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담으로 시작하자면..)
요즘 애플 하는짓이 너무 맘에 안들어서
이번에 스마트폰을 교체할때는 안드로이드로 넘어가려 했습니다만,
일본여행을 앞두고 아이폰 XR을 싸게 구할 기회가 생겨버리는 바람에..
'이번 여행에서는 디카를 가져가지 않고 아이폰으로만 사진을 찍겠다!!'
라고 어부인님을 설득하여 폰을 교체하게되었습니다.
결론은..
아이폰 XR 너무 맘에 들어요 ㅠㅠ
(여기서부터는 여행 얘기 - 잡설입니다)
저희 가족이 여행을 결정하는 계기는 언제나 그렇듯이 굉장히 충동적이었지만,
이번 여행은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루리웹의 한 게시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어느 유저분께서 '핫딜' 게시판에 올려주신
'힐튼 호텔 50% 할인 프로모션' 때문이었는데요.
이걸보고 급하게 뽐뿌가 온 저는 어부인님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11월20일경...)
신주쿠에 있는 힐튼 호텔 주니어 스위트룸이 2박에 3만엔 수준밖에 안된다!! 이건 가야된다!!
마침 일본에 사는 와이프 친구가 작년부터 저희 가족을 몇번 초대했는걸 이리저리 거절했던터라
더이상 거절하는건 예의에도 어긋나지 않느냐,
짧은 2박3일 일정이면 회사나 아이학교를 빠지는게 큰 부담은 아니다 등등.
온갖 감언이설 끝에 결국 설득에 성공을 하고,
일본 거주 지인께도 해당 일정에 만날 수 있다는 컨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호텔 예약을 완료하려는 도중에..
숙박비 총합(2박 & 세금/봉사료 포함)이 9만엔 가까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게다가 교통비가 비싼 일본의 특성까지 감안시 예상비용이 예산을 초과해버렸습니다...;;
고육지책으로 염치가 없지만
지인분께 하루 숙박을 신세지게 되었고,
덕분에 여행일정을 아주 크~~게 수정하게되었습니다.
(기존) 도쿄 시내 및 오다이바 관광 -> (변경) 지인집 방문 및 도쿄 근교 여행
그래서 나온 대충의 일정이 아래와 같았습니다.
[1일차/목요일]
- 나리타공항 -> 도쿄역(NEX) -> 우에노역 (JR)
- 우에노 (점심 with 아니키가족)
- 아사쿠사 (관광)
- 형님댁 (저녁 with 아니키가족)
- 편의점 (먹거리)
[2일차/금요일]
- 오오미야 -> 에치고유자와 (신칸센, 10시42분 출발)
- 역근처 (점심)
- 다카한료칸 (온천 ~17시)
- 에치고유자와 -> 우에노역 (신칸센, 18시 출발) -> 신주쿠역 (JR)
- 도쿄힐튼 (체크인)
- 돈키호테 (쇼핑) or 타이토 스테이션 (인형뽑기)
[3일차/토요일]
- 롯폰기힐스 모리타워 (관광/전망대)
- 오모테산도 (쇼핑)
- 도쿄힐튼 (체크아웃)
- 신주쿠 (점심 with 아니키가족)
- 도쿄역 (캐릭터스트리트) or 신주쿠 (포켓몬센터)
- 도쿄역 -> 나리타공항 (NEX)
(여기서부터 사진입니다)
첫날 비행기 출발시간이 너무 빨라서(아침 7시30분)
인천공항 근처에서 1박을 하기로 했습니다.
3성급 호텔정도면 집에서 공항리무진버스를 타는것과 비용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판단하에..
그냥 숙박앱 몇개 켜놓고 돌리다가 정한 호텔 ('X든튤립 인천공항 호텔&스위트')
공항철도 운서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고
새벽에 공항으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점이 맘에 들어 선택!!
기대보다 훌륭했던 호텔 로비.
맞은편 바?에서는 웰컴드링크 행사(무료 와인 무제한 제공)가 있었습니다.
다만, 저는 퇴근후에 갔더니 오후8시까지라 이미 행사 종료 ㅠㅠ
그래서 그런지 어린 학생(특히 여학생)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이미 지친 딸래미의 모습.
그래도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서는 사진 한방 남기고..
별 기대 안했는데 룸컨디션도 예상외로 좋았습니다.
저희는 피곤해서 도착하자마자 바로 씻고 잤네요.
새벽 5시경 일어나서 6시 셔틀버스를 타고 10분후 공항에 도착.
평일이라 한적할꺼라는 저의 순진한 예상을 깬 어마어마한 인파를 보고 극성수기임을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환전도 안하고, 면세품도 못찾은 상태에서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달리는수밖에..
땀을 흠뻑 쏟아내고 비행기에 타니 이미 피로도는 최고치!
그래도 언제나 비행기 창밖으로 보이는 이 풍경은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듭니다.
(여기서 다시 잡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일본에 사는 지인분의 집이 사이타마였고,
'기왕 거기서 1박 하는 김에'
신칸센을 타고 니가타 지역에 가서 당일치기 온천을 하자!!라는 무모한 계획을 세웠었는데요.
공항/시내 간 & 니가타/시내 간 왕복 이동비용 + 도쿄내에서의 교통비를 감안하면 부담이 어마무지했던지라
어떻게 하면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차에
JR에서 발매하는 도쿄 와이드 패스라는 놈을 알게 됐습니다.
어른 1만엔, 아이 5천엔. 우리 3인 가족 총 2.5만엔의 가격이었는데요.
이 패스 하나로 3일간 도쿄내 JR 및 나리타 익스프레스, 특정 근교의 신칸센에 무제한 탑승이 가능!!!
패스가 커버하는 지역은 아래와 같습니다.
(다양한 패스가 소개되어 있는 JR의 한국어 웹사이트)
https://www.jreast.co.jp/kr/tokyowidepass/index.html
아참.
참고로 JR의 다양한 패스들은 국내여행사를 통해 대부분 구매가 가능합니다.
안타깝게도 도쿄 와이드 패스는 국내 구매가 불가하고,
일본 현지에서 여권을 제시한 외국인에 한해서만 구입이 가능합니다.
또한, 온라인에서 신칸센 예약이 가능.
(발권 일자 및 장소를 지정하고, 패스를 제시하여 발권)
스키시즌이라 혹시 몰라 미리 예약을 해놓았습니다.
당연하게도 본인이 도착하는 공항 터미널에서 수령을 하는게 편합니다.
저는 아무 생각없이 2터미널로 수령장소를 지정했다는..
(비행기는 1터미널 도착....)
도쿄에 갈때마다 항상 스카이라이너를 탔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이번에는 JR 패스를 활용하기 위해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이용했습니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심사 후 철도 표시를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빨간색 간판의 'JR EAST Travel Service Center'가 보입니다.
이곳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업무가 처리 가능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1. JR 도쿄 와이드 패스 구입
2. 신칸센 티켓 발권
3. 나리타 익스프레스 예약 및 발권
4. 스이카 카드 구입
나름 긴~ 업무처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담당 여직원분께서 매우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답니다.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고 도쿄로 향하는 기차 안.
NEX는 첨 타봤지만, 소요시간이나 승차감면에서 다른 교통편들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도쿄역에 내리기 직전.
도쿄역에서 JR(야노마테선)을 타고 우에노역으로 이동.
우에노역 코인락커에 캐리어를 맡긴 후(600엔) 지인을 만나 역사 내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요즘 나름 핫한 함바그집이라고 하더군요.
패티가 꽤 두꺼웠는데 기름지지 않은 반면 안쪽이 촉촉해서 맛있었습니다.
런치메뉴의 가격은 약 1천엔 내외. 맛은 국내와 비교하면 조금 더 나은 수준?
식사를 하고 아사쿠사역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제한된 일정 내에서 '일본스러운' 장소를 구경하자는 취지로..
학창시절(1996년) 처음 일본여행시 방문했던 곳 중에 하나가 아사쿠사였습니다.
(더불어 아키바와 코미케도 이때....)
그 당시 이곳 상점가에서 구입한 물고기 모양의 풍경이 아직도 집에 있습니다 ㅎㅎ
점괘?를 뽑고(100엔) 안좋은 내용이 나올 경우 이곳에 묶어두면 액땜을 한다고 하네요.
이유는 모르겠으나 저희 딸래미는 여기에 절을 했습니다 ㅋ
다시한번 제대로 합장?을..
모든게 마냥 즐거운 초딩 1년생입니다..
이 향을 머리에 쐬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했던가요?
아니.. 건강에 좋다는거였나??
불전함?에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비는 어부인.
독실한 크리스찬이건만!
아사쿠사에서 보이는 도쿄 타워.
계획에는 있었으나 여행일정이 꼬이는 바람에
도쿄 타워도 모리 타워도 결국 못가봤습니다. ㅠㅠ
아이들이 배가 고프다고 보채서
관광을 포기하고 아사쿠사의 뒷골목으로 디저트를 먹으러 왔습니다.
일본의 전통 디저트라는 앙미츠?
곤약같은 것과 떡, 아이스크림 위에 저 검은 흑설탕 물을 부어서 먹습니다.
지인이 엄청 맛있다고 추천했는데 맛은 그냥저냥.
가게 안에 관광객은 거의 없고 나이 지긋한 일본분들만 계셔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ㅎ
딸래미가 시킨 메론크림소다.
이 사진 찍고나서 낼름 뺏어 먹었습니다 ㅋ
먹고나서 기운이 났는지
거리구경도 할 겸 아사쿠사에서 우에노역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일상물에 자주 나오는 도마레!!)
우에노역으로 걸어가는 길 1
우에노역으로 걸어가는 길 2
여기가 도쿄에서 유명한 식자재 관련 물품을 파는 거리라고 하더군요.
이런 음식 모형을 포함해서 식자재, 그릇, 장식물 등 온갖 종류가 즐비했습니다.
한국에서 일식집 차릴때 여기서만 구입해서 인테리어 해도 될 정도.
우에노역 앞에 있던.. 국딩 세대에게는 친숙한 웬디스.
어릴적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말이죠.
국내에서는 왜 없어졌을까요?
별로 한것도 없는데 예상되로 시간이 많이 흘러
우에노역에서 JR을 타고 지인 집이 있는 사이타마(히가시 오미야)로 향했습니다.
문제는..
거듭된 연말 송년회 자리와 야근으로 인해 몸이 지쳐있던지라
이때부터 급격히 제 컨디션이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도 편두통을 달고 사는 편인데
머리가 너무 아파져서
처음 방문한 일본 가정집에서 두통약을 먹고 누워버렸습니다.;;
히가시 오미야역 근처에 하드 오프(북오프의 하드웨어 버전인듯?)가 얼핏 보였었는데
컨디션 난조로 입구조차 구경하지 못한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ㅜㅜ
(나혼자산다에서 이시언씨가 방문했던 곳이 여기가 아닐지?)
아니키(저보다 두살 많은 일본 분이시라 편의상 이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ㅎ)가 퇴근 후 집에 오셔서
저녁을 먹으러 동네에 있는 회전 초밥집으로 이동했습니다.
한국이랑 뭐 별다를게 있겠어? 라고 생각하며 입장한 회전초밥집이었으나..
각 테이블마다 아이패드가 달려있어서 초밥을 비롯한 각종 음식을 자리에서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보시면 테이블 옆으로 레일이 위아래 두개가 있는데요.
아래쪽 레일은 일반적인 회전초밥집에서 쓰는 방식이고,
윗쪽은 시스템을 통해 주문한 음식이 배달되는 레일이었습니다!
마치 서부영화에서 맥주잔을 슉- 밀어서 전달해주는 것처럼
주문한 음식이 슉-하고 정확히 배달됩니다. 신기!!
(저는 엄청 촌놈처럼 신기하다고 우와우와거렸는데 와이프는 한국에도 이런 시스템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테이블 끝 아래쪽에 보이는 초록색으로 뭐라뭐라 씌여진 곳에 접시를 넣으면..
접시 5개당 아이패드를 통해 미니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접시를 마치 코인처럼 쓸수 있답니다.)
미니게임에서 승리할 경우 윗쪽 박스에 있는 드래곤볼 장난감이 굴러 떨어집니다.
(저희는 6게임-30접시-을 했는데 딱 한번 이김 ㅠㅠ)
이때까지도 저는 두통 및 구토가 심해서
초밥을 전~~혀~ 먹지 못했답니다!!!
일본에서 아프면 일본약을 먹어야된다는 지인의 주장으로 일본 두통약(EVE)을 복용하고
후식을 먹을때쯤에야 컨디션이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96년도 일본을 처음 왔을때 길거리에서 일본 빙수를 시켜먹고 엄청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왜 얼음위에 소스 하나 뿌려주는..)
애니에서는 엄청 맛있게 보였었는데 정작 그냥 얼음덩어리 느낌..
물론 사진 속의 빙수는 아주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컨디션은 돌아왔는데 먹은게 없어 허기가 돌아서..
원래 계획했던대로 편의점에 간식거리를 사러 갔습니다.
총각시절에는 편의점에서 군것질거리를 잔뜩사들고 호텔로 들어가서
내용도 모르는 일본 심야방송을 실컷 보다가
결국 유혹을 참지 못하고 유료 AV방송으로 하루를 아름답게 마무리했던 아련한 추억이 떠오릅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니
이제는 아이스크림과 과자 몇개에 배가 부르고
밤이 깊으니 잠이 밀려와서 쉬고만 싶더군요. 슬퍼라..
사진에는 없지만
양쪽 부인들께서 애들을 데리고 목욕을 하는 1시간 넘는 시간동안
저는 아니키와 마주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비슷한 문화권에 살아서 그런건지.. 참 사람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더군요.
직장상사 문제, 커리어와 육아에 대한 고민 등등..
(한국사람은 예의가 발라서 좋은데 중국사람은 좀 별로다라는 아니키의 의견에는 빵 터지기도 했답니다 ㅎ)
그저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하면 참 좋은 분위기였지만 국가 대 국가의 문제로 가면 말이죠..
정말 일본이란 곳은 '가깝고도 먼 나라'인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부인분께서 차려주신 아침을 감사히 먹고
짐정리를 한 후 신칸센을 타러 갈 준비를 합니다.
아침에 찍어 본 동네 풍경.
히가시 오미야역에서 오미야역으로 JR을 타고 이동.
오미야역에서 신칸센을 타기 전까지 역사 내를 구경했습니다.
오미야역에서 신칸센을 타는 플랫폼.
스키시즌이라 그런지 곳곳에 스키를 든 젊은이들이 보였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생각보다는 한산한 모습.
조에쓰 신칸센을 타고 약 1시간여.
에치고 유자와는 니가타의 남단에 위치하고 있어서
도쿄에서 그리 먼 느낌은 아닙니다.
오미야 역에서 구입한 에끼밴?과 흑설탕 과자.
저 과자 맛동산하고 비슷한 느낌인데 겉에 입혀진 흑설탕이 엄청 맛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먹었던 후식류 중에 최고)
일본어도 전혀 모르는 와이프가 뭘 사길래 그러려니 했는데.. 역시 여자의 감은 무섭습니다....
에치고 유자와 역에 내려서 정문 앞에서 한 컷.
역시 시외?의 느낌이 물씬.
공기가 맑고 날씨가 별로 차지 않아
기분이 좋아서 무작정 걷습니다.
걷고..
또 걷다가
나름 역사와 전통이 있어 보이는 소바집에 들어갔습니다.
계란조림?과
생선이 올라간 소바
그리고, 튀김덮밥 (양쪽에 뿔처럼 솟은 놈은 새우튀김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도 종종 오는지
영문으로 된 메뉴가 있어서 주문이 수월했습니다.
음식 맛은 아주 굿~~!!
식사 후 또 걷고 걸어서..
언덕배기에 위치한 목적지..
다카한 료칸에 도착했습니다.
고풍스런 료칸의 입구와 2층 거실의 풍경.
사실 이곳을 방문하게 된 것은
당일치기로 노천탕을 이용가능하다는 점과 한국인을 전혀 만나지 않을 것 같다는 점 때문이었고
결정적으로...
일본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이곳에서 설국을 집필했다는 점에 흥미가 동했기 때문입니다.
재밌는 점은
'국경의 긴 터널을 지나니 설국이었다'
라는 너무나도 유명한 설국의 첫 문장과 같이
실제로 신칸센을 타고 에치고 유자와를 향할때
어둡고 긴 터널을 한참 달려서 터널밖을 빠져나올때
니가타의 설국 풍경이 팟하고 펼쳐진다는 점이었습니다.
2층 거실의 정면으로 들어가면
이용객에 한해 무료로 기념관을 구경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에치고 유자와역 근처에 '설국관'이라는 곳이 별도로 존재하긴 합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거주했던 방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도 있습니다.
기념관을 둘러본 후
2층 거실에서 딸래미와 한참 탁구를 치고
본래의 목적이었던 온천을 향합니다.
(물론 남탕/여탕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탈의실 풍경.
한국사람..뿐 아니라
내방객 자체가 아예 없습니다;
아쉽게도 남탕은 노천탕이 아닙니다만
전면이 밖에서 들여다보이는 투명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강제 노출수치 플레이)
한참동안 씻고 나왔는데 여자들은 아직도 무소식입니다.
거실에 있는 서재를 둘러보다가
만화책을 발견하고 몇개 집어서 읽어보았습니다.
그 옆쪽으로는 자판기가..
어딜가도 있고, 종류도 다양한
자판기의 천국 일본..
목욕후에 뭔가 이런거 하나 먹어줘야할 것 같아서
혼자 우유를 뽑아 마셨습니다.
다시 에치고 유자와 역으로 돌아와서
차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관계로 저녁식사를 간단히 했습니다.
(사진도 없습니다. 미소라멘과 교자, 후식밥을 먹음)
이후
에치고 유자와(신칸센) -> 도쿄역(마루노우치선) -> 신주쿠역으로 이동.
여기서 호텔까지의 선택지가.
1. 신주쿠역 앞에서 셔틀버스를 탈 것인지
2. 니시신주쿠역에서 도보로 이동할 것인지
구글맵님이 가르쳐주신 길을 보면 매우 간단해 보여서 신주쿠역에서 하차를 했으나..
젊은 시절의 왜곡된 기억 때문인지
러시아워의 신주쿠역을 너무 우습게 본 나머지..
20kg에 가까운 캐리어를 들고
인파를 헤치고 아이를 챙기며 계단을 오르내리고
서쪽중앙출구를 찾아 나가는 여정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결국 역 안에서 많이 헤맨 끝에
게이오 백화점 앞의 힐튼호텔 정류소에 당도하기까지
상당한 체력과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호텔에 도착하니 예약이 취소되어 있는 사태가!
(신용카드의 해외결제가 막혀있어 캔슬되었다는 직원의 설명)
그러나, 컨퍼메이션 메일을 분명히 먼저 받았고 캔슬 관련 통보를 받은바가 없다고 주장하여
(직원이 메일을 보냈다고 내역을 보여줬으나 정말로 받은적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프로모션 가격 그대로 방을 다시 배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
.
.
.
그리고 안내된 호텔룸은 너무나 만족스러웠습니다!!
(너무 저녁 늦게 도착하여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는 이용 못함 ㅠㅠ)
어린이용 어메니티도 따로 제공되고..
너무나 아름다운 신주쿠의 야경..
내년에 무조건 다시오기로 와이프랑 굳게 약속함 ㅠㅠ
슬슬 배가고파졌으나
뭔가 평범한걸 먹고 싶지 않다는 가족들의 의견에 따라
오코노미야끼, 부타동, 야끼도리, 장어덮밥 정도로 축소.
시간이 이미 9시였던지라
한국에서 찾아놨던 왠만한 가게들은 모두 문을 닫을 시간이고
그나마 10시까지 하는 장어집이 긴자역 근처에..
이정도면 갈만하지 않아?라고 의견이 모아져서
다시 급하게 신주쿠역으로 뛰었습니다 ㅎㅎ
겨우겨우 도착한 긴자역.
근데 지하철역에서 마주친 여자들 외모 실화입니까?
여기 왤케 예쁜 여자들이 바글바글...
약 9시30분경. 폐점을 30분 앞두고 입장.
여기서도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하나 발생했는데요.
미숙한 일본어로 급하게 주문을 하다보니
장어는 매우 소량에 고봉으로 된 공기밥은 3개를 시키게 됨.
게다가 저는 전혀 술을 안해서 와이프 혼자 맥주 한잔을 주문함.
그런데, 주문을 받던 여직원이 갑자기 혼자 빵 터지더군요.
왜 그런가 나중에 생각해보니
'추레한 몰골의 가족 3명이 긴자의 고급음식점에 폐점 즈음에 들어와서
비싼 장어는 조금만 시키고 공기밥으로 배를 채우고 있는 상황'
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돌이켜보니니 기분 나쁨)
긴자에서 돌아와
저녁일정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그대로 쓰러져 잠든 후 맞이한 다음날 아침.
클럽룸에 숙박한 사람은
37층 클럽라운지, 1층 조식뷔페, 2층 일식 레스토랑을 선택 가능합니다.
저희는 전날 라운지 이용을 못한게 못내 아쉬워서 37층을 선택.
(맛이나 음식의 종류는 1층이 더 낫다고 합니다)
아쉽지만 짧은 호텔 일정을 뒤로하고
(내년에 보자 도쿄힐튼아 흑흑)
신주쿠 길거리로 나가 어제 못다한 거리 구경을 합니다.
와이프는 동키호테에서 폭풍 쇼핑을 하고
저는 딸래미를 데리고 타이토 스테이션에 들어갔습니다.
(인형뽑기랑 스티커게임만 주구장창)
이후 도쿄역으로 이동해서
도쿄 캐릭터 스트리트를 구경하려 했으나
셋다 체력이 급방전된 관계로
지인분과 간단한 식사를 한후 다시 나리타 공항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참고로 다이마루 백화점 3층에서 500엔에 짐을 맡아줍니다. 코인락커보다 편한 듯)
뭐라 끝맺음을 해야할까요.
유년시절부터 서브컬쳐에 빠져 살았던 저에게
도쿄는 저에게 정말 많은 추억이 쌓인 곳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많은 기대를 안고 도쿄를 방문했지만
역시 젊은시절 혼자 자유롭게 아키바를 거닐던 때와는 여행의 의미가 사뭇 다르더군요.
비록 예전과는 달랐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추억의 깊이는 또 이렇게 쌓이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괜히 훈훈한 결말 유도)
그나저나 항상 많이 샀다고 생각하는데
모아놓고 보면 저거밖에 안되는 미스테리?!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음식 사진들 몇개가 옆으로ㅜㅜ
아 이거 글 올리는거 오랜만에 해보니까 너무 힘드네요 ㅎㅎ 글자들도 가운데 정렬이 안되고 틀어지고;;
잘봤습니다 ~ !! 야스노리가 아니라 가와바타 야스나리지요 ㅎㅎ
헉 그렇네요. 왜 야스노리라 적었을까요. 이번에 일본여행가서도 아사쿠사랑 아카사카가 자꾸 헷갈려서;; 암튼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xr 자연스럽게 잘 찍히는군요 xr 살까 말까 고민중인데 여행 가서도 잘 찍힐까 하는 마음에 망설였으나 이 글을 보고 좀 더 마음이 쏠리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네 저는 그냥 디폴트 상태로 놓고 사진찍기 버튼만 눌렀었는데요. CF에 나오는것처럼 인물사진에 심도를 줄 수 있어서 좀 더 신경써서 찍으면 더 멋진 결과물이 나오더군요! 아이 데리고 캐리어 끌고 다니면서 디카까지 챙기는건 이제 번거롭고 힘들기도 하고 ㅎㅎ 걍 가볍게 맛폰 하나 들고 다니는거 저는 강추입니다!
전 아직 5s 쓰는데 확실히 폰의 한계가... 여행 중 가볍게 들고다닐 적당한 하이엔드급을 따로 살 돈으로 고급 휴대폰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잘 봤습니다 :-)
앗 저도 5s -> SE -> XR로 넘어왔어요 ㅎㅎ 물론 맛폰 카메라가 아무리 잘 찍혀도 하이엔드급에 비하면 많이 모자르지만.. 사실 요즘에는 핸폰 이외의 액정에서 사진을 볼 일 자체가 거의 없어서.. 뭘 주렁주렁 들고 다니는것도 귀찮고 말이죠.. 재밌게 잘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