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늑대지입니다.
캐릭터 모형 게시판엔 처음 글을 올려보네요 ^^
워낙 굇수분들이 많으셔서 제가 여기 글을 올릴 일이나 있을까 상상도 못했는데
친구 녀석의 권유로 용기내서 글 한번 올려봅니다 ^^;
이번에 올릴 글은 인생 처음으로 도전하게 된 디오라마 제작기 & 후기입니다.
글솜씨도, 사진 솜씨도, 제작 솜씨도 뭐 하나 없는 저퀄똥손의 잉여이지만
아무쪼록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제작하게 된 계기-
피규어 종류 중 하나인 S.H.Figuarts를 가지고
배운적도 없는 사진을 찍어본답시고 사진을 찍는게 취미인 평범한 특덕입니다.
최근 이전부터 수집하던 DX 나리키리 제품에 대해 흥비가 떨어져 처분하고 (최근에도 처분중입니다)
S.H.Figuarts를 모으기 시작했는데, 이개 생각보다 만족감이 장난아니라
이전보다 훨씬 더 열심히 모으고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그렇게 정신없이 모으던 언제부터인가..
장식장이 부족할 정도로 피규어 수가 늘어나 슬슬 보관이 힘들어질 때 쯤
대책을 강구해야할 시기가 오게 되었습니다.
장식장을 추가로 구매하던지, 피규어 수집을 슬슬 중단하던지
아니면..
또 다른 방법으로 보관할 장소를 만들던지..
하나하나 따져보니
장식장을 추가로 구매한 들, 집에 둘 곳도 없고
그렇다고 제 유일한 취미인 피규어 수집을 중단할수도 없기에
제가 선택한건 세번째 방법인 '새로운 장소에 보관 장소를 만들자'
그 것은 바로
[디오라마] 였습니다.
사실 디오라마는 제 어릴때부터의 꿈 중 하나였습니다.
코흘리개 시절때부터 비디오로만 보던 특촬물, 울트라맨을 시청할 때 부터
디오라마 라는 단어의 개념은 없었지만, 저런 작은 모형의 도시를 갖고싶다는 꿈이 있었고,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언젠가 상황이 되면 디오라마를 꼭 한번 갖고싶다는 생각을 갖고있었습니다.
하지만 디오라마는 그저 제게는 먼 영역의 일으로만 느껴졌습니다.
다양한 재료, 다양한 연출, 스케일 등 신경 쓸 사항이 상당히 많은데
거기에 신경쓸 겨를도 없었거니와,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잼병인 저에겐
그저 바라보기만 할 다른 문화였을 뿐이였죠.
그렇다면 완성된 디오라마 부품들을 사서 조립한다?
허나 디오라마의 재료들만해도 가격이 상당했습니다..
진짜 눈 딱 감고 사는 방법도 있지만
그럴때마다 저 가격이면 어떤 피규어를 살 수 있는데.. 라는 생각에 매번 디오라마 제작은 더더욱
저와는 멀어져가는 목표가 되어갔습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디오라마에 대한 미련이 떨어져나가지 않았고,
매일 매일 다른 고수분들이 만든 멋진 작품들을 보고 있자니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저도 이제서라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금요일 퇴근길에 무작정 대형 마트에 들러 재료를 수급해오게 되었습니다.
일단 평소에 조사해 온 자료들을 토대로 대략적인 재료들을 구매해봤습니다.
물론 여기서 돈 5만원 정도가 깨져서 '이거면 피규어가 얼만데...' 하면서 피눈물 흘린건 안비밀..(크흡..)
그래도 이왕 저지른거 한번 끝을 보자 싶어서
샤워로 퇴근의 피로를 조금 날려준 뒤 본격적으로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일단 컨셉은 자료 조사중에 제가 가장 뽕에 취했던 한장의 사진
일본 취미 잡지에 연재중인 [S.I.C 히어로사가] 중의 한 장면입니다.
저 배경과 같은 '공장'컨셉으로 테마를 잡고 제작을 시작해봅니다.
-본격적인 제작기-
우선 제작에 들어가기 앞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디오라마의 디자도 모르는 생초보자입니다.
당연히 전문가 분들과의 수준차이는 말할 것도 없고,
제가 진행하는 과정은 정확한 정보도 없이
근본적인 눈대중과 근거없는 감으로만 제작하다 보니
보편적인 디오라마 제작 과정과는 다르다는 점을 알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디오라마의 토대가 될 선반장의 사이즈에 맞춰
코르크판의 사이즈를 측정, 재단했습니다.
이 사이즈가 어느 정도의 크기가 되는지 가늠하기 위해
수납장에서 뒹굴고 있던 포제를 가운데 세워봤습니다.
바닥을 깔았다면 다음은 벽을 시공해야겠죠?
차후 공중전 연출도 하고싶기에 피규어 2개 높이의 벽을 세워봅니다.
S.H.Figuarts가 1/10 사이즈로 제작된 것을 참고하여,
그들의 평균 신장을 기준으로 2.5층 높이의 벽을 세웁니다.
이번에는 고스트도 높이 측정을 위해 참가시켰습니다.
우선 스카치테이프로 가조립을 하여 전체적인 균형을 확인해봅니다.
구석탱이에는 어비스가 공허한 공간에 앉아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정도면 넓어보이네요 ㅎㅎ
보통 피규어 촬영할 때 포토존으로 이정도에서 완료를 해도 훌륭한 스테이지가 된다고 들었지만,
여기서 끝낼거라면 제가 일부로 비싼돈을 들여 재료를 사오진 않았겠죠? ㅎㅎ;
마찬가지로 장식들을 가조립하여 꾸며본 벽면입니다.
차후 저 혀터는 녹슨 효과의 채색을 줄 예정입니다.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다행이네요.
새벽 2시
10시부터 시작된 작업이 4시간만에 어느정도 기본 배치를 잡게되었습니다.
사진은 제작을 기다리다 먼저 지쳐 잠든 어비스의 모습입니다 (...)
이제 이 배치를 기준으로 본격적으로 채색을 해봅니다.
도색은 아크릴 물감으로 진행했습니다.
마트에서 산 세트에는 회색이 없어서 검은색과 흰색을 섞어 칠해줬습니다.
하지만 양이 너무 적어 전체적으로 칠하진 못했습니다. (흰색이 먼저 바닥나더군요..)
해가 뜨면 (사진 찍을 시점의 시간은 새벽 3시 30분경입니다) 화방에 가서 물감을 추가적으로 구매해오기로 하고
첫날은 여기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희안한게 자기 전엔 분명 저 색이 그럴싸해 보였는데
자고 일어나서 다시보니, 괜찮긴 커녕 더러워보이기만 하네요;;
다음날
낮에 볼일이 있어서 먼저 처리를 한 후
해질 녘 쯤에 홍대쪽으로 건너가 다이소와 화방에 들러
필요한 물품들을 추가로 구매했습니다.
의외로 화방에 디오라마용 재료들을 팔고 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덕분에 관련 용품들을 손쉽게 수급할 수 있었습니다.
크.. 갓-화방 찬양해..
화방에서 사온 회색 아크릴을 아낌없이 퍼부어 칠한 결과물입니다.
드디어 콘크리트나 시멘트 느낌이 나는 도색이 되었네요.
이제서야 좀 제대로 만드는 기분이 들어 슬슬 기분이 좋아집니다.
바로 지체없이 나머지 오브젝트들도 도색해봅니다.
배치될 오브젝트들의 도색을 완료한 모습입니다.
마감제를 뿌리고 도색이 마르길 기다립니다.
아직 완성도 안되었는데 이것만 봐도 괜시리 흐뭇해지네요 ㅎㅎ
새벽 2시경쯤 도색이 말라서
이제 본격적으로 하나 하나 조립하기 시작합니다.
이전에 가조립한 것과는 달리 단단하게 고정하기 위하여
만능 접착제와 테이프를 병행하여
벽과 벽, 바닥을 단단히 고정시켰습니다.
새벽 4시경
오브젝트 위치 선정 및 조립을 완료하였습니다.
조립을 완료하긴 했지만, 아직 허전한 곳이 많네요..
자고 일어나서 나머지 빈 부분을 채워넣어 보기로 합니다.
조립을 끝내고 자기전에 대략 어떤 느낌이 나련지 궁금하여 찍은 사진입니다.
따로 조명이나 구도 생각 안하고 대충 퍼질러놓고 찍은 사진인데..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배치 했는지는..
비몽 사몽으로 찍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
아무튼 마무리까지 계속 간다면,
나름 처음치고는 괜찮은 디오라마가 완성 되리라는 기대감에
바로 다음날을 꿈꾸며 둘쨋날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다음날 느즈막히 일어나 점심을 먹고난 후,
디오라마의 빈 공간을 채워줄 추가 오브젝트를 만들기로 합니다.
우선 공장에 많이 쌓여있는 박스를 만들기 위해 목재에 사이즈를 표시해둡니다.
높이는 S.H.Figuarts가 앉을 수 있는 사이즈 정도로,
바닥에서 무릎 높이. 대략 5cm 정도의 높이로 재단했습니다.
그렇게 작업해나가던 도중에.. 이럴수가..
합판 한장이면 상자 여러개 만들고도 떡을 칠거다 ㅎㅎ 하면서 기고만장 했었는데
여러개는 무슨.. 한개 만들고 짜투리가 고작 저것만 남았습니다..
아.. 이래선 나가린데..
아무튼 일단 하나라도 우선 만들자 싶어 목재를 가공하고
접착제로 붙여 상자를 조립했습니다.
왠지 면 하나 하나 조립할 때마다 흡사 관짝을 조립하는 듯한 기분이 (...)
조금 더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합판 자투리로
상자의 테두리를 장식해줬습니다.
이제 접착제가 마를때까지 기다렸다가..
채색에 돌입...!... 하기 전에
먼저 한면만 칠하고 콘크리트 배경과 색상이 맞는지 비교를 먼저 해봅니다.
지나가던 와이프가 색이 너무 밝은 것 같다면서 자기가 채색해보겠다고 가져갔네요;;
본격적인_와이프의_작품.jpg
순식간에 세월의 흔적을 직빵으로 맞은 낡은 상자가 탄생되었습니다...ㅎㄷㄷ...
와이프도 마찬가지로 디오라마의 대자도 모를 뿐더러
그림 그리는 것과도 인연이 전혀 없는 사람인데... 새삼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제법 퀄리티가 좋아보여 바로 현장에 배치해봤는데
역시나! 이질감이 없어서 더이상의 수정 없이 바로 마감제를 뿌리고 스테이지의 빈자리에 위치시켰습니다.
나머지 합판도 같은 방법으로 쪼개고, 채색한 후 마감제를 뿌려
일반 폐꽁장에 있을법한 배치로 장식해뒀습니다.
이제 여기서 조금 더 손을 봐주면..!
드디어 완성!!
제 인생의 첫 디오라마의 전체적인 모습입니다.. (감격)
2박 3일..
거진 주말을 여기에 다 투자한 것과 같지만
완성된 모습을 보고 있으니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네요 ㅎㅎ
남들이 보기엔 한창 부족한 작품일진 몰라도
저에겐 꽤나 의미가 큰 작품이라 그런지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습니다 ㅎㅎ
이제 이 디오라마를 활용하여 본격적으로 사진 촬영을 해봅니다.
마지막은
이걸로 제 인생 첫 디오라마 제작을 완료했습니다.
2박 3일간 오래 앉아있느라 허리도 아프고 힘들기도 했지만
만드는 순간만큼은 재밌어서 시간가는지도 모르고 쭉 달렸던 것 같네요 ㅎㅎ
역시 인생은 도전해봐야 아는거라고, 거기에 투자한 시간의 가치는 거짓말을 핮 ㅣ않는 것 같습니다 ㅎㅎ
아무튼 긴글이였지만, 읽어주신 모든 루리웨 유저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앞으로 이 디오라마를 중심으로 자주 사진을 더 찍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
후일담
1. 사실 모든 라이더 피규어의 개개인 독사진을 찍어주려고 했으나, 체력이 딸려서 저 위의 사진만 찍고 체력이 방전됨 (...)
2. 2박 3일동안 디오라마만 붙잡고 있으니, 옆에서 구경만 하던 와이프가 심심한지 남은 자투리로 자기도 디오라마를 만들겠다고 도전 함.
아래는 와이프가 즉석에서 만든 디오라마
...생각보다... 괜찮다...?
감사합니다 ^^
헉...
뉴스나 볼까 하고 루리웹에 접속하니
오른쪽에 가있네요..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같은 특덕으로 추천드립니다.
오!! 가면라이더 디오라마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ㅋㅋㅋ 참신하네요ㅋ 저도 한번 해보고 싶을정도에요ㅋ
오!! 가면라이더 디오라마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ㅋㅋㅋ 참신하네요ㅋ 저도 한번 해보고 싶을정도에요ㅋ
저도 직접 시도까진 정말 오랜시간이 걸렸네요 ㅎㅎ 언젠간 나만보라규 님의 멋진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ㅎㅎ
마지막사진은 핑크가 다소곳이 누워있습니다 예
Yeah--!! (?)
멋진데요?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같은 특덕으로 추천드립니다.
특촬이 흥하길 바래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이런 아이디어와 도전과 노력이, 모델러의 행복이 아닐까 새삼 생각합니다. 아낌없이 추천!
그렇네요 ㅎㅎ 만들면서 재미있었고 완성하고 보람을 느끼고.. 제법 유익한 시간이였었습니다 ㅎㅎ
디오라마 하나로 사진의 분위기가 엄청 바뀌네요. 정말 정성스러운 제작기에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어휴 정성스럽다뇨 ㅠㅠ 쑥스럽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특덕의 정! 추천 꽝! S.H.Figuarts로만 모으신 점도 추천 꽝! 근데... 난 언제쯤 장식이 가능할까...ㅠㅠ(포장도 안뜯은 라이더들이 이미 50개 이상을 넘었...)
헉... 사진 꼭 보고싶네요! 저도 언젠가 가면라이더 시리즈를 모두 모으는걸 목표로 정진하겠습니다! ㅎㅎ
라이더 덕후로서 이건 추천하지 않을 수가! 지나가던 와이프분 능력 차냥해여!
근데 막짤은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는 숲속의 마리카인가요 ㅋㅋㅋㅋㅋㅋ
같은 과일이라고 붙여놨는데 어째 분위기가 그러네요 ㅋㅋㅋㅋ
선배님들 여기서 주무시면 안됩니다. 아으 나 야근했어... 제발 조금만 쉬자. 그런데 레몬 소다나 바나나가 아니라 피치 소다라니 의외로 마니악한걸 구매하셨군요
사실 와이프의 의견도 한몫했습니다 (...) 땀내나는 남정네들만 모으지 말고 좀 여성 라이더를 모아보라길래 (...)
추천드세요
오홍홍 감사합니다
화방에서 재료를 파는 이유는 아마도 건축/건도 학생들이 건물 조감 모형 같은걸 만들기 때문일 듯 합니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ㅎㅎ
디시 힛갤에서도 봤는데 여기에서도 베스트 갔군요
그러게요(...)
너무 멋지네요 두둥! (와이프분이 만든게 더멋집니다!)
인정합니다 (...)
삭제된 댓글입니다.
오홍홍
덕질은 반도체와 비슷합니다. 한정된 공간에 어떻게든 쑤셔넣게 되더군요. (어?)
엌ㅋㅋㅋㅋ 공감합니다
초짜?(이거 뜻 잘못알고 계신거 아니예요?^^ㅎㅎ) 에이~~거짓말~~^^ 멋진데요^^
와이프님 작품은 스폰지밥을 세워놓으면 꽤 그럴싸 할 듯. 귀엽네요. 노력에 추천 드리고 갑니다. 잘 봤습니다. :D
막짤 센스 굿이시네욬ㅋㅋㅋㅋㅋ
특덕은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