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파스타 하면 흔히 생각하시는 모습이 이러한 괴식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진정한 딸기 파스타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밀가루로 된 파스타에 딸기를 올렸을 뿐입니다.
이런 밀가루와 과일의 혼종은 재료구성만 놓고 보면 눅눅한 크레페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리고 눅눅한 크레페처럼 저것도 억지로 만들어놓은 음식이니 맛이 좋을 리 없죠.
조금 더 딸기 파스타를 제대로, 딸기 본연의 맛을 살려서 먹을 수는 없을까요?
다행히도 정답은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분자요리의 거장 쉐프 페란 아드리아가 미쉘린 3성 식당 엘 불리에서 고안한 요리법을 이용하면
딸기와 같은 고체를 스파게티의 형태로 조리할 수 있습니다.
요리 재료입니다.
매우 간단한 요리여서 여러분께서도 차근차근 쉽게 따라하실 수 있습니다.
딸기 14개
설탕 2 큰술
한천가루 3 티스푼
물 반 컵
보시다시피 재료다운 재료는 딸기 하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딸기 매니아는 딸기 하나만 가지고도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우죠.
여기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한천분말입니다.
한천분말을 가열한 뒤 식히면 젤리처럼 굳는데, 이 성질을 이용해서 딸기를 면의 형태로 굳힐 것입니다.
이 요리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특별한 재료로는 플라스틱 튜브와 주사기입니다.
주사기는 근처 철물점에서 바베큐 요리 소스 주입용으로 구매했는데, 얘가 아니어도 그냥 주사기이면 됩니다.
튜브는 다이소에서 어항 공기튜브용 2M짜리를 구매해서 뜨거운 물과 주방세제로 내부를 세척한 후 사용했습니다.
그러면 이제 본격적인 요리로 넘어갑시다,
작은 냄비에 꼭지를 딴 딸기랑 재료 모두를 집어넣습니다.
만약 집에 블렌더나 도깨비 방망이가 있으면 딸기를 갈으신 다음에 넣으시면 됩니다.
넣은 재료를 모두 최대한 으깨고 섞습니다.
저는 감자 으깨기가 있어서 비교적 쉽게 했는데, 이것마저 없으시면 숟가락으로 으깨시면 됩니다.
이제 집에 있는 체에 으깬 것을 거르고, 숟가락으로 꾸욱 꾸욱 누르면서 최대한 즙을 내세요.
즙을 내고 난 후 남은 쭉정이는 보관하세요, 나중에 또 사용합니다.
과정을 전부 따랐다면 이렇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제 냄비를 불에 올려서 끓일 때까지 약불에 살살 끓이시면 됩니다.
위에 기포가 조금씩 올라온다 싶을 때 불을 끄시고 냄비를 열기로부터 치우세요.
한천가루는 90도 이상 올라가고 나서 식히면 구조 변형이 일어나서 젤리처럼 굳어집니다.
그러면 이제 얘를 면 모양으로 굳혀야 하는데, 그 방법도 매우 간단합니다.
주사기에다가 가열한 딸기즙을 가득 채워줍니다.
주사기를 가득 채웠다면, 이제 주사기 끝에 튜브를 연결하시고
튜브를 가득 채우시면 됩니다.
튜브를 전부 채우시고 나서 냉장고에 15분 넣으시거나 얼음물에 5분 넣어서 식히시면 됩니다.
딸기즙은 식혀진 후 튜브 모양으로 굳어져 스파게티처럼 먹을 수 있게 됩니다.
딸기 파스타가 굳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계란 흰자 한 개 가지고 토핑용 머랭을 만듭시다.
15분이면 충분할 겁니다.
15분 후, 튜브를 냉장고에서 꺼내고, 주사기에 공기를 가득 채운 후 튜브의 한 쪽 끝에 연결합니다.
그리고 세게 조금씩 누릅니다. 이 부분은 요령이 필요한데, 너무 세게 누르면 면이 발사되어서 막 날아다니고
너무 약하게 누르면 그냥 안 나오고 버팁니다.
적당한 힘을 유지하면서 살살 누른 결과, 면이 저렇게 뿅하고 나오게 됩니다.
튜브 끝을 이리저리 접시 위에서 움직이면서 면을 잘 올리시면 요리는 끝납니다.
위에서 쭉정이를 남기라고 했죠?
그 쭉정이도 냄비에다가 끓이고 나서 컵 같은 용기에 넣어서 굳히면 푸딩이 됩니다.
이렇게 우리는 머랭크림으로 토핑된 딸기파스타와 딸기가 아삭아삭 씹히는 푸딩, 그리고 고명용 딸기로 완성된 딸기 파스타 요리를 완성시켰습니다.
아리스도 이 훌륭한 딸기 파스타를 보고서는 기뻐서 웃음짓고 있네요.
오직 딸기로만 이루어진, 100% 딸기 파스타, 이제 한번 맛보겠습니다.
면은 당면보다 살짝 약한 강도를 지녔고, 씹을 때마다 미처 거르지 못한 딸기조각이 씹혀서 생생한 맛이 납니다.
비유하자면, 작은 딸기 조각이 들어있는 딸기 젤리가 면의 형태를 띄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머랭 크림이 소스 역할을 제대로 해주어서 딸기의 맛을 보완해주어 더욱 좋습니다.
아무튼, 이건 뜨겁고 달달한 데에다가 밀가루에 과일이 범벅인 괴식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렇게 맛있는 것을 저만 혼자 먹을 순 없죠.
아리스에게도 한 입 주었습니다.
맛있게 먹어, 아리스.
맛있게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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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아리스는 건강상의 이유로 2주간 쉬었습니다.
자작글 중에서 분자 요리는 처음 보네요.
면이지만 면이 아닌 요리!
??? 과일 으깨서 한천 넣어서 푸딩 만드는 요리만 백가지는 넘을텐데...??
헐 파스타면을 직접 만드시다니 ;;
야씨.. 추천박고갑니다
야씨 이건 추천 ㄷㄷㄷ 정성이 ㄷㄷㄷㄷㄷㄷ
으아 모니터
정성추!
아리스짱 고멘네!
나무위키 갑시다!
저렇게까지 해서 먹어야 할 가치가 있는 음식인가요?
여기 가입해서 달아야 할 가치가 있는 댓글인가요?
아리스는 건강상의 이유로 2주간 쉬었습니다.
ㅅ
더 깊은 어둠을 본 것 같은데.....
자작글 중에서 분자 요리는 처음 보네요.
와... 대단하네요.
신기하네요
ah..........
헉,, 뭔가 신기
닷디아냐쟝!
분자 요리까지... 음겔 자작글 쓰는 분들은 역시 모두 실력이 엄청나네요!
면이지만 면이 아닌 요리!
이제 작성자는 자신의 면에 점수를 매겨 보시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흠 이것은 식사인가 디저트인가
엘불리는 문닫은지 오래지만 바르셀로나의 Disfrutar 라는 레스토랑에서 저런식으로 펜네를 만들어 내더군요.
딸기는 좋아하지만 이런 건...
흠? 저는 마지막 짤 2개가 액박이 뜨는군요. 혹시몰라 새 창에서 열기를 해보았지만 'i.imgur.com에 대한 액세스가 거부됨' 이라고 뜨는군요
모니터에 붙은 비닐 떼주고싶다
[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Delicious mango
??? 과일 으깨서 한천 넣어서 푸딩 만드는 요리만 백가지는 넘을텐데...??
Delicious mango
수비드 공법도 분자요리 중 하나인데 가루로 만든다는 표현이 굉장히 낯서네요. 게임마냥 식재료에 어울리는 조리가 설정된 것도 아니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식재료에 어울리는 조리가 하나 더 추가되는 것 아닌가요?
Delicious mango
그래서 잼이나 케첩등 과일쥬스등 안드세요? 식초나 고추장 된장 간장 절대 안쓰시나요? 분자요리의 개념도 뭐가 같고 뭐가 다른도 를 전혀 모르시네요 머리나쁜데 신념만 있다는게 이런거지요.
Delicious mango
최근에 루리웹에서 본 댓글 중 단언코 최고의 꼰대네요. 식재료에 어울리는 조리법은 누가 어떻게 정합니까? 아니 분자요리에 대한 호오를 논하기 이전에, 라면이라도 제대로 끓이시는 분인지 궁금하네요.
Delicious mango
개인적으로 이런 댓글을 안좋게 생각합니다 뭔가 귀중한 댓글창을 똥바가지로 만들어버리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특히나 이건 댓글을 가장한 꼰대질이 맞다고 생각해요 글에 어울리는 댓글이 있는법이죠
Delicious mango
안타깝지만 대첩을 일으키기에는 어그로력이 부족하구나. 좀더 수행을 쌓고 돌아오도록
Delicious mango
일일히 대꾸하는게 귀찮아서 제 댓글에 씁니다 제가 분자요리를 싫어하든 말든 댁들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제가 개인적으로 싫어한다니까요 그리고 딸기로 면 만들어서 먹는것도 제가 싫어할 수도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안맞는 의견에 비추폭탄 날리는건 상관없는데 다들 예민한건지 답글로 왤케 시시비비를 가리려고 하는건지 모르겠네요
간단하게 분자요리는 제 취향이 아닙니다 만 붙였으면 그만인거를 2,3,4번째줄 그건 [의견]이라고 볼 수 없는 말투 입니다 다르다 라고 하고 싶으면 거기에 맞게 쓰지 틀리다 말투를 써놓고 다르다 라고 하면 누가 받아들일까요
찐따같으니깐 1절만 하세요. 님을 위한 어드바이스임.
다음에도 이런 글을 올려주시면 아빠라고 부르겠습니다
딸기 젤리로 만드셨군요.
한천이 들어가서 100프로 아니네요 진짜 딸기100프로 찾습니다.
여기요
아래 사진 두 장 저만 엑박 뜨나요?
이 글의 핵심은 마지막 두 개의 짤인 것이다!!!
하다하다 이젠 분자요리까지 만드는 루리웹 수준...
여기에 크림 좀 들어가면 미키가 젛아하는 딸기 바바로아네요.
맛이 궁금하긴 한데 그렇다고 막 먹어보고 싶진 않고...ㅎㅎㅎ
헐...막짤 ㅋㅋ
맛있게 먹는 아이돌.
ㅇ
모니터는 무슨 죄...
신선한 아이디어네요 ㅋㅋㅋ 근데 덧붙이자면 프렌치머랭보다 이탈리안머랭이 더 나을거같음. 일단생으로 그냥먹는 머랭이라 재수없으면 배탈날수도있음 그래서 이탈리안머랭처럼 살균되는게 더좋을듯. 그리고 특성상 비비고 그러면 머랭거품이 죽어버릴거같은데 이탈리안머랭이 더 단단하고 안정적이라 잘안죽음. 추가로 튜브나 주사기가 까다로우면 그냥 커다란 통에다가 통째로 굳힌다음에 신의손놀림으로 얇게 채썰어도 괜찮을거같음.대신 면은 사각형이되겠지만...
스파게티가 아니라 칼국수가 되겠군요
딸기 양갱이 맛있겠네요..........
마지막 짤과 대사 때문에 로그인해서 댓글 답니다...... 아 몰라 친추합니다!
친추하려다 위로 올라갔더니 마이피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서 즐겨찾기 추가합니다;
노동력 노답;;
모니터 의문의 1패
모니터에게도 나눠주는 마음씀씀..감동이.ㅠ
맛있는거 맞나요..ㅋㅋㅋㅋ
고생추
괴식글은 본인이 먹고 빈접시가 나와야 완성인데..
다음요리는 이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