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외할머니께서 2주쯤 전에 돌아가셨는데 장례식장에서 아버지가 참 초라하고 작아보이더라
원래 정말 크게 느껴지던 아버지였는데 울음을 참으시면서 당신의 외할머니를 보내셨을 그 모습이 참 서러워보이더라
그러고서 3일을 직장도 쉬시면서 장사 치르는 걸 도우셨는데 안쓰럽더라고
햇빛 아래서 온갖 궂은 일을 나서서 하셨는지 빨갛게 살이 타셨더라
그리고서 지난 토요일에 아버지 외가쪽의 나와 5촌이신 분과 평생 살면서 처음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도 아버지는 진외할머니 생각이 나셨을게 분명하다
그날 내가 안 먹은지 반년은 된 술을 입에 댄 것도 그런게 느껴져서였던 것 같다
어쨌든 그날 얼큰하게 취하신 아버지가 안쓰럽더라
그리고 오늘은 아는 형님이 술을 먹더니 안하던 신세 한탄을 하더라
이 형님 가정사에 뭐에 듣고 나니 그냥 눈물이 날 것 같더라
평소에 그 어떤 내색도 하지 않던 사람들이 그런걸 살짝이나마 드러내는 걸 보니
나보다 오래 살아온 만큼 나보다 오래, 많이 아팠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그냥 오늘 새벽이 갑자기 가슴이 아프다
힘내
고마워
인생은 고달픈듯
그러게나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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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여시
너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중략)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에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어깨 위에 더 많은 것울 지고 있는지 몰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