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신사까지 지어놓고 모셨던 걸 보면 본성은 나쁜 신이 아니었을 듯하고 실제로도 신사 입구 부근에 글자가 거의 지워진 비석에서도 단순히 연을 관장하는 신으로 모셨던것 같았더군요.
다만...신사 뒷길, 뒷산으로 이어지는 출구 부근에 사람들이 소원을 적은 종이를 매단 오브젝트를 건드리면 사람들이 실제로 코토와리에게 빌었던 소원들을 엿볼수 있는데...하나같이 누군가를 저주하거나 죽여달라는 내용 뿐이죠...단순히 인연을 끊고 헤어지게 해달라는 거면 모를까, 저주로 가득찬 소원들 뿐입니다.
아마도...이런 소원같지 않은 저주들만 들어주고 이뤄주다 보니 죽음으로 악연을 끊고 다니는 잔인한 신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신은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이고 그 사람들이 비는 소원이 하나같이 그런 것들 뿐이었으니...자연히 소원을 들어주는 신도 타락해버리게 된게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본래 인연을 관장하던 신답게 하루와 유이의 잘못된 인연을 바로잡아 끊어주는데 성공하지만요. 하지만 이것도 하루와 유이가 서로의 인연이 잘못되어버렸음을 알아채고 스스로 바로잡으려한 노력들을 해서 목숨을 건진게 아닌가 싶네요. 아마 하루와 유이가 스토리 내내 서로간의 잘못된 인연을 깨닫지 못한 채 함께 있는 것에 집착했다면 하루는 코토와리에게 살해당했겠지요.
그 외에도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게 한 요괴들도 많았습니다. 계속 춥다고 속삭이며 마지막에 두고 가지말라고 하던 여학생귀신...동족을 죽이고 위협하는 적들로부터 지킬려고 요괴가 되어서까지 사체를 지키던 쥐 요괴들...최종보스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악의에 가득 찬 요괴도 있는가 하면 뭔가 속사정이 숨겨져있는 요괴들도 있어서 스토리를 깰 때마다 여러 생각을 가지게 한 신요마였습니다.
매우 공감합니다. 죽은 동료를 지키고 있던 쥐들이나 혼자 비맞으며 떨고 있던 귀신에게 주인공이 우산을 씌워주자 사라지는 모습.. 전작의 주인공과의 만남에서 강아지와 관련된 이벤트도요. 귀여운 그래픽에 비해 상당히 먹먹하게 만들더군요. 전작도 클리어하고 나서 한동안 여운에 빠졌었는데 이번작도 마찬가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