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간론파1
사실 단간론파를 산 것 작년 말이였다. 정말 우연히 어디선가 이 게임이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찾아보고 사뒀는데 그 주제가 [살인사건]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부담이 되서 그냥 스팀 라이브러리에 쳐박아두었던 게임을 과제를 하기가 싫어서 시작하고, 밤새서 그 게임을 끝내고, 그 다음날 바로 단간론파2를 사서 단간론파2를 클리어했다. 정말 4일에 걸친 날이 순식간에 증발해버렸다.
나는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무거운 게임. 정말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어둡고, 뭐랄까 딥다크한 느낌을 주는 게임을 안한다.
그런 게임들에 몰입을 하기 힘들어서 라기 보다는 현실에서도 스트레스 받는데 게임을 하면서 그렇게까지 몰입하는 것을 하고 싶지 않기때문이다. 무거운 게임들은 그만큼 몰입이 잘되지만, 그 몰입이 되기전까지의 과정이나 게임의 전개를 보면서 플레이하는 나로써에게도 스트레스를 주기때문에 나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게임을 나이를 먹으면서 그만뒀다. 그같은 이유로 단간론파도 하지 않았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알고 있었다. 학교에 갇힌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살육전이라고.
게임을 시작하고 나는 점점 게임에 빠져들었다. 이게임은 참 여러모로 잘만든 게임이라고 생각이 되는게, 플레이하는 유저로 하여금 과하게 가볍다는 느낌을 주지도, 과하게 무겁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살인이라는 주제를 하면서도 기본적인 분위기는 개그에 가깝지만, 동시에 캐릭터들을 알면 알수록 거기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에 사무치게 된다.
인연
이 게임이 정말 잘 만든 게임인 이유는 또 있다. 바로 각 캐릭터들과의 인연으로써 그 캐릭터들에게 더 큰 애정을 갖게되고, 그 캐릭터들이 범죄의 피해자가 되거나, 가해자가 됬을때 안타까움이 배가 되기때문이다. 자유행동을 끝까지 하면 알게되는 캐릭터들의 여러면을 보고 나면 재판에서 보이는 그들의 발언이나 행동에 대한 이해가 됨과 동시에 우리가 추리로써 그들을 처형의 대상으로 몰때에 안타까움이 배가된다.
오죽하면 차라리 내가 죽는게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아쉬움
이 게임에 남는 아쉬움이 있다면 아마 자유행동의 한계라고 해야할 것같다. 예를 들어서, 나는 오오와다 몬도가 자신은 이제까지 항상 무언가를 [부수고]살아왔기때문에 앞으로는 무언가를 고치는 [목수]가 되고 싶다 라는 말을 게임을 처음할때 전혀 몰랐다. 또한, 토가미 바쿠야가 초고교급 상속자이지만, 단순히 모든 것을 공짜로 얻은 인물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서 쟁취했다는 사실을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랬기때문에 그런 인물들이 처형을 당했을 당시, 혹은 사건에 휘말렸을 당시, 어떤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왜냐면 게임을 처음 해나가는 입장에서 누가 죽을지, 누가 살지, 누가 범인인지, 를 전혀 알지 못했기때문에. 그래서 이부분은 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좀 더 캐릭터들이 사건에 빠지기전에 그 캐릭터들이 어떤 상황에서 살아왔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목표를 가지고 살고 있는지, 어떤 계기로 동료를 죽이게 됬는 지 또한. 그런 공감대를 게임이 끝나고 스쿨모드를 통해 알게된건 너무나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메시지
주인공인 나에기 마코토는 이 게임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다. 육체적으로 오오가미 사쿠라나, 오오와다 몬도에 반에반도 따라가지못하고, 추리에 있어서도 사실 키리기리 쿄코나 토가미 바쿠야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낫다고 보기 힘든 어떻게 보면 극히 평범한 인물이다. (물론, 플레이어가 조종함으로써 작중에서는 추리를 이끌어나가고 범인을 찾는데 가장 큰 역활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나에기 마코토가 작중 그 어떤 인물들보다도 나은 점이 있다면 바로 희망을 버리지 않는 자존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단간론파1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그 어떤 절망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다라고. 그리고 그 희망이란 누군가가 주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뺏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바로 우리 가운데서 있는 마음이라고. 어떻게보면 정말 오그라드는 말이기도 하고 평범한 우리들에게는 그냥 게임속 메시지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정말 가장 위대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최종보스가 학교를 떠나려고 하는 나에기 일행에게 말한다, 희망이 있는 곳에 절망도 반드시 있을 꺼라고. 그러나 그 말은 거꾸로 말한다면,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또한 있다는 말이다.
자신의 소중한 친구들이 스스로 자멸하고 배신해서 서로 죽이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전진하는 희망을 가진 나에기 마코토, 그야말로 바로 절망의 바로 반대편에 서있는 희망을 상징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현실에 사는 우리들, 정말 특별한 재능도 없고, 특별한 상속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뭔가 특별한 것을 발견해 거기에 몰입하지 않고 매일을 살아가던 우리들을 대변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총평
정말 좋은 게임이였다. 정말 포기하고 싶고 좌절하고 싶은 상황에서도 포기하지않고 오뚝이처럼 맞고 쓰러지고 맞고 쓰러져도 계속해서 일어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단간론파 2
사실 사람마다 모두 평가가 갈리고 어떤 사람은 단간론파2를 폄훼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단간론파2가 단간론파1 이상으로 몰입해서 했다. 특히 특정 챕터의 경우엔 등에서 식은땀을 흘릴정도로 게임에 몰입해서 했다. 이렇게 게임에 몰입한 경우는 정말 내 게임 인생에 손을 꼽을 정도로 적은데도 말이다. 2는 1이상으로 각 캐릭터들의 개성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전혀 범인일 것같지 않은 사람이 범인인 경우도 있고, 범인인것 같은 사람이 범인이 아닌경우도 있고, 각 캐릭터들끼리의 관계 또한 챕터마다 빠르게 변화해서 더더욱 재미를 더한다. 사실 1이상으로 내가 2에 몰입하게 된건 단순히 완성도가 내가 느끼기에 더 높아서가 아니라, 단간론파2에 있는 캐릭터들 중 더더욱 안타까운 스토리가 많아서가 아닌가 싶다. 단간론파1에서 살인사건을 보고 아 그런가보다 싶고 넘어갔지만 2에서는 아..... 라고 생각한 적이 참 많으니까.
단간론파1의 메시지가 [희망]이였다면, 단간론파2의 메시지는 [속죄]가 아닐까?
단간론파2의 주인공인 히나타 하지메는 1의 주인공 나에기 마코토 이상으로 나에게 정말 가슴 깊숙히 와닿았고, 멋진 캐릭터였다. 나에기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면, 2편의 주인공은 나에기 이상으로 더더욱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와 같다. 희망을 가지고 덤비지만, 더큰 절망에 무너져서 좌절을 하기도 하고, 희망을 모조리 버리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찌질한" 주인공이라고 폄화하기도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니. 이게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희망을 결코 버리지않는 나에기의 모습보다 너무 큰 구멍에 빠져서 쓰러져서 나오지 못하기도 하고, 부러지지않도록 노력하지만 절망에 무너져서 좌절하기도 하는 그 모습이 나는 정말 인상깊었다. 히나타 하지메는 끝자락에서야 바로 자신의 현실을 깨닫는다.
자신이 바로 모든 일의 원인이고, 또한 이 문제의 해결방법또한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생을 강요받는다. 너 하나의 희생으로 세계를 구하라는 강요를.
소설이나 만화에서야 그래 쉽게 자신의 생명을 버려가면서 누군가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정의의 사자또한 멋도 있으니까 할 수 있겠지. 그러나, 자신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자신이라는 형태를 한 누군가가 가져가고, 자신의 존재는 사라질 수 있는 상황에 몰렸을 때 과연 스스로를 버리면서 세계를 구하겠다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내게 단간론파2가 가슴 깊숙히 와닿았던 이유는... 아마, 잘못된 길을 가다가, 그 길을 바로잡고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을 선택한 모습이 너무나도 눈이 부셨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What is better - To be born good, or to overcome your evil nature through great effort?
선한 천성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혹은 악하게 태어났으나 노력으로 그 천성을 극복하는 것, 어느 것이 더 위대한가?
-Paarthurnax
처음부터 잘못된 길을 가지않고 올바른 길을 간 나에기 마코토, 물론 대단하지만..
잘못된 길을 갔지만 올바른 길을 가길 선택한 히나타 하지메가 나에겐 더욱 눈이 부셨다.
2편의 마지막 챕터 부분은 정말 제 게임 역사 십칠년 넘는 게임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 중 하나네요.
ㅋㅋㅋ 그리고 단간론파 V3을 하고나면?!
V3 재밌긴 재밌죠 결말이 호불호가 심해서 그렇지
잘 읽었습니다. 저도 2편 마지막 챕터 부분은 이제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기억에 남는 게임 명장면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저도 1,2 재밌게 했어요. 스샷에 있는 히나타 각성모드에 소름이 쫙... 정성스런 리뷰에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