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하이델베르크에 이어 이번엔 주말을 이용해 퓌센(Füssen)에 왔습니다. 디즈니 로고인 신데렐라 성의 모티브가 된 노인슈반슈타인성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네요. 사실 그 외엔 그다지 볼게 없다고 하지만...
전날에 회식을 하고 집에 돌아와 새벽 4시 기차를 탔습니다. 견딜만한걸 보니 그래도 아직 젊은가보네요 ㅎㅎ
그런데 새벽에 중앙역으로 전철을 타고 가는 길에 급 그분의 신호게 씨게(...) 오셨습니다.
아침에 닉값하려고 커피우유를 하나 마셨던게 탈이었나봅니다... 더 이상 참다간 프푸를 뜨기도 전에 큰일 치르겠다 싶어 중간에 프랑크푸르트 웨스트 역에서 내려서 화장실을 찾는데 전혀 보이질 않았습니다.. 제가 ㅁㅊㄴ..처럼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니까 친절한 행인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 주더라구요. 화장실을 찾는다고 하니까 친절하게 역무원에게 물어봐주었지만 야속하게도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저쪽으로 가보라고 알려줘 고맙다고 하고 다시한번 소리를 지르며 10분 쯤 뛰어가보았지만 주택가만 나올 뿐.. 애초에 가게도 안보였지만 새벽이라 더더욱 문 연 곳이 없어 절망하고 있었습니다.
24시간 편의점이 두블럭마다 있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끼는 찰나, 맞은편에서 술병을 들고 신나서 걸어오는 예쁜 누님 두 분을 만났습니다.
저는 다급하게 화장실을 물었는데, 털털하신 누님들은 저기 소화전을 가르키며 저의 남자다움을 시험하시더군요...
차마 그 기대에 부흥하진 못하고 큰 아이라고 말하자 누님들은 Aㅏ.. 탄식을 내쉬며 굿럭이라고 저를 응원해주었습니다...
몇분 더 뛰자 그래도 크신 그분의 신호가 약해졌고 저는 왔단 길을 돌아가 다시 역으로 향했습니다.
역 앞에서 아까의 그 친절한 행인과 그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신나게 노상방뇨를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하...
간신히 다시 전철을 타 중앙역으로 왔는데, 그 큰 중앙역에 물어물어 찾아봐도 왜 화장실이 안보이는지.. 1유로도 고이 준비해놨건만..
다행히 기차가 올 때까지 버텨 기차 화장실에서 그 분을 영접하고 영육의 환희와 자유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차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식탐을 부리다가 갈아탈 기차를 놓쳐 다시 표를 사는 일도 있었습니다. 타고보니 갈아탄건 전철이고 표검사를 잘 안해서 그냥 탔어도 됐..을 것 같았지만 정직하게 표를 산 데 의의를 두겠습니다....ㅠ
환승역이었던 아우구스투스 역에는 계단 옆에 이렇게 캐리어용 컨베이어벨트가 있더군요. 배려 돋는 부분이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비둘기가 있는데, 이 놈들은 정말 어딜가나 있었습니다. 중앙역에도 지하 2층플랫폼까지 심심하면 들어오고.. 여기저기 앉아서 지려대기 때문에 독일에는 조금이라도 이 놈들이 앉을 가능성이 있는 곳에는 못을 세워두더라구요. 사진 속 녀석들은 계단을 폴짝폴짝 뛰어올라가다가 컨베이어벨트도 타기도 하는 데 참 신기했습니다.
아우구스부르크에서 갈아탄 BRB 전철인데 화장실이 굉장히 미래적인 느낌이라 찍어봤습니다..ㅋㅋ 지인 분은 돈 안넣으면 중간에 열리는거 아니냐고 농담을 하셨는데 다행히 유료는 아니더라구요
그렇게 눈 덮힌 시골 기찻길을 달려
퓌센역에 도착했습니다 ㅎㅎ 저 같은 관광객이 많더라구요
에어비엔비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남아 시내를 돌아다녀봤습니다.
이곳도 개들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참 많더라구요 ㅎㅎ 너무 귀여워요
완만한 경사로에 박물관이나 교회가 곳곳에 있었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게 박물관인데, 개인이 하는 것 같더라구요
들어가니 중세시대 성처럼 안마당이 넓게 있고 무척 고요했습니다. 건물마다 지붕에 눈이 쌓여있어 곳곳에 눈 떨어지는 걸 조심하라는 표지판이 있더라구요
작은 교회인데.. 뭔가 카톨릭도 개신교도 아닌 것 같은 것이.. 교단이 다른건지.. 특이하게 생겼더라구요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천장도 나름 장식이 되어있습니다
옛날 건물에 ESPIRT 옷가게가 있더라구요 마침 독일에서 너무 잘 먹고 다녀 게르만족이 되어버린 참에 청바지를 하나 샀습니다. 직원분들이 다 예쁘고 너무 친절하더라구요 ㅎㅎ
중세느낌나는 개성있는 간판들.. 말을 타고 창과 방패를 든 기사네요
청어..가 이렇게 길쭉하게 생긴 생선인가요? 생선 전문점인가봐요
이렇게 중세느낌 물씬 나는 작은 돌문도 있고
좀 늦었지만 식사할 곳을 찾던 중 괜찮아보여서 들어갔습니다. 입구부터 풀플레이트 아머와 죄인용 형틀이 맞아주더군요
인테리어도 꽤 중세느낌을 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유니폼도 당시 복장을 모티브로 한게 느껴지네요 ㅎㅎ 틀어놓은 음악도 중세 배경 게임을 하면 나오는 그런 음악들이었습니다
벽에도 양손검, 모닝스타, 미늘창, 대거 같은 병장기들로 장식 되어있습니다. 뭔가 리얼하더라구요
외벽이 장식된 이 녀석이 메뉴판에도 등장했습니다. 술통 위에 앉은.. 위엄이 없는 것을 보니 왕은 아니고 왕 분장을 한 광대일까요..?
메뉴판도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대거와 손으로 먹는 것이 전통이고, 손가락은 목에 두른 레몬향 나는 천조각으로 닦는 것이라고 되어있네요 ㅎㅎ
메뉴도 중세풍 이름과 삽화로 되어있습니다
메뉴판만 봐도 재미있어 한참을 봤네요 ㅎㅎ
아쉽게도 포크와 나이프로 식사를 했습니다. 나이프가 벽에 걸려있던 대거 같은 디자인이었다면 참 좋았을텐데..ㅎㅎ
목에거는 천은 이렇게 일회용 턱받이..ㅋㅋ로 대신했습니다. 레몬향은 안나더라구요 ㅎㅎ 감기 때문에 냅킨을 달라고 했는데 이 턱받이가 냅킨이라고 하더라구요 ㅠㅠㅋㅋ
캐슬 스테이크와 맥주를 시켰습니다. 맛은 나쁘지 않았는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맥주잔이 도자기였던 점이었습니다. 좀 더 중세유럽 느낌이 나는 잔이었으면 좋았을텐데..ㅎㅎ
종종 중세풍 복장을 하고 이런저런 이벤트를 하는 것 같습니다. 기사들의 대결이 재밌어보이네요 ㅎㅎ
화장실 문에 오늘 새벽의 저처럼 그분의 임재하심에 기쁨으로 가득찬 기사와 공주의 그림이 그려져 남녀를 구분하게 되어있는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금은 에어비엔비 방에 와서 충전도 할겸 쉬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벽에 노이슈반슈타인 성 그림이 붙어있네요 ㅎㅎ 호스트의 딸아이가 정말 귀여운데 절 보고 니하오..라고 인사하더군요.. 흑... 하지만 아이가 민망해할까봐 저도 니하오라고 웃으며 답해줬습니다.
성은 내일 아침에 가고 지금은 이미 문을 닫은 수도원이나 박물관도 들릴 예정입니다 ㅎㅎ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
7년쯤 전에 갔었는데 기억에 남은건 노이슈반슈타인성 올라가는 길에 말똥냄새ㄷㄷ
저도 식당 가보고 싶네요~ 아침의 액뗌으로 즐거운 여행 되기를 바랍니다 ㅋㅋ
ㅋㅋㅋ 네 감사합니다 정말 잊지 못할 해프닝인 것 같아요 ㅠㅋㅋㅋ
건물 하나하나가 정말 멋지네요
그쵸? 독일은 정부차원에서 워낙 옛건물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많고, 지진도 없어서 잘만 지어놓으면 수십년은 우습게 버틴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사실 이런 느낌있는 건물은 신도시 아닌 이상 어딜가나 많은 것 같아요 ㅎㅎ
저는 작년 11월말에 갔었습니다. 패키지 여행이었는데 점심 식사전에 시간이 좀 있어서 동네 구경했었는데 봤던 건물들이 보이네요 ㅎㅎ 중식당에서 밥먹었습니다 ㅋ
익숙한 건물들 반가우셨겠네요 ㅎㅎ 영국만큼은 아니지만 독일도 맛있는 식당은 다 이태리 아니면 중식당이라고 하더라구요 ㅠㅋㅋ
퓌센에 별로 볼게 없다고들 하지만 노인슈반슈타인성과 그 주변 풍경들만으로도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입니다... 베니스랑 퓌센은 꼭 다시 갈거예요...^^
다음달에 베니스에 갈 예정인데 기대되네요 ㅎㅎ 저도 이번 노이슈반성 정말 좋았어요 가이드 따라다녀야해서 너무 템포가 빨랐던게 아쉽지만 ㅠ ㅋㅋ
2001년 초딩 시절에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처음 봤을 때의 설레는 느낌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ㅋㅋ 잘 봤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높은 감성을 지니셨었군요 ㅋㅋ 나이 들어서 또 가면 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7년쯤 전에 갔었는데 기억에 남은건 노이슈반슈타인성 올라가는 길에 말똥냄새ㄷㄷ
맞아요 ㅋㅋ 말 당나귀 낙타가 다니는 곳은 항상 길가에 덩이...ㅋㅋㅋ 그래도 상대적으로 냄새가 심하지는 않더라구요 ㅋㅋ
제가 갔을땐 한여름이라서ㅋㅋㅋ
저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뮌헨구경하고 퓌센갔었는데 그때가 그립네요. 제가 독일에 잠시 머무를때라 어머니 여행오신김에 모시고 갔었는데 저도 퓌센은 성도 성이지만 주변 호반들과 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진짜 기억에 남았어요. 프푸 하웁트반호프에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라이제젠트룸 앞에 보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있는데 거기가 화장실이에요. 근데 더럽고 유료라서 중앙역에서 갑자기 화장실 가고싶을때 출발시간 좀 남은 아무기차에 올라타서 잠시 해결하는 팁이 있어요!
ㅋㅋㅋ 좋은 팁 감사해요 저도 다행히 제 기차가 올때까진 버텨서 휴...ㅋㅋ 기차 화장실이 오히려 깨끗하고 무료라서 좋은 것 같아요
전철안에 화장실이있다니 특이하군요. 예전같을때 밤에 한잔하고 숙소가는데 벽돌길걸을떄 신발소리나는게 재밌고 운치있었죠.. 다시 가보고싶은곳
네 그것도 정말 넓더라구요 옆에 통로가 좁아질 정도로 ㅋㅋ 조만간 다시 가실 수 있기를 기원드리겠습니다 ㅎㅎ
http://bbs.ruliweb.com/hobby/board/300100/read/21752496 저도 5년전 거기갔다 오른쪽 갔었는데 ㅎㅎ 반갑습니다.
와 따뜻할 때 가셨네요 ㅎㅎ 온통 초록색 풀밭인게 너무 이쁘고 눈밭이었던 저랑은 또 다른 느낌이네요 ㅎㅎ
주석잔이었으면 완벽했을텐데 아쉽!
4년전애 갔는데 지하철부터 루트가 똑같네용 그립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