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크'가 전사했다.
어느 누구 한명도 처음에 이 말을 꺼내기 어려웠다.
그는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지만 대부분은 '포자르'를 공격하던 돌연변이의 것이었다.
'아이스 워리어'들은 가까이 다가갔고 그가 더 이상 숨을 쉬지 않고 있는걸 깨달았다.
'아나코라'는 시체를 매장할 것을 원했지만 '가보스키' 하사는 언땅을 파기 위한 도구가 없기에 불허했다.
사실 도구가 없어도 어떻게든 해낼 수는 있었다. 다만 너무나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했고 아침해가 떠서야 끝날 작업이었다.
게다가 '보사크'의 몸은 훨씬 컸기에 매장에 걸릴 시간은 더 늘어날 수 있었다.
어쨌든, 모두들 이 시점에서는 매장을 하든 시체를 그냥 남기고 떠나든 의미가 없다는 것에 동의했다.
결국 임박한 바이러스 폭탄에 의해 그의 시체는 완전히 융해될 운명이었다. 그게 아니라한들 모든 제국방위병들은
예의를 담아 전우를 매장해봤자 얼마안가 그곳이 전투로 얼룩진 진탕이 되버린다는 걸 알고 있었다.
"멍청한 자식... 총을 썼어야지 총을.."
'바레스키'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그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이 자리에는 '포자르'가 누워있었을거예요."
'아나코라'는 '바레스키'의 슬픔을 덜어주려했다.
"모두들 저 돌연변이가 라스건에 터무니 없는 내성을 가진걸 봤잖아요. 그게 최선이었던거에요."
'보사크'의 전사를 제외한다면 나머지 인원의 피해는 경미했다.
'팔리네브'는 마지막 돌연변이가 휘두른 팔에 맞아 경미한 뇌진탕 증세가 있었고, 불타 죽어가는 돌연변이에
껴앉기를 당한 '가보스키' 하사는 몸에 2도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포자르'의 관통된 오른팔은 응급조치가 끝나
붕대로 단단히 고정되었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대령은 몹시 지쳐보였고 심지어 가벼운 '쉘쇼크'를 겪는 듯 했지만 병사들은 굳이 언급하지않았다.
대신 '가보스키'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대령을 대신해 부대의 지휘관을 계속하기로 했다. '아나코라', '바레스키', '그라일'은
추락한 수송기에 들어가 남은 적은 없는지 조사하는 임무를 맡았고 그중 '그라일'은 내부엔진 상태를 점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미카레브'와 '블론스키'가 군용텐트 줄로 기절한 카오스 컬티스트들을 꽁꽁 묶는 작업을 시작했고
'스틸' 대령은 죽은 돌연변이 시체들 중 하나를 찾아 검시했다.
"저 돌연변이들."
대령이 하사에게 말했다.
"내가 처음 숲에서 봤던 놈들이야. 그때 내 시야에 보인 것도 회색털을 갖고 있었지. 추위에 적응하기 위한 것처럼 보이는군.
하지만 내가 본 돌연변이가 이놈들이 아니라면 진짜 놈은 어디로 간 걸까? 우리가 급습한 컬티스트들은 우리의 존재를
전혀 몰랐던 것 같았고.."
"그럼 그 돌연변이가 우리의 존재를 이미 알렸을지도 모릅니다."
'가보스키' 하사는 고민했다.
'만약 보고했다면 어느선의 카오스 근거지까지 도달했을지, 저런 돌연변이 개체는 아직 얼마나 더 존재할까?'
다음 '스틸' 대령은 자신이 의식을 잃었던 동안 있었던 일을 물어보는건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생체공학적 두뇌를 통해 그가 지금까지 본 모든 시각정보의 세부사항을 기록하고 나중에 복기할 수 있도록 저장했다.
그나저나 얼음물에 빠져 죽다살아난 경험으로 대령은 심기가 불편했다. 분병 생체학적으로 죽었거나 코마상태에 빠졌었지만
여전히 몸속 기계들은 작동을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령은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단단히 묶인 포로 두명이 화톳불에 앉은 대령 앞으로 질질 끌려왔다.
'미카레브'와 '블론스키'가 각각의 포로를 담당했다. 몹시 피곤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대령은 직접 이 두 포로를
심문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대령은 의도적으로 문신으로 험상궂은 얼굴에 덩치 큰 컬티스트를 심문했다.
그리고 녀석은 '블론스키'에게 협박을 하다가 손목이 부러졌던 컬티스트였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안다."
대령이 말했다.
"어차피 살려주지 않을테니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을 생각이겠지. 그래, 틀리진 않았다.
하지만 넌 가능한 빨리 죽을 수 있고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을 수도 있지."
포박된 컬티스트는 대답대신 대령을 향해 침을 뱉는 걸로 의사를 전달했다.
"'블론스키'?"
대령이 명령하자 '블론스키"는 무감정한 표정으로 이미 부러져 퉁퉁 부은 포로의 손목을 쎄게 비틀었다.
놈은 비명을 지르며 고통에 몸부림쳤는데 이 심문에 진정한 목적은 나약해보이는 두번째 포로에게 공포를 주기 위함이었다.
고문을 당하는 컬티스트가 비명을 참은 건 정확히 1초였다. 그 후 아픔에 눈물을 흘렸지만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보던 다른 포로는 그 광경에 큰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어쩔수 없군."
대령이 말했다.
"저 친구가 원한다면 그렇게 해줘야지. 다음 포로를 심문하도록하자."
'블론스키'는 다음에 무슨 일을 해야할지 잘 알았다.
덩치 큰 컬티스트 포로의 등을 군홧발로 밀어 얼굴이 활활 타오르는 화톳불 위에 타오르게 밀쳐넣었다.
산채로 얼굴에 화상을 입으며 죽어가는 포로의 비명소리는 끔찍했다. 고통과 살기위한 본능으로 놈은 고개를
들기위해 애썼지만 '블론스키'의 발은 놈을 다시 불길 속으로 내던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 컬티스트는 죽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렸다.
산채로 얼굴이 타죽은 시체를 보며 두번째 포로는 몸을 덜덜 떨었고 구토까지 했다.
'스틸' 대령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고 포로는 다음 차례가 본인임을 직감했을 것이다.
"저는 가담하고 싶지 않았어요! 정말입니다!"
컬티스트가 애걸복걸했다.
"정말입니다.. 일단 그들이 점령하고나면 선택지가 없어서.."
"그들이라니? '망갤란'?"
'블론스키'가 질문했고 컬티스트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망갤란'이란 존재를 이미 알고 있는 제국병사를 보아서 긴 설명이 필요없다는 안도감이 들었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자가 언제부터 여기에 왔는지 모를겁니다. 어느 순간 도시에 '망갤란'의 추종자들이 넘쳐났고
내 가족, 친구들마저 '망갤란'이 옳고 우리가 황제에게 빚진게 없고 황제가 우릴 보호해줄 수 없다고 말했어요.
무장한 추종자들이 집집마다 문을 부수고 쳐들어와 사람들을 바깥으로 끌어내고 머리에 총을 겨눴죠.. 그렇게
우리에게 충성맹세를 시켰습니다. 정말.. 정말 우린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틀렸다. 언제나 선택의 여지는 있다."
포로의 변명에 '블론스키'가 으르렁거렸다.
"저 수송기가 추락했을때."
'스틸' 대령이 부서진 수송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제국 국교회의 주요인물이 타고 있었다. 그는 너와 시민들을 도울수 있었고 올바른 길로 인도할 사람이었다."
다시 포로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
"네네, 누군가 황제교 사제가 탔던 곳이라고 해서 뒤지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여기 오신거군요? 혹시 그분을 찾고 계시나요?"
"그가 어디 있는지 아나?"
대령이 심문을 이어나갔다.
"그분은 죽었습니다.."
컬티스트가 말했다.
대령은 대답하는 컬티스트를 유심히 노려봤다.
컬티스트의 얼굴표정 하나하나 관찰하면서 강화된 청각능력으로 놈의 심장고동소리를 체크했다.
포로가 거짓말을 하는지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20시간 동안 인공 안구를 쓸수 없으니 심장고동으로만
참거짓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대령은 인공신체와의 단절에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죽는걸 봤나?"
'스틸' 대령이 물었다.
"그저 제 짐작입니다.."
컬티스트가 말했다.
"그 사제는 사흘전 포로로 잡혀 '이오타 하이브'까지 끌려갔습니다. 그곳에서 사제가 얼음궁전 계단으로
끌려가는 걸 제가 두눈으로 똑똑히 봤지요. '망갤란'이 그분을 잡았어요."
"거기가 어디지? 우릴 거기까지 안내해줄 수 있나?"
그 말에 컬티스트는 흥분하며 말하기 시작했다.
"제발, 제가 아는걸 다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제발 절 거기로 데려가지 말아주세요.
'망갤란', 그는 강해, 당신들이 이길수 없어! 수십만 경비대가 주둔하는 '이오타 하이브'를
점령하는데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단 말이야. 수십만이 죽었고 남은 건 당신들 뿐이잖아!"
필요한 정보를 다 얻었다고 판단한 대령은 컬티스트의 운명을 결정지으려했다.
그러나 그 전에 포로의 이야기를 함께 들은 '미카레브'와 '블론스키' 둘의 의견을 물어보았다.
"정말 저자의 말을 믿나?"
두 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군, 나도 그렇다네."
대령은 라스 피스톨을 꺼내들어 젊은 컬티스트 포로의 머리를 쐈다.
크으 약속은 지키는 갓- 제국군
번역해주신글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자기전에 워해머 글 검색해보는게 낙이에요.
진짜 될수 있으면 카오스 신봉자들을 피해서 무조건 제국라인으로 넘어가야하는게 최선일듯... 어짜피 이래 죽나 저래 죽나 똑같지만, 적어도 황제를 위해서 죽는게 더 나아보임.... 그나저나 두번째 컬티스트는 왠지 짠하네.... 그래도 배신 했으니 죽어야 하지만...
크으 약속은 지키는 갓- 제국군
컬티스트면 죽어도 영혼은 카오스가 냠냠 하는거 아님?
본인한테 좋은것도 없을걸 별다른 공적없이 뒈짓해봤자
War Lord
번역해주신글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자기전에 워해머 글 검색해보는게 낙이에요.
보통은 연료나 악마들 장난감이 되지 않을지 너글파파께선 하급으로 부활시키시고
진짜 될수 있으면 카오스 신봉자들을 피해서 무조건 제국라인으로 넘어가야하는게 최선일듯... 어짜피 이래 죽나 저래 죽나 똑같지만, 적어도 황제를 위해서 죽는게 더 나아보임.... 그나저나 두번째 컬티스트는 왠지 짠하네.... 그래도 배신 했으니 죽어야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