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에 이베이에서 사운드와 발광 기믹이 고장난 제품을 100달러에 가져와서 묵혀놓고 있다가
오늘 꺼내서 수리한 기념으로 리뷰를 올려봅니다.
상자에 쓰여있듯이, 오리지널 타카라제 그리드맨 완구는 포즈를 어떻게 취하느냐에 따라
8가지 사운드와 함께 헤드의 LED가 발광하는 기믹이 있습니다.
미국의 완구사인 플레이 메이츠가 이걸 가져다가 기믹을 몽땅 들어낸 상태로 자국에서 완구화하였고,
이걸 그대로 손오공이 가져왔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컴퓨터 특공대 써보 완구도 기믹이 삭제된 버전이죠.
상자 뒷면은 어떤 포즈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대략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자 뚜껑 날개 부분에는 카드 놀이를 하라고 절취선이 그려져 있네요.
전광 기믹이 죽어있었을 뿐이지 제품 상태는 너무 좋아서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저 무기 런너는 아까워서 뜯지도 않았네요.
설명서 및 엽서, DX 갓제논 찌라시도 모두 동봉되어 있습니다.
그랑 액셉터, 배리어 실드와 플라즈마 블레이드,
검과 방패를 하나로 합친 전광뇌격검 그리드맨 소드,
그리고 그걸 도끼로 변신 시킨 썬더 액스가 부속되어 있습니다.
회전 관절 부위는 많이 만들어 놨지만 정작 고관절과 발목 가동이 거의 고자라서
하체는 차렷 자세 밖에 취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전광 기믹을 켜기 위해서는 AAA 건전지 3개가 필요합니다.
반신 불수만 아니었어도 좀 봐줄만한 포즈를 취할 수 있었을텐데 좀 아쉽네요.
아마도 썬더 그리드맨이나 킹 그리드맨으로 합체할 때 하중을 견디기 위해서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전지를 넣은 상태에서 오른 팔을 수직으로 올리면 '푸확'하는 파열음이 나면서 얼굴의 클리어 부분이 빛납니다.
발광은 사운드에 수반해서 항상 같이 나오는 기믹입니다.
그리고 그 팔을 내리면 '타앗'하는 춉 사운드가 나면서 발광.
왼쪽 팔도 수직으로 올리면 오른 팔과 마찬가지 사운드가 나옵니다.
하지만 왼팔을 내리면 오른팔과는 다른 파열음이 나옵니다.
그리고 양쪽 겨드랑이를 보면 돌기가 튀어나와 있는데,
이걸 저 검은 스위치 부분으로 눌러서 반대쪽 팔을 움직일 때마다 다른 사운드가 나옵니다.
오른 팔 돌기를 스위치에 밀착시키고 왼쪽 팔을 움직이면 화염탄이 연발로 나가는 '스파크 빔' 사운드가 나옵니다.
반대로 왼팔 돌기를 스위치에 밀착시키고 오른팔을 움직이면 '그리드 빔' 사운드가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대망의 비행음 기믹입니다.
비행음 기믹은 두 팔을 수직으로 올리면 어느 한쪽 팔을 내리지 않는 한 계속적으로 소리가 나면서 발광을 합니다.
그리고 비행 포즈 상태에서 머리를 어느 쪽으로 향하느냐에 따라서 소리가 달라집니다.
즉, 머리를 위로 하면 상승음,
아래로 하면 하강음이 나오며,
수평으로 하면 통상 비행음이 나옵니다.
그리고 수평 비행상태에서 허리 뒤의 검은 버튼을 누르면 더욱 가속하는듯한 비행음으로 바뀝니다.
사진만으로는 사운드가 어떤지 감을 잡을 수 없으니, 어느 일본인의 영상을 가져와봤습니다.
몸통을 분해해서 살펴보면 위 기믹의 원리를 알 수 있습니다.
우선 팔을 움직이면 돌기가 팔쪽 센서를 건드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센서가 서로 붙고 떨어질 때마다 사운드와 라이트 기믹이 활성화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필살기 사운드와 비행음 기믹을 담당하는 검은색 파츠가
뾰족하게 튀어나온 레버형태 스위치를 건드리면서 사운드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 완구가 출시된 시기인 1993년도 기준으로 이런 장난감은 정말 듣도 보도 못한 것이었는데,
정말 타카라가 각을 잡고 제대로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어렸을 적에 손오공이 본토 제품을 가져와서 판매했다면 애들이 더 환장했을 거 같네요 ㅎㅎ
저는 컴퓨터 특공대 방영 당시 부모님이 완구를 사주시지 않으셔서 침만 흘리며 살았는데,
비록 나이를 먹었지만 이렇게 오리지널 기믹이 살아있는 제품을 소장할 수 있어서 참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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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리뷰는 초신합체 DX 썬더 그리드맨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와...........스크롤 내리면서 '타카라는 저 시대에 완구 안에다 센서라도 집어넣었나?'라는 궁금증이 생길 정도로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친절하게 원리를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_^ 자외선이나 모션감지 센서같은 것은 아니고 원시적인 원리라곤 하지만 그래도 완구의 움직임과 사운드를 접목한다는 발상 자체가 충분히 오버테크놀로지라고 할 수 있군요!
저도 분해하면서 진짜 저 당시 아이들 완구에 저런 기믹을 넣었다는 거 자체가 오버테크놀로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ㅎㅎ 애들이 가지고 놀 때 입으로 내는 비행음을 방향에 따라서 바뀌는 전자 사운드로 처리를 하다니... 당시 일제 완구의 위엄을 보여주는 거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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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coNyang
아무래도 최근 SSSS 그리드맨 애니가 흥하면서 다시 옛날 완구가 주목받고 있는 거 같습니다. 저는 다행히 몇달 전에 구해놔서 정말 타이밍이 좋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