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bs.ruliweb.com/ps/board/101074/read/9415554
사실상 윗글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1. 에레보스, 이자나미, 알다바오트
페르소나의 흑막들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류의 멸망을 향한 소망이 만들어냈다는 거죠. 3편의 에레보스는 소망 그 자체이고, 4편의 이자나미에 이르러선 인류를 지키는 힘 vs 인류의 소원(멸망)을 이루는 힘이 대립해서 후자가 이길 정도로 압도적인 힘이었습니다.
이번 알다바오트도 그건 예외가 아닙니다. 그 정체는 어디까지나 인류의 비틀린 욕망이고 인류가 바라는 모습입니다. 알다바오트 같은 가짜신은 아마 누구나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여기 루리웹에서도 공정한 기계신에 대한 이야기는 가끔 보이는 편이니까요.
2. 페르소나 4 vs 페르소나 5
페르소나 5의 엔딩의 대극점에 있는 것이 페르소나 4의 엔딩입니다. 페르소나 3의 경우에는 특이하게 에레보스가 아니라 외부의 존재인 뉵스가 최종보스로 나오기에 주인공은 자기 자신을 희생해서 뉵스를 봉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4와 5의 최종전은 그 상태가 매우 비슷합니다. 현실을 이세계로 만드려는 최종보스. 그 최종보스는 사람들의 소망이 만들어낸 존재. 이에 맞서는 건 주인공일행 뿐. 그러나 개인이 세계를 이길수는 없기에 주인공은 최종보스에게 제대로 된 데미지를 주지도 못합니다.
4에서는 이 상황의 답으로 인간의 가능성을 내놓았습니다. 우리의 로리콘번장은
하지만, 5에서 내놓은 대답은 이와 달랐습니다. 커뮤니티가 사라지고 코옵이 된게 원인인지 주인공은 동료들과 마음을 나눈 '소수'의 인간으로는 세계를 각성하지 못합니다. 주인공이 세계를 각성하려면 더 많은 마음이 필요했고 대중이 그를 응원했을때 비로소 사타니엘을 소환할 수 있었습니다. 이걸 단순히 '영웅 괴도단과 그들을 따르는 우매한 대중들'이라고 본다면, 마지막에 알다바오트가 정체를 밝혔을때 그대로 결전에 돌입하면 됐을겁니다.
3. 욕망
시도 펠리스 격파까지 작품 내에서 욕망은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돼 왔습니다. 색욕, 허식, 폭식, 분노, 탐욕, 질투, 오만. 욕망은 펠리스의 근원이 됐고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는 원인이 되며 괴도단을 위기에 몰아넣었습니다. 그래서 개심은 정의로운 일이라 믿었고 개심에 성공하면 모든게 잘 될줄 알았죠.
그러나 메멘토스 속 감옥에서 나타난 진실은 달랐습니다. 보물을 뺏긴 사람들은 무기력증에 걸린듯이 성배에 모든 걸 맡기며 살아가는 반폐인이 되어있었습니다. 자신만의 특별한 욕망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아무것도 못하고 나태에 빠져서 살 수밖에 없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4. 욕망도 희망이다.
모나가 최종보스전에 외친 대사이자 제가 보기엔 페르소나 5의 주제가 되는 것입니다. 위에서 나온 메멘토스 최심부의 나태의 감옥. 거기서 나오는 방법은 작중에도 나오듯 한가지 뿐입니다. 다른 욕심을 가지는 것이죠. 메멘토스 속에 공간을 만들던지 펠리스를 가지던지 페르소나를 각성하든지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면 감옥 속에서 나오게 됩니다.
알다바오트의 힘은 바로 저 감옥 속에 있는 섀도였습니다. 상대는 신. 그러나 주인공은 구세주가 아니라 트릭스터이기에 3주나 4주처럼 혼자 각성해서 세계를 물리칠 그릇은 못됩니다. 이기려면 어떻게든 사람들에게 다른 욕망이 생길 필요가 있습니다. 거기서 희망이 등장합니다. 사라져가는 사람들, 멸망하는 세계. 그 안에서 자신을 구해줄 누군가에게 희망을 맡기는 것이 가능하다면 알다바오트의 힘은 약해지겠죠.
5. 중요한 것은 개개인.
위에서 분석한 대로 마지막에 알다바오트를 쓰러트리는 건 주인공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태에 빠진 개개인의 개심입니다. 3, 4에서는 주인공일행과 커뮤니티만이 희망을 가지고 멸망을 바라는 세상을 바꾸자며 끝났지만, 이번엔 좀 더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째서 대중이 주인공에게 갑자기 희망을 맡긴건지, 알다바오트를 쓰러트린 이후의 이야기등 쓰고 싶은 글은 많지만, 더 썼다간 너무 부담스러운 글이 되겠네요.
긴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글이네요
잘봤습니다
좋은 분석입니다. 후략 하신거 더 보고 싶네요ㅋ 전 엔딩을 보면서 3에서 이시장에게 속아 보스몹 잡다가 잘못 했다는걸 알았을때 그 충격이 5에서 개심 시킨 대상이 메멘토스 무기력 감옥에서 있던 모습에 비슷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찌보면 정의 라고 생각해서 했던일이 사실은 잘못된 길 일때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보게 유저를 각성 시키는 면이 있는거 같아요ㅋ 캐릭들도 충격과 성찰로 각성 하듯이요.
예전엔 욕망을 나쁘게 안좋게 부정적인것으로만 인식했엇는데 살면서 그마저도 없는 사람들을 보자니 욕망을 가지는 것은 그나마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편의 에레보스? 에레보스가 뭐죠? 3편의 흑막은 뉵스 아닌가요?
아 후일담에 나오는군요 후일담 한지 하도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네요 ㅋㅋㅋㅋ
주인공도 트릭스터지라고 나오지만 그게 와일드를 의미하는것 같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