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드래곤볼 팬입니다. 이번에 주말을 이용해 드래곤볼을 보고 와서 후기를 써보고자 글을 남깁니다.
저는 테일러님처럼 모든 드래곤볼 작품을 모으지는 못하지만 주로 서적을 중심으로 비교적 구하기 쉬운 책들부터
좀 구하기 힘든 책들까지 어느 정도의 서적은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본어도 어느 정도 할 줄 알기에
제가 직접 인터뷰 등을 번역해서 읽어보는 편입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그동안 읽어오고 보아왔던
나름대로의 토리야마 선생님의 세계관이나 생각등과 비교해서 이번작품의 내용을 주관적으로 분석해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글이고 다수의 스포가 포함되는 글이니 이점을 유의해주셨으면 합니다.
우선 이번작품을 보면서 느낀 점은 의외로 스토리가 재미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원작자인 토리야마 선생님이 스토리에
신경을 썼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 이유는 기존의 만화의 원작과 이번에 신과신 애니메이션에서부터 추가된
캐릭터의 상관관계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얼마전의 인터뷰에서 신 캐릭터인 비루스와
우이스의 캐릭터나 세계관이 확실히 머릿속에 정립되었다는 기사를 읽은적이 있는데 이번작품을 보면서 확실히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리저가 지구에 있는 사이어인에 대해 물어볼 때 부하가 사이어인들이 마인부우를 쓰려트렸다고
하자 아버지가 유일하게 건드리지 말라고 말한 파괴신 비루스와 마인부우 중 그 마인부우를 말하는 거냐고 하는장면이나
혹성 베지터의 파괴에 파괴신 비루스가 암묵적으로 동의한 장면등등 기존의 세계관에 신규캐릭터를 잘 버무르기 위한
작업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이번에 발표된 단편 신작 은하패트롤 쟈코의 설정도 적당히 잘 버무려
쟈코가 프리저의 부활과 지구로 오고있다는 것을 사전에 부르마를 통해서 전사들에게 알리는 장면등은 상당히 자연스럽고
유연한 느낌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냥 쳐들어오고 그걸보고 모여든 전사들이라고 하면 약간뜬금없을 수도
있는데 이런점은 상당히 부드럽게 잘 버무려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비루스와 프리저가 서로 아는 존재라는 점이나
프리저가 은하패트롤들의 존재를 아는 점이라는 것등이 상당히 세계관이 유연하게 넓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아마도 초대 편집자이자 현재 이사로 계신 토리시마씨가 칭찬한 점도 이런 편집자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기존의
세계관과의 유연한 융합에 높은점수를 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듭니다. 토리야마 선생님 특유의 장기라고도 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을 추가하면서 기존에 있던 것과의 자연스러운 융화가 잘 드러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점은 편집자
였던 토리시마씨도 인터뷰등에서 여러번 언급했던 부분입니다. 이로써 비루스와 우이스는 어느정도 드래곤볼의 세계관에
녹아들었다고 볼 수 있고 앞으로도 자신의 위치에서 활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단점은 무엇인가라고 한다면 액션장면의 지루함과 기존 전투관과의 부조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액션만을 놓고 봤을때는 전작의 신과신이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과신은 지구의 존재냐 파괴냐를
놓고 비루스와 손오공이 나름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느낌이었고 특히 손오공 입장에선 지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마치 인파이터처럼 과감하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좋았습니다. 이런 느낌으로 조금 더 액션씬이 길어졌으면
좋았을텐데 이번의 전투장면은 사활을 걸고 싸운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천하제일 무술대회의 대련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손오공이 이소룡의 절권도 같이 절제된 액션동작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감독이 액션의
포인트를 완전히 헛집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드래곤볼은 북두의권의 켄시로가 보여주는
이소룡의 절권도식의 절제된 공격방법에 대항해서 코마의 연속전개 방법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즉 성룡의 액션
처럼 쉴세없이 치고받고 싸우며 동작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이어지는 것처럼 보여지는 전투방식으로써 드래곤볼이
모험이나 활극의 형식에서 액션으로 돌아서는 과정에서 토리야마 선생님이 북두의 권을 보고 연구해서 거기에
반하는 새로운 액션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개발한 방법입니다. 이 코마의 연속전개 방법으로 인해서 드래곤볼은
마치 영화에서 줌인, 줌아웃처럼 캐릭터가 눈앞에서 뒤로 순식간에 사라졌다가 다시 눈앞으로 순식간에 튀어나오는등의
전투방법을 보여주면서 엄청남 스피드감과 박력감이 나오면서 만화계를 재패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이후부터 드래곤볼은
연재종료이후까지 원탑의 자리를 놓치지 않습니다. 즉 그런 만화에 이소룡의 절권도를 쓰는 손오공은 재가 봤을때는
전혀 번지수를 헛집었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이런방법을 쓰게되니 영화자체에서 박력감이나 스피드감이
전혀 나오지 않게 되고 제가 가서 볼 때도 액션씬에서 사람들의 표정이 약간 지루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제목에서처럼 복수를 위해서 온 프리저가 손오공을 해치우고 싶은마음에 죽기살기로 처절하게 싸워야하는데
그냥 대련하는 느낌의 액션방식을 선보인 점은 감독의 미스매치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액션이 늘어난 것은 고마운
점이지만 포인트를 집어내지 못한 액션씬은 그냥 지루하게 두 캐릭터가 나와서 투닥거리다 끝날뿐입니다.
오히려 마지막에 베지터와 프리저의 전투장면은 베지터 원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상당히 좋았습니다.
오래전 베지터의 느낌인 상대를 봐주지 않고 무참히 짓밟는 느낌이 좋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손오공과 프리저의
답답한 전투를 베지터가 해소시켜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제 예상으로는 차기작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 차기작은 액션의 방향성을 잘 읽어내서 좀 더 수준높은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 개인적인 점수는 100점 만점에 75점입니다. 하지만 돈주고 보기에 아까운 작품은 아니니 국내에 정식개봉되면
꼭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우 글 잘쓰시네요 소감 잘 읽고 갑니다 ㅎㅎ
확실히 기존의 오공의 액션이 성룡영화였다면 이번엔 이소룡스타일이긴 했죠. 개인적으로는 호 였지만 이것도 호불호가 나뉘네요.
확실히 이번 액션이 스피드감은 떨어지는게 사실이지만 타격감은 오히려 기존 액션보다 좋습니다. 오히려 저는 그런점에서 좋았고 특히나 이소룡을 오마쥬한 그 장면에서는 탄성이 나올 정도였습니다.(실제 저희 옆에 있었던 서양인 관객 반응도 그랬구요.) 다만 기존의 드래곤볼하면 떠오르는 슉!쉭쉭!!쿠쾅하는 액션을 기대하신분은 실망할 수도 있겠네요. 결국은 이것도 사람마다 감상이 달라지겠네요.
다만 감독의 액션연출에 있어 타이밍을 잡는데 미숙하다는건 동감입니다.
무천도사가 뜬금없이 강하게 나오고 오반이 뜬금없이 최약케가 되어버렸지요. 후리자는 피콜로에게 발려야 정상인데 참 많이 봐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