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음갤에서 살다가 시계 갤러리의 존재를 깨닫고 글을 써보는 1인입니다 ㅎㅎ
여기 계신 분들처럼 몇천만원짜리 시계를 가지고 있고 이런건 아니지만, 여태까지 살면서 얻은 시계들 한 번 누군가에게 보여줘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누군가에겐 싸구려일수도, 누군가에겐 비싼 시계일 수도 있지만 제가 살아온 추억이 담겨있는 물건들인지라 애정이 좀 각별하네요 ㅎㅎ
두서 없겠지만 시작해보겠습니다!
Swatch 2004 Athene Olympic 기념
자세한건 찾아보고 싶어도 모델 번호나 이런게 아무것도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ㅎㅎ K캅스 장난감 시계 같은걸 제외한다면 제
인생에서 첫번째 손목 시계입니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 따라서 그리스를 잠깐 갔었는데, 그때가 마침 아테네 올림픽 기간인지라
매장에서 샀던 시계입니다. 제가 시간 개념이 좀 없었는데, 그때 아이들이 무슨 핸드폰 같은걸 들고 다닐 수도 없었던지라 손목시계 하나 필요하겠다 싶어서 사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처음 샀을 때는 가죽 밴드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많이 헤지고 때가 타서 고등학생 때 교체했습니다. 사실 가죽 밴드로 하고
싶었는데 마침 백화점에 맞는 규격이 메탈 밖에 없어서 어영부영 퍼렁 메탈로 바꿨습니다. 시계 안에 있는 3개의 작은 시계들은
무슨 용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맨 아래껀 초 단위로 움직이고 오른쪽 위에건 스탑워치 기능인데, 왼쪽 위가 뭔지 도통 모르겠네요.
착샷입니다 ㅎㅎ 남자지만 손목이 얇아서 초등학교때 맞았던 팬던트가 지금도 어울립니다 ㅠㅠ...
EMPORIO ARMANY CERAMICA AR-1424
제 첫 고가 시계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샀던 거 같은데, 당시 백화점가가 신상이었을 때라 100만원정도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어머니께서 해외여행 출발하기 전에 면세점에서 살만한 시계를 백화점에서 골라보자고 하셔서 쭉 살펴보다가 그때 유행?했었던
세라믹 재질 시계를 골랐는데, 그게 바로 이놈이었습니다.
이걸 사달라는게 아니라 이런 뉘앙스로 아무거나 사달라고 했었는데, 디자인이 어머니 마음에 쏙 들었었는지 면세점에서 60만원 남짓 주고 사오셨습니다.
처음 받고 나서는 벌벌 떨면서 잘 안찼었는데, 나름 익숙해져서 이리저리 막 차고 다니다가 떨어트려서 줄이 깨져 가는데만
20만원 정도(...) 줬습니다 ㅠㅠ... 지난주에 술 한잔 하면서 얘기했었는데, 그 때 공부도 못했던게 시계까지 날려먹고 20만원씩
까먹으니까 속이 타들어갔다고... ㅠㅠ 불효자는 웁니다 ㅠㅠ
고가 시계인것과는 별개로, 전체적인 퀄리티는 상당히 떨어지는 시계였습니다.
용두 부분이 금으로 된 것처럼 보일수도 있는데, 하얀 판 위로 엷게 실리콘 재질을 처리한게 변색되서 누렇게 뜬겁니다.
줄 사이사이로 때가 잘 타거나, 핀이 보이는 파트를 제외하면 파손시 전체를 갈아야 하는 점 역시 큰 마이너스 요인인 것 같습니다. 고3때 차고 다니다가 검정물 같은게 손목하고 줄 유격 사이로 줄줄 흘러나왔었는데, 아직도 그게 뭐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장난감 시계 같은 느낌이라 잘 착용하지는 않습니다.
CASIO MQ-24
국민 수능 시계 세이코 카시오입니다. 문방구 가서 1~2만원 정도 하는 물건 맞습니다. 수능 때 부가 기능 있는 시계는 안된다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집 근처 문방구에서 샀는데 2만원 주고 샀습니다. 바로 옆에 시계방에서 만원에 판다는걸 알았을 때는... ㅠㅠ....
현역 재수 때도 넉끈히 버텨줬던 시계지만 가격은 이길 수 없는지 재작년에 결국 끊어져버렸습니다. 줄을 새로 할까 계속 고민
중입니다. 배 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는지라(...)
그래도 수험생활을 함께 한 녀석이라 나름 애착이 있습니다.
SEIKO Dolce 5E20-7A60
아마 재수 끝나고 한번 집안정리 했을 시즌이었을건데, 아버지께서 젊었을 적 쓰시던 시계를 발견하셨습니다. 그때 당시 80년대
감성에 알맞게 온 시계가 다 금색으로 번쩍번쩍 합니다. 너무 오래되서 검색해도 나오지도 않는 골동품이지만, 건전지만 갈아주면 아직도 너끈히 돌아가는 현역입니다. 다만 시계 줄을 제가 잘못 눌러서 걸쇠 부분이 휘어졌는데, 이건 시계방 같은 곳에 맡겨서
펴면 될 것 같습니다.
원래 손목시계 같은걸 안좋아하시는지라 발견하자마자 저 하라고 주셨네요. 근데 케이스가 없어서 비어있던 로만손 케이스에다가 넣어서 쓰고 있습니다 ㅋㅋㅋ 케이스에 담겨있던건 무슨 시계나고 여쭤보니까 기억이 잘 안난다고 하시네요.
TAGHEUER FORMULA 1 CAZ1110
대학교 들어가고 나서 3학년 때인가, 어머니께서 해외 워크숍을 가시면서 이참에 성인 되서도 쓸만한 비싼 시계 하나 맞춰놓자고
하셨습니다. 신라 면세점에 갔었는데, 역시 봐두셨던게 있었는지 바로 태그호이어 매장으로 가게 됐습니다. 처음 보셨던 시계는
이게 아니라 좀 더 저렴한 시계였는데, 이 모델을 보고 제가 마음에 들어 하자 어머니 심미안에도 만족하는 디자인이었는지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백화점 같은데서 사는 것 보다 이것 저것 할인 붙인거에 면세 버프까지 걸리니까 가격이 반값으로 되더군요. 그래도 컴퓨터 한 대 값이라 처음엔 ㅎㄷㄷㄷ 했었는데, 요즘은 워낙 튼튼한 시계인지라 그냥 막 차고 다닙니다. 사회 생활 할 때도 차고 다닐만한
시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거 사면서 어머니께서 "너 장가 전까진 앞으로 시계 없어 ㅎ" 하셨네요 ㅎㅎ
ALBA SignA YM92-X190
가죽 줄이 너무 쫀쫀해서 부득불 케이스에 고정해서 찍게 됐습니다 ㅠㅠ..
위에 태그호이어 시계 산 날, 집에 가기 전에 면세점을 한바퀴 쭉 둘러봤는데, 시티즌 메탈 시계하고 위의 알바 시계하고 너무
예쁘게 생겨서 한눈에 팍 꽂혔습니다.
어머니도 보시더니 둘 다 예쁘긴 한데 메탈은 방금 샀으니 가죽으로 하자 하셔서 이것도 하나 구매했습니다. 이 역시 면세 + 할인
버프로 시중가의 절반 가까운 가격으로 구매했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여성용 느낌도 많이 나는데, 제가 손목이 얇아서(... ㅠㅠ...) 차고 다녀도 어색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점원이 살 때 유니ㅅㅅ 모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상술일수도 있겠습니다만..
보통 세미포멀하게 입는거에 약간 강조 주고 싶을 때 씁니다. 디자인이 워낙 예뻐서 태그호이어와 함께 자주 차고
다니고 있습니다 ㅎㅎ
어머니께서도 어디 나가실 때 몇번 차고 가신 적이 있습니다.
CASIO F-91W(가품)
논산 앞에서 입대할 때 샀던 시계입니다. 노점상에게서 2만원 주고 샀으니 당연히 짭일거라 생각합니다. 정품은 지금 검색해보니 6만원정도 하네요!
군 생활을 함께 했던 시계입니다. 훈련소 각개전투 때 진흙이 묻은게 팬던트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ㅠㅠ
디자인이 상당히 전위적인데, 워낙 가볍고 작은 사이즈라 체력측정 할 때 좋아서 부대 부사관들이 상당히 탐내했습니다. 몇번
빌려가기도 했고요. 전역 후에 부대 사람들 만날 일이 있었는데, 한 분께서 결국 비슷한 디자인으로 하나 구매하셨더군요.
짭이라서 그런가 왼쪽 위에 라이트 단추가 거의 맛이 갔습니다. 손톱으로 아주 꾹 눌러야 인식됩니다 ㅠㅠ 점점 수명을 다 해가는 것 같아서 아쉽네요.
NIKE WR0063
금은방 하시는 어머니 친구분께서 저 군대갔다니까 선물해주셨던 시계입니다. 나이키 스포츠 시계인데, 평상시는 패널이
꺼져있다 버튼을 눌러야 시간이 나타나는 기믹인지라 격한 운동 할 때 정도나 쓰고 있습니다.
알람이 00:00 정각으로 맞춰져있어서 매일 밤마다 스트레스였는데, 해외 직수입 뭐 이런건지 검색해도 별다른 기능 설명도
안뜨니 에라 모르겠다 하고 버튼 몇번 누르니까 해제되서 지금은 편안한 밤 보내고 있습니다.
스탑워치 말고도 여러 기능들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제가 운알못 시알못인지라 그냥 방치해두고 있습니다.
시계 갯수가 얼마 안되는데도 작성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네요 ㅋㅋㅋ
쓰면서도 아 이런일이 있었지 하고 추억에 젖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여태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하나 에피소드가 있어서 ㅊㅊ 검은물은 땟국물입니다....그 사이에 원래 때가 잘 끼어요...ㅋㅋ
중간에 카시오 시계는 가품이 아닐겁니다. 실제로도 1~2만원대에 팔리고 있어요. 아마 6만원짜리는 구매대행 수수료 모두 합친 것을 보신 것 같습니다. 군생활까지 함께하셨으니 타 시계들보다 수명이 다소 짧아지는건 어쩔수 없는 듯 합니다만, 반대로 군생활 하고도 잘 가는 대단한 제품인 것 같습니다. 저도 재미로 손석희 시계라고 하는 2만원정도하는 비슷한 시계를 샀었는데, 너무 튼튼..
어머님께서 시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거 같습니다. 부러워서 ㅊㅊ
중간에 카시오제품이 세이코로 둔갑해있네요..
수정했습니다 ㅠㅠ
알마니 4년전에 비쿠카메라서 3만엔에 샀어요. 예전이라 더 비싼 건가? 전 여름에 흰 옷 입을 때만 합니다.
7,8년 전에 샀던거라.. 아마 국가 별로 가격 차이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