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나, 기운 내! 한번이라도 좀 웃어주면 안돼?”
키린 토의 대마법사 케이엘이 헬레나에게 말했다.
“…… 나… 그냥. 매일 살아있을 때의 일이 떠올라서. 그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씁쓸한 표정의 무관의 연맹의 그림자 헬레나가 답하였다.
“잘못한건, 네가 아니야.”
“…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나야.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는거… 끔찍하게도.”
“아, 제발! 좀 예전처럼, 그냥 웃어주면 안돼? 그냥. 정 뭐하면, 잊지만 말라고. 그 뿐이야!”
“… 휴우…”
“그래. 옛날에 난 너의 활기찬 모습이 참 좋았는데. 그 때로 돌아와줘. 가끔은.”
대드루이드 라세인도 말했다.
“안되겠지… 아마.”
무관의 그림자는 침울하게 답했다.
“그러고보니, 그 날 이후로, 여관에 가본 적이 없네.”
대마법사가 말했다.
“그러게. 너희 모두, 상처를 입었던 모양이야.”
대드루이드가 화답했다.
“아! 말 나온 김에, 간만에 가 볼까?”
“… 별로…”
“에이, 가자, 가자!”
“그래… 같이 가자. 헬레나.”
“나 거기… 다시는 안갈 생각이야…”
“거짓말이 서투네? 그렇지 않다는 증거도 나한테 있는데 말이야! 너, 저번해부터 신비한 가루 모으고 있잖아? 이래도 다시 안 갈 생각이었던거야?”
케이엘이 씩 웃으며 말했다.
“오! 정말로 오랫만이군요! ”
따뜻한 여관의 분위기는 사람의 마음을 녹여준다.
“하스씨, 오랫만이에요!”
“다들 오랫만입니다! 다시 보니 반갑군요!”
“그러고보니, 다들 있는데 타엘씨는 안보이네요.”
“아, 그 친구는 대영주가 되어서 좀 바쁘답니…”
그 때 익숙한 드레나이가 들어왔다.
“하스! 간만에 와봤소! 여기도 많이 그리웠소!”
“오! 드디어, 모두가 모였군요! 자, 자, 제가 한 잔 쏘겠습니다! 다들 먹고 마시며 놀자고요!”
마법사와 드루이드와 도적은 으레 앉던 한 테이블에 앉았다. 하스가 내온 맥주를 마시다, 케이엘이 아이디어를 냈다.
“아! 헬레나! 하스스톤 한판 할까? 너 에드윈 한번도 안써봤잖아!”
“…뭐. 그럼, 그래볼까?”
헬레나의 얼굴엔 슬그머니 미소가 떠올랐다.
“와, 이 덱도 진짜 오랫만에 꺼내본다!”
케이엘과 헬레나가 덱을 제자리에 넣자, 제이나 프라우드무어의 환영과 발리라 생귀나르의 환영이 나타났다.
그리고, 하스가 외쳤다.
“발리라! 그 상대는! 제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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