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전, 오랜 친구 L씨와 산행중에 길을 잘못 들러서 멀리 떨어진 공장에서 하산하는 모험을 반나절간 즐기고 그 친구가 말하길
"야, 언제 걸어서 바다 한번 안 봐야겠냐"
여긴 바다도 없는 충북인데 걸어가서 바다를 보자고? 최소 80km정도는 걸어야 하는데 그것 참 바보같은 생각인걸
당장 하자
하지만 귀찮은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서로 일정이 안 맞아 2년의 시간이 흐르고서야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까먹고 있었는데, 상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최종 코스입니다
삼성터미널(0)-고삼면사무소(32)-오산시청(56)-향남읍사무소(72)-조암터미널(84)-궁평항(102) 처음에는 이렇게 잡았었는데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지나고 연말에 사람 만나고 할 일이 있다보니 늦게 출발해 첫날은 차를 타고 죽산에서 18km정도만 걸었습니다
그래도 볼 거 보고 놀 거 놀고 하니까 대강 100km정도 걷게 되네요
(행군 아님)
도보여행에 참가한건 총 세명
R-'자전거 여행이라면 가겠다' 라고 말하고 끌려온 친구, 상식인 담당. 취미는 게임
L-도보여행을 떠나게 된 주 원인, 분위기 담당. 트둥이 사랑이 대단함
C-본인, 총무 겸 길잡이 겸 사진 담당. 취미는 등산과 자전거
뉴스에서는 올해 가장 춥다고 하루종일 노래를 부르지만 굴하지 않고 죽산터미널에 내려 무작정 걷기 시작하는 일행
볼 것 없는 삼죽을 넘어 도착한 덕산저수지
괜찮은 곳입니다
"동내 개X끼 정모한다!"
중간에 마주친 개들
반가운건 반가운건데, 큼직한 녀석들이 무쟈게 짖으면서 따라오니 쫄기 마련. L씨는 이 이후 개에게 남아 있는 정이 뚝 떨어졌다며 몸서리를 쳤습니다
끝나지 않는 오르막
"아아...마치..."
오르막에서 내려도 끝나지 않는 시골길들
"야옹"
가면서 동물 마주할 일은 참 많았더이다. 개, 고양이, 염소, 고라니 등등..
Hmm...
저녁이 다 되어서 도착한 고삼호수
6시가 조금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근처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고 방에 들어와 치킨을 시켰는데
치킨의 상태가 실로 좋지 않아 가다가 보이면 불지르자는 친구를 말리는데 애먹었습니다
담배만 피워도 그림이 되는 R씨보다 귀여운 고양이
개냥이는 옳아요
둘째 날 아침 호텔에서. 여행 내내 검은 복면을 쓰고 다녔는데 사람들은 의외로 남을 신경쓰지 않습니다
사실 거짓말이에요, 시선이 너무 따가웠습니다.
아침의 고삼호수. 여름에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겨울에는 글쎄요
올해 가장 추운 날이었다던데 의외로 전날보다 바람이 덜 불어서 이럭저럭 걸어볼만은 했습니다
얼마 걷지 않아 고삼면에 도착한 뒤 편의점에서 본 고양이
시골은 항상 신비롭습니다
기이이이이인 시골길
고삼과 남사 사이에 위치한 이동저수지. 한번쯤 가볼만은 합니다
"야, 얼음이 한 2-3cm정도 얼어있는 것 같으니 돌다리 말고 그냥 얼음 위로 지나가도 되겠는데"
"오 그러게, 내가 올라와도 괜찮아. 돌 던져도 안 깨지겠다."
"..깨지네"
부부가 운영하는 호떡 트럭
아주머니가 행선지를 물어보더니 가로되 "환장하겠네"
긴 굴다리를 넘어 도착한 오산, 목적지에 도착했을때보다 기뻤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오산에 도착해 시내에서 영화(아쿠아맨) 한편 보고 들어와서 쉬는 길
도대체 대사는 누가 쓴 거랍니까
세번째 날
아침은 김밥천국에서 간단하게 때우고 속도를 높여 오산을 떠나 화성에 도착
황량한 황구지천
KTX 경부선길을 넘은 기념으로 점심은 문어입니다
별 연관은 없지만 문어는 옳아요
얼마 걷지 않아 도착한 향남, 그리고 화성시 종합 경기타운
무척 깔끔한 동네라 이런 곳에서 사는것도 괜찮겠지 싶습니다.
"저기서 틀면 조암이 보일까?"
"응, 아니야"
어찌어찌 조암(우정)에 도착해 숙소에 들어오고 나서 물집이 생겼다며 PTSD가 재발한 R
어느새 바다까지는 8km, 목적지까지는 20km도 남지 않은 상황
조촐하지만은 않은 저녁식사 겸 아침식사
네번째 날
"어디서 갈매기 소리 안 들리냐"
"음, 저건 개 소리야, 멍청아"
결국은 도착한 화성 방조제
바다 반대쪽으로 건넜는데 길기는 무쟈게 깁니다
넓고 황량한 억세밭
도보여행의 마지막 식사는 회
음...사실 여기서 술에 너무 꼴아가지고 바다를 찍은 사진이 없습니다
뭐 우째든 집에 잘 들어왔으니 참으로 다행인 일이며, 다음에는 남해를 보자며 해어졌으니 여름에는 여수나 부산에 갈 것 같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것도 그렇네요, 건전한 고양이로 대체하였습니다 m(_ _)m
짤 대령
실화냐
ㅋㅋㅋ
멋있는 여행이네요! 같이 도보여행 할 친구가 있는건 인생의 큰 행운이라 생각해요~ 추천 누르고 갑니다 ^^
뜻깊은 여행이었을거같네요 ㅎㅎㅎ 좋군요. 청춘은 ㅎㅎㅎㅎ
여행 중간에 친구와 청춘은 돈으로도 못 산다는 말을 할 일이 있었는데 그것도 넣으면 너무 길어져서...추억 만들기로 무척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맞아요. ㅎㅎ 돈주고도 못사는 좋은 추억을 만드신겁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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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파이
ㅋㅋㅋ
사이파이
그것도 그렇네요, 건전한 고양이로 대체하였습니다 m(_ 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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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파이
실화냐
사이파이
우리나라 방송통신위원회 직원이세요?
사이파이
이래놓고 딴 사이트가서 오늘자 선비웹.jpg하고 올릴듯
사이파이
진상... 꼰대....
부럽네요.
멋진 친구들과의 여행에 추천을!!
너무 멋있습니다. 열정이 부럽네요!!!!!! 잘봤습니다 :) 우정 변치마시기를!!
끌려온 친구는 한번만 더 가면 우정이 변할지도 모른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그래도 언젠가 납치할 예정입니다 흐흐
그래도 다 추억이 되고 인생사는데 얻는 힘이되죠 ㅎ 수고하셨네요. 중간에 아쿠아맨 대사는 누가쓴거랍니다에서 빵 터졌어요 ㅎㅎㅎㅎㅎ
액션은 마음에 들었는데...일부 번역이랑 묘하게 시적인 대사가 너무 신경 쓰이더라고요
멋있는 여행이네요! 같이 도보여행 할 친구가 있는건 인생의 큰 행운이라 생각해요~ 추천 누르고 갑니다 ^^
가끔은 혼자서도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친구들이랑 같이 가보니까 혼자서는 외로워서 어찌 버텼을까 싶습니다
우와 정말 재밌는 여행 하셨네요! 향남에 4년정도 살았었는데 오랜만에 사진으로 보니까 반갑네요.
터미널 근처는 정갈한 신도시의 느낌이 나더라고요 구시가지로 들어가면 완전 딴판이었지만
크...저렇게 친구랑 같이가면 재미있을꺼같아요!!
군가 흥얼거리고 추억 이야기도 하면서 가면 시간 후딱 가고 재미있습니다
ㅂㅅ같은 생각이네.-> 당장하자 짤의 좋은 예.
짤 대령
안경에 김 서리지 않았나요? 마스크 쓰면 안경 쓴 사람들은 앞이 안 보일텐데. 건강하게 완주하고 오신 듯 보여 다행입니다. ^^ 걷는 사진 반- 치킨 사진 반- 인 거 같은 건 기분 탓이겠죠.. 아마 기분 탓 일겁니다...
이렇게 생긴 복면이라 문제는 없었습니다, 빨대 쓰면 마시기도 편하고요 모자도 필요 없고 얼굴 전체를 가려주기에 좋은데...쓰고 다니면 무쟈게 수상하다는 점 그리고...치킨은 항상 옳아요!
악당들아 기다려라!
이런 고행은 역시 식사라도 맛있어야 할 맛 나죠 아내랑 자전거 여행 간 그 만화가분... 저는 그분 이혼 원인이 무모한 자전거 국토순례가 아니었나 추측한 적 있습니다-_-;;
쑈킹하셨던 그분, 되게 간만에 들어보네요 만화에서도 아내분이 엄청 힘들어 하는게 보였었는데 말이죠
그러게요. 만화만 봐도 두사람 중 누가 여행 기획하고 끌고 가는지랑 아내분 취미 스타일이 어떤지 보일 정돈데... 만화에서는 출발 30, 도착 30, 과정 40정도 다룬다면, 실제 여행은 출발/도착이 각각 5고 과정이 90이잖아요.
정말 멋집니다. ㅊㅊ
화성시 종합 경기 타운 저기 저희집 인근인데 저희 집 근처오셨다니 반갑네요
저희집이 인천이라 조금만 가면 바다를 볼수있는데 이사온지 2년이 다 되어가도 귀찮아서 안가는데...고생하셨네요.. 저도 취미가 등산인데 운동삼아 하는지라...나중에 저렇게 날잡고 쭉 걷는걸 해보고 싶네요!
저도 인천 북성동에서 2년 부산 감만동에서 반년 살아봤는데 역시 근처에 있으면 실감이 안 나는 감이 있지요 언젠가 인천에 있는 모교까지 걸어가볼까도 싶습니다
정말 10년짜리 술안주 추억이겠어요 행복할꺼 같네요 신의 가호가 당신들과 함께 하기를 바라겠습니다!!
올해 거리를 늘려서 한번 더 갈 예정이니 반년짜리 술안주로 농축시키려고 합니다 흐흐
저 편의점 가면 꼭 보는 고양이 사진 나왔네요~ 고삼쪽에서 일해서 가끔가는 편의점인데 암튼 멋진 사진 잘 보고 갑니다.~
문에 고양이 무시깽이 하는게 붙어있어서 뭔가 싶더니 눈앞에 뚠뚠한 고양이 한마리가 도도하게 앉아있어서 적잖이 놀랐습니다
저도 9년전 친구들하고 자전거타고 해남간적 있었는데 재밌게 다녀오셨네요
한번 해볼까 생각만 하던것을 실행하는걸보니 진짜 해보고 싶어지네요 ㅋㅋㅋㅋ
고삼면..고삼면..저수지..어디서 들어봤다했더니 제 본적이네요 ㅎㅎ 고삼면 쌍지리.. 저수지 몇번가봤는데 그 근처도 논이 가을에 참예쁘더라구요
멋지시네요 근데 저거리를 청바지 입고 ㄷㄷ 담엔 남해까지 걸어가시는 글 기대해봅니다
포장마차 아주머니 "환장하것네" 한마디로 요약되네요 ㅋㅋ
으아 멋있네요 ㅋㅋ 가방보니 행군 맞는거 같은데요.... 숙소는 미리 정하고 가신건가요 아니면 그날 도착하는데로 잡으신 건가요??
하루 일정 마칠 장소를 모텔이나 펜션이 있을법한(?) 장소로 잡아서 현지에서 선택했습니다
재밌네요 ㅎㅎ 고양이 귀엽.. 시계는 어떤 제품인가요?
고양이는 항상 귀엽지요 시계는 기어S3 씁니다, 차고 있으면 그저 그런데 없으면 아쉬운..
날씨좋은 가을도안하고 이추운겨울에 대단하군요. 근데시골가다보면 덩치큰개들이 짖어대며 쫒아오면 무섭죠. 지난번 할머니산소가는데 웬 개3마리가나와짖어대는데 차에있어 괜찮았지만 저것들이 산소갈때 쫒아오면어쩌나하고 쫄았었는데...
반갑다고 짖고 빙빙 돌며 앵기는 것 같은데 사이즈가 너무... 치와와정도는 용서해줄 수 있지만
행복해 보이십니다
추억이 잔뜩 남을만한 여행이었겠네요. 후기 잘 봤습니다~^^ ps. 미러리스 같은데, 바디 / 렌즈 정보 부탁드립니다~
있는 데세랄 가지고 가면 모가지가 부러질 것 같아서 챙긴 소니 A5100/번들렌즈입니다 하지만 미러리스도 나흘간 걸고 다니니까 아프기는 매한가지더라고요 -_-
도보여행을 즐기는 사람으로, 도보여행은 추천!!! 마음맞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어디든 걸을 수 있겠네요. 저는 늘 혼자 걸어서..ㅎㅎ
긴굴다리~, 드라마 터널에서 한장면 같네요. 잘 봤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남해 한번 가시죠 400키로 뿐이 안나오네
향남,조암,궁평,,외가쪽이라서 매년 한번씩 들르는 곳이네요.ㅎ 여기서 사진으로 보니 반갑군요.ㅎ
젊음이 좋네요!!
우정엔 추천
멋지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