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누군가에겐 길었을 베스테의 밤이 끝나고 프로이데는 언제나처럼 뱃고동소리와 자신의 피부를 찌르는 태양빛을받으며 침실에서 일어나 앉았다. 오늘은 평소처럼 듣지 않을 누군가에게 불평도 하지 않았고 서두르지도않았다. 오늘은 프로이데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긴장되고 떨리는 날이었겠지만 이상하게도 프로이데는 차분히가라앉아 들뜬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옷장에 잘 정돈된 드레스를 꺼내들고 옷자락들을 한번 말끔히정리한 프로이데는 자신만의 기술로 능숙하게 드레스를 착용하고 싶었다.
“으으 생각보다 쉽지않은데”
불편한 몸으로도 자신의 옷은 흐트러짐 없이 잘 챙겨 입었을 프로이데지만 드레스 따위를 입어볼 리 없었던 프로이데는한참을 드레스와의 싸움을 벌이고 시간도 꽤 잡아먹게 되었다. 결국은 드레스 입는걸 포기하고는 자신의백에 잘 포개어 넣어놓고 나서 문을 나서려던 찰나
-쿵쿵쿵-
노크라고 하기엔 약간은 투박한 소리와 함께 프로이데를 부르는 한 남성의 소리가 들려왔다.
“요즘들어 방문하는 사람이 많네 네~ 나가요~”
평소의 프로이데라면 충분히 경계를 했겠지만 그날따라 ‘한번’ 살피지 않은 프로이데가 문을 열었을 때
-으읍! 읍!-
커다란 두눈이 공포와 눈물로 젖은 쥬니의 두 눈동자와 마주쳤다.
“쥬니..!”
하얀깃털장식으로 장식된 마차와 함께 서있는 장정들과 마차안에 결박되어 있는 쥬니를 본 것도 잠시 프로이데의 시야는 빠르게 흐려져 갔다.
‘샤덴…씨..’
어느덧 밝게 동이 터오는 베스테는 총독의 생일파티 준비로 도시전체가 떠들썩 했다. 승천자는 승천자들 대로 하베스터는 하베스터 대로 그들만의 방식으로 축제 준비가 한창이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번잡스럽게 준비하고 있는 총독 사저 주변에서 훈프 슈텐느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들도 각자 그들이 준비한 선물과 .담당하게 된 행사파트 준비를지시하는데 바쁜 모습이었는데 그들사이에서 크뤼거 가문의 하인들은 몇몇 보였지만 분명히 같이 왔을 가주와 그의 아내의 모습만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어제의 응접실에서의 사건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 특별한 일이 있는 것 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이상한 상황임에는 확실해 보였고, 총독의 시중을 담당하게 됐다던 프로이데의 모습 또한 총독사저 어느 곳 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러한 사정들을 세실리아로부터 전해들은 샤덴은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지며 세실리아에게 말했다.
“세실리아 정말 아무도 못찾았나요?”
샤덴의 보채는 듯한 질문에도 세실리아는 침착하고 차분하게 샤덴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네 샤덴님 프로이데님은 물론 오늘 행사에 동원되기로 예정된 쥬니 ,이세리아, 레이나 님들 또한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세실리아의 보고가 끝나고 샤덴은 빠르게 두뇌를 회전시켜 가능성을 모두 계산하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어디로 갔는가, ‘창고’?아니면 미리 총독사저로 들어 간건가? 아니 그럴 가능성은 낮다. 곧 파티가 시작될텐데 그녀들을 아직까지 창고에 보관하기엔 그 완벽주의 암여우가 시간이 틀어질 리스크를 가져갈리도없다..사저 안에 들어 갔다기엔 나와 세실리아가 그 사실을 놓쳤을리가 없다. 4명이나 사람들을 완벽히 가리고 운송할만한 수단.. 마차…’
순간 샤덴의 뇌리엔 가문의 상징인 깃털장식의 사륜마차가 스쳐 지나갔다..
‘그래. 아침에 우리는 장식이 없는 마차를 타고 갔었어! 바보자식 그걸 왜 놓쳤지!’
“세실리아 깃털마차에요. 가문의 깃털마차를 찾아보도록 하죠!”
고민끝에 나온 결론을 세실리아 에게 전달한 샤덴은 세실리아와 함께 총독 사저 인근의 자신들의 가문의 상징이 달린마차를 찾아 달리기 시작했다.
-제길!-
-바보!-
-으으아아!-
샤덴은 계속 달리면서도 자신에 대한 분노 섞인 질타를 멈추지 못했다. 생각해보면가문에서 주요행사때 이동하던 마차는 항상 그 깃털마차였다. 그런데 왜 오늘 아침에 미쳐 의식하지 못했는가왜 빨리 눈치채지 못했는가 하는 후회 속에 도시가 가진 죄악 만큼이나 넓은 총독 사저를 하염없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한참을 사저 주변을 찾아 돌아다니던 샤덴은 사저 뒤편 산림욕장 앞에 세워져있는 가문의 마차를 발견하곤 소리질렀다.
“세실리아! 저기에요!”
“네 샤덴님 하지만 이상합니다. 샤덴님의 말 대로라 라면 저 마차가오늘의 상품을 운반하는 역할이었을텐데.. 경계가 허술한게 심상치 않습니다.”
세실리아 말대로였다. 어젯 밤 마이어 가문이 크뤼거 가문에게 흠집을내려했다는 사실은 세실리아가 세르핀에게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 설명했을 때 알았을 것이다. 그렇다면마차엔 분명 호위가 붙었을게 당연한 상황이었으나 이상하리 만치 마차주변의 경계는 너무나 허술해 보였다.
“세실리아 그런걸 생각하고 있을 시간은 없어요 빨리 마차에 접근하는게 먼저에요”
“샤덴님 그럼 혹시 모르니 전투준비를 해두겠습니다.”
그렇게 스커트 안쪽에 차고있던 세검을 꺼내드는 세실리아와 맹목적으로 마차를 향해 달려가는 샤덴, 그리고 그들이 마차에 거의 도착했을 때 였다.
-덜컥-
마차의 문이 열리고 샤덴과 세실리아는 두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어머 샤덴, 세실리아까지 무슨 일 일까요 그렇게 칼까지 빼들고선…”
“암여우…!”
“어머 샤덴 어머니에게 암여우라뇨 전 그렇게 버르장머리 없게 키운 기억이 없는 걸로 아는데요… 그래요 그 옆에 진짜 암여우가 있었나보네요”
세실리아를 노려보던 세르핀은 그렇게 자신의 부채를 접곤 세실리아를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
“여러분 저의 착한 아들을 유혹하고 나쁜길로 빠져들게 한 암여우를 사냥해 주실 수 없을까요?”
-Yes Ma’am!-
숲속에 잠복해있던 광신적인 그녀의 수행원들이었다.
그리곤 접었던 부채를 다시 펴 자신의 입주변을 가린채 명령을 계속해 나갔다.
“저 암여우의 머리를 가져오세요!”
세르핀의 명령이 끝나자 수행원들은 서서히 샤덴과 세실리아를 향해 포위를 좁혀나갔고 그 순간에도 상황파악을 끝낸세실리아가 샤덴에게 충고하듯 말해주었다.
“샤덴님 그녀의 수행원 중에서도 가장 충실한 자들 6인 으로 보입니다.”
“그정도는 저도 보면 알아요 세실리아 빠져 나갈 수 있을까요?”
세실리아는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고 수행원들을 주시하며 말했다.
“솔직히 어려워 보입니다.. 저들은 한명 한명이 저 혼자 상대하기엔버거운 사람들입니다.”
“일단은 부딛혀 봐야겠군요 알았어요 세실리아 도울게요!”
“샤덴님까지 싸우실 필욘..!”
그 순간이었다. 그들에겐 두사람의 대화를 기다려줄 이유 같은건 없었다. 세실리아는 자신의 목을 향에 달려드는 검을 간발의 차이로 피하곤 뒤에서 다가오던 장정의 정강이를 빠르고 정확한킥으로 차서 자세를 무너뜨린뒤 포위망을 빠져 나가기 위해 축이 무너진 남자를 지나가려던 순간이었다.
“아차! 실책을..!”
두사람의 양동공격에 자신의 몸은 어찌 저찌 회피했지만 순간 샤덴을 놓쳐버렸고 샤덴은 순식간에 고립되어 버리고말았다. 빠져 나가려던 세실리아는 다시 자세를 고쳐잡곤 샤덴을 향해 쇄도했지만 방금 차 무너뜨린 남자는어느세 제자리를 찾아와 세실리아를 가로막고 서있었다.
‘샤덴님에게 둘.. 앞에 하나… 나무뒤 크로스보우를 조준한 둘 그리고 세르핀 옆에 하나….’
빠르게 주위상황을 파악하고 자신의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샤덴을 되찾아올 수 있는지 세실리아는 자신이가지고 있는 지혜를 총 동원해 고민했다. 또 고민했다. 순간정면의 남자가 덮쳐 들었고 세실리아는 한발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던 그때였다.
-퓌슉-
공기를 가르는 보우스트링의 소리와 함께 한발의 볼트가 세실리아의 미간을 향해 날아들었다.
세실리아는 침착하게 볼트를 피했고 소리가 난 방향을 살짝 주시해 보았다. 나무뒤에 있던 크로스보우를 들고 있던 녀석들이었다. 그때야 세실리아는 알아차렸다. 그들의 목표 자신이라는 것 샤덴에겐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다는 걸 말이다. 자신과샤덴의 거리가 멀어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날아온 볼트가 그 증거라고 생각했다. 또한 샤덴을 포위하고있는 수행원들은 샤덴을 압박만 하고 있을 뿐 어떠한 살의가 느껴지지가 않았다. 세실리아는 마음이 편해지는걸느꼈다. 그들은 단지 나만을 원하고 나만의 죽음을 바라고 있었다. 그렇기에부담도 없었다. 샤덴님은 죽지 않을테니까…
-하아..샤덴님 죄송합니다.-
마음속으로 사과를 한 세실리아는 자신의 세검을 고쳐잡고 자신과 샤덴의 사이를 가로막고있는 남자를 향해 달려들었다..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