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시리즈는 초대작부터 쭉 플레이해왔던 팬이지만, 전작인 대역재1은 여러모로 불만족 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핵심인물이 어이없이 퇴장하는 전개에, 어처구니 없는 트릭... 역재의 아버지인 타쿠미 슈의 복귀작이라 기대가
컸었던 저에겐 큰 실망이었습니다.
플레이 내내 불만이 컸던지라, 어정쩡한 부분에서 끝나는 시나리오는 오히려 별로 놀랍지도 않았었죠.
반면, 6는 후임자인 야마자키 타케시가 꽤 잘 마무리를 했기 때문에, 더더욱 이제 타쿠미 슈의 시대는
끝난건가...하고 생각하고 있었던 차에 2가 나왔습니다.
전작이 실망이 컸던지라 신작이 나왔는데도 선뜻 구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평이 좋아서 뒤늦게
플레이를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타쿠미 슈가 상당히 칼을 갈고 기합을 넣어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하듯, 전작의 모든 복선을 회수하고 깔끔하게 엔딩까지 끌어내
그야말로 전작의 혹평에서 대역전을 이끌어냈습니다.
1을 하셨다면 반드시 해볼만한 작품입니다.
전작이 상당한 비판 속에 흥행이 신통찮아서 아마도 예산이 삭감되었는지,
전작에서는 에피소드마다 삽입되던 애니메이션이 싹 삭제되었습니다(초반에 하나 있긴합니다만).
그래도 폴리곤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움직임이 어색하지 않게 잘 표현되어, 3D 카툰캐릭터임에도
애니메이션을 보는듯 위화감이 없었습니다.
시스템적으로는 전혀 변화가 없지만, 전작에서 억지스럽고 흐름을 끊어먹었는다고 혹평이었던 최종변론을
그래도 스토리상 어색하지 않게 묘사하기 위해 애쓴 티가 나고(나중에는 전개상 이유로 아예 없애버립니다 ㅎㅎ),
홈즈와의 공동추리도 전작은 템포가 영 좋지 않았는데, 연출을 강화해서 보는 재미를 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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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는 게임성과는 전혀 상관없는 잡담입니다.
일본인 주인공들이 당시 세계적인 패권국가이자 선진국인 영국 법조계를 쑥대밭으로 만드는데,
아무리 게임의 가상세계라곤 해도 일개 외국에서 온 유학생;이 이래도 되나 싶은 위화감이 계속 든단 말이죠.
자국의 법대를 나와도 전원 다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닐진데, 말도 서투를 수 밖에 없는(영문학부라는 설정이 있긴 하지만,
단순 회화와 이러한 전문영역은 차원이 다르죠...) 동양인 유학생이 변호사로 법정에 선다라...
변호사는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치더라도 검사(ㄷㄷ)까지...
영국의 법조계는 외국인 유학생이 현장에 투입될 정도로 인재부족에 시달린단 말인가 싶은거죠.
그 이전에 그 시절 서양인이 동양인을 동등하게 취급이나 했을런지...
당시로 따지면 이런 사람들이었겠죠? ;;
역전재판 세계의 범인들은 참 순진하고 정직해요.
궁지에 몰린 주인공의 아무말 대잔치에 갑자기 뜨끔한 범인이 표정관리가 안되 땀을 뻘뻘 흘리기도 하고,
직접증거가 없어 정황증거만 대고 있는데, 마치 다 까발려졌다는듯 발악하다 스스로 결정적 증거를 내놓고 자폭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에는 체념하고 모든 범행을 낱낱히 자백하는 서비스는 덤이죠.
반면 현실은,
작년부터 쭉 이어져오고 있는 국정농단 재판만 봐도, 아무리 증거가 나와도 부인하고, 절대 인정하지 않고
지루한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가권력에게 죄를 자백하게 하기가 이렇게 힘든데, 게임에서는 너무나도 쉽게 권력자가 몰락하고
정의가 구현되는 것을 보니 그냥 100% 몰입하기는 힘들더라고요. 제가 나이를 먹은건지.
아무튼 대역전재판2 재밌게 플레이했고, 역전검사3가 나온다는 루머가 있던데 현실이 됐으면 좋겠네요.
오히려 역전2처럼 표정변화가 거의.없는 상대도 있었죠 역전서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