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갈은 악어고기로 햄버그 스테이크를 만든 데 이어, 이번엔 악어 꼬리를 이용해
너겟을 만들려고 계획을 했습니다. 유튜브에서 찾은 악어 조리법은 열에 아홉은 튀기는
방법을 사용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튀김으로 방향을 잡았죠. 악어 햄버그
스테이크 글도 혹시 궁금하시다면
http://bbs.ruliweb.com/hobby/board/300117/read/30577538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광고광고 //ㅅ//)
오늘도 테마는 이 처자입니다 헤헿
사용할 재료들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좀 나중에...
250g 조금 넘는 양인데 가격이 영 메롱합니다. 맛이 궁금해서 산 거긴 하지만 허헣
감자는 그냥 한개만 썰어줍니다. 밥이라기보단 간식 개념으로 조금만 만들어 먹은 거라 ㅎㅎ
감자는 튀기기 전에 한번 물에 데쳐 익힌 뒤 튀겨야 설익은 감자를 먹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저는 맹물 대신 좀 더 맛있어지라고 육수에 데쳤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악어 꼬리 (두둥!) 포장에서 꺼내보니 생긴 것과 촉감이 완전히 흰살 생선이랑
똑같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전에도 한번 먹어보기야 했지만, 햄버그 스테이크 때는 돼지고기랑
섞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악어만의 맛을 느낄 수는 없어 살짝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엄청 기대가
됐죠. 무슨 핼리벗 포 떠놓은 것 마냥 생긴 것을 보고 있자니 너겟보다 피쉬 앤 칩스 스타일이
더 땡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계획을 급 변경해서 악어 앤 칩스에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피쉬 앤 칩스를 만들 때는 생선에 물기가 없고 살이 단단해야 좋습니다. 이건 악어도 마찬가지라
소금과 후추를 뿌려 간을 하고 밑에 키친타올을 깔아 냉장고에 10분 이상 넣어놓으면 물기가 타올에
모두 흡수되고 소금 덕분에 살이 단단해집니다.
계획 변경으로 인해 다시 찍은 단체샷 //ㅅ//
튀김가루랑 빵가루를 빼버리고 밀가루와 고춧가루, 진저 비어를 넣었습니다.
진저 비어는 직역하면 생강 맥주로, 원래는 알코올이 있던 술로 시작했지만
오늘날에는 주로 알코올 없이 만들어지는 음료입니다. 그러면 일반 진저에일과
뭐가 다르냐 하면 제조법이 다른데, 요즘 대량생산되는 흔한 진저에일은 그냥
사이다에 생강향이랑 색을 좀 입힌 정도이지만 진저 비어는 도수만 없다 뿐
실제 술을 만드는 전통방식으로 만듭니다. 덕분에 생강향이 강하다 못해 코와
혀가 엄청 매운데, 이게 먹다보면 중독되는 맛입니다. 여튼 생강향이 진하기
때문에 생선이나 육류의 비린내를 잡을 때 정말 좋습니다.
밀가루 적당량,
고춧가루 한 숫갈,
베이킹 파우더 두 숫갈 + 소금 + 후추
채에 곱게 걸러줍니다.
그리고 생강 맥주도
꼴꼴꼴
그리고 식용유도 조금 넣고 열심히 잘 저어 섞어줍니다.
반죽은 너무 질어도 너무 되직해도 안 된다고 램지형이 그랬습니다.
딱 맞게 된 듯 하네요 ㅎㅎ
그럼 악어가 거의 준비된 동안 감자를 한번 튀겼다 빼줍니다.
감자튀김이 접시 위에서 키친타올이랑 노는 동안 악어를 밀가루 위에서 굴려줍니다.
예쁘게 떡칠이 됐다 싶으면 적당히 밀가루를 털어내고 이번엔 반죽에 목욕시켜줍니다.
첨벙첨벙
그리고 이제는 기름목욕 시간...
??? 뭔가 잘 못 된 느낌인데???
무슨 넣자마자 몇 초 만에 색깔이 저렇게...
으워어어억...! 탄다! 타버린다!
에헷... 실수해버렸네?
그렇습니다. 다른 건 다 램지형이 하라는 대로 따라했지만 기름은 아니였어요 흨흨
집에 굴러다니던, 예전에 너무 싸게 팔길래 사온 싸구려 저질 기름을 썼어요 흨흨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흨흨 온도에도 문제가 있었던 건가 흨흨 사실 튀김은 처음이라
뭐가 어디서 어떻게 잘 못 된건지 감도 안 잡혀요 흨흨
아아... 하얗게 불 태운 게 아니라 까맣게 불 태웠어...
그래도 괜찮아요... 영국인들 중에는 어짜피 피쉬 앤 칩스 먹을 때 튀김은 다 떼서
버리고 살만 먹는 부류도 아주아주 많다고 들었어요 히힣... 흨흨
악어는 망쳤지만 감자라도 제대로 만들자 해서 두 번째로 튀겨줍니다.
망할... 왜 메인도 아닌 감자 쪼가리가 잘 만들어진거야!
도시떼 콘나 꼬라지니 낫탄다요...!
타긴 했지만 악어도 포기할 수 없었기에 튀김을 모조리 긁어서 떼어내고
살만 튀겨 익히는 예방조치를 취했습니다. 악어는 완전히 익혀 먹어야지
규카츠 처럼 덜 익힐 수는 없으니까요 ㅠㅠ 악어가 모두 익자 꺼내서 다시
식히고, 그 위에 튀김옷 반죽을 살짝 발라서 넣었다 금방 빼는 식으로
나름대로의 타협을 봤습니다...만
비쥬얼이 참
극악을 달리네요. 아, 돼지바 먹고싶다.
요즘 만들어 먹은 것 중에 가장 망한 요리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이왕 비싼 돈이랑 시간 들여 만든 걸 포기할 순 없으니
시식해봤습니다.
고기를 자른 순간 제대로 익어서 다행이다 싶었고, 또, 저는 깨달음을 얻고야 말았습니다.
비록 튀김옷은 에리카의 겉모습 처럼 한없이 새까맣지만, 그 속살 만큼은 에리카의 본모습 처럼
한없이 새하얗다는 것을! 그렇구나! 내 악어가 탄 것은 단순히 실수가 아니라 이유가 있었구나!
에리카의 인도함으로 말미암아 깨달음을 얻게하려 하심이었구나!
맛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탄내가 나는 튀김옷은 먹는 중간중간 다 떼어버렸거든요 헤헿
일단 맛이 닭과 비슷하다고는 하나, 식감은 꽤나 다릅니다. 질기다는 리뷰는 많이 봤지만 일단
제가 조리한 것은 부위 덕분인지 아니면 적당히 익혀서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전혀 질기지
않았어요. 질긴 게 아니라 기분 좋게 쫄깃한 식감이였는데, 식감을 빼고 단순 맛만 본다면
그냥 닭찌찌살이랑 상당히 비슷합니다. 여튼 씹으면 씹을 수록 재밌고 만족이 드는 그런
고기랄까요. 고기는 씹을 수록 맛이요 에리카는 세탁할 수록 진국이니라...
결과적으로 탄 것만 빼면 만족스럽게 먹었습니다. 다만 가격이 그닥 착하지 않으니
자주 먹진 못 할 것 같네요. 그래도 식감이 하도 마음에 들어거 가끔 생각 날 것 같습니다.
오른쪽 베스트 감사합니다 :D
요즘 자주 와서 타-노시! 오홍홍홍
ㅋㅋㅋ
15년전 돼지바랑 지금 돼지바랑 같은거라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ㅋㅋ
악어고기 하니.. 2000년대 초반이었나.. 전세계적으로 광우병, 조류독감, 돼지콜레라 였나.. 거의 동시에 발생해서 휩쓸고 돌아다니고 있을 때 대체 고기로 악어가 주목 받던 시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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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ㅋㅋㅋㅋ 악어고기 한번먹어보고싶긴하네요
맛이 꽤 좋아요 ㅎㅎ
악어고기 하니.. 2000년대 초반이었나.. 전세계적으로 광우병, 조류독감, 돼지콜레라 였나.. 거의 동시에 발생해서 휩쓸고 돌아다니고 있을 때 대체 고기로 악어가 주목 받던 시절이...
이제는 에리카는 빼도 박도 못하게 악어녀로..
그런 시절이 있었군요 ㅎㅎ 그리고 에리카는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늘 악어녀죠 헤헿
저거 탄 이유가 싸구려기름도 있지만 불조절 때문에 그런거죠...
그것도 있을지도요 흨흨 튀김 음식은 집에서 안 해먹다보니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ㅠ
연습삼아 냉동 너겟을 좀 튀겨 보시는게 좋을 듯 하네요~ㅎ 아니면 튀김기도 매우 좋습니다.
처음 튀김요리를 해봐서 오늘은 저렇게 망쳤지만 Octa Fuzz님 말씀처럼 냉동 너겟 좀 사다 연습을 좀 해보는 게 감 익히기에 좋겠네요 ㅎㅎ
저도 커다란 냉동돈까스를 웍에다 가끔 튀기는데 웍이나 냄비로는 신경써도 아예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튀김기 말씀 드렸네요.ㅎ
튀김기도 하나 장만하면 여러모로 좋겠네요 ㅎㅎ 조언 감사합니다 :D
엄지 척!~
감사합니다 :D
에리카잘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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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어느정도 되나요?
위의 사진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는데, 제가 산 것은 250g이 조금 넘는데 $20.71(CAD)였습니다. 그 외에는 집에 있던 재료도 있고 새로 사온 재료도 있어서 정확히는 계산해보지 않았지만 일단 순수하게 가성비만 보자면 별롭니다.
다만 주위에 악어고기를 취급하는 레스토랑이 없고, 식감이 매우 마음에 들었기에 만족은 합니다 ㅎㅎ
돼지바 앤 칩스
돼지바 너무 땡깁니다. 벌써 먹어본지도 15년이나 됐네요 ㅠ
까나디엥
15년전 돼지바랑 지금 돼지바랑 같은거라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ㅋㅋ
엄청 작아졌다고 들었습니다 ㅠ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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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탄거면 무조건 불조절 문제에용/./.
그렇군요 ㄷㄷ 튀김은 처음이라 이게 끓지도 않고 잘 모르겠길래 일단 감자를 넣어봤는데 안 타길래 안심했더니 속았네요 흨흨
돼지바다~~~
꿀꿀이바 먹고싶어요 :)
속도 하얀게 돼지바 생각이 ㅋㅋㅋㅋ
그러고보니 속 색깔도 똑같네욬ㅋㅋㅋㅋㅋ
1.온도 조절 실패. 2.고춧가루는 쉽게 탐. 참고로 고기보다 감자튀김 온도가 더 높음
아하 그래서 감자는 멀쩡했군요. 만들기 전에 튀김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나 보고 만들걸 그랬어요 ㅠ
너무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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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상품이 정겹습니다! 유학할 때 노브랜드만 먹었어요,,,
노브랜드가 가격이 착하죠 히힣
진짜 돼지바같네요 ㅋㅋㅋ
그래도 맛있었어요 ㅠ
아무리 봐도 온도조절 실패인 것 같네요......................................
댓글들을 읽어보니 그런 것 같네요 ㅠ 다음엔 규카츠 같은 걸 만들어 먹어보려고 했는데 그 전에 냉동 너겟 같은 걸로 연습이나 해서 감을 익혀야겠어요 :S
규카츠의 경우는 알기 쉬운게 빵가루 한두개 미리 떨궈보면 됩니다 (반죽 튀김도 반죽 약간씩 떨궈보면 알기가 쉽죠) 정 모르겠다 싶으면 조리용 온도계 하나 구비하셔서 꽂아놓고 사용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튀김기가 집에서 튀김하기에 온도가 적정선에서 잘 유지가 되기에 튀김기가 좋더군요 그냥 팬이나 냄비나 웍에다가 하면 온도조절하기 귀찮음 근데 튀김기를... 집에서 튀김할 일이 적어서 안산 한사람 ...(...)
그것보다 그냥 바로 홀랑 타버렸는데 속까지 잘 익었네요..!?(오히려 저렇게 되기가 더 어렵지 않나..!?)
온도계도 좋겠네요 ㅎㅎ 그런데 기름은 어느정도 온도가 고기를 튀기기에 적당한 온도인가요?
튀김기도 장만하면 좋겠지만 제가 5년간 자취하면서 어제 처음 튀김을 해먹었을 정도로 튀김요리를 안 해먹는 스타일이고 규카츠 한번 튀기겠다고 튀김기 사봤자 뭔가 나중엔 구석에 짱박아둘 것 같은 느낌이 ㄷㄷ
속이 다 익은 이유는 본문에 나와있어요 ㅎㅎ 겉이 타니까 일단 꺼내서 튀김옷을 다 긁어내 고기만 튀겨서 잘 익혔고, 이걸 또 꺼내서 튀김옷을 살짝 발라 그냥 넣었다 다시 빼서 모양만 냈거든요 ㅠ
음.. 튀김마다 다르긴한데 고기는 180도.. 일려나요..? 튀김옷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온도가 달라져가지고;; 저는 채소나 야채류는 170 조그만한 육류나 어패류는 180도에 튀깁니당... 음...
튀김의 세계는 복잡하군여 ㄷㄷ 그냥 앞으로는 구워먹어야겠다 헤헿
튀김기 장만해봣자 집에서 짱박아놓고 청소하기 귀찮고 기름빼기 귀찮아서 골칫덩이 되서 결국 중고로 팔게 되더라구옄ㅋ..
아녀 그렇게 복잡하지가 않아요... 복잡한걸로는 더한 ㅅ끼들이 넘쳐흐르는게 요리던데요 뭐...
어제 망해서 상처받았어요 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죠 다음번엔 성공하실겁니다!
감사합니다 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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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쪽은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짤의 처자가 카와이하네요.
걸판 꼭 보세여 헤헿 두 번 보세여 세 번 보세여 헤헤헤헿
흑흑... 맛있었다, 오늘 돼지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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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정신승리에서 빵터졌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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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있어여 돼지바... 돼지 앤 칩스...
돼지바&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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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충류는 왠만하면 안드시는게 좋다고 하던데 고열에도 죽지않는 기생충이 있다고 하더군요(사충이던가?)
야생도 아니고 일단 농장에서 양식된 거니까 괜찮지 않을까 해요. 특히 캐나다는 위생에는 철저해서 문제가 있었다면 아마 수입이 불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ㅎ
온도조절실패로 아거튀김은 맛이 가버렸지만 대신 온도조절이 잘된 감자는 정말 맛있었겠네요!
탄맛이 좀 에러였지만 악어 자체는 정말 맛있었어요. 감자는 생각보다 잘 됐고요 ㅎㅎ
타기도 탄거지만 원래 밀가루말고 딴가루좀 섞으면 타지는 않았는데 빨리 까매진다거나 그러기 때문에. 한번 튀기고 옷 또 입혀 튀긴다거나 방법이 몇가지 있져
그렇군여 램지형은 이것저것 넣으라고 했으면서 온도를 진짜진짜 조심하라는 주의도 안 준거네요 ㅂㄷㅂㄷ 나쁜 횽아다
온도조절 보다는 고추로맨든 귀한가루때문에 그런거같은데... 저도 고추기름 만든다고 기름에 파랑 고춧가루뿌렸더니 3초만에 타더군여..
고추로 맨든 귀한 가루 때문일까요 ㄷㄷ 고추는 못 된 재료군여 ㅠ
비주얼만 보면 다즐링이 만든 것처럼 보이는데....
다사마 무시하시나여!
진저비어 저거 설탕물 아닌가요? 설탕이 들어가서 탔을수도 있겠네요..
설탕이 들어가긴 하죠. 그런데 진저 비어는 다 달아요. 램지형한테 속았어요 흨흨
마지막에 습식빵가루를 뭍히셔야 원재료가 타는걸 빵가루가 막아줍니다~
그렇긴 하지만 피쉬 앤 칩스 튀기는 방법은 한국식 튀김이랑 좀 달라요. 저렇게 더 간단하고 맛 없게 튀기는 게 정석이죠 ㅎㅎ 정석대로 해보려다가 망했지만요
생선살과 비슷하다니 역시 악'어'의 '어'자는 생선'어' 자인것일까요?
네, 鰐魚가 맞습니다. 고대인들의 지혜 ㅎㄷㄷ
악어 스테이크에 이어 악어 튀김이라니... ㄷㄷ
개인적으로 이게 좀 망하긴 했지만 악어의 식감을 잘 알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진짜 쫄깃한 게 마음에 쏙 드네요 ㅎㅎ
까나디엥이면 프라이는 무조건 푸틴 아닙니까?
아뇨 ㅠ 아무리 캐나다라도 피쉬 앤 칩스 먹을 때는 푸틴이랑 같이 먹는 짓은 아무도 안 해요 ㅠㅠ
잉... 전 온타리오 쪽에서 피쉬 앤 칩스에 늘 푸틴 추가해서 먹었는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