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게,여행갤, 음갤에서 활동하는 유저입니다.
처음 뵙는 분들도, 그렇지 않은 분들도 모두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직접 만든 재미있고 쓸데 없는 디저트들을 업로드 한지, 어느덧 4회차네요.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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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단 하루밖에 없는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가 왔습니다. 이래 보여도 매년 꾸준히 발렌타인 초콜렛을 받고 있답니다.
물론 올해도 어김없이 사에쨩이 챙겨주었습니다. 2016년부터 벌써 햇수로 4년째네요.
무슨 초콜렛을 주었는가 하고 보니 [코바야카와 사에가 만든 퐁당 쇼콜라] 라고 합니다.
퐁당 쇼콜라라는게 무엇인가 하고 찾아보니..
쉽게 말해서 겉은 브라우니인데, 안에는 아직 덜 굳은 초코가 흘러 내리는, 그런 초콜렛이라고 하네요.
초코라고는 과장 좀 보태서 핫 초코와 아이스 초코밖에 모르는데,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선 저런게 유행인가 봅니다.
뭔진 몰라도 맛있어 보이고, 무엇보다 수제 초콜릿이라는데.. 원통합니다.
제가 화면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사에쨩이 직접 만든 저 초콜렛을 먹을 수 있을텐데..
발상을 전환해 봅시다. 반대로 화면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면 화면 밖으로 꺼내면 되겠지요.
레시피를 찾아보니 오븐도 필요 없고, 만들기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까짓거 한번 해봅시다. 화면에서 꺼내러 갑시다.
우선 준비물입니다.
다크초콜릿 110g
버터/마가린 120g 또는 식용유 72mL
달걀 3개
설탕 55g
카카오 파우더 55g
박력분/중력분 55g
보울 2개
보시다시피 동네 마트에서 충분히 구하고도 남는 재료들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카카오 파우더의 경우는 겨울에 먹다 남은 핫초코 가루로 대체하고, 초콜릿은 가까운 노브랜드 샵에서 980원짜리 다크초콜릿 하나 사오면 되겠습니다.
문제가 될만한건 버터인데, 겁나 비싼데다가 마가린이나 식용유로 대체를 해도 일단 만들 수는 있다 보니, 집에 있는 카놀라유로 대체하려 합니다.
저처럼 식용유로 대체하실거라면 버터 용량의 60%만큼만 쓰시면 됩니다.
무언가 하나 빠진 것 같은데..
초코를 만들 사람이 빠졌길래 데려왔습니다.
다음에는 화면에서 그대로 꺼내시면 됩니다.
간단하죠?
"이게 프로듀서의 수제라며 왜 노브랜드야 입니다."
"발렌타인 초콜렛"
이제 본격적으로 장갑 끼고 만들어봅시다.
우선 첫 번째 보울에 계란 3개를 넣고, 설탕을 55g 넣습니다.
설탕은 최대 110g까지 넣으셔도 되는데, 전 단거를 별로 좋아하지 않다보니 절반만 넣었습니다.
넣으시고는 설탕이 다 녹을 때 까지, 대략 일반적인 속도로 5분정도 저어주시면 됩니다.
빙빙 도는걸 보니, 최근에 죽어버린 '그 게임'이 생각납니다. 게임 이름이 뭐였더라... 히오.. 히오..
계란을 섞는 동안, 두 번째 보울에 초콜릿을 부셔넣고 전자레인지에 1분씩 3번 돌립니다. (700W 기준)
만약 버터를 쓰실거면 버터도 같이 넣어서 돌려주시구요.
대략 1분씩 두 번 돌린 시점에서 숟가락으로 누르면 초콜렛이 뭉개지기 시작 할 것인데, 식용유를 쓰실 분들은 이때 식용유를 넣고 마지막 1분을 돌려주세요.
두가지 믹스쳐가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녹아있는 초콜렛을 계란이 들어있는 보울에 천천히 넣으면서 섞어주시면 됩니다.
이때, 초콜렛을 그냥 부어버리면 뜨거워서 계란이 익어버립니다. 대충 뜨뜻미지근 할 때 까지 식힌다음에 넣어주세요.
열심히 섞다보면 이렇게 걸죽하게 됩니다. 이제 거의 다 되었습니다.
다음은 코코아 파우더와 중력분 또는 박력분을 55g씩 채에 쳐서 초콜렛 + 계란 믹스쳐에 넣어주세요.
채를 굳이 안치셔도 되긴 하는데, 고운 가루로 들어가야 나중에 섞기가 편합니다.
넣고 좀 섞다보면 점도가 생기면서..
지옥구울의 거대 포자와 같은 비쥬얼이 되는데 망한거 아닙니다.
그냥 근성을 갖고 계속 저어주시면 됩니다. 저는 그냥 거품기로 저었는데, 힘이 딸린다 싶으시면 주걱으로 저으시면 좋아요.
3분정도만 더 저어주면 동지팥죽과 같은 비쥬얼의 반죽이 됩니다. 이제 진짜 끝났습니다.
여기서 30분정도 냉장고에 휴지시켜줍니다. 반죽은 휴지가 필요 없는데 여기까지 젓고 나니까 팔과 허리가 아파서 제가 휴지를 취해야 겠더라구요.
어흑 마이깟
마지막으로 머그컵에 반죽을 조심조심 담아주시면 됩니다.
조금 작은 커피잔 기준으로 4개정도 나올 것이고, 저는 저게 350mL짜리 커다란 머그컵이다 보니까 저거로 대략 두 개가 나왔네요.
중간에 반죽이 부푸니까 50 ~ 70%만 채워주세요.
저 머그컵은 보통 머그컵이 아닙니다. 사에가 그려져있거든요. 다만 제가 철 수세미로 빡빡 닦다가 좀 지워져서 성불하는 것 처럼 되버렸습니다.
옆에는 "프로듀서님 논문을 읽고 공부를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졸업을 못한답니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복학하면 좀 더 열심히 살아야죠.
반죽을 담은 머그컵을 700w 기준으로 먼저 45초 돌려줍니다.
반죽이 부푸는걸 사진으로 담진 못했는데, 대략 30초쯤 돌리면 펑 하고 부풉니다.
요게 45초 돌린 상황이고, 이 상태일때가 겉은 촉촉하고 속은 흘러내리는 퐁당 쇼콜라 상태입니다.
다만 저는 생으로된 초코 반죽을 먹고싶진 않아서 45초 더 돌리고 브라우니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좀 더 부푼 모습이 보이죠?
이따 밤에 하나 더 만들 예정인데, 그때는 좀 흘러내리도록 만들어볼까 합니다.
맛은 좀 찐한 초코 카스테라와 비슷한 맛입니다. 아무래도 버터를 식용유로 대체하고 설탕을 좀 적게 넣다보니 그런 것 같네요.
대신 먹을 때마다 신장이 "당뇨 온다 진짜 온다 형 진짜 당뇨다" 이럴 정도로 달진 않아서 저는 이쪽이 더 좋네요.
예전에 사 먹었을때는 두 입 쯤 먹고선 진짜 너무 달다싶어서 포기했거든요.
아무튼 화면에서 퐁당 쇼콜라도 끄집어 냈으니..
수여식을 통해 전달 받아 봅니다.
사뿐히 감도는 달콤한 공기... 프로듀서항은 눈치 채셨는지요?
남은 반죽은 우유를 좀 넣고 부풀려서 어머니와 함께 구워먹었습니다.
다음번엔 기회가 된다면 식용유 말고 좋은 버터를 써서 보다 풍미가 있게 만들어보고 싶네요. 아무래도 식용유로 하니까 공장제 빵 맛이 날 수 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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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에 학회를 가고 다다음주부턴 다시 연구실에 출근할 예정이다 보니 당분간은 시간을 내지 못할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남은 열정을 불태워보았습니다.
지금은 구체관절인형을 붙잡고 이러고 있지만, 조금더 기술이 발전하면 안드로이드가 만들어준 발렌타인 초코를 받을 수 있겠지요.
그때까지 이공계 종사자 분들 파이팅, 그리고 제 월급도 파이팅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여름에는 화채를 직접 만들어 볼까 싶은데, 그땐 제가 연구실에서 한창 실험하느라 바쁠터인지라 또 괴상망칙한 작업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역시나 그때도 시간, 체력, 금전, 무엇보다 교수님의 자비가 있다면 다시금 재밌고 쓸데없는 것들을 들고 오겠습니다.
겨울이 끝나가는줄 알았는데 다시금 쌀쌀해졌네요.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날이 따뜻해지면 또 뵙지요!
세미 인수분해짤 올리려다가 말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저 닥추 ㅠㅠ
사에항 좋은 아이... ㅠ.ㅠ/
우유랑 같이 먹어도 좋을 것 같아요 :)
그저 닥추 ㅠㅠ
다음엔 좋은 분이 만들어 주실거에요
이건 뭐 노력에 추천을 누를 수 밖에 없네요 ㅎㅎㅎ 마지막에 어머님과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사격중지!! 사격중지!! 아군이다!! 라고 이제 리플달릴듯 하네요.
사에항 좋은 아이... ㅠ.ㅠ/
어흑 진짜 개눈물난다. 맛있어 보이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미 인수분해짤 올리려다가 말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격중지 아군이다
자기위로와 셀프선물 무엇인가 이 복잡 미묘한 감정은... 그래도 정성엔 추천!
프로듀서항의 정성에 추천
아아 대학원생..솔로...추천
콘치키칭
ㅋㅋㅋㅋㅋ 필력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