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텐진 버스터미널 -> 히타 -> 삿포로/에비수 맥주공장 견학 -> 쿠로카와 온천
큐슈지역에 가이드를 겸하고 있는 친구가 살고 있습니다.
타지역에 출장을 갔다가 저녁때 합류가 가능하다고 하여.. 고맙게도 다음날 휴가를 쓰고 가이드를 해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추천하는 곳이 사람많은 유후인이 아닌 쿠로카와 지역이었습니다.
중간에 히타 마을에 있는 삿포로 맥주공장 예약까지 해주더군요..
이날은 지옥과 천국을 왔다갔다하는 스펙타클한 날이었습니다..
아침일찍 일어나 텐진 버스터미널에 히타행 버스를 타러 왔습니다.
히타는 지역명이 읽기 쉬워서.. 5C 라는걸 쉽게 발견했습니다.
약간 구형 모델인듯 한 고속버스입니다.
자리마다 뭐가 막 꽂혀있었는데.. 안전띠 하라는 안내문과 관광가이드 책자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속이 불편하신 분들을 위한 비닐봉투가...(아마 이런용도가 맞겠죠...? 그냥 쓰레기용인가..)
그리고 좌석마다 콘센트도 있습니다..!
후쿠오카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접어듭니다.
왼쪽에 바다가 보이고 커다란 배가 있네요
일본 아주머니들이 놀랍니다.
"헤에.. 하지메떼 미떼!"
처음 봤어..! 이정도의 일본어밖에 모릅니다 ㅠ
요금이 쭉쭉 올라갑니다.
고속버스에 왜 정류장 요금이 있나 했더니 고속도로 중간에도 정류장이 있네요???
중간중간 정차하고 손님도 내리고 탑니다;
점점 풍경이 시골로 변해갑니다.
히타는 인구가 7만명이 안되는 오이타현에 속한 시골마을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후쿠오카 공항에서 유후인으로 가면서 지나가는 마을이죠..
히타 버스 센터입니다..(터미널)
헉..정말 작습니다.. 정말 시골입니다..
1시10분 삿포로/에비수 공장 견학이 예약되어 있어 서둘러서 떠납니다.
점심을 먹고 출발할까 했으나 주변에 편의점도 보이지 않았고....
구글지도로 보니 45분정도 걸으면 맥주공장에 도착할 수 있더군요
적당히 사진도 찍고 시골구경도 하며 가야지 하고 12시 정각 즈음에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크나큰 잘못이었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됩니다..
아래쪽 사진에도 이어지지만 사진에 사람이 단한명도 찍히지 않았습니다.
기다렸다 찍은것도 아니고 맥주공장 가는길에 사람을 딱 5명 봤어요..
....이날 히타의 온도는 35도가 넘었습니다.
미쿠마 강을 건넙니다.
다리에서 세월의 흐름이 보이고... 시골마을 티가 팍팍 납니다.
으..응...?
이곳은 작년 지진의 피해를 많이 입은 곳으로 폐가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사람 사는 인기척이 많이 느껴지지 않았고 버스센터 주변에나 차들도 보였지
강을 건넌 후에는 단한명의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멀리 삿포로 공장 간판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멘탈이 많이 나가있었죠
35도의 기온에서 30분정도 걸은 상태였습니다.
한손엔 카메라, 한손엔 캐리어를, 어깨엔 카메라가방을..
이때쯤 이미 속옷과 바지가 다 젖었습니다..
히타 마을은 분지 지역이고 해발이 낮아 비 피해가 많은곳입니다.
이런 표지판이나 전광판을 오면서 많이 봤는데
아마 하천의 범람이나 수위에 관한 경고문인 것 같습니다.
끝없는 시골길..... 그래도 사람은 삽니다.
(하지만 보지는 못했다....)
오르막은 생각도 못하고 공장이 약 5분남은 거리부터 시작된 오르막........
이길로 오르는 차는 다 공장 견학이나 관계자일텐데
땀뻘뻐흘리며 오르던 중 하얀 승용차가 앞에서 갑자기 멈추더군요
멈춰서 가만히 있길래 혹시..? 날 태워주려나..? 했는데 계속 가만히 있습니다....
가서 부탁했으면 태워줬을까요? ㅠ 용기가 없어 결국 캐리어 끌고 걷습니다......
결국엔 도착
정문 옆 의자에 짐을 내려놓고 땀을 닦고있었는데 카운터에서 4명의 여직원분들이 절 보고 웅성웅성 하고 있더군요..
시뻘건 얼굴에 땀범벅 상태라 어익후 하고 땀을 대충 닦고 정리하고 들어갑니다..
도착시간은 12시 55분..
1시까지 와달랬으니 일단 시간약속은 지켰으나 상태가 많이 안좋아 뵈였나 봅니다
투어는 13시10분부터 시작이니 잠시 기다려달라 하고는 어떤방법으로 왔냐고.. 땀을 엄청 흘리시는데 괜찮으시냐구 물어봅니다(추측)
그래서 어.... 어...... 히타 버스센터 데... 어... 워킹!
하니까 "히익!! 스...스고이데스네" 합니다...
뭐가 스고이 인가.. ㅠㅠ 이런 ㅁㅊㄴ이 있나..싶었겠죠..
놀랍게도 한국분들이 5분 계셨습니다.
이미 다 보고 기념품 둘러보고 있는 줄 알았는데 1시10분 견학타임에 한국인팀을 몰아논 거였더군요
다가가서 여기 어떤방식으루 왔냐 여쭈었더니 히타 역에 관광안내소에 물어보니 왕복 택시를 예약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2400엔)
다들 일본어도 잘하시고......
저라면 히타역에서 내렸더라도 관광안내소가 있는것도 몰랐겠죠..
견학 도중 내부사진은 촬영금지였지만 시음 타임에는 가능합니다.
삿포로 블랙라벨 / 에비수 견학은 각 500엔의 입장료와 3잔의 시음이 가능합니다.
각자 따로이며 삿포로 블랙라벨은 제조공정 위주로 보여주고 에비수는 역사 위주로 설명해주죠..
한국어 메뉴얼이 제공됩니다.
총 3가지의 에비수를 맛볼 수 있습니다.
기본 라벨 / 호박 라벨 / 그린 라벨
그린라벨은 일본내에서도 구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만큼 맛있었고 홉의 향이 산뜻하고 강렬하게 나는것이 벨기에 맥주 느낌이 났습니다.
물론 맛있었구요.... 지옥을 맛보고 와서 그런지 더 좋았습니다.
시음이 끝나갈 때 쯤 아까 히익!! 한 직원분이 와서 근처 버스 시간과 약도를 보여주며 여기 버스가 있긴한데 괜찮으시겠냐고.. 탈수있으시겠냐고 물어봅니다.(추측)
다행히 택시예약을 하셨던 분들이 돌아가는 택시에 같이 합승하자 하셔서 정말 편하게 10분만에 복귀했습니다.
기념품가게와 견학기념품으로 받은 에비수 따르는 법이 그려진 잔
(하지만 에비수 정식 수입이 되지 않아 먹을수가 없다는게...)
찜질방같은 히타 버스센터에서 기다려 예약했던 히타->쿠로카와 온천 행 버스를 탑니다.
산에 정말 초목이.. 빼곡하게 들어차있습니다..
쿠로카와 온천은 아소산 근처로 해발이 높아 시원합니다.
지옥같던 히타를 벗어나니 기온의 차이가 확 느껴집니다...
Sakamoto zenzo Museum of art 라는 곳인데 그냥.. 기념품 가게처럼 되어있습니다.
이 건물 자체가 정류장 겸이라 한바퀴 돕니다.
2일차 숙소가 있는 쿠로카와 온천마을입니다.
예약한 료칸에서 마중나와 있었습니다.
쿠로카와 온천의 장점이라면.. 한국인이 적다는 것일까요.....
대략 한국인 3팀, 유럽인 2팀 외에는 거의다 일본사람들 뿐이었습니다.
맨 오른쪽에 예약할때 적은 이름을 써놨습니다.
오늘 받는 손님들 목록이죠
객실이 11개 있는.. 대형은 아닌 료칸입니다.
체크인을 하면 방을 안내해주고 바로 차를 한잔 내려줍니다.
차를 마시며 이용방법 등 설명을 듣습니다.
이번 여행의 예산을 반이넘게 투자했으므로.... 꼭 왔어야 합니다..
료칸은 개인당 요금을 받기때문에 가격이 비쌉니다.
대신 석식, 조식이 대부분 포함이라 어느정도 납득은 갑니다.
단신으로 일본에 건너온 절 도와주기 위해 달려온 현지 친구..
현지 가이드도 겸업하고 있어 큐슈지방의 마스터입니다.
옆옆 료칸에서 알바도 했었던 적이 있어 완전 빠삭하더군요
현재는 아소 시에 살고있습니다. (차로 30분거리;;)
무튼 덕분에 의사소통에 고통이 사라졌습니다.
저녁식사(18:00) 전까지 주변 상점가들도 소개받고..
이런 마패를 구매하면 각 온천장(료칸)의 온천을 3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석식은 카이세키 요리입니다.
다양한 음식이 코스형태로 순서대로 나오고.. 작아보이지만 또 나오고 또 나오고 그래서 배가 굉장히 부릅니다.
옛날 사진보다는 좀 부실해지긴 했어요..
두유 푸딩
밀감샐러드 / 김밥 비스무리한것 / 빵위에 무언가
무슨 파이 / 소고기 훈제 / 무화과+소세지+어쩌구 치즈
띄엄띄엄 알아들어서.........
아소지역에서 유명한 말고기 회입니다. (바사시)
오른쪽은 도미 회
사실 회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바사시는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무슨 생선이었는데 조금더 고급진곳에 가면 직원들이 내장을 다 손봐서 내놓는다고 합니다.
(알바할 적에 이거 내장손보느라 너무나 힘들었다고..)
도미 살로 담근 된장이 올라간 소바(?)
도미 살이 고소합니다.
끓여서 오리고기를 베이스로 한 고기완자를 조금씩 떼어 넣고 익혀먹습니다.
맛있었어요
아마 이런게 입에 안맞는 유럽손님을 위한 메뉴인 듯..?
단호박, 방울토마토 등을 넣고 치즈를 듬뿍 넣어 구워 나온 것입니다.
이건 맛이 없을수가 없죠...
후식 디저트로 나온 유자 푸딩과 브라우니(는 아닌것같음)
유자푸딩이 맛있었네요
식사 후 방으로 돌아와보면 이렇게 이불을 세팅해놨습니다.
온천을 들어갈까 말까 하던도중 친구가 갑자기 차타고 가자고 합니다
고오급 정보를 알고있었는데 까먹고 있었다고..
근처 마을에서 축제를 한다는 고오급 정보였습니다.
오후 5시부터 마츠리(축제)가 진행되고
오후 8시부터 하나비(불꽃놀이)가 진행되었습니다.
마츠리는 좀 늦었고 하나비를 보러 슝슝
이 목장에서 축제가 진행되는데
목장의 주인이 아소 시 시장님이랍니다.
굉장히 큰 목장이고 이날 마을사람들을 위해 축제와 불꽃놀이를.. 성대하게 쏘셨죠 (라고 친구가 말하네요)
마무리 하고있는 마츠리 ㅠ
하나비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바로 500미터 쯤 앞에서 쏘는데 규모도 엄청났고.. 서울에서 1년에 한번하는거 보다가 여기서 이렇게 가까이 보니 훨씬 좋았습니다.
약 20분간 진행되었는데 마지막 2분만 하이라이트로 첨부합니다.
종료 후 숙소로 돌아와 온천욕을 준비합니다.
노천가족탕은 50분씩 예약 이용이라 미리 예약을 해뒀습니다.
운치있는 노천탕 가는길
옛날사진엔 락커가 없어서 더 좋았는데..
의외로 작아 실망했던 노천가족탕..
리뷰와는 좀 다르더군요 ㅋㅋ
대신에 남탕이 정말 좋았습니다.
자연속에 있는거 같았고.... 분위기 너무 좋았네요
발샷(?)도 찍어보고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하늘에 별이 굉장히 많이 보였어요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던게 아쉽습니다.
온천 후 방으로 돌아와 친구가 다급하게 사온 요구르트
아소 목장에서 나오는 것으로 이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습니다.
적혀있듯이 퓨어 요거트에 가깝고 굉장히 걸쭉합니다
한국에서 공산품으로 파는것보다 좀더 뭔가가 섞이지 않은 맛이 납니다.
맛있습니다....
마무리는 아사히로.. 하지만 낮에 마신 에비수가 떠오릅니다..
숙소 주변의 야경...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낮에 고생한만큼 아무때나 볼 수 없는 불꽃놀이도 보고 조용한 온천마을에서 하룻밤을 마무리 했습니다.
어후 그만큼 걸으시고 생맥주 한잔 하셨으면 쾌감이 최고셨겠어요. 그리고 마츠리도 보시고 온천까지 부럽습니다.
맥주 두말할 것 없이 너무나 맛있었고.. 에비수는 홉맛이 강해 또 취향에 맞습니다 ㅎ 하나비 스케일이 정말..대단했어요
생선은 아마 아유(은어)일 겁니다. 저도 온천 갔을때 석식 가이세키로 나온 메뉴였는데, 굉장히 맛있는 민물생선입니다.
은어.. 군요 생선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서 이번에도 딱히 스시집에 가지는 않았는데 구운 것은 괜찮은 맛이었습니다. 근데 사실 저거 먹을때쯤 이미 배가 불러서.. 살만 조금 발라먹었네요
호오 큐슈쪽에도 삿포로 맥주공장이 있었군요 아사히, 기린, 산토리는 다 가보고 삿포로만 못 가봤는데 다음에는 저기를 가봐야겠네요 에비스 진짜 짱 좋아하는데
가이드북에는 훗카이도, 센다이, 치바, 나스, 시즈오카, 큐슈에 있다고 나와있습니다! 공장이..
너무 잘봤어요 나중에 후쿠오카 가서 이 루트 경험해 보려구요 덧글 달려고 십년 눈팅 끝냈어요 ㅎㅎ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