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은 2년 전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독한 미식가를 보며 "와..난 언제 저런 음식들 먹어보나" 하고 있던 찰나
2기 2화에 나오는 쿠로텐동이 팍 꽂히더군요
문제의 그 장면
새벽에 이거 보고 배고픈데 머리속에 먹으러 가야 한다는 생각만 하게 되더라구요
시간이 흐르고 이걸 잊고 살았는데
얼마 전 돈이랑 시간이 여유가 되어 친구랑 2박3일로 이거 먹으러 가자고 설득했습니다
그래서 시작된 2박3일 도쿄 여행
(핸드폰 바꾸기 전이라 화질이 좀 구립니다)
일정은 10월 15일(월)~10월17일(수)였습니다
새벽의 인천공항인데 사람들이 거의 벤치에서 시간을 때우며 노숙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대략 6시간을 기다리고 출국수속 하는데
면세점들 사이로 거대한 라인 캐릭터인형이 눈에 띕니다
브라운이었나..?
이건 진에어 항공기 내부에 있던 비상시 대피요령 책자 같은건데
나와있는 사진들이 웃겨서 찍었어요 ㅋㅋ
누가 그렸는지 바다에 비상착륙한 비행기 옆에 인어가 있다거나
구명보트 펴는 사람이 뜬금 모히칸이거나
산소마스크를 귀에 착용을 금지한다거나 하는 그림들이 있더라구요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까지 갑니다
비용은 약 1500엔에 소요시간 1시간40분...
일본은 교통비만 해도 꽤 깨집니다..철도 민영화가 이렇게 무서움
스에히로초 역 주변
도보로 5분 정도면 덕후성지인 아키하바라가 나옵니다
사실 여행 일정 중에 먹는 것 외에도 아키하바라 덕질쇼핑이 주였습니다
강물 색깔이 녹차 색이라고 하는 오차노미즈역 주변 강...
찻물을 직역한 그대로네요
일단 대망의 쿠로텐동은 두번째날로 계획해 두었으니 점심을 먹습니다
우니(성게알),네기토로(파,참치 다짐),마구로(참치)덮밥입니다
비리거나 느끼할줄 알았는데 맛있습니다
비린맛은 전혀 없어요
가격은 1180엔이었나 그럼
2박3일간 묵을 캡슐호텔..
캡슐호텔은 처음 가봤는데 가격에 비해 굉장히 시설도 좋고 서비스나 대우도 좋더라구요
예약 할 때 아키하바라역에서 2분거리라 예약한건데 잘 골랐나봅니다
만약 아키바에 다음에도 갈 일 있으면 여기로 다시 와야겠음
카레돈카츠
카츠야라는 체인점에서 먹었습니다
체인점답게 무난한 맛입니다
친구가 시킨 로스카츠덮밥
이것도 소스 맛이 괜찮습니다
쇼핑을 끝내고 마음 편히 잠든 뒤
다음날 점심에 닌교쵸역을 가서 텐푸라 나카야마를 찾아가 봅니다
예전에 음갤에 고독한미식가 글을 올린 분에게 장소를 여쭈어 찾아갔더니
줄이 깁니다....
그리고 이거 찍자마자 점원이 나와서 '재료가 얼마 남지 않아서 점심은 이 분까지만 받을 수 있습니다'라며
바로 제 앞에 저 흰 와이셔츠 입은 분에서 끊더군요 ㅋㅋㅋㅋㅋ
그래서 저녁에 다시 와야 하는 슬픔을 뒤로 하고 다른 점심을 찾으러 갑니다
이것도 어느 돈코츠라멘 체인점이었던 것 같아요
국물 양,면의 익힘 정도를 따로 체크해서 제출할 수 있더라구요
교자도 시켰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텐푸라 나카야마의 영업 시간이 점심(11시15분~오후 1시)고
저녁은 오후5시 반~오후9시랬습니다
하지만 점심때를 생각해서 5시 조금 넘어서 가봅니다
그러나 중간에 다른 일이 생겨 조금 늦어지고
6시20분경 다시 도착한 나카야마
다행히도 줄이 없습니다!!
들어가서 착석하니 메뉴판과 함께 물수건,차를 받습니다
아나고텐동 등이 보이지만 주 목적은 역시 일반 텐동!!!
그리고 고독한미식가의 고로씨처럼
메고치(양태)와 타마네기(양파),고로씨는 못 먹고 돌아간 카키아게(야채튀김)과 텐동을 시킵니다
텐쯔유(튀김간장)과 오신코(채소절임?)을 받고 얼마 뒤
메고치와 양파튀김이 먼저 나옵니다
된장국도 주시는데 재첩이 한가득 들었습니다
소금과 텐쯔유를 찍어 먹어봅니다
와....
정말 첫 입 먹어보고 든 생각이 '오길 잘했다'였습니다
부드럽고 진한 흰살생선 특유의 맛과 간의 맛or조금 비릿함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묘한 맛의 양태
그리고 튀김옷의 바삭함이 어우러져 해골바가지만 보면 와!를 외치게 되는 것 처럼
자신도 모르게 와!가 나옵니다
양파는 색깔이 조금 진해서 탄 것 같은 인상이 있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정말 잘 튀긴 거였습니다
설익은 양파의 물렁거림이나 터져나오는 즙이 없고
바삭하고 아삭한 양파의 맛 그대로가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양파는 소금만 치는 게 더 맛있었습니다
카키아게(야채튀김)이라고 하지만 새우랑 가리비가 들어간 튀김
이건 생각보다 크기가 컸습니다
성인 남자 손바닥보다 컸어요
적당히 잘라 텐쯔유에 찍어먹으면 먼저 방금 튀겨낸 튀김의 바삭함,뒤를 이어 새우의 탱글하고 가리비의 쫄깃한 식감이 나오고
초록색의 알지 못하는 채소의 향이 풍겨집니다
이것만 밥과 먹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망의 텐동!!!!!!!
고독한미식가 작중에서 고로씨가 검은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는 뉘앙스로 나왔는데
한 입 먹어보니 풍겨오는 향으로 추측컨대 간장이랑 춘장을 섞은 맛 같습니다
새우는 크고 아름답게 3마리가 들었습니다.
가지와 아나고,그리고 정체 모를 흰살생선까지 들었습니다
일본에 와서 느낀 건 음식들이 대체로 짜고 기름진게 좀 강하다는건데
이 튀김덮밥의 맛도 어느정도 그 틀에 맞았습니다
하지만 그걸 상회할 정도로 만족스러운 쿠로텐동이었어요
이거 먹고나서 계산할때 튀김 튀기시는 할아버지께 '2년동안 오려고 생각하다가 드디어 와서 먹었다'라고 했더니 웃으시면서
밖의 팻말을 가져오시는데
팻말엔 오늘 재료가 떨어져서 장사 종료한다는 말이 써있더라구요
저랑 친구가 마지막 손님이었고 조금만 늦었으면 못 먹었을 거란 것 ㅋㅋ
못 먹었으면 다음 기회가 언제 왔을런지...
한국에 돌아가는 마지막 날
점심으로 니라레바? 간이랑 부추,숙주 볶은 것 같은데 맛있더라구요
가격도 쌉니다
비행기를 기다리며 나리타공항에서 먹은 규탕(소혀)구이 정식....
맛도 있고 포만감도 적당했지만 고기가 적은 것 같았어요
이게 1400엔..ㅋㅋㅋ...ㅋ..
여담으로 출국수속 1시간 전에는 티켓끊고 화물올려야한다는거 모르고 좀 늦게 왔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진에어항공기 놓쳐서 급하게 난 자리 다시 티켓팅했습니다 ㅠㅠ
시간 잘못맞춰서 날아간 20만원....
다음날 서울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KTX도 1분차로 놓쳐서 다시 티켓뽑은게 유머
마지막에 2연속으로 교통편을 놓쳐서 찜찜했지만 이번 여행은 2년간 풀지 못했던 숙원을 풀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니교쵸역에서 나카야마까지 찾아가는 길 알려주신 벨XX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두번정도 저녁즈음에 갔을때 항상 한적했는데 점심에는 붐비는군요 ㄷㄷ 주인 부부 두분 모두 너무 친절하셔서 첫번째 갔을때는 2번이나 왔는데 항상 문이 닫혀있었다 하니깐 드라마에서 언급됬던 야채튀김 서비스로 주시고, 올해 갔을때는 또와줘서 고맙다고 만쥬를 주시더군요 ㅠㅠ 사진도 편하게 찍으라고 하셔서 정말 좋은 가게였습니다
캡슐 자주 이용하는데 오야도 아키바 점에서 주무신 모양이시네요... 모든 비행기는 45분전에 체크인 카운터가 클로징 되어버립니다. 그 전에 못하시면 그냥 떠버리지요...
캡슐은 옆에 누가 코라도 고는 날에는 망합니다.. 귀마개도 써봤지만 미치겠더군요....
우와 덴동집 엄청 유명한곳이었군요 줄이...
고독한미식가에 나온 지 수년이 지났는데도 점심 줄이 엄청길더라구요 주택가에 샐러리맨들이 많아서 점심에 애용하는것도 어느정도 있다고 봅니다
두번정도 저녁즈음에 갔을때 항상 한적했는데 점심에는 붐비는군요 ㄷㄷ 주인 부부 두분 모두 너무 친절하셔서 첫번째 갔을때는 2번이나 왔는데 항상 문이 닫혀있었다 하니깐 드라마에서 언급됬던 야채튀김 서비스로 주시고, 올해 갔을때는 또와줘서 고맙다고 만쥬를 주시더군요 ㅠㅠ 사진도 편하게 찍으라고 하셔서 정말 좋은 가게였습니다
손님이 엄청 많을텐데 얼굴을 기억하다니 대단하네요
그건 아니고 손님도 없고 가볍게 대화하다가 첫번째 왔을때 또 올거라고 말씀드려서 또 왔다고 하니깐 옆에서 반주하시던 분이랑 주인 할아버지가 엄청 웃으시며 좋아하시더라구요 ㅎㅎ
캡슐 자주 이용하는데 오야도 아키바 점에서 주무신 모양이시네요... 모든 비행기는 45분전에 체크인 카운터가 클로징 되어버립니다. 그 전에 못하시면 그냥 떠버리지요...
네 거기에요 바로 옆이 아키바 시작지점이고 분위기나 내부인테리어나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안심 오야도는 비교적 최근에 생긴 곳이라 시설이 좋지요. 전 신주쿠 점을 이용했었는데 체구가 작아서 옷이 좀 불편했던거랑 청소 때문에 짐 보관이 좀 불편한 걸 제외 하고는 나쁘진 않았네요...개인적으로는 퍼스트캐빈, 글로벌케빈, 마이큐브에 비견 될만한 좋은 숙소였습니다.
막판에 다시 티케팅한거때문에 많이 아쉽네용 저는 막판에 잃어버린 아이폰x때문에 완전......
쿠로텐동은 소스가 많이 묻어있어 갓 튀겨낸 튀김이 아삭함(카삭!카삭!)이 많이 사라져 있을거 같네요 하지만 먹어보고싶어 죽겠습니다 ㅋ
바삭한건 앞의 튀김들이 좋았고 쿠로텐동은 아무래도 소스가 배어든 눅진하고 촉촉한 식감입니다 하지만 밥이랑 같이 먹는다는 느낌은 눅진한게 더 좋더라구요
저도 일주일전에 오사카에서 에비노야 라는 곳 텐동을 먹었는데 일본에서 텐야 이외의 가게에서 처음 먹어보기도 했지만 텐야 텐동은 정말 최악이었는데 에비노야는 정말 맛있더군요. 아삭함이 남아있는 부분도 있고 많이 짜지 않은 소스 곁들여진 부분은 또 그거대로 맛있었구요. 담에 도쿄가면 저도 저 집이랑 시루나시탄탄멘은 꼭 가볼겁니다 ㅎㅎ
역시 도쿄 여행 가면 한 끼는 고독한 미식가 성지 순례 해야죠~
고독한 미식가에서 메뉴 번역이 좀 이상한게 두 번 있었죠. 유린간을 유린기로, 쟈가토로를 투돌니로...
아이고..20만원......ㅜㅜ
캡슐은 옆에 누가 코라도 고는 날에는 망합니다.. 귀마개도 써봤지만 미치겠더군요....
방구도 맘대로 못뀌죠ㅋ
아!!
방영된지 한참 지났는데도 아직도 저렇게 줄이... 작년에 제가 첫 순례했을때도 한번 방문실패했던 경험이 있어서 왠지 공감이 갔네요 ㅋㅋ 만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우설 구이가 더 인상적군요 ㅎㅎ
와. 맛있겠네요.ㅎ 자주 올려주세요.ㅎ
저기 캡슐호텔이 또 남성전용이라 편한것도 있는거 같네요 ㅋㅋㅋ
제가 갔을때는 평일 점심때 바로 옆에 튀김집이 하나 더 있는데 거기 줄이 엄청 길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그 줄이 나카야마 대기줄인줄 알고 기다리고 있는데 여기 아니고 바로 옆 가게라고 하더라고요 나카야마는 대기 인원이 한명도 없어서 바로 들어가서 먹었네요
나카야마 참 맛있습니다 ㅜㅜ
우설은 원래 비싼부위,,,레바니라,일본가면 꼭먹는,,,
오오..
저건 돈코츠가 아니라 요코하마 이에케 일겁니다 이에케는 돼지육수+닭육수+굵은 면발이고 돈코츠는 돼지육수+가는 면발이에요
텐동에 하이볼 땡기네요
하네다면 모를까 나리타는 항상 여유를 가지고 출발하셔야 합니다. 게이세이선의 경우에도 우천시에는 지연운행도 되고 (여러 노선의 선로를 거치니 뭐...) 공동선로 구간에서는 스카이라이너가 우선 통과합니다.
니라 레바 맞습니다. 니라 :부추, 레바 : 간
전 가면 최소 1주일간 기차로 여행을 떠나서 도쿄에서 마무리 한 적이 잘 없네요. 마무리는 언제나 후쿠오카에서 합니다. 면세점 쇼핑하는데는 좀 빈약하지만, 수속하고 헤메지 않아서 선호하는 곳이 후쿠오카 공항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