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여행의 범주에 넣어도 되나? 생각했지만 일단 마땅한 게시판을 몰라서 여기에 올려봅니다.
오랜기간 굉장히 친했던 중학교 동창을 만났는데 제 집에서 놀다가 문득 학교 가보자고 하기에 따라 나선 게 계기가 됐죠.
학교 출입은 직원의 허락이 있었습니다.
멍청하게도 건물의 외형은 찍어두지 않았네요...
중학교는 제 방에서 창문을 열면 건물이 또렷이 보일 정도로 가깝습니다. 등교할 때 5분이면 뚝딱이었죠.
우선 교실 사진인데, 다닐 땐 몰랐는데 시설이 제법 좋네요. 고등학교와 달리 바닥도 깔끔히 마감된 나무바닥이고, 의자와 책상도 큼직합니다.
교실이 생각보다 넓기에 학생수가 줄었나 했는데 30명이더군요. 제 때와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처음 올라가고 교실에 들어갔을 때 좁다는 생각을 했었군요.
락커룸. 이 학교의 락커가 유독 컸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저는 자물쇠 걸기도 귀찮고 수업중에 밖에 나가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뭣해서 잘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네요.
요건 교실 벽면에 걸려있던 드림캐쳐.
인상적이라 찍어봤습니다.
칠판에 뭔가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써놓은 낙서.
사실 중학교 때로 돌아간다면 비트코인도 물론 사두겠지만, 그보단 좀 실속 있게 공부해서 원하는 과에 소신지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급식실.
그러고보면 남녀가 나뉘어서 배식 받고 밥을 먹었었죠. 까닭은 아직도 모릅니다.
우리학교는 상당히 급식의 질이 높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실 고등학교도 학교에서 주는 급식은 문제 없었는데, 외부업체에서 가져오는 석식이 악명이 높았어요.
영어 교실입니다.
중1때는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을 해온지라 꾸준히 영어 90점을 넘겼는데, 중2때부터 요상하게 영어의 난이도가 떡상해서 50점대를 처음 맞아본 기억이 나네요.
나머지 과목을 다 조지고 영어를 83점 맞았는데 오히려 성적이 올랐던 기억도 있고... 영어와 과학에 힘을 쓰는 학교였던 것 같습니다.
학생상담실. 같이 온 친구는 이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어머니가 제가 봐도 아주 극성맞을 정도로 친구를 공부로 몰아붙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때 상담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와 관련된 일화로, 친구는 학교에서 배웠던 파트를 복습하기로 돼 있었는데, 하루는 안 하고 거짓말을 했답니다. 그래서 그 어머님이 저를 포함한 다른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려 확인을 받았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다른 친구에서 뽀록이 나서 상당히 많이 맞았었다네요. 또, 이 친구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학교 밖에서 만나서 놀자고 하면 학원도 그렇고 집이 워낙 엄격해서 잘 만나지 못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대학생이 된 지금이야 마음과 지갑만 있으면 만날 수 있지만요.
친구의 부모님을 멋대로 폄하할 순 없으니 거기에 대해선 넘어가고, 저라면 저런 환경에서 미쳤을 것 같은데 제 친구의 인품과 지성은 제가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표현은 잘 안 하지만요.
수학 교실입니다. 여기서 방과후 학습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여기 칠판에도 친구와 낙서를 했는데, 미적분 공식을 쓰는 거였죠.
지금 생각해보니 C++언어를 남기고 올걸 그랬네요.
또 다른 영어교실. 3학년 때 썼던 교실인 걸로 기억합니다.
이 교실에 대한 기억은 별달리 없네요.
영재과학실. 친구는 성적이 좋아서 이 동아리? 특별반?에 속해 있었는데
특반인 만큼 실험을 자주했고, 학교 측 예산으로 간식을 굉장히 자주 준비해줬던 걸로 기억합니다.
순혈 문과생인 저와는(지금은 컴공이지만) 관계 없는 일이었네요.
체육실인데, 체육수업이야 뭐 대부분 운동장 내지 강당에서 진행했으니 여기서는 각종 테스트나 측정을 했던 기억 밖에 없네요.
실습실?
여기서는 수행평가의 일환으로 독서대를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손재주가 좋지 못한데다 손으로 하는 섬세한 작업을 싫어해서 엄청 조악한 결과물이 탄생했었죠.
물론 지금은 버렸습니다.
아쉽게도 문이 잠겨 있어 유리문을 통해서 찍을 수 밖에 없었던 도서관.
아싸답게 친구들과 도서관에 박히는 일이 자주 있었고, 같이 온 친구와 중2 방학 시즌에 매일 아침 오기도 해서 사서 선생님과는 제법 친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도서관에서 상당히 떠들썩하게 있었던지라... 지금 생각하니 죄송스럽네요.
도서관에서는 주로 PC잡지와 식객을 읽었습니다. 식객은 전권을 독파했죠.
미술실 앞에 걸려있던 보컬로이드 그림.
보컬덕인 친구가 마침 '아, 그 때 그 보컬로이드 그림 아직 있으려나ㅋㅋㅋㅋㅋ'했는데 진짜 있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우리가 다닐 때도 저 그림 그렸던 선배는 졸업생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만화부 유령부원이었다가 중3때 만화부 부장인 친구가 생겨서 다시 얼굴을 자주 비추게 된 미술실.
당시 미술 선생님과도 친했었습니다. 만화부 부원들과 부코도 처음으로 가봤고...
졸업시즌엔 눈결정을 종이로 만들어 장식했었는데, 굉장히 예뻤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에 사용할 비품을 놔둔 거 같은데, 마커가 있어서 놀랐습니다.
제법 비싼 걸로 기억하는데...
찍어둔 사진은 여기까집니다. 우발적으로 시작한 탐방?이었던 만큼 사진이 적네요. 조금 더 찍어둘걸 그랬어...
고등학교 시절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고, 고등학교 동창들은 아주 일상적으로 만나서 기억을 환기시킬 기회가 많아서 별로 새롭지도 않았는데, 중학교는 감회가 몹시 신선했었습니다.
중학생 때 흑역사를 제법 쌓아두기도 했지만, 그 때 소중한 인연을 쌓은 친구도 적지 않게 있었으니 제법 만족합니다.
지금 와서 좀 후회하는 건 조금 더 친구들과 교류를 했으면 좋았겠다는 것 정도네요. 선생님들과도 그렇고...
근데 낙서 남긴 건 좀 양심에 찔리네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학교가 어딘지 알수 있을까요? 저런 나무 바닥 교실을 좀 찾고 있는데 사진이 좋아보여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