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극장가에서 간신히 밥벌이나 하며 실의에 빠져있던 연극배우 위바이통에게 어느 날 갑자기 바나금융의 사장 양안옌이 찾아와 그를 금융계의 신예 엘리트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흥분되고 불안한 마음을 품고 88층 바나금융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두둑한 금액의 연봉계약서가 아니라 바닥에 누워 숨이 끊긴 사장의 시체.
위바이통처럼 누군가와 약속을 하고 왔다는 바나금융의 직원 넷은 서로 눈길을 마주치면서도 사장의 가슴에 칼을 꽂은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한다. 바로 그때, 천둥이 치더니 건물은 정전이 되고 사람들은 기괴한 분위기의 캄캄한 빌딩 88층에 갇히고 만다. 시체에 밀실, 게다가 아직 살인범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니. 맙소사! 게다가 다음 날 아침 사장의 시체가 사라지는데….
제1부_7
제2부_137
제3부_285
작품 해설_찬호께이_359
이 책 《사장을 죽이고 싶나》를 집필하는 일은 내게 일종의 도전이었다. 2013년, 나는 《역향유괴(逆向誘拐)》로 제3회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상’을 수상했다. 시마다 소지 선생께서 이 상을 주는 목적은 중화권에서 본격 추리소설이 새로운 방향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본격 추리소설의 애호가이자, 시마다 소지 선생의 팬으로서 이 상을 받았을 때 나는 무한한 영광을 느꼈음은 물론이고 본격 추리소설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추리소설이 대세가 된 오늘날, 외부와 단절된 곳에 갇힌 사람들, 범인의 정체를 숨긴 채 이어지는 살해, 철저한 감시와 밀실이란 환경 속에 마음먹은 대로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 등이 등장하는 본격 추리소설은 좋은 시절이 다 지난, 이해하기 어렵고 비현실적이며 고루한 장르로 치부되곤 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비밀을 밝혀나가는 즐거움과 진상이 드러날 때의 놀라움은 결코 어떤 시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눈보라에 갇힌 산장’ 부류의 소설에 도전하는 것은 많은 추리소설가의 꿈이다. 나는 이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은 물론이고, 지금 이 시대에만 일어날 수 있는 ‘눈보라에 갇힌 산장’ 이야기를 써보고 싶은 욕심이 컸다. 이를 위해 나는 세상과 단절된 산장을 도시화된 최신식 빌딩으로 탈바꿈시켰다. 또한 ‘하드웨어’를 바꾸는 것 외에도 나는 소설 속에 곧 다가올 미래에 관해 과학기술이 과거 사람들의 공상에 불과했던 바람들을 이뤄냄과 더불어 점차 인력을 대체하면서 사람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리란 예상을 풀어놓았다. 이런 시대에 벌어지는 ‘눈보라에 갇힌 산장 살인사건’은 백 년 전 고택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는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나는 현대판 눈보라에 갇힌 산장인 최신 빌딩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이 소설의 세계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독자들이 감상해주길 바란다. 과학기술로 불가능한 일이 거의 사라진 오늘날,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로 인해 추리소설의 어떤 트릭이나 속임수도 그다지 신기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어쩌면 황당하고 현실적이지 않은 것은 트릭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일지 모른다.
언젠가 이 작품의 편집자가 뒷이야기는 어떻게 되느냐고 내게 물어본 적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계를 보노라면 나도 남자 주인공이 이후에 어떤 불가사의한 사건을 만나게 됐을지 궁금하다. 하지만 그에 앞서 이 책을 읽는 당신이 비밀을 밝혀나가는 즐거움과 진상이 드러날 때의 놀라움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어차피 장미는 장미라 부르지 않아도 여전히 향기로울 테니까.
이책 사내도서 구입신청하면 면담받나요?
이책 사내도서 구입신청하면 면담받나요?
그 기업 사장이요 ㅇㅇ
ㅅ 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