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세계의 짬밥 시리즈입니다. 이번엔 독일군의 짬밥인데, 각각 1887년 Des Soldaten Kochbüchlein에
실린 맥주 수프와 1915년 Kochbuch für den Schützengraben에 실린 슈니첼입니다. 두 서적 모두 야전에서
병사들이 각자 쉽게 취사를 할 수 있도록 뿌려졌으며 가정식과는 다르게 짬밥이다보니 사용되는 재료와
조리과정이 최소화되서 매우 간단한 것이 특징이죠. 몇달 전에 만들어 먹은 1차대전의 영국군 콘비프 스튜도
나름 나쁘지 않은 맛이라 괜찮게 먹었던 고로 이번에도 나름 기대를 품었었습니다. 1차대전 영국군의 콘비프
스튜가 혹시라도 궁금하신 분들은
http://bbs.ruliweb.com/hobby/board/300117/read/30577501
여기로 가셔서 보시면 됩니다 (음흉)
준비한 재료들입니다. 오늘은 한층 더 단촐합니다.
슈니첼을 만들기 위한 송아지 다리살. 사실 비너 슈니첼로 조리할 것은 아니라 꼭 송아지를 살 필요는 없었지만
그냥 땡기더라고요 ㅎㅎ 독일식 슈니첼은 송아지 외에도 돼지고기나 닭고기, 양고기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도 또 사용된 소련군의 M36 반합. 독일군 반합은 멀쩡한 것이 없는데다가 상태가 좋은 건 죄다 미친 가격으로
시장에 나와있어서 못 삽니다 ㅠㅠ 그래도 어짜피 M36은 독일군 M31 카피판이고 M31은 M1910을 개선한 거고
M1910은 M1887를 살짝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니 어쨌든 M36은 반합이랑 비슷한 거시다!
맥주 수프를 위해 사온 홀슈타인 맥주입니다. 술알못이라 그냥 독일산 중 가장 싸고 딱 필요한 양인
500mL짜리를 집어왔는데 로고랑 색이 마음에 드네요 ㅎㅎ
오늘 맥주 수프를 기획하게 된 원인인 호밀빵입니다. 며칠 전 보르시와 함께 먹기 위해 사온 건데
아직 많이 남아서 최대한 빨리 해치우려고... 보르시 짬밥 글도 궁금하신 분이 혹시라도 계신다면
여기로... (광고광고)
일단 끓여야 해서 시간이 좀 드는 맥주 수프부터 만들기 시작합니다. 맥주 한캔을 다 따서 넣고
불을 켜 데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무서운 점이 하나 있으니...
일단 빵을 최대한 작은 조각으로 찢습니다.
그리고 바로 맥주에 풍덩 시키죠.
맥주를 먼저 한 번 끓여서 알코올을 빼는 것이 좋지 않냐고요? 저도 요리를 할 때 기본적으로
너무나도 당연하게 알코올을 날립니다만, 1887년 레시피에는 알코올을 날리라는 소리가 어디에도
없습니다 (충격)
이제 만들면서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빵이 어느정도 녹아 맥주랑 어우러지면
쿠민 가루와 설탕(?!)을 넣고 섞습니다.
네, 설탕입니다. 소금이 아닙니다. 이제 만들면서 진짜 불안해집니다. 이거 이름처럼 수프인게 아니라
사실은 독일놈들이 포리지를 만들어 먹던거였나? 어쨌든 저 상태로 약불에 더 뜸을 들이기만 하면 끝입니다.
너무 간단하다 못 해 그냥 빵을 맥주에 적셔서 끓인 정도라 요리라고 하기도 좀 뭐하네요 ㅋ
이번엔 슈니첼 차례입니다. 송아지라 연합니다. 야들야들 헠헠
슈니첼은 망치로 두드려서 미친듯이 크게 넓혀 먹기도 하지만 야전에서는 그냥 작게 잘라
반합 크기에 맞게 만들었던듯 합니다. 1인분이 약 200g 정도인데, 이를 맞추기 위해 오늘은
세 덩이만 먹었습니다.
고기 덩어리들을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뒤, 밀가루를 묻히는 과정 없이 그냥 계란 속에 풍덩 시킵니다.
참호식이라 엄청나게 과정을 생략한 것이 보이네요.
계란에 목욕을 하고 나온 고기를 빵가루로 쳐발쳐발 해줍니다. 원래는 일반 빵가루로 했어야겠지만
집에 있던 것이 로마노 치즈랑 파슬리가 들어간 빵가루였어서 이 점은 살짝 아쉽 ㅠ
익힐 때 기름 대신 버터가 들어갑니다. 쓰여있길 고기 양에 비해 좀 적은 듯한 1스푼 정도를 넣으라네요.
고기 겉에 밀가루를 입히지 않았다보니 역시나 튀김옷이 좀 벗겨지네요. 뭐 레시피대로 했으니 어쩔 수 없죠.
일단은 완성입니다.
슈니첼은 자우어크라우트와 함께 먹습니다. 살짝 탄 듯 하지만 그냥 넘어가는 걸로... ㅎ
그리고 대망의 맥주 수프. 만드는 재료부터 과정까지 정말 의심이 가게 만들었던 놈입니다.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레시피가 시키는대로 했더니 알코올이 안 날아가서 맵다고 해야하나, 하여튼 알코올 맛과 향이 확 올라오고
거기에 쿠민이랑 호밀빵 특유의 향까지 올라오면서 이건 진짜 도저히 인간이 먹을 만한게 못 된다고 제 대뇌가
속삭이기에 과감하게 소금을 넣고 프라이팬에 얇게 펴 다시 굽다시피 익혀서 알코올 날리고 겨우 먹었습니다.
아니 독일놈들 이딴걸 먹고 싸우면서도 당대 최강 육군으로 군림했던 건가 ㅎㄷㄷ
이건 소금간을 다시 하고 익히면서 알코올을 날리지 않았다면 제가 음식을 버리는
크나 큰 죄악을 저지를 뻔 했습니다 ㅂㄷㅂㄷ
입안의 불쾌함을 날려버리기 위해 이번엔 슈니첼을 먹어봅니다.
아앗! 이거다 이거! 난 오늘 이걸 먹고 행복함을 누리기 위해 셀프고문과 역경을 헤쳐나온 거야!
다행히 슈니첼은 저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맛은 안정적이였고 송아지 고기 특유의 부드러움이
일품이였으며... 같은 설명 그딴 거 다 필요없이 맥주 수프 따위와 비교도 할 수 없게 맛있었습니다.
사실 조리과정도 재료도 최소한으로 사용된 참호식 슈니첼이 이렇게 맛있을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혹시 이것이 말로만 듣던 원효대사 해골물 효과인가...
어찌 됐든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
오른쪽 베스트 감사합니다 >:D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맥주 수프!
그러나 영국짬밥에 고문당하는 덕국병사 지못미
슈니첼 우우 야~
.
고기의 가격이!!
저도 송아지가 어린 숫소인줄 알고 먹습니다. 전혀 놀라운 일도 아니고 거기다 링크를 걸어두신 영상은 미국 사정이죠. 저는 미국에 살지도 않고 제가 사먹는 송아지고기도 미국산이 아니라 캐나다산입니다. 미국은 비인도적인 공장식 목축업으로 워낙 유명하며 2013년 기준으로 캐나다의 7배가 넘는 수의 소를 키웁니다. 거기에 캐나다는 인구밀도가 3.5명/㎢이라 땅이 넘쳐나서 방목으로 소를 키우죠. 영상의 송아지가 사육되는 환경이 열악하여 반대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단순히 어린소라 반대하시는 겁니까? 저는 가축을 최대한 인도적으로 최소한의 고통을 주고 죽인다면 뭘 잡든 전혀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만. 거기다 저는 채식주의자도 아니라서요.
세상은 넓고 짬밥은 많군여 ㄷㄷㄷ
사실 독일군 짬밥들 중 더 맛있어 보이는 수프들도 많았는데 골라도 하필 저걸...
...후라이팬에 편 맥주수프 비주얼이 마치........ㅡㅡ;;;;;;;;;;
네, 짬밥용 맥주 수프는 맛도 비쥬얼도 구립니다 ㅠ
맛없을수가 없는 슈니첼인것.
슈니첼 덕분에 어제 살았습니다 ㅠ
고기의 가격이!!
.
막걸리 끓여서 떡국떡 넣고 고추가루 뿌린 요리를 상상해 버렸ㅇ요.
으으 그것도 맛없겠...
맥주수프는 괴식이라고 하니까 오히려 함 먹어보고 싶어지네요. 마침 치아바타랑 맥주 사다놓은게 있는데..
정확히는 짬밥으로 만든 맥주 수프가 괴식인 거고 제대로 된 가정식으로 끓이면 꽤 맛있다고(?) 하네요. 재료도 훨씬 많이 들거가고요 ㅎ
삭제된 댓글입니다.
정소유
사실 순무빵은 좀 땡깁니다. 어떤 맛이 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단한 도전 정신입니다. 저는 사진 보는 걸로 만족할께요. ㄷㄷㄷ
감사합니다 ㅠ
맥주스프는 슈니젤을 맛있게 먹기위한 포석인 것입니다. ㅋㅋㅋㅋ
슈니첼의 맛이 상승했습니다 (+80)
고기는 항상 옳다!, 오늘도 고기 1승!!!!
고기는 사랑입니다 ㅠ
독일은 군식도 독하군요 ㅎㅎ ^ ^ ;;
독일군 짬밥이라고 다 맛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맥주 수프는 독하다 못 해 다시는 먹고싶지 않네요 ㅠ
맥주를 조금 평범한 걸로 고르셨으면 좋았을텐데. 복 맥주라서 알콜이 더 많이 들어있거든요 ㅠㅠ
술알못인 것이 실패의 원인일지도 모릅니다. 확실히 맥주가 7%면 좀 도수가 있네요 ㅎㄷㄷ 그냥 싼 독일맥주 집어온건데 ㅠㅠ
복 맥주에 대해 찾아보니 제가 사온 마이복은 복 중에서도 가장 약한거라는데 그럼 다른 복 맥주들은 얼마나 센거죠 ㅎㄷㄷ
에리카맛 마호맛
걸잘알 ;)
그러나 영국짬밥에 고문당하는 덕국병사 지못미
저게 사실 맥주 수프를 먹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라고 하기엔 이미 1차대전 당시에도 더이상 맥주 수프가 짬밥에서 사라졌으니 2차대전 때는 먹지도 않았을겁니다 ㅎㅎ
오늘의 교휸:요리를 할 때 알코올은 꼭 날리자.
안 날리면 피 봅니다 ㅠ
무슨맛일지 상상도 안감 ㅋㅋㅋ
모르면 오히려 이익인 그런 맛입니다 ;ㅠ;
슈니첼 우우 야~
우야~
와 맥주수프라니...글로만 봐도 저는 못먹겠네요; 전쟁중에 생존을 위해 막 만들어서 먹은듯한 그런 느낌이... 근데 그냥 빵을 먹고 맥주를 먹으면 될텐데 왜 그걸 끓였을까요...흠..
맛이 상당히 없기는 합니다. 원래는 살짝 맛이 가기 시작하는 빵과 맥주를 처리하는 용도로 만들어 먹었다고 합니다. 거기다 끓여먹으면 따듯한 한 끼 식사까지 되니 그리 먹은 듯 한데 맛이 좀 많이 없어요 ㅠ
슈니첼의 맛은 안정적이엇군요 ㅎㅎ
고기는 배신하지 않습니다 :)
"Vier Augen sehen mehr als zwei" Danke schön!
danke für das Lesen :D
옛날 참호전은 현대 한국군이나 미군 교범에서 가르치는 것처럼 은폐와 기도비닉하는 그런 전투가 아니어서 그랬던걸까요? 버터에 지글지글 굽는 요리가 있다는게 신기하네요 연기가 나면 적에게 위치를 들키니 야전에선 불을 피우지 말라는 교범내용을 봤던기억이 있는데
참호전은 아무래도 적이 어딧는지 뻔히 알고 있으니까 현대전에 비해 불을 피우는데 크게 통제하진 않았던 듯 싶고, 또 1차대전 전기까지만 해도 통조림이 아직 없어서 식재료가 모두 생으로 보급됐기 때문에 싫으나 좋으나 병사들이 불을 피워 취사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통조림이 보급된 중후기에도 당시 기술력이 열악하여 통조림을 불에 익혀먹지 않으면 도저히 사람이 먹을만한 맛이 아니거나 배탈이 나서 꼭 생으로 먹어야 할 위급한 상황이면 조금 먹다 버렸다는 기록도 많고 맛을 위해 굳이 스튜를 끓여 통조림을 넣어 먹었다고 하네요 :)
1차대전 영국군의 수기를 보니 역시나 불을 피우면 저격수와 포격의 표적이 되기 때문에 병사들 대부분이 집에다 취사용 알콜, 그냥 먹을 수 있는 초콜렛이나 캔디 등을 보내달라는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당연히 연기 나면 안 되니 금지되었습니다. 그래서 손바닥만한 고체 알콜 스토브를 쓰던지, 여러 명이 돈을 갹출해서 석유난로를 사서 썼다는군요. 그 외에 선호한 방법으로는 총신 청소용 헝겊을 고래 기름에 적셔서 담배 깡통에다 태우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연기가 거의 안 나는 기름 종류를 썼지요. 1차 대전 때에도 가능하면 야전 취사장에서 요리한 음식을 운반해 주었는데, 참호보다 한참 후방에 있다 보니 다 식은 상태로 도착하는 게 보통이었다네요.
1차대전 당시에는 최대한 야전 취사장에서 음식을 만들어 가져다주려는 시도는 했지데 그게 원활하게 잘 되지는 못했다고 하더군요. 통조림이 대량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시점에서는 그나마 나았지만 그 이전엔 아무래도 어쩔 수 없이 불을 피우는 경우가 많았던 듯 싶습니다.
셀프 고문?
고문이였습니다 ㅠ
독일군들은 왜 빵에 맥주를 따로 먹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은 걸까요...이것도 전쟁 PTSD의 일종인건지;;
저 레시피가 맛이 가기 시작하는 빵과 맥주를 사용하도록 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버리긴 아까우니 어떻게든 처리하기 위함인데 너무 맛이 없는게 문제라면 문제네요 ㅎㄷㄷ
비쥬얼부터 똥 같아서 못 먹겠어요
비쥬얼이 좀 많이 구리긴 합니다 ㅎㅎ
맥주 종류를 보니 자기 색깔 강하게 내는 맥주를 고르신듯합니다-.-; bock 중에서 도수 높고, 홉 향을 강하게 강조하고, 흔히 맥주하면 생각나는 그런 평범한 스타일은 아니네요. ps. maibock이... 아마 한국 마트에선 구하기 어려운 종류일겁니다.
술알못이라 제일 싼 것을 사온게 실수일지도 모릅니다 ㅎㄷㄷ 그리고 여기가 한국이 아닌지라 쉽게 구했어요 :)
술로 요리할땐 알콜날리는게 기본이라서 레시피에 없던거 아닐까요?
일반적이라면 요리할 때 알코올 날리는 게 기본이긴 한데 레시피대로 맥주 500mL에 빵 150g~200g을 넣으면 수프가 아니라 꽤나 걸쭉한 죽이 됩니다. 보시다시피 제가 만든 완성품도 좀 걸쭉하고요. 저기서 알코올을 날리려면 1/3 이상을 증발시켜야 하는데 그 맥주 양으로는 절대 수프라고 부를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올 수가 없죠 ㅎㄷㄷ
1887년에 독일에서 나온 레시피라는 점에서 알코올도 그냥 먹는 게 목적이었을 수도 있지요. 알코올 자체가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고 조창호 중위님도 북한에서 사시던 시절에 북한 사람들이 그래서 옥수수로 밥을 지어먹는 대신 소주로 만들어마셨다고 <돌아온 사자>에 쓰셨고, 게다가 하인리히 야콥 선생의 <커피의 역사>에서대로라면 저 시기 독일에서는 "맥주 외의 음료인 커피나 차는 중산층 아줌마들의 별난 취미"에 불과했으니 말이지요.
Ich moechte Schnitzel essen! Ist das gut?
Ja Schnitzel ist köstlich aber ich persönlich denke, dass Tonkatsu besser ist
Ach so Leben Sie in Deutschland?
Nein, ich lebe in Kanada und ich spreche kein Deutsch. Ich benutze nur Google Translate lol
하핫 도이치어 구사 하시는 분 인줄 알고 흥분 하는 바람에 실례를 범했군요 ㅋㅋㅋ 그러고 보니 닉네임이 왜 까나디엥인지 이제 알겠네요 코딱지만한 서울에서 평생 살아온 처지인지라 넓고도 여유로운 동네 사시는 분들 보면 부럽기만 하네요 아 그리고 대도이치제국군 짬밥 잘 봤습니다
실례라니요 ㅎㅎ 저도 장닌끼가 발동해서 구글 번역의 힘을 빌리고 말았네요 ;D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으,응가?
ㅠㅠ
똥짤은 강등아닌가여?
똥 아니예여... ㅠ
엄마.. 쟤 똥 퍼먹어...
ㅠ
맥주수프... 아무리 봐도 그냥 맥주 따로, 빵 따로 먹는게 더 나을 것 같은데;;;
남은 빵과 맥주 처리용이라 저렇게 먹었다고 합니다 ㅎ
"맛이 가기 시작한 빵과 맥주" 를 사용하는 레시피라면 어쩌면 이미 알코올이 다 날아간 맥주를 사용하라는 의미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네요.
그럴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최대한 알코올 도수가 약한 맥주로 만들었어야 했나봐요 ㅠ
빨리 전쟁을 끝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음식이었나봅니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근데 알콜 날리는 거면 보리차 넣어도 되지 않을까요? 독일은 보리차가 없어서 안되는 얘기일까....
독일 무알코올 맥주가 좀 보리차 맛이 나는 듯 합니다. 이걸로 만들었어도 될 뻔 했네요 ㅎㅎ
와........전쟁중에 군인이 참호에서 먹는 식사는 거의 편의점음식 수준의 간편한 것들(포장만 까먹으면 되는 인스턴트라든지, 통조림음식 등등)만 있는줄 알았는데 독일군은 나름 소고기같은 제대로 된 재료를 구해야 만들어먹을 수 있는 요리도 해먹었군요. 근처에 정육점도 없을텐데 고기는 어떻게 공급한 것인지....;; 하여간 서양쪽은 클라스가 남다른 거 같습니다.
그런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전투식량이 나오기 전 시대라 그렇습니다. 통조림 음식들이 대량 보급되기 시작한게 1차 대전인데 저 맥주 수프가 들어있는 레시피는 1887년 물건입니다. 3분 요리 같은 레토르트식 전투식량은 베트남전을 넘어가야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합니다. 이런 장기 보존 식품들이 없을 때엔 대부분의 군대가 병사들에게 식료품을 지급하면 각자가 알아서 요리해먹는 식이었습니다. 물론 저렇게 불 피워서 따끈한 음식들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전투가 없을 때나 취사장이 있는 후방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저 시대에는 주로 주둔한 지역에서 식재료를 사거나 징발하는 것으로 충당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 윗분 말씀처럼 이미 조리되서 보급되는 레이션들이 세상에 나온 것은 역사가 꽤나 짧고요.
아...... 통조림도 생각보다 역사가 짧았군요!
맥주스프하면 가정식으로 크림이랑 볶은 베이컨 넣고 끓이는 그거 생각햇는데 그냥 끓인맥주에 빵넣고끓리는죽이네요
네, 아무래도 짬밥이다보니 정통 가정식 맥주 수프와는 많이 다릅니다. 레시피대로 만드니 수프가 아니라 포리지네요 ㅎㅎ
라면 스프처럼 물에다 타면 맥주가 되는 스프가 1887년도에 나온건 줄 알고 기대하고 들어왔는데 맥주를 이용한 말 그대로 스프였네요..ㅎㅎ 음...슈니첼이 맛있어보입니다.
넵, 그냥 1887년 레시피를 사용한 맥주 수프입니다 ㅎㅎ 슈니첼은 맛있었어요 :)
음식가지고 이런말 하긴 그렇지만 맥주 수프 비주얼이 정말 뒤틀린 황천의 설사똥급이내요; 슈니첼은 맛있어 보입니다.
좀 그렇긴 하죠 ㅋㅋ 워낙 호밀빵 색깔이 어두운데 별달리 채소가 들어간 것도 없으니 ㅠㅠ
"아놔...또 이거임?" "별수없어. 있는게 그거 뿐이야." "그러니까 전쟁 안 끝나면 내일도 이거 먹어야 한단 소리지?"
"최종병기 맥주 수프"
https://www.youtube.com/watch?v=8r_hdg3KZ7U
저도 송아지가 어린 숫소인줄 알고 먹습니다. 전혀 놀라운 일도 아니고 거기다 링크를 걸어두신 영상은 미국 사정이죠. 저는 미국에 살지도 않고 제가 사먹는 송아지고기도 미국산이 아니라 캐나다산입니다. 미국은 비인도적인 공장식 목축업으로 워낙 유명하며 2013년 기준으로 캐나다의 7배가 넘는 수의 소를 키웁니다. 거기에 캐나다는 인구밀도가 3.5명/㎢이라 땅이 넘쳐나서 방목으로 소를 키우죠. 영상의 송아지가 사육되는 환경이 열악하여 반대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단순히 어린소라 반대하시는 겁니까? 저는 가축을 최대한 인도적으로 최소한의 고통을 주고 죽인다면 뭘 잡든 전혀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만. 거기다 저는 채식주의자도 아니라서요.
어...음... 맥주 수프라니... 정말 실존했다는 고증이 없었다면 전 진지하게 음식갖고 장난친다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충격적이고 의심스러운 비쥬얼과 발상의 음식이네요;;
저도 레시피를 보고 이걸 진심으로 먹으라고 이렇게 써놓은건가 싶었습니다 ㅎㅎ 맛을 몰랐으면 좋았을 듯한 그런 음식이네요 ㅠ
맨 정신으로는 도저히 참호전을 못 버틸거 같으니 맥주스프를 먹었던 걸까요?...어떤 의미로는 참 짠하네요...
'레시피가 시키는대로 했더니 알코올이 안 날아가서 맵다고 해야하나, 하여튼 알코올 맛과 향이 확 올라오고 거기에 쿠민이랑 호밀빵 특유의 향까지 올라오면서 이건 진짜 도저히 인간이 먹을 만한게 못 된다고 제 대뇌가 속삭이기에 과감하게 소금을 넣고 프라이팬에 얇게 펴 다시 굽다시피 익혀서 알코올 날리고 겨우 먹었습니다. 아니 독일놈들 이딴걸 먹고 싸우면서도 당대 최강 육군으로 군림했던 건가 ㅎㄷㄷ' ---- 심심해서 까나디엥님글 다시 정주행중인데 글과 내용도 재밌지만 역시 까나디엥님 신념중 젤 훌륭한건 일단 만든건 모두 먹는단거죠! 자기 음식에 대한 사랑과 사랑과 그리고 사랑이 느껴져요! 존경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음식은 어떤 것이라도 남기면 안 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