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에 예비 마누라의 동료 선생님의 어린 아들에게 메가 사이즈 퍼건을 전달했었지요.
사실은 2~3주 전에 의뢰(?)가 왔었습니다.
애 장난감이 망가졌는데 고쳐줄 수 있겠느냐고 말이죠.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장난감 로봇이 망가졌다고 해봤자 그냥 관절일 줄 알았었습니다.
예비 마누라 통해서 보내달라고 해서 전달받은 로봇들은...
로봇1) 왼쪽 고관절 파손 -> 본드칠 덕지덕지.
로봇2) 왼쪽 무릎 파손 -> 파손 부품이 없음.
로봇3) 자동차 창문(로봇 형태의 어깨 장갑 연결부위) 파손 -> 파손 부품이 없음.
....?!
작업 중간 사진들은 제 실수로 싹 날아가버려서 올릴 순 없지만...
왼쪽 무릎이 망가진 로봇2 입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디자인이 퍼시픽 림에 나올 법한 로봇 같습니다. 근데 왜 까맣지...?!
남은 관절들을 보니 특이하게 관절 바깥에 원형 판 같은게 덧대어져 있는 구조더군요.
프라판을 원형으로 자르고, 없어진 무릎 고정축을 남는 프라 런너에서 잘라준 후 황동선으로 무뤂을 연결하여 고정시켜주었습니다.
왼쪽 고관절이 부러진 로봇1입니다.
이건 퍼시픽림 집시 데인저...? 같이 생긴 것 같네요.
애 아빠분이 고쳐주고 싶어서 본드칠을 덕지덕지 한게 그나마 성한 관절부품 사이로 다 들어가버렸....;;;;;;
다 포기하고 황동봉 박아서 고정만 시켜서 스태츄화 해버리자라고 생각했었다가,
본드가 덕지덕지 눌러붙은 부분들만 아트나이프로 깔끔하게 다듬은후, 황동봉과 황동 파이프를 고간과 다리에 박아서 앞뒤 회전이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역시 애들 장난감은 가동이 되어야죠...
가장 고생해던 로봇3 옵티머스입니다.
조수석 문 부분을 클리어 부품이 붙잡아주어야하고, 로봇으로 변형시 어깨 장갑처럼 작용을 하더라구요.
부러진 부품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해봤겠는데, 망가진 클리어 부품을 버렸답니다.
처음에는 프라판을 적층해서 만들어볼까 했는데, 가동 부위에 구멍을 뚫을 때 다 부서질 것 같더군요.
퍼티로 부품을 만들기로 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퍼티 작업을 해보았습니다.
어렸을 때 지점토로 이것저것 쪼물딱 거리던 생각이 나더군요. 크크크
문제는 기존 부품과 사이즈를 똑같이 하니, 구멍을 뚫을 때 깨지더이다...
그렇게 첫번째 퍼티덩어리를 보내고, 두번째 퍼티덩어리는 구멍을 삐뚤게 뚫어서 실패...
세번째 퍼티 덩어리는 가동시 힘을 받는 부위를 좀 더 두껍게 다듬어서 안정성을 확보했습니다.
다행히 작정하고 잡아당기지만 않으면 잘 버티겠더라구요.
물론 이것을 레진으로 복제하면 참 좋을테지만,
아쉽게도 관련 도구가 전혀 없기에...
그냥 퍼티덩어리만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11월 10일.
서울에 들고와서 아이의 집에서 직접 전달해주었죠.
서울을 맘대로 왔다갔다 할 수 없다보니 2주 조금 넘게 걸려서 가져다 줬더니 정말 많이 기다렸었나봅니다.
받자마자 신나게 가지고 노는데 뿌듯하더라구요. ^_________^
그리고 노동의 댓가(?)로 소고기와 돼지고기에 맥주를 얻어마시고 돌아왔습니다.
P.s. 아이가 절 보자마자 하는 말. “탱크 바퀴가 망가졌어요.”
네. 여기도 본드칠이 덕지덕지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
다행히 구멍뚫고 황동선이나 황동봉으로 고정만 시켜주면 될 정도네요.
다음에 또 오기로 약속했습니다.
P.s2. 아버님들... 제발 부러지면 본드칠하지 맙시다... 멀쩡한 부품들까지 깍아버려야 해요... ㅠㅠㅠㅠㅠ
P.s3. 착한 일 했응께 산타 할아버지가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줄까요...? ㅠㅠ
역시 루리웹유저분들 대단하시내요
전 별거 아닙니당... ㅠ
삭제된 댓글입니다.
퍼시픽 림을 다시 봐봐야 겠네요. 크
와우 정말 고생하셨어요.. 저는 아직 퍼티까지는.. 내공이 부족 ^^; 좋은일 하신거 같아 제가 뿌듯하네요~
어디까지나 전 지점토 쪼물딱 수준입니다. ^^;;;; 별거 아녜요~
덕지덕지 순접질 하는것도 하는거지만 부러진 부품을 잘 보관해두는것도 중요한것 같네요 건프라 하면서 느끼는거지만 어디 혹시나 부러진 부품 있어도 언젠가 수리하면 꼭 수리할 방도가 생기더라고요
그러게요... 앞으로는 망가진 부품 버리지 말고 본드칠도 하지 말라고 해놓긴 했는데... 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
한번 보니까 이전에 네카에서 발매한 퍼시픽 림 피규어 엔딩 크레딧 버전인것 같군요....
오 맞습니다. 애아빠분께 물어보니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검은 예거들이라고 하시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