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로(са́ло)'는 돼지비계를 염장한 동유럽 요리로, 쌀을 돼지고기로 만드는 연금술을 썼다는게 아닙니다
2주 전에 유튜브에서 러씨아 형님이 먹던 쌀로를 보고 염장해뒀던 돼지비계
냉장고 구석에 박아뒀다가 그대로 잊어버리고 2주가 흘렀습니다(레시피에 따르면 1주일정도면 충분)
그러다 어제 친구랑 밥먹으려고 냉장고를 여니 잊혀져가는채로 구석에 박혀있던 돼지 비계를 발견, 드디어 먹어보았습니다
먹는김에 슈퍼에서 산 햄도 같이
저렇게보니 무슨 김치 싸놓은거같네요
친구랑 맛보다가 이런거 먹을땐 역시 술이라는 친구의 주장을 따라 일단 작은건 먹어치우고 동네 수퍼에 술을사러 나갔습니다
참고로 지금 그릇으로 쓰인 저 나무판은 100엔샵에서 산 도마인데, 가방에 넣고 오다가 그대로 깔고앉는 바람에 부러져서 결국 도마로는 한번도 쓰이지 못한 불쌍한 녀석입니다.
먹는법!
1. 일단 보드카를 입에 털어넣는다!
2. 쌀로 위에 마늘을 얹고 입에 넣는다!
3. 보드카를 다시 입에 털어넣는다!
4. 이번에는 빵 위에 얹고 겨자도 좀 발라서 입에 낳는다!
5. 느끼한 사람(제 경우엔 제 친구)은 피클 하나 집어먹고 다시 먹어라!
모든 과정은 원하는만큼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빵이 검은 호밀빵이면 더 좋았겠지만 주변에선 팔지 않는 관계로 바게트로 대체했습니다
감상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맛은 좀 기름진베이컨이나 생햄이랑 비슷한데 입안에 넣으면 조금씩 기름이녹아나오는게 정말 맛있습니다. 돈만 있으면 쌀로에 쌀로를 얹어 먹겠다는 우크라이나 말이 왜 있는지 알거같습니다.의외로 그렇게까지 느글거리진 않더라구요. 혹시 느끼한맛 싫어하시는 분들은 위에 생마늘이랑 겨자 조금 얹으면 괜찮아집니다. 단, 술안주면 모를까 이것만 먹기는 좀 많이 짭니다. 보드카 뿐만 아니라 포도주랑 먹어도 꽤 괜찮았습니다. 완성될때까지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만들기도 간단합니다.
만드는법
1. 비계 또는 비계가 최대한 많은 부위의돼지고기를 삽니다.
2.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대략 두께가 스팸 깡통정도면 됩니다) 한번 물로 씻어준 뒤 물기를 잘 닦아줍니다
3. 적당한 그릇에 소금(300그램당 최소 밥숟갈5스푼정도), 굵은후추, 딜 또는 타임 등과 같은 말린 허브(위의 사진의 경우는 로즈마리랑 바질)를 넣고 섞습니다. 추가로 파프리카 가루와 고춧가루 약간을 넣어도 좋습니다
4. 마늘을 썰어 이대로 고기와 함께 불판에 올리고싶은 욕망을 억제하면서 고기에 뿌리고 떨어지지 않게 잘 눌러줍니다. 고기에 칼집을 내서 끼워줘도 좋습니다.
5. 3번에서 만든 소금+향신료를 고기의 모든 면에 잘 뿌려줍니다. 좀 부족하다싶으면 소금을 더 뿌려줍니다. 소금 부족하면 썩어요. 많이 뿌려도 일정이상 짜지지는 않으니 팍팍 뿌려줍시다
6. 랩으로 둘둘 감싼 뒤 1주일 이상 숙성시킵니다. 아니면 유리용기 안에 소금과 함께 파묻어도 됩니다 보관은 3주까지는 가능하다는거 같습니다.
7. 냉장고에서 꺼낸 후, 앏게 썰어줍니다. 아마 1주일 지난 뒤면 고기가 색이 빠져서 바깥은 연해지고 안쪽은 살짝 자주색이 돌 겁니다.
8. 생마늘을 얹고 냉동실에 보관해둔 보드카와 함께 먹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제 다시 누워야겠습니다. 어제 너무많이 마신거같아요
제목만 보고는 쌀 연성하신줄 알았네요 ㄷㄷ 기름진게 입에서 살살 녹을 거 같습니다 ㅎㅎ 익히지 않고 숙성시켜서 먹는거죠?
예 생으로먹어도 괜찮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른요리할때 베이컨 대신 넣어먹기도 한다는 모양이더군요
헐. 이거 몇 년 전에 TV에서 러시아, 동유럽 쪽 전통 음식이라고 하면서 거기 사람들 먹는 것 본 기억이 있는데 우리나라분이 만들어 먹는 걸 볼 줄이야...
신기해서 다른 사람이 올린 것도 있나 쌀로로 검색을 해봤는데 쌀로별밖에 안나오네요
돼지 비계로 만든거 이름이 쌀로 이군요 ㅎㅎ 도대체 비계를가지고 쌀을 어떻게 만드나 ㅋㅋㅋㅋㅋ
계속 씹어 먹으면 짭짤하면서 고소할것 같네요 :)
입에서 살살 녹습니다 짭잘한게 술이 술술 넘어가요 :D
아니 왜 도마가 든 가방을 앉으셨는지..그리고 왜 도마는 부서지는지;;ㅎ
도마 사다가 가방에 넣고 집에 오는데 오다가 잠깐 공원에서 쉴려고 바위 위에 가방깔고 앉는다는게 그만… 뚝하는소리 나길래 열어보니 이미 늦었더군요ㅠ 결국 다시 가게가서 하나 더 샀습니다…애초에 천원짜리 나무판자에 도마라고 이름붙여 파는거라 그리 튼튼하진 않은거같아요
살로 제작글 잘 봤습니다. 단순 취미가 아닌 굉장한 고퀄의 글이네요... 질문이 몇개 있는데요... 1.숙성은 냉장고에서 시켜야 하나요? 2.먹기 직전 랩을 벗기고 소금을 털어내고 물로 씻어 줘여 하나요? 아니면 소금만 훌훌 털고 그냥 먹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