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만 있다면 당신의 몸 중 어디를 바꾸고 싶은지 설명해보라. 그 부분이 변하면 당신 인생이 어떻게 바뀔지도 설명하라-
[글쓰기 좋은 질문 642]의 지문 중 하나.
1. 키
189 cm쯤으로 바꾸고 싶다. 대한민국 평균키인 174 cm지만 그냥 바꾸고 싶어. 유감스럽게도 사람의 첫 인상은 외모로 결정된다. 나중에 확실하게 그 사람의 인상이 각인되는 계기는 인성이라지만, 예선에서 탈락하면 어쩌라고.
각본인지 본심인지 모를 Lee씨는 180미만은 루저라 했다. 우리 남자가 역으로 그딴 소리를 했으면 뒤집어졌을 텐데. 세상 참...키를 늘리는, 합법적이고 검증되어 안전한 수술은 왜 없나...그 방도를 알아내면 이 세상에 루저는 없을 텐데.어쨌든 내가 189가 되면, 운동도 열심히 할 거야. 근육을 함께 키워서 떡대가 된다. 훌륭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신체조건이니 매사가 대부분 원만하겠지. 기본적으로 큰 키는 여자에게 먹히고, 듬직한 인상을 남긴다고. 썸을 탈지도 몰라. 그리고 마냥 이유없이 자랑스럽고 자신만만해질 거야. 더욱이 키가 변하면 인생의 관문 중 하나인 외모 예선에서 통과한다.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2. 똘똘이
...큰 것은 좋다. 나는 평균이지만 더 크면 뭐 어때서? 써먹을 일도 아마 영영 없을 테고 그냥 달고 다니겠지만, 크면 좋다고. 누구도 작은 것을 좋아하진 않아. 사실 여자가 알아서 맞춰주기 때문에(?!) 똘똘이의 크기는 관계를 맺을 때 중요하지 않다고 의학적으로 증명됐으나, 심리적인 만족감+크기에 따른, 여자의 숨이 넘어가는 쾌락은 큰 것만이 줄 수 있다고 한다.
커지면 일단 내 인생이 아무 이유없이 즐거워질 거다. 희망사항은 15 cm 이상. 그럼 그야말로 싱글벙글. 거치적 거려도 뿌듯할 걸? 권총에서 산탄총으로 진화하면 누구나 쓰잘데기 없는 자부심이 생겨. 남자라면 누구나 하나씩 갖고 있고, 그걸 자랑스러워해도 돼. 근데 크다면? 말할 것도 없지.
만에 하나 배우자를 만난다면 나는 좋은 금슬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거다.
...그런 건 나에게 있을 수 없지만.
이것은 수술확장과 비수술확장이 있으나, 난 후자를 준비하고 있어. 실제로 검증된 의학기구라고. 전자는 시도하지 않을 거야. 말그대로 X되니까.
3. 기관지
그 놈의 그지 같은 기관지. 난 지금 한 쪽 콧구멍으로만 숨을 쉴 수 있다. 비염이 너무 심해서 다른 한 쪽이 실질적으로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지. 후각엔 이상이 없지만, 코막힐 때 그 스트레스는 비할 바가 못된다.
운동같은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면 둘 다 뚫릴 때가 있긴 있다. 하지만 그 때 뿐이야.기관지가 망가진 이유로는 유전적인 요인과, 내 공익생활의 이유이기도 한 기흉의 부작용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폐를 4번이나 쑤셨는데 영향이 안 갈리가 있나?그래서 만약 내 기관지가 말끔하게 낫는다면, 나는 하루하루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값진 인생을 살 거야. 정말로.
4. 머리카락
내 머리카락을 돌려놓겠다.나도 대한민국에서 5명 중 1명인 탈모어다. M자 부분 조금과 옆머리가 살짝 빠졌으나, 일상생활엔 아무런 지장이 없다.하지만 일정 길이 이상 더는 자라지 않아. 스트레이트 매직도 못해. 옛날엔 했는데.탈모 그 자체 때문에 약을 먹고 바르는 것도 귀찮아. 비용도 만만찮다고.내가 지금은, 언젠가 다 빠져서 훌훌 날려도 체념하기로 했으나, 막상 때가 닥치면 모른다.풍성충이 되면 나는 내 머리를 충실하게 가꿀 거야. 패션에 아무 관심도 안 가졌던 지난 25년과 달리.
5. 끝으로...이 모든 건 배부른 고민이야. 세상엔 나처럼 사지 멀쩡하게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것 자체가 평생의 소원인 사람들이 있어. 그 사람들이 언젠가 하루빨리, 위대한 과학의 힘-유전공학, 나노머신으로 희망을 얻고 새 삶을 얻었으면 좋겠다. 하루라도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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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바꿀 수 있다면, 몸의 어느 부분을 바꾸고 싶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