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와 철수를 소개합니다. 마니와 철수는 둘 다 길고양이(였지만 마니는 외출냥이입니다. 노력해도 집냥이로 바꿀 수가 없네요. 철수는 야생이지만, 밥은 꼬박꼬박 집에서 먹고 제 집에 들어와서 잠도 잡니다.)이며, 나이는 마니는 8~9세(추정), 철수는 2년 5개월입니다.
마니입니다. 얼굴 중간에 있는 자국은 철수와 싸우다 생긴 흉터입니다. 지금은 얼굴 흉터가 추가되어서 인상이 더 험악해졌습니다. ㅡ.ㅡ; 이 녀석은 5년 5개월 전에 처음 만났는데 이미 시에서 시행하는 중성화를 받고 방사된 상태여서 한 쪽 귀가 약간 잘려있습니다.
철수입니다. 상당히 잘 생겼죠? 이 녀석은 태어났을 때부터 돌봐 온 아이입니다. 역시 얼굴의 흉터는 마니와 싸워서 생긴 것입니다. 직접 제가 병원에 데리고 가서 중성화를 시켰고 그 표시로 한 쪽 귀를 살짝 잘랐습니다.
제 거주지 바로 앞에는 작은 공원이 있는데, 그 곳을 근거지로 사는 고양이가 마니였습니다. 마니는 제가 지금 거주지에 이사오기 전부터 동네 대장을 하던 냥이(였다고 다른 분에게 전해 들었음)였는데, 처음 제가 만났을 때는 시에서 시행하는 중성화 시책에 따라 포획되어 수술 받고 방사된 지 얼마 안 되었을 시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길고양이들에게서 배척받고 이러저리 치이면서 밥도 제대로 못 먹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불쌍한 나머지 제 집앞에다가 밥을 주기 시작했죠. 대부분의 길고양이가 그렇듯이 경계심이 강했고, 처음엔 밥만 먹고 제 근처에는 오지 않았지만, 6개월 넘게 밥을 계속 주다보니 이 녀석은 어느새 제 집에서 잠도 자고 밥도 먹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집안에만 있진 않더군요. 집에만 있으면 좋겠다는 제 바람과는 달리 밖에 못 나가게 하면 난리를 피워대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내보냈다가, 밖에서 활동을 마치고 돌아와서 문앞에서 부르면 다시 문을 열어주는 생활을 해야만 합니다.
표정이 굉장히 띠껍게 찍혔는데, 사실 마니는 엄청난 겁쟁이입니다. 그런데 웃긴 건 또 싸움은 피하질 않아요. 그런데 또 싸움을 잘하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ㅡ.ㅡ; 모순으로 점철된 철학적인 고양이죠. 게다가... 작년에는 고양이의 불치병 중의 하나인 구내염이 발병해서 어쩔 수 없이 송곳니를 제외한 치아를 모두 뽑았습니다...ㅠㅠ
철수는 정말 '나는 포식자다'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야생 고양이입니다. 사진으로도 딱 티가 나지만 덩치가 크고 근육질에 털까지 굉장히 부드럽고 윤기가 흐르며, 만져보면 다른 고양이와는 근육의 느낌이 다릅니다. 한 마디로 완벽한 신체를 타고난 고양이입니다.(하지만...X알이 없...미안...) 그리고 그 완벽한 신체에 걸맞는 운동 능력에 사냥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나무를 평지 달리듯이 오르내리기 때문에 새까지도 수시로 사냥을 합니다. 쥐는 거의 학살 수준으로 잡으며, 참새같은 작은 새들 말고 까치 같은 큰 새들까지 생포(예...죽이지 않고 살린 채로 물어오더군요.)해서 제 집 앞까지 물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질겁합니다.
이름 모를 작은 새를 물고 왔을 때 찍은 것인데... 대부분은 산 채로 데려옵니다. 그래서 상처가 깊지 않은 경우에는 철수를 떼어 놓고 보내줍니다. 그러나 저렇게 작은 새들은 딱 숨만 붙어있을 정도로 상처가 깊은 상태가 대부분이라 죽어버리지요..ㅠㅠ 저래 놓고 기분 좋다는 듯이 그루밍하는 걸 보고 있자면...ㅎ......기가 찹니다.
고양이랑 아기는 잘 때가 가장 사랑스럽더군요....
이렇게 누워서 자기 땅이라는 것을 확인하죠. ㅎ 마니는 활동적이지 않고 평소에는 얌전한 고양이이지만, 성격이 굉장히 까다롭고 예민하며, 자기 멋대로만 하려고 하기 때문에 흥분해 있을 때나 예민할 때 건드리면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릅니다. 지금은 마니가 예민해지는 이유는 거의 하나 밖에 없죠. '철.수.' 제 와이프는 마니에게 세 번 물렸는데, 그 이유가 철수와의 싸움을 말리거나 철수 때문에 흥분해 있는 상태에서 안아 들었기 때문입니다.
마니와 철수는 철천지 원수로, 제법 오랜시간 서로를 봐 와서 익숙해질만도 한데, 아직도 만나면 죽일듯이 싸웁니다. 마니는 원래 이 곳의 터줏대감 대장이고, 철수는 굴러온 돌이니(엄밀히 말하면 철수도 여기서 태어났지만) 곱게 보일리가 없고, 철수는 근방에서 가장 강한 고양이니 싸우는 게 당연하겠지요. 대부분의 싸움은 결론 없이 끝나는데, 당연하겠지만 마니가 큰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때문에 밤늦게 병원 간 적이 많고요. 둘 다 집에만 있는 아이들이 아니고 영역이 겹치기 때문에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항상 둘이 같이 밖에 있지 않도록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마니가 집에 있을 때는 철수를 밖에 두고, 마니가 밖에 나가면 철수를 집에 들이고 하는 식이죠.
마니와 달리 철수는 개냥이입니다. 사람(정확히는 저와 제 와이프)을 졸졸 따라다니고, 안기는 걸 좋아하며, 절대 성질을 부리는 법이 없습니다. 매우 착하죠. 그러나 에너지가 넘쳐서인지 잘 때 빼고는 절대 가만히 있질 않습니다....
박스는 고양이 공통 본능인가 봅니다.
밤에 밖에 있다가 갑자기 등장한 저를 보고 놀란 모습입니다. 매일 보는데도 집에 있을 때랑 밖에 있을 때랑 너무 달라요. 밖에서는 저에 대한 경계조차도 늦추지 않습니다.
둘 다 너무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들인데, 유일한 바람은 둘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인데...아무래도 그 꿈은 이뤄지지 않을 듯합니다.
긴 글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에구구 좋은일하시네요 아무래도 길에서 생활했거나 하는아이들은 성격이 조금 드센데 생존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저희애들 둘도 전부 길출신인데 성격이 정반대라 참 맞춰주기 어렵네요 조만간 엄청난 한파가 온다는데 되도록이면 안에서 생활할수있게 하시면 좋을것같은데 글읽어보니 그게 무지 어려워보이네요
에구구 좋은일하시네요 아무래도 길에서 생활했거나 하는아이들은 성격이 조금 드센데 생존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저희애들 둘도 전부 길출신인데 성격이 정반대라 참 맞춰주기 어렵네요 조만간 엄청난 한파가 온다는데 되도록이면 안에서 생활할수있게 하시면 좋을것같은데 글읽어보니 그게 무지 어려워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