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해돋이 명소를 찾아가보기로 해요.
미노야마 공원(MAPCODE :150 494 273*06)를 향해 출발합니다.
참고로 저는 공원의 북쪽길이 아닌 네비가 안내한 남쪽길로 올라갔는데 겨울에는 코너 구간에 눈이 쌓여서 주차장까지 갈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올라간 위치의 길가에 주차해서 걸어가야만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전부 멀쩡한 북쪽길로 찾아오셨더군요;
미노야마 공원은 표고 581.5 m의 산인 미노야마(蓑山)의 정상에 펼쳐진 41 ha 넓이의 현립 자연공원입니다.
5~6월에는 벚꽃, 산철쭉, 수국의 꽃밭이 차례대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공원이에요.
공원의 가장 위쪽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일출 시간에 맞춰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계시더군요.
부코산을 배경으로 한 치치부 시내의 아름다운 풍경이 내려다보입니다.
산으로 둘러쌓인 사이타마현 유일의 비경이라는 치치부다운 경치같네요.
확실히 건물들을 보면 시골이 맞기는 한데, 낮이든 밤이든 차량 통행량은 상당히 많아서 관광지로서의 인기가 실감되더군요.
료칸으로 돌아와서 이번에는 주변 산책을 해봅니다.
주변에 있는 이와다타미라는 명승지가 유명해서 상점가가 발달해있는데 이른 아침이라 문을 연 곳은 없네요.
가게들은 다양한 간식거리를 판매하는데 특히 찐 감자를 튀긴 후, 된장 소스를 바른 간식인 미소 포테토가 유명하다고 해요.
상점가의 끝에는 료칸의 바로 옆이기도 한 이와다타미가 펼쳐진 나가토로 계곡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와다타미는 폭 80 m, 길이 500 m의 암석지대로 국가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요.
나가토로 계곡을 흐르는 강물인 아라카와는 나룻배를 타고 주유해 볼 수 있는데 특히 1~2월달에는 코타츠선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저는 탈 생각이 없었지만 독특한 암석 계곡을 제대로 감상하기에는 제 격인 것같더군요.
계곡을 따라 유보도가 꾸며져 있어서 잠시 거닐어 봅니다.
이와다타미(岩畳)란 명칭은 바위(岩)가 마치 다다미(畳)를 여려 겹으로 겹쳐놓은듯이 생겼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에요.
독특한 바위 계곡과 더불어 가을에는 붉은 단풍으로 물들어서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한다고 하네요.
겨울이라 황량한 풍경입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만한 경치라는 것이 느껴지네요.
강의 반대편 암벽지대(사진은 끝부분만 보임;)는 삼국지 적벽대전의 무대와 닮았다고 해서 치치부의 적벽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료칸으로 돌아와서 강이 보이는 1층 레스토랑에서 진행되는 아침식사를 합니다.
연어 구이와 계란말이, 각종 절임과 조림이 주를 이루는 식단이군요.
미리 다 차려져 있는 상태여서 식었고, 맛은 평범했네요.
끓이는 두부가 나오네요.
특별한 맛은 없습니다.
밥의 경우는 특이하게 죽을 선택할 수 있더군요.
다른 재료는 들어가지않은 평범한 죽이었는데 아침으로는 죽이 더 먹기 편하네요.
마지막 3일차의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산골인 치치부 시에서도 더욱 깊은 산 속에 위치한 미츠미네 신사(MAPCODE : 534 322 189*05)로 향합니다.
참고로 료칸에서 1 Km 거리에 호도산 신사(宝登山神社)가 있는데 치치부 신사, 미츠미네 신사와 더불어 치치부 3대 신사로 불립니다.
이번 여행에는 너무 신사만 가는 것같아 호도산 신사의 방문은 제외했어요.
정말 이 곳은 첩첩산중이란 말이 어울리는 곳이에요.
하지만 신사가 워낙 유명해서 그런지 버스도 다니고 대형 유료주차장도 갖추어져 있어서 놀랍더군요.
주차장에서 신사 방향으로 올라가면 3개의 도리이가 합쳐진듯한 모양새의 미츠토리이(三ツ鳥居)가 나타납니다.
일본의 모든 신사중에서 미츠토리이가 있는 곳은 단 7곳뿐인데, 창세신화에서 최초로 등장한 3명의 신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도리이의 좌우에 세워진 석상은 코마이누가 아니라 늑대라는 점이 독특합니다.
미츠미네 신사는 일본 왕족 야마토타케루가 이 땅을 찾게되면서 세워졌는데, 이는 하얀 늑대의 인도에 의해서였다고 해요.
그래서 늑대를 신의 사자로 보는데 신사 부지의 곳곳에 늑대의 석상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도리이를 지나쳐 조금 걸어가면 야마토 타케루의 거대 동상과 오쿠미야의 요배전, 그리고 즈이신몬으로 향하는 작은 갈림길이 나옵니다.
먼저 본전쪽으로 가기위해 즈이신몬으로 향했는데 화려한 채색의 거대한 문이 우뚝 서있네요.
즈이신몬은 1691년에 건립된 이후 재건과 수리를 거쳤는데, 2004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새로 채색되었다고 합니다.
참배로를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배전이 나옵니다.
청동 도리이가 보이고 좌우로 테미즈야와 목재 등롱이 보이는데 즈이신몬과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화려합니다.
이건 거의 닛코 동조궁이 생각나게 하는 화려함이에요.
정면에는 1800년에 건립된 배전의 모습이 보이는데 마찬가지로 매우 화려한 채색을 뽐내네요.
좌우로 거대한 삼나무가 한 그루씩 세워져 있어서 신성한 분위기마저 느끼게 합니다.
배전이나 즈이신몬의 건립 시기는 그리 오래된 것같지 않지만, 미츠미네 신사 자체의 창건시기는 약 71~130년경으로 추청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표고 1,102 m의 미츠미네 산의 정상에 위치해 있어서 하늘에 가장 가까운 신사로도 불린다고 해요.
고지대에 위치하다보니 안개가 자욱한 경우도 많은데 그 때는 아주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고 합니다.
배전에는 다양한 조각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봉황, 사마광의 항아리 깨기 일화, 칠복신의 모습 등이 보이네요.
배전의 한켠에는 2012년에 갑작스레 나타난 용신의 모습이 보인다는 안내문이 보이더군요.
바닥에 젖어 있는 상태에서 잘 보이는데 확실히 붉은 두 눈과 길쭉한 얼굴이 용처럼 보이기는 합니다.
미츠미네 신사에는 특이하게도 코운카쿠라는 숙박겸 일일 온천시설이 존재합니다.
사진의 우측이 그 건물이고, 좌측의 고풍스러운 건물은 한 때 관음상이 모셔졌던 별전이었는데 지금은 카페로 이용되고 있어요.
그런데 마당에서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군요?
마침 방문한 당일이 입춘제를 앞두고 펼쳐지는 콩 볶기 행사날이었어요.
거대한 쇠냄비에 콩을 붓고 참배객들이 한 사람씩 나와서 휘저어 주는 행사같더군요.
이렇게 볶인 콩은 후쿠마메(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부르기 위해 뿌리는 콩)로서 입춘제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한켠에서는 치치부의 명물요리인 즈리아게 우동을 100엔에 판매하기 위해 준비중이더군요.
카마아게 우동과 비슷한 음식인데 면을 삶은 냄비에서 그대로 건져 올려먹는 것이 차이라고 해요.
바로 판매할 기미도 안보이고 행사를 지켜본다고 시간도 지체해서 저는 시간 관계상 이만 퇴장하기로 했습니다. ㅠ
다시 즈이신몬까지 되돌아와서 이번엔 요배전을 둘러봅니다.
내려다보이는 산세가 수려하네요.
정말 첩첩산중 그 자체입니다;
참고로 신사가 위치한 미츠미네 산은 묘호가타케, 시라이와야마, 쿠모토리야마의 3개 산을 총칭하는 표현입니다.
오쿠미야가 위치한 곳은 사진의 우측편에 잘려서 보이는 묘호가타케의 정상이라고 하네요.
신사의 입구 부근에는 식당겸 기념품점 두 곳이 존재하는데, 한 곳에서는 미츠미네 신사의 명물이라는 이모덴가쿠를 맛볼 수 있습니다.
한번 사먹어 보기로 합니다.
소스를 바른 감자를 막대에 꽂아서 숯불의 열기로 구운 요리인데 맛은 매콤하면서 짭짤했네요.
감자의 식감 그대로라서 차 한잔과 함께 가볍게 먹기에 무난한 간식이었네요.
다음은 치치부 3대 얼음기둥 축제중 못봤던 남은 한 곳인 미소츠치의 고드름(MAPCODE : 534 411 016*33)을 보러 향합니다.
지도상의 길을 보면 아시겠지만 국도에서 신사까지는 상당히 험한 산길이에요.
미소츠치의 고드름의 이벤트 회장은 캠핑장의 한켠에 있습니다.
그래서 캠핑장 주차 요금(500엔)과 이벤트 회장 방문을 위한 환경 정비 협력금(200엔)을 별도로 지불해야만 했어요.
이벤트의 자세한 정보는 캠핑장 홈페이지(http://www.woodroof.jp/tsurara/)를 참고하세요.
금액을 지불하고 강가로 내려가면 멋드러진 고드름의 예술품이 반겨줍니다.
더욱 마음에 드는 점은 인공적인 손길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경치라는 점이에요!
고드름의 빙벽은 크게 2곳으로 나뉘는데 다른 한 곳은 인공적으로 물을 뿌려서 얼렸습니다.
사진이 바로 인공적인 얼음기둥인데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는군요.
동영상으로 전경을 촬영해봤습니다.
야간 라이트업을 할 때가 가장 아름답지만 여행 일정 관계상 한 곳은 포기해야만 했어요. ㅠ
이번 여행의 마지막 온천이 되겠네요.
치가야 광천 료칸(MAPCODE : 534 748 763*65)으로 향합니다.
료칸에서 1 Km 정도의 길은 차 한대만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산길이고, 눈도 잘 치워놓지 않아서 찾아가기가 힘들었어요.
워낙 외진 곳에 있다보니 온천 매니아가 아니면 지나갈 일도 없겠지만요;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인기척은 전혀 없고, 왠 종이쪼가리들만 바닥에 펼쳐져 있습니다.
주인장이 료칸을 비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온천 이용에 관한 안내문과 방명록같은 것들이 놓여 있는 모습이네요.
24시간 입욕가능! 원천 100% 사용이군요!
...목재로 지어진 매우 낡은 료칸인데 일단은 숙박도 가능합니다;
현관의 좌측을 보면 1인당 700엔이라는 입욕료 안내가 보입니다.
사진 우측 상단의 서랍에 요금을 넣어두면 되는데 잔돈이 없을 경우에는 아래 서랍에 동전이 들어있으니 양심껏 꺼내가면 됩니다!
그러나 1000엔짜리 지폐도 없다면...저도 몰라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뒷편을 보면 욕실이 있는데 온천은 남녀개별 내탕 한 개소씩만 있습니다.
온천수가 냉광천인 관계로 가온, 순환 구조라서 그런지 덮개를 이용해 온도의 손실을 막아놓았네요.
욕조의 크기는 성인 한명이 들어가서 다리를 뻗으면 딱 좋은 크기로 좁은 편입니다.
덮개를 열면 미약한 유황 냄새와 함께 적정 온도로 데워진 온천수가 반겨줍니다.
입수를 해보면...피부가 상당히 미끌미끌해져요!
1일차에 묵었던 아라키 광천료칸의 온천수가 살짝 미끌거리기는 했지만, 이 곳은 지금까지 방문했던 광천중에서 가장 미끌거린 곳이네요.
게다가 좋은 점은 순환시키는 온천에는 필수로 들어가는 염소 살균를 하지않았다는 점입니다!
방문객이 워낙 적어서 가능한 일이겠지만 덕분에 유황냄새도 맡으면서 기분 좋게 입욕할 수 있었네요.
광천중에서 이렇게 개성이 강한 온천수는 처음 만나봤는데 과연 비탕 매니아들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온천 성분표(1975년의 기록)를 보니 원천은 분당 6.1 리터로 자연용출되는데 천질은 pH 9.2의 단순 유황 냉광천입니다.
주요 성분은 나트륨 125.7 mg, 유산 58.41 mg, 탄산수소 180.5 mg, 메타규산 12.81 mg 입니다.
따뜻한 온천욕을 한 후에 차가운 간식을 먹으러 가볼까요.
아사미 냉장(MAPCODE : 150 583 684*00)으로 향합니다.
치치부 시내에는 사시사철 영업하는 아주 유명한 빙수 전문점 한 곳이 존재하는데 바로 아사미 냉장입니다.
넓은 무료 주차장을 갖추었지만 여름에는 이마저도 모자라서 주변에 잔뜩 존재하는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만 하는 곳이에요.
이곳은 예약이 불가능하고, 선착순으로 줄을 서서 입장하는 가게인데 역시 겨울이라서 그런지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습니다.
여름철의 휴일에는 2~3시간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는데 멀지 않은 위치에 분점도 존재하니 참고하세요.
입구로 들어서면 작은 정원이 꾸며져 있어서 야외에서 먹을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겨울이라서 아무도 없네요;
직원도 안보여서 순간적으로 잘못 들어왔나 싶었는데 계속 들어가면 건물이 보이고 직원이 내부로 안내해주시더군요.
1890년에 창업한 아사미 냉장은 2개월간의 자연 결빙 방식으로 천연 얼음을 만들어 음식점에 판매하는 공장으로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천연 얼음을 제작하는 곳은 전국적으로 6곳밖에 남아있지 않은데 현재도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빙수의 얼음은 한국에도 옛날에 존재했었던 기계에 얼음을 끼워서 수동으로 돌리면서 가루를 만드는 구식 제빙기를 사용합니다.
이 날의 추천메뉴인 감귤 젤리와 생딸기 빙수 세트를 주문해봤어요.
100% 과즙으로 만든 딸기 시럽을 빙수 위로 조금씩 뿌리면서 먹는 방식입니다.
빙수의 얼음은 한국의 빙수처럼 거친 얼음조각의 식감이었지만 천연수로 만들어서 그런지 상쾌함이 강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단맛이 강한 딸기 시럽을 뿌리며 먹으니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이 찾아오네요.
이곳의 빙수 메뉴는 팥이 들어간 조합도 있지만 대부분이 얼음+시럽의 순수한 조합이라서 지겐과는 또 다른 빙수의 참맛을 알 수 있어요.
감귤 젤리의 경우는 신맛이 상당히 강했는데 젤리의 점도가 단단한 편이라서 먹기에는 불편했네요.
그리고 입가심용의 새콤한 우메보시가 이 가게의 또 하나의 매력입니다.
다음은 점심을 먹으러 치치부 시내의 유명 식당인 노사카(MAPCODE : 150 250 072*85)로 향합니다.
오후 1시 반인데도 불구하고 가게에는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사람들이 예약 대기표에 이름을 적고 차에서 기다리던데 순환율은 빠른 편이라서 20분 정도를 기다리니 먹을 수 있었네요.
노사카는 치치부의 명물음식인 돼지 미소 덮밥(豚みそ丼)의 원조집으로서 유명한 곳입니다.
가게 내부는 사람들로 꽉꽉 채워져 있었는데 자리에 앉고 10분도 지나지않아 주문한 돼지 미소 덮밥이 나왔습니다.
된장 소스를 바른 돼지고기를 비장탄에 구웠다는데 뚜껑을 열자마자 숯불향이 향긋하게 올라오는군요.
소스를 바른 상태로 살짝 바삭한 정도로 구워냈는데 고기의 테두리만 살짝 탄 정도군요.
바삭하면서 쫄깃한 식감과 함께 간은 조금 짠 편이었지만 소스의 감칠맛이 우러나서 너무 맛있었어요.
국의 경우는 오히려 약간 싱거워서 두 가지의 조화가 절묘했습니다.
한국에서 이런 가게가 있었다면 정말 대박을 치지않았을까하는 훌륭한 맛이었네요!
다음 방문지는 우선 카와고에 히카와 신사(MAPCODE : 14 014 780*76)로 방향을 잡습니다.
신사와 더불어 인근에 위치한 카시야 요코쵸와 쿠라즈쿠리 전통거리를 도보로 방문하는 루트가 됩니다.
전통거리 주변은 온통 유료 주차장뿐이기때문에 번거롭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신사의 무료 주차장을 이용하기로 했어요.
사이타마현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명소인 쿠라즈쿠리 전통거리(통칭 카와고에) 주변은 엄청나게 붐빕니다.
카와고에 히카와 신사도 방문객이 많아서 주차하기가 쉽지않은데 저는 운이 좋아서 세울 수 있었네요.
이곳에 주차할 수 없다면 무료 관광 주차장(MAPCODE: 14 014 743*53)을 이용하여 이동 루트(링크 클릭)를 참고하여 가시면 됩니다.
참고로 신사의 주차장에 주차하면 신관이 무료로 차량 액막이를 해주기도 합니다!
...저는 렌트카지만요;
신사 방문은 뒤로 미루고 카시야 요코쵸부터 찾아가봤습니다.
참고로 카와고에의 주요 관광명소는 순회버스가 다니기때문에 굳이 걸어다닐 필요는 없어요.
뭔가 여우 가면같은 것이 잔뜩 진열된 과자점이 보인다면 카시야 요코쵸의 입구중 한 곳에 도착한 것이에요.
카시야 요코쵸(菓子屋横丁)는 과자(=카시, 菓子)라는 명칭처럼 'ㄷ'자 형태의 좁은 길가에 20여곳의 과자점이 밀집한 골목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전통 간식을 파는 먹자골목이란 느낌이죠.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골목을 가득 매우는 엄청난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어요;
가게들은 전병, 엿, 사탕, 만쥬, 경단, 군고구마, 소프트크림, 붕어빵 등의 전통, 현대 구분없이 다양한 간식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보니 엿을 이용해서 다양한 캐릭터 모형을 만들어 주는 곳이 있었네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더군요.
카시야 요코쵸를 빠져나와 바로 옆 거리인 쿠라즈쿠리 전통 거리로 발길을 옮깁니다.
전국에 다수 존재하는 '작은 교토'중 한 곳인데, 1893년에 발생한 대화재에서 살아남은 건물들이 전통창고 형태의 건물인 점에 착안하여
상인들이 앞다투어 전통 건물을 지어서 시가지를 형성했다는 다소 불순한(?) 이유로 생겨난 거리가 바로 쿠라즈쿠리 전통 거리입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건물만 전통 형식일뿐인 먹자 거리라는 인상이 강한 곳이었어요.
그래도 꽤나 유명해서 서양인을 비롯해 사이타마현에서 한국인을 유일하게 볼 수 있었던 관광지였네요.
쿠라즈쿠리 전통 거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카와고에 공식 홈페이지(http://www.koedo.or.jp/foreign/hangle/)를 참고하세요.
그런 쿠라즈쿠리 전통거리의 관광거리라고 한다면 높이 약 16 m의 도키노카네(=시간의 종이란 의미)가 있겠네요.
1627~1634년경에 최초로 세워졌지만 몇 번의 화재를 겪으면서 계속해서 재건되어 왔는데 말 그대로 시간을 알려주는 종루입니다.
종소리는 6시, 12시, 15시, 18시의 하루 4번 울린다고 해요.
종루의 안쪽편에는 약사 신사와 이나리 신사가 존재합니다.
약사여래불상이 모셔진 약사 신사는 병을 치료하고, 이나리 신사는 출세, 합격에 효험이 있다고 하네요.
약사 신사는 처음에는 절이었는데 과거의 신불 분리 정책에 의해서 불상을 모시는 신사가 되버렸다니 아이러니하군요.
솔직히 먹자거리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관광지가 적은 사이타마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 오기는 했으니 뭐라도 사먹어봐야겠죠!
어느 닭꼬치 가게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먹길래 한번 먹어보기로 합니다.
-_-...
새카맣게 태운 대파처럼 탄 맛이 많이 납니다.
고기는 퍽퍽하고, 된장 소스도 별다른 맛이 안나고 최악이네요;
다시 카와고에 히카와 신사로 되돌아와서 신사 구경을 해봅니다.
이 곳은 히카와 신사의 분사인데 창건 역사는 약 540년부터라고 해요.
다만 카와고에의 신사는 2조의 부부를 포함한 가족신을 모신다는 점에서 가족 원만, 남녀의 인연을 맺어주는 효험으로 신앙받고 있습니다.
히카와 신사의 주신인 스사노오노미코토는 물을 관장하는 신이란 점에서 이와 관련된 참배법이 있습니다.
종이 인형에 숨결을 세번 불고, 쓰다듬은 후에 물가에 흘려보내면 심신의 더러움이 씻겨나간다고 해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흘려보냈는지 냇물의 일부가 하얗게 될 지경이군요;
신사에 참배하러온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건 마치 닛코 동조궁을 연상시킬 정도의 인파군요.
신사 내부에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에마의 회랑이 존재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특히 커플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인지 알게해주는 대목이네요.
참고로 7~9월에는 엔무스비후링(縁むすび風鈴)이라고 해서 풍경을 잔뜩 달아놓은 회랑도 설치하는데 너무나 아름다워 보이더군요.
관심이 있으신 분은 특설 사이트(http://www.hikawa-fuurin.jp/)를 참고하세요.
에마 회랑을 지나가면 신목이 보이는데 불행히도 2011년에 발생한 태풍으로 인해 상단이 부러져 10 m 정도만 남아버렸어요;
수령 600여년의 삼나무 두 그루의 사이를 8자 형태로 돌면 부부 관계와 연애운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원래는 키타인(喜多院)이라는 유명 사찰이 부근에 있어서 갈려고 했는데 교통 혼잡 상황을 보아하니 다음 목적지로 가는 것이 낫겠더군요;
그래서 사이타마현에서의 마지막 방문 명소가 될 사야마 호수(MAPCODE : 5 365 305*55)로 향하기 합니다.
...역시나 미칠듯한 차량 정체로 인해서 신호등 하나하나 전부 걸려가면서 예정보다 늦게 도착했어요;
이 곳은 황혼의 명소인데 조금 늦어버렸네요. ㅠ
참고로 사야마 호수(정확히는 현립 사야마 자연공원)에는 별도의 무료 주차장은 없고, MAPCODE 위치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주차 후에는 길 건너편에 사진과 같은 공원 입구가 보이니 걸어가면 됩니다.
조용한 공원을 거닐다보면 사진과 같은 저수지의 방파제가 보입니다.
사야마 호수는 강물의 흐름을 막아 만든 인공 호수인데, 이 부근의 자연림이 바로 토토로의 숲이라 불리는 넓은 산림보호 지대에요.
저물어가는 황혼의 풍경을 감상해봅니다.
치치부 시를 제외하면 도심지뿐인 사이타마현에서 이만한 자연 풍광을 감상하기는 쉽지 않을 거에요.
원래는 구름에 가린 저 편에 후지산도 보이는데 운이 없군요;
저수지의 뒷편으로는 도코로자와 시내의 아경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괜찮은 도시 야경이군요.
현립 사야마 자연공원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벤치와 광장 정도가 전부인 넓은 공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공원 면적은 1,807.8 ha에 달한다고 하는데, 봄에는 2만여 그루의 벚꽃이 만개하여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식사는 사이타마 현민의 소울푸드인 야마다 우동의 본점(MAPCODE : 5 433 382*66)에서 먹어보기로 합니다.
야마다 우동은 사이타마현을 중심으로 관동지방에 180여곳의 점포를 전개중인 패스트푸드 체인점입니다.
사이타마현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중에 야마다 우동에서 먹어보지않은 사람은 없다고 불릴 정도로 서민의 사랑을 받아온 메이커죠.
...문제는 누구나 먹어봤을 뿐이지, 누구도 가성비가 최고라고는 말해도 음식이 아주 맛있다고는 말하기 힘는 곳이라는 점이에요;
우동, 소바, 카레, 덮밥 등의 경식을 주류로 삼는 가게입니다.
그리고 밥 요리에 요금을 조금 더 지불하면 세트 메뉴로 면 요리를 함께 먹을 수 있어요.
요금표를 보면 요시노야같은 덮밥 전문 패스트푸드점 빰칠 정도로 저렴하다는 점이 이 체인점 최대의 장점이죠!
야채 튀김 덮밥과 우동의 세트메뉴를 주문해봤습니다.
...주문하고 1분만에 요리가 나왔습니다;;
밍밍한 국물에 싸구려 면발의 우동과 인공 조미료를 팍팍 넣은 달고 짭짤한 덮밥의 맛이 입 안을 괴롭히는군요.
덮밥은 정말 겨우겨우 다 먹었어요;
음식값을 어떻게든 아끼고 싶어하시는 여행자분들은 야마다 우동에 와서 버라이어티한 메뉴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사이타마현의 여행을 끝마치고 하네다 공항으로 되돌아갑니다.
하지만 아직 시간 여유가 조금 있어서 오다이바에 위치한 다이버시티 도쿄(MAPCODE : 438 549*20)를 들려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오랜만에 도쿄의 수도고속도로를 달리게 됐는데 일요일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차들이 거의 없더군요;
예전에는 많은 차량들이 마치 레이싱을 하듯이 끼워들기를 하면서 빠르게 움직이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는데 신기하네요.
다이버시티 도쿄에 대한 설명은 넘어갑니다.
쇼핑몰입니다. 끝.
이 곳에 온 목적은 바로 다이버시티 도쿄 앞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유니콘 건담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건담은...남자의 로망이죠!
원래는 RX-78-2 건담이 세워져 있었는데 2017년 3월에 철거되고, 가을에 유니콘 건담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은 참 재미없게 봤는데 확실히 건담 자체는 매력적이에요.
유니콘 건담의 변형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봅니다.
이렇게 사이타마현을 둘러본 2박 3일의 여정은 막을 내립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절, 신사 말고는 그다지 볼 것이 없는 지방입니다만, 치치부 시 한 곳만은 정말 매력적인 동네였어요.
음식점의 경우는 제가 다녀간 곳 이외에도 우동, 소바, 라멘의 명점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어서 맛집 여행으로는 괜찮은 지방이에요.
카와고에 이외에는 그다지 알려지지않은 지방입니다만, 도쿄를 방문하면서 나들이 겸 가보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일 것같습니다.
다만, 렌트카로 돌아다니는 것은 절대로 비추천이에요!
늘 그렇지만 재밌게 잘 봤습니다.
재밌게 봐주신다니 감사할따름입니다~
지지도 하락중인 아베신조의 고향 야마구치 하기 여행중이네요 도자기 교류차
얼마전에 에어서울이 야마구치 0원 항공권 이벤트를 해서 많이들 가시는 모양이더군요. 하기쪽은 아직 안가봤지만 하기를 포함해서 북쪽 해안선쪽에 관광지가 많은 것같아요.
잘 봤습니다 일본 빙수는 그냥 맨얼음에 시럽 뿌리는것만 알아서 그닥이라 봤는데 저기 빙수들은 맛있어 보이네요
저 2곳을 가기전까지는 저도 얼음을 갈아서 싸구려 시럽을 찔끔 뿌린 곳만 먹어봤었는데 제대로 된 전문점은 엄청나게 맛있더군요. 식감, 맛, 상쾌함 모두가 만족스러운 빙수였어요.
나가토로는 단풍시즌이 절정입니다. 단풍보다 드글거리는 사람을 더 구경하게 되는것이 NG이지만요. 아 나가토로 노가미 사이 287간선도로가 벚꽃터널로 제법 유명해요. 카와고에 된장소스 닭꼬치는 재일교포 할매가 하는집이예요. 한국말도 좀 하시는듯. 근데 맛이 뭔가 우리입맛엔 이질적이죠? 일본애들은 한국풍이라며 매콤하다고 좋아들하더라구요. 태우는것도 잘 이해안되는디 일본애들은 그 태운파맛이 별미라며....-_-??? 카와고에는 2000년 초반만해도 외국인 구경도 몬하는 순수 내국인관광지 였는데 중반부터 한국애들 소수 알음알음 찾아오더니만 지금은 중국인들 천지삐까리... 관광버스타고 수백단위로 몰려다니네요. 조용해서 좋아하는 곳이였는데 ㅠㅠ 카와고에가 고구마가 무지 유명해서 가끔 그거 사무러갑니다. ㅎㅎ 여행기 잘봤어요
네. 나가토로는 사진으로 보니 가을경치가 특히 아름답더군요. 상점가가 밀집되서 생성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성수기에는 엄청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꽃의 명소는 시기를 맞추기힘들어서 어느 지방이나 항상 놓치고 있습니다. ㅠ 저 닭꼬치는 왜 사람들이 몰리는지 이해가 안됐는데 미식의 기준이 달랐던 모양이군요; 카와고에는 사람들로 미칠듯이 붐비더군요. 신사쪽은 외국인이 별로없는데도 미칠듯이 붐볐구요. 먹자거리의 분위기를 풍기긴합니다만 사이타마 에서 이만큼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곳도 없는 것같습니다.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