과연 가능할지 솔직히 예상하기 힘드네요. |
[성우] 2017년, 눈도장 찍은 여자 신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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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하게도 루리웹은 링크 주소까지 검열을 다하네요;;; 오오와다 히토미 공식 프로필은 제가 링크를 건 일위키를 통해 액세스하셔야 하겠네요. https://www.aoni.co.jp/search/ohwada-hㅁㅁ.html
글 정말 잘봤습니다. 지금 목록에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성우로 프로핏 소속에 키토 아카리 를 보고있습니다. 이번분기 블렌드s 카호역 저번분기 실력지상주의 교실에 호리키타 스즈네 역으로 관심이 가져졌는데요. 최근 러브라이브PDP에도 캐스팅되면서 좋은 분위기를 가져가는것 같더군요. 일단 발성이 안정적이고 연기력도 안정적인 느낌이 듭니다. 목소리 자체는 확 눈에 뛰지는 않지만 밸런스가 있어보입니다.
긴 글임에도 불구 항상 시간 내서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는데 건강하게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키토 아카리는 실력지상주의 교실을 기점으로 인지도가 대폭 상승한 모습이죠. 말씀하신 대로 연기가 안정적이고 토크력 같은 부분도 나쁘지 않아서 밸런스가 좋은 신예라고 생각합니다. 키토는 제가 2016년 글에서 언급했는데요, 확실히 시리즈가 5년차에 들어서니 이전에 소개를 했나 가물가물한 성우들이 몇 명 있었네요^^;; 어쨌든 키토는 그 이후에도 제가 이 게시판에서 언급을 지속적으로 했기 때문에 Heavens Sky님의 말씀이 더욱 공감이 가네요. 그런데 프로핏에서 이와미 마나카와 키토 아카리를 동시에 띄우는 모습을 보니 2011년~12년과 은근히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는 듯해서 흥미롭네요. 아무래도 이와미는, 성우 본인이 카야노 노선을 거의 노골적으로 밀어 붙이기도 하지만, 내년에 오카다 마리가 진두지휘하고 이리노 미유, 카야노 아이가 참여하는 애니에 캐스팅된지라 더더욱 카야노 후계자 이미지가 강하네요. 그렇다면 키토가 타카모리 나츠미의 위치...? 글쎄요, 물론 타카모리 나츠미 정도면 이 바닥에서 입지가 나름 탄탄한 편에 속하지만, 개인적으로 타카모리를 거의 카야노와 동급 유망주로 본 시절도 있었기에 현재의 위치가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여전합니다. 키토 아카리의 포텐셜이 높다면 그에 걸맞게 꾸준히 기회를 받았으면 하네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7년을 돌이켜보면 떠올랐던 성우는 제가 생각하기에도 2분기 3작품 주역에다 흥행작 에로망가 선생의 히로인을 맡은 후지타 아카네와 오사와의 코하라 코노미네요. 이 둘은 앞으로도 계속 좋은 활동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오니 신인들은 좋은 재목인데 아오니에 대한 신뢰도가 점점 바닥을 가고 있는 중이라 여러모로 복잡한 심경입니다. 본문에 아임의 신인들이 없으니 어거지라도(...) 아임 신인 야기를 꺼내보겠습니다. 아임의 2017년 신인 농사는 2016년의 연장선으로 센본기 사야카와 혼도 카에데를 일선으로 하고 나머지 신인들은 조금씩 내놓는 모습이었습니다. 소속사 신인들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는 느낌이네요. 개인적으로 눈에 보였던 아임의 신인 성우들을 슬쩍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야세 유우(2012 입사, 프레임암즈걸 센토루의 고민) 유명 작품 등에 단역으로 참여하다가 올해들어 프레임암즈걸로 처음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배역을 맡은 성우입니다. 하이톤의 전형적인 츤데레인 스틸렛을 맡아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나쁘지 않게 소화했습니다. 프레임암즈걸 자체는 괜찮은 흥행을 거두었고 앞으로 컨텐츠가 계속될 가능성을 높게 보지만 아임 내 내부 경쟁자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이외에도 다른 활동이 필요해보입니다. 스즈키 아리사(2014 입사, NEW GAME!!) NEW GAME!!을 통해 처음으로 이름있는 역을 맡은 성우입니다. 사실 애니메이션 출연전에 밀리온아서 라디오를 통해서 선배들(사쿠라 아야네, 우치다 마아야)과 호흡을 맞춘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단역으로도 애니메이션 출연도 적고 게임 수록도 적어서 평가하기도 어렵지만 목소리 자체는 특색이 있는 편입니다. 다만 잘 맞는 역이 아니면 거슬릴 수 있습니다. 아카오 히카루(2015년 입사, 리디와 스루의 아틀리에(게임)) 아틀리에 시리즈에서 주역인 스루를 맡은 아카오 히카루입니다. 이번 년도 비레귤러 3작품밖에 없지만 굳이 이름을 올린 이유는 내년 방영 예정인 니치나레쪽 캐스팅이 강한 작품인 코믹걸즈에 주역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그린하베스트나 게스트 출연한 방송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연기나 아임에서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타케다 라리사 타고(2016년 입사, 내 여자친구가 너무...) 이름만으로 남자 동기인 "송도"와 더불어 인상에 남은 성우입니다. 엄청 빠른 건 아니지만 데뷔 후 나쁘지 않은 타이밍에 레귤러 배역을 얻었고 거기에 신인에게는 여러모로 좋은 힘이 되는 데레마스에 참여했네요. 2018년 1월에 혼도 카에데 이후로 2년만에 아임에서 라디오 닷아이 퍼스널리티를 맡게도 되었으니 한 번 지켜볼만 할 것 같습니다.
매번 알찬 댓글로 보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럭저럭굽신님도 남은 한해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먼저 아오니 쪽 얘기인데요, 최근 아오니가 살아나는 조짐이 보이긴 해도 아직은 미심쩍게 바라보게 되는 것도 사실이죠. 일단 아오니는 오오조라 나오미부터 안착시키는 게 선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본문에서 언급한 3인에 대해서인데, 역시 저중에선 시모지 시노가 유리하겠죠. 기본적으로 음반사 스폰서링을 깔고 가는 사람이라 일감을 더 안정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있고, 음색도 상대적으로 더 팔리는 타입이라고 보기 때문에 연기자로서도 좀더 유리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뭐, 개인적으론 오오와다 히토미도 더 많은 애니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긴 하지만요.
그리고 아임 얘기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럭저럭굽신님께서 저보다 더 잘 아시겠지만, 아임은 해당 기수에서 1명에 푸쉬를 집중하는 전례가 있죠. 그러하기에 현재 가장 관심이 가는 쪽은 2016년 기수입니다만, 2013년 기수처럼 2명(오자와 아리 - 나가나와 마리아)이 살아남는 경우도 없진 않았으니 말이죠. 먼저 아야세 유우는, 지금 생각해 보면 본문에 추가해야 했다고 때늦은 반성을 하게 되는데, 이 사람이 누락된 건 그냥 제 능력 부족 탓입니다;; 솔직히 다른 성우들에 비해 제가 이 사람을 덜 접하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 프레임 암즈 걸 프로젝트는 신인 육성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상대적으로 등한시(?)한 책임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센토루의 고민에서 보여준 결이 고운 오죠상 연기를 기억해 보면, 확실히 묻히기엔 아까운 인재라고 봅니다. 문제는 동기가 오오니시 사오리라는 점이라서... 그리고 2014년 기수 얘기인데, 센본기 사야카가 아무래도 기수별 선발 멤버 중 다소 입지가 불확실한 편이라서 스즈키 아리사한테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는 생각하는데요. 음색은 스즈키 쪽이 좀더 개성적이라고 보는데 이게 메인 캐스트로서 선호되는 음성인가는 아직 확신하기 힘들다는 감상이네요. 연기도 아직은 지켜봤으면 하고요. 그에 반해 2015년 기수인 아카오 히카루는 저도 보이스 샘플 외에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만, 딱 적당한 편이긴 한데 솔직히 동기인 혼도 카에데가 너무 세네요. 그래도 아직 본격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으니 기다려 보면 차차 각이 잡힐 듯 싶습니다. 솔직히 혼도 카에데가 토야마 나오 카피를 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아카오에게도 이런 의외성을 기대해 봅니다.
2016년 기수 3인방(미네우치 토모미, 사사하라 유우, 타케다 라리사)은 다들 포텐셜이 확실해 보입니다. 타케다 라리사는 첫 주연작(처녀 비치의 시즈쿠 역)을 보니깐, “얘는 준비 제대로 하고 전선(?) 뛰어 들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올해 애니 데뷔를 한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연기가 안정적이고 음색도 듣기 좋아서 연기가 귀에 착착 들어옵니다. 그나저나 이 사람 음성,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목소리인데 말이죠. 퍼뜩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습니다만... 이렇게 동기 중 첫 레귤러에, 라디오 닷아이 당첨이라서 타케다가 이 기수의 제1선발로 보이긴 합니다만, 문제는 미네우치 토모미가 망가타임 키라라 애니화에 참여하게 됐다는 점이죠. 사실 이 사람과 사사하라 유우는 보이스 샘플 말고는 들어본 기억이 없는데, 이 두 명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미네우치도 역만 잘 물으면 자기 실력을 충분히 어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데, 개인적으론 사사하라 유우도 인상적인 신예라고 생각하네요. 이세 마리야 톤이 섞여 있어서 꽤나 흥미롭던데 일단 이 셋 중에선 제일 슬로 스타터니... 확실히 아임은 성우진 뎁스가 엄청나기 때문에 묻히기엔 너무 아까운 재목들이 많네요.
후훔, 코가 아오이라면 개인적으로 아쿠아플러스 정보국 카에루저널에서 이름만 확인한 신인이었는데 그 당시 파트너 성우가 타나카 아이미였음 근데 어느날 음천 유투브채널에서 츠우카아관련 영상을 봤는데 그 파트너 성우도 타나카 아이미여서 뭥미 하고 확인했는데 둘다 81프로듀서였더군요. 마우스에서 이가라시, 마츠자키 페어 프로핏에서의 미야케, 타카모리 페어로 가듯 81에서의 코가, 타나카 페어로 가는걸 기대하는 성우임
기획사에서 종종 듀엣으로 꽂는 경우가 있는데, 예전 사례들 중 뽑으라면 역시 오사와의 카와스미-노토 페어가 바로 기억나네요. 아임만 해도 2017년에 혼도-센본기 페어를 노골적으로 밀어 붙였으니 말이죠. 타나카, 코가는 연기력이 좋아서 저도 많이 기대하는 성우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