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애기했던 것처럼, 중간중간 뿌리는 복선이나 설정, 그리고 아무리봐도 사건에 계속 겉도는 시로가네 등등으로
결말은 어느정도 예측을 하고 최종장까지 달렸습니다. 뭐 잘하면 단간2 오마쥬...가짜세계고, 설마 제작진들이 한번 더 꼬아서 뭔가를 보여주겠지 하고...
그런데 마지막에 와서 제4의 벽을 전조도 하나 없이 와장창 깨버리고, 저희 플레이어들의 선택으로 게임캐릭터들은 고통 받는다
뭐가 희망이고 절망이냐 난 플레이어 손에서 벗어나겠다... 이런 논지로 얘기가 진행되네요.
아무리 게임이지만 고딩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걸 보면서 즐거워 하다니 네놈들이 진정한 악역이다! 이런 논지를 전개하는 걸 보니
답답하고 기가 막혔습니다. 스탠리 패러블, 토토노 등도 플레이 했었지만 적어도 사전에 어느정도 납득할만한 질문을 던지고,
플레이어가 정상적으로 플레이 하고 끝내는 루트를 놔두는데, 이건 뭐 제 의사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넌 싸이코야! 살인극을 보고 즐거워하냐!
이렇게 들이대는 걸 보니 기분이 더러워지네요.플레이어한테 싸움을 거는 게임은 처음인데?
저라고 뭐 얘네들이 죽는 거 보고 좋아하겠습니까?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살아남고 클리어 하는 걸 좋아하는 건데,
작중인물이 '희망조차도 네놈들이 살인극 보기 위해 우리한테 억지로 떠넘긴 거 아니냐!' 이런 소리를 해대니 -_-;;
정말 꿈도 희망도 없는 전개긴 한데, 그럼 그런 악마같은 시청자들한테 돈받아 먹고사는 게임제작자 놈들은 진정한 악의 축인가 싶네요.
아무튼 두번다시 이따위 전개라면 게임 살 생각 없고, 이렇게 해놓고 단간시리즈로 후속작을 내놓는다면 그건 제작진이 미친 것 같네요.
저도 처음엔 엔딩보고 딱 글쓴님 기분이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게임을 플레이 하는 너네가 흑막이야!" 이런 결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풀리지 않은 떡밥들을 이곳저곳에 남겨놨다는게 -;; 예를 들면, 시로가네가 "사실 이건 너네들이 자원해서 살인게임 참가한건데?" 라면서 비디오를 보여주는데, 이 비디오가 진실이라기엔 너무나도 구멍이 많습니다. 납치된 기억이라던가, 참가자들이 모노쿠마즈를 기억 못한다거나 등등.. 뉴단V3 의 주제가 "거짓말" 이죠, 결국 결론은 뭘까요? 라고 물어보는게 제작자의 의도 같긴 합니다 -_-; 사실 이것도 좀 열받는 일이긴 한데.. 열린 결말의 단점이랄까요... 암튼 결론이 명확한 슈단1,2 와는 달리 엔딩 보고도 한참 분석하고 생각해야될 만 해서 생각보다는 괜찮았던 작품인 것 같긴 합니다.
저는 오히려 단간 1,2에서 희망만 맹목적으로 외치는 것들을 보고 약간 닭살..이 돋았던 사람인지라 이번 엔딩에서의 희망도 절망도 아닌 선택, 희망을 부정하고 거짓말이 악의도 선의도 될 수 있다는 주제가 더욱 반가웠네요. 주제의식 자체는 오히려 더욱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표현 방법이죠. 왜 픽션 살인극이라는 이해하기 힘든 극을 억지로 만들었는가? 여기에 합당한, 이해가가는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실책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