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이 있어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역에서 근처에 가까운 곳중 볼만한 곳이 어디있나 싶어서 청계천을 다녀왔습니다.
청계천은 참 추억이 깊은 곳입니다.
세운상가 아재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세운상가 근처에 굴다리가 하나 있는데 거길 지나가면 꼭 뒤에서 누군가 미행하듯 따라옵니다.
그리고 뒤에서 한 마디 멘트를 날리지요
"백업씨디 있어요~!"
지금처럼 스팀을 이용하여 게임을 다운로드해서 받아서 하는 시대가 아닌 DVD도 없던 시절에 백업씨디는 정말 센세이션 했습니다.
씨디 한 장에 들어있는 방대한양의 게임들...
플레이하다보면 왜 방대한지 알게 되지요....
"게임속에 데모게임들이 많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래도 이건 양반이지요. 데모게임도 아닌 공씨디를 파는 애들도 많았고...
스타크래프트라고 해서 사고보면 스타트랙이 들어있거나 이상한 게임들이 많이 들어있고 참 추억의 동네가 청계천입니다.
그러던 동네가 이명박이 취임후 청계천을 관광지로 바꿔버렸습니다.
예전에 일본인들 가이드 해줄 때 청계천이나 명동 남대문시장등을 데려다주었는데...
그 때 생각이 많이 나서 잠시 추억에 잠겨서 청계천에 가보았습니다.
(일본인 한국 가이드 필수코스중 하나였던 청계천)
청계천이 예전의 청계천과 달리 관리가 잘 안되어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원래 청계천에 등불도 달아놓고 잡초도 하나도 없고 되게 깨끗했던 모습이었는데...
이제는 잡초도 너무 많고 벽에도 잡초가 번져있는걸 보고 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잡초가 너무 많아진 청계천)
5월이면 군대에서도 진지보수 공사를 해서 제조착업하고 박세게 관리하는데 군대보다 더 관리가 안 된 느낌의 청계천이었습니다.
그냥 공공기관에서 일했던 제 추측으로는
아마 이건 관리가 안되었기 보다는 정부에서 예산삭감을 해서 예산이 없어서 관리를 못 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물고기들이 어디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물고기도 넘쳐나서 밤에오면 몰래 낚시하던 사람들도 많았는데...
"물고기들은 청계천에서 눈 씼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만큼 청게천물이 지져분해졌나 하는 생각에 씁슬함을 감추지 못 하겠더군요.
(물고기들은 박물관이 살아있다처럼 아직 살아있었다)
그래서 화장실에서가서 눈을 안 씼고 다시 찾아보니 물고기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물고기들을 보니 오늘 저녁은 부산에 돌아가서 매운탕이나 먹으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나 지금이나 청계천 주변에는 커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저는 청계천을 지나가면서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아... 미세먼지 좀 더 힘내...커플들 밖에 못 나오게..."
어느정도 청계천을 둘러보다가 예전과 많이 바뀐모습에 당혹스러워 청계천 굴다리를 빠져나왔습니다.
마치 고등학교 졸업앨범에 실려있는 첫사랑의 사진을 보고 30년뒤 길에서 우연히 재회한 느낌입니다.
"청순함이 보이는 긴생머리는 어디가고 아줌마 파마에 눈가에 보이는 잔주름..."
"손에는 주부들의 필수품 주부습진이 남아있는 여워진 손가락..."
마치 고교시절 첫사랑을 30년뒤에 재회하면 이런 느낌이라 생각되더군요...
아... 그리고 청계천도 사드 때문인지 외국인이 보이질 않습니다.
예전에는 한복 입고 돌아다니는 외국인들도 보이곤 하였는데...
(청계천의 생생한 모습을 영상으로도 담아 보았습니다)
검은머리 외국인들은 어디가고 바퀴벌레처럼 생존력이 끈질긴 커플들만 남아 청계천에서 팔장끼고 돌아다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청계천의 모습이었습니다.
백업CD의 본고장은 용산, 청계천은 무띠 성인용 비디오테이프였죠(제 기억속에는...)
저도 교복 입고 테이프 몇번 사러 갔었던 기억이 있죠. 근데 일본꺼만 몇번 보다가 집에와서 확인해보니까?? 미국 야동이 들어있던 테이프를 처음 접했는데 새로운 세상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았었죠. 대륙의 크기라던가 터프함 그리고 여배우 신음소리가 일본 여배우와는 완전 다르더군요. 특히 노모자이크라서 더 충격이 컸었죠.
청계천은 전에 등불축제때 갔었는데진짜 좋았음 왜냐면 여친이랑 갔었으니까....지금은 없는...
사실 청계천도 MB의 산물이라 전 흉물 취급하고 있습니다. 청계천 보면 4대강이 떠올라서 더더욱 싫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