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연히 어머니 친구분께서 오랜만에 저희 집에 놀러오셨었습니다.
오실 때 대패삼겹살이랑 베이컨 두 팩을 주고 가시더라고요.
냉장고에 쟁여두고 있다가 저녁 시간대에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새벽에 급하게 뭔가를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결국 마땅히 다른 재료도 없고 해서 대패삼겹살이랑 베이컨 두 팩을 모두 써서 매콤한 볶음으로 만들어봤어요.
볶음용 팬에 물을 넉넉하게 붓고, 미림 한 컵 반이랑 후추, 마늘을 듬뿍 넣어서 밑물을 만들어줍니다.
이 밑물에 가열을 해서 끓기 시작했을 때 대패삼겹살과 한 입 크기로 썰어둔 베이컨을 넣고 3분 정도 데친 뒤에
삼겹살과 베이컨만 건져내고 밑물은 아낌없이 버려줍니다.
기름을 빼내는 동시에 고기의 이물질이나 냄새도 같이 빼주는 효과가 있어요.
그런 다음 팬에 흑맥주 한 캔(저는 이번에 편의점에서 공수한 기네스 흑맥주/큰 캔 3천원짜리)을 들입다 다 부어준 뒤에
가열해서 끓기 시작했을 때 아까 데쳐서 건져 둔 대패삼겹살과 베이컨을 넣고 흑맥주 향이 배어들도록 뒤적뒤적해줍니다.
혹시라도 남아있을지 모르는 냄새를 끝까지 박멸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그 뒤에 미리 만들어둔 양념장을 넣어줍니다.
양념장 재료는 고춧가루 3큰술, 고추장 5큰술, 간마늘 4큰술, 후추 1큰술, 꽃소금 적당히~
여기에 물을 넣지 않고 대신 사과주스를 넣었습니다.
사과즙으로 되어 있는 주스라서 설탕을 따로 넣지 않아도 되고, 고기를 더 연하게 해주는 동시에
약간의 감칠맛도 더해지라고 물 대신 사과주스를 사용했어요.
국물 없이 바짝 볶는 분이라면 저 위의 함량을 조절하시면 됩니다.
저는 고기를 먹어가면서 밥에 양념을 얹어서 비벼먹는 걸 좋아해서 좀 국물이 있게 하는 편이라
양념을 넉넉하게 했거든요^^;;.
간을 보면서 이 정도면 되겠다 싶으실 정도로 조절해가면서 넣어주세요.
그리고 양념이 골고루 배어들도록, 그러나 고기가 부스러지지 않을 만큼만 적절하게 주걱으로 휘저어가면서 볶아주세요.
양념이 어느 정도 배인 것 같으면 잘라둔 부추와 청양고추 땡초(2개), 대파 약간을 넣고
뭐 어차피 금방 익는 채소들이지만 그래도 넉넉하게 잘 익도록 다시 뒤적여줍니다.
어차피 대패삼겹살과 베이컨의 특성상 금방 익기는 하지만,
게다가 밑손질을 통해 한 번 데쳐두기까지 한 만큼 너무 익히면 고기가 부스러질 수 있어요.
그러니까 야채가 익고 나서 적절히 국물 양이 잡혔다 싶으면 불을 꺼주시면 완성입니다.
깻잎에 고추장을 좀 더 얹어주고 고기를 턱 건져서 쌈을 싸먹으니 깔끔하기도 하고 맛이 꽤 괜찮네요^^.
고기를 먹어가면서 양념을 덜어서 밥에 얹어 슥슥 비벼먹어도 괜찮습니다^^.
흑맥주와 사과주스가 양념과 고기의 베이스가 된 셈인데도 맥주의 씁쓸함이나 사과주스의 지나친 단맛은 거의 없어요.
적당한 감칠맛과 달콤한 뒷맛, 그리고 깔끔함만이 남았습니다.
어쩌다보니 새벽 댓바람부터 야참 겸 아침밥을 먹은 셈인데도 불구하고
속이 볶이지도 않고 느글거리지도 않아서 이번 고기볶음은 나름 꽤 성공한 것 같습니다^^.
새벽 댓바람부터 투척해보는 자작입니다만 평가가 어떠실런지 모르겠네요,
아무쪼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베이컨은 CJ 더 건강한 베이컨스테이크를 썼어요. 마침 주고 가신 게 이거라서^^...
맛나보여요~~밥도둑 ㅋ
보자마자 겁나먹고싶다 생각부터 드네요.
만드는 과정이 과학적이고 좋네요 ^^ 진짜 원하는 비주얼입니다. 볶음같은 조리과정인데 저는 조림처럼 보이네요 ^^
아무래도 국물을 많이 잡아서 그런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