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에 생일이 있어 아내가 생일선물로 뭘 받고 싶냐고 묻기에 PG 퍼스트가 갖고 싶다고 했습니다.
건프라를 사러 동네 샵에 갔는데 마침 이게 있었습니다. PG RX-78-2 CHROME PLATEDVERSION...그 유명한 아무로 코팅의 재판 버전이죠...
아시아 한정이라는데 한국이 포함되어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크롬킷은 그간 매우 탐났던지라 꼭 갖고 싶었고, 아내에게 고했더니 흔쾌히 사주었습니다.
많이 행복합니다. 결혼 전부터 생일선물은 늘 PG건프라로 받았는데, 그간 받은 게 PG 유니콘, PG 엑시아였습니다. 올해는 하이레졸 아스트레이로 할까 고민하다가 퍼스트 크롬에 꽂혔네요. 잘 구입한 것 같습니다. 진짜 큰 선물을 받아서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이 크롬코팅의 광빨의 아름다움은 실물을 보지 않고는 100%느끼기 힘듭니다. 사제코팅이나 오버코팅을 통해 얻어낼 수도 있긴 한데, 저처럼 지구인으로선 그런 방법보단 그냥 반다이 공식코팅 사는 게 더 싼 것 같습니다. 결과물은 어쨋든 똑같이 아름다우니까요.
언제나 그렇듯이, 완성 후에는 늘 똥폼 정자세로 유지하지만, 내부프레임은 꼭 칠해줍니다. 크롬코팅이니만큼 외장은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지만 내부프레임의 사출색은 너무 무덤덤한 느낌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일단 내부프레임을 도색완료한 후, 촬영해보았습니다.
초기 PG 특유의 오버디테일이 살아있습니다. 1998년도에 출시되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저 수많은 디테일과 가동부위....겉으로 보이는 피스톤들의 8할 이상이 실제 가동피스톤이니 말 다했죠. 비가동피스톤을 비롯하여 곳곳에서 마스킹 요소가 있는데, 나름대로 타협을 보았습니다. 스프레이부스나 에어브러시가 없는 입장으로써, 무조건 스프레이 도색인지라 마스킹을 활용한 구분도색은 최대한 필요한 곳만 진행하고 나머지는 주로 메탈릭 마카(실버,바이올렛,블루)와 리퀴드 크롬 등을 사용했습니다.
꽉 들어찬 프레임디테일...너무 멋집니다.
전체적인 느낌을 봅니다.
이하 부위별 확대샷
전신 둘러보기
이 정도면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외장을 씌워봅니다.
제작하면서 중요시한 부분이 바로 코팅킷 특유의 지저분한 게이트 자국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는데요.
특히 원래 사출색이 백색인 외장의 게이트 문제가 엄청나게 큽니다.
이게 다른 원색의 경우 사출색과 코팅색의 차이가 미미하여 게이트 자국이 그렇게 의식되지 않아 그냥 깔끔하게만 잘라내도 되는데요.
백색의 경우 코팅면이 아무리 밝아봤자 배경의 밝기 이상으로 밝아질 수 없기 때문에 사출색인 백색이 엄청나게 튑니다.그래서 어떻게든 게이트 자국을 손 봐야하는데, 샵 사장님이 추천해줘서 구입하게 된 리퀴드 크롬이 진짜 물건이더군요.
리퀴드크롬은 말 그대로 액상크롬 같은 효과를 주는 펜인데, 칠한 직후에는 덧칠해도 눌린 칠자국이 거의 드러나지 않아 많은 분들이 버니어라든지, 광빨이 필요한 부분에 크롬 도색용으로 많이 쓰고 계십니다. 장점으론 거의 사제코팅에 준하는 거울같은 도색면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으론 그 코팅면이 결국에는 건조 후에 광빨이 5%정도는 죽는데다가 유기용제나 마감제를 올리면 그냥 끝장난다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단점으로 하루이틀 갖고는 건조다운 건조가 안된다는 겁니다.
칠해놓은 분위를 깜빡하고 만졌다? 그 부위는 진짜 끝장입니다... 광도 죽고, 덧칠하면 칠자국도 생기고, 안 생길 정도로 많이 덧칠하면 두꺼워지고...건조에 더 오래걸리고 ㅠㅠ
조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어쨋든 이 리퀴드크롬의 효과가 빛을 발한 결과, 외장을 씌우고도 나름대로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외장까지 모두 씌운 완성본입니다.
정직한 정면샷
표준형 대각샷
어깨장갑에 자꾸 초록색 빛이 드는 것은, 촬영한 장소 전면에 있는 애기용 매트 색깔 때문에 그렇습니다.
반사면을 잘 보시면 애기키우는 집 티가 많이 납니다.
조명이비추는 위치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집니다. 순서대로 좌측광, 상측광, 우측광이죠. 카메라 플래시의 벽면반사광에 의존한 촬영인지라, 좋은 조명들이 갖춰진 스튜디오에서의 촬영욕구가 간절합니다. 정말 멋진 모습이 많이 나올텐데...
정면플래시
상측광(천장반사광)
좌측광(벽면반사광)
우측광(벽면반사광)
상측광(천장반사광)
좌측광(벽면반사광)
우측광(벽면반사광)
이하 비슷한, 혹은 동일한 앵글로 3개 내지 2개가 연이은 사진들은 모두 좌-상-우 순으로 되어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다음은 뒷모습입니다.
다음은 각 액세서리와 부위별 샷입니다.
PG퍼스트는 아주 고품질의 명품킷이 틀림없지만, 옥의 티가 하나 있는데, 하나는 코어블럭의 색분할이 전혀 안 되어 있는 것과(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일히 마스킹해서 메탈릭도색을 했습니다...만 어차피 건담 속에 있어서 안보입니다.ㅠㅠ) 코어파이터 수직미익의 방향타 플랩의 색분할이 안 되어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킷은 크롬코팅이기 때문에 설정상 백색인 수직미익의 백색크롬을 어떻게 살릴지가 고민이었는데요. 이 떄 리퀴드크롬이 빛을 발했습니다.
원래 기능인 코팅면의 품질이 아주 준수하기 때문에, 포인트도색과 게이트 자국 처리의 본래 목적 이외에도, 백색크롬코팅면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이죠.
덕분에 설정컬러를 재현할 수 있었고, 아주 만족하였습니다.(코어파이터 랜딩기어 타이어의 휠 부분도 색분할이 안 되어 있지만, 리퀴드크롬으로 채색했습니다.)
빔 라이플과 쉴드, 빔 라이플의 리벳포인트만 리퀴드크롬으로 톡톡 찍어주었습니다.
부위별 확대샷, 코팅이 아주 만족스럽게 잘 되어 있어 깔끔한 거울면을 자랑합니다.
코팅면이 아깝기도 하고, 데칼링 자체도 피로한 일인지라 이번 작업물에서는 데칼링은 완전히 생략하였습니다.
크롬플레이티드 한정판에는 PG라인업 대부분에 적용할 수 있는 공용 한정습식데칼이 동봉되어 있지만, 그것마저도 귀찮더군요. 코팅면을 온전히 감상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하고, 퍼스트는 묘하게도 노데칼 상태라도 그 컬러링과 조형의 맛이 남다르기에 볼 만합니다. 그래서 그냥 이걸로 완성으로 하였습니다.
다음은 초기 PG의 꽃, 풀 해치 오픈입니다.
기껏 내부프레임 도색했는데 안 보이면 섭섭한데, 풀 해치 오픈이 되어서 정말 좋습니다^^
많은 사진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전반적으로, 24만원이라는 정가로 비추어 보았을 때, 전혀 아깝지 않은 명품 중의 명품이었습니다.
마감제를 뿌릴 고생을 안해도 되어서 너무 좋았던 경험이었습니다.
내 돈 주고 샀어도 엄청 만족했을 킷인데, 선물받아서 그런지 더더욱 즐겁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당분간은 다시 건프라를 만들기 힘들겠기에, 일 쉬는 동안 마지막으로 만든 건프라가 될 것 같은데, 그 대미를 멋지게 장식했습니다.
다음 만들게 되는 건프라는 바라옵기 마지않는 RG뉴건담이 되기를 기도하며 새해를 맞이하렵니다. ^^
데칼을 안해도 충분히 크롬도색된 면이 잘 나와서 멋지네요 역시 건담은 퍼스트가 제일인거 같습니다
모든 건담의 시작이다 보니 20세기 시절 킷인데도 품질이 압도적인가봅니다. PG파스트는 지금 봐도 디자인이 촌티가 안나요 대단합니다.
생일 축하드려요! 처음 알았는데 pg퍼스트 건담의 조형이 요즘 나오는 프라만큼이나 멋있게 잘 나왔네요 " "
지금 봐도 경이로운데 98년 당시에 사람들이 받았을 충격은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대단해요...
헉 그렇게 오래된 물건이었군요 ㄷㄷ... 확실히 지금 봐도 대단한데 옛날 사람들은 옛날 품질의 프라모델만 보다가 저런거 하나 떠억 나오면 입 벌어지겠네요..
조립 후 싸악 닦고 장갑 끼고 만지시며 사진 찍으시는게 눈에 훤하네요. 게이트 자국도 하나 하나 칠해주신거 같은데, 금색은 어떻게 처리하셨나요? 전 흰색 - 크롬실버 부분만 마커로 콕콕 찍어 게이트 처리했습니다.
저도 흰색은 리퀴드크롬으로 찍어주고 나머지 원색은 모두 걍 방치입니다.ㅋ; 크롬광을 내는 원색도료를 못찾아서...다행히 흰색만 커버되어도 레드썬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