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 블로그에 쓴 글(http://stellistdesign.com/221185783970 )을 가져온 것입니다.
인케이스는 2000년대 들어서며 애플과 함께 커온 대표적인 악세서리 제조사 중 한곳입니다. 아이팟이나 아이폰을 위한 케이스를 주로 제조하면서, 지금은 맥북 및 아이패드를 위한 파우치나 여행가방 등 좀 더 다양한 제품들을 제조하는 곳으로 성장했지만, 그 핵심에는 바로 모바일 기기를 위한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특히 아이폰3GS나 아이팟 터치 시절 인케이스의 슬라이더 케이스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팬들을 만들었지요.
이번 아이폰X 출시에 맞춰서도 인케이스는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팝 케이스(Pop case)입니다. 측면은 약간 탄성있는 재질로, 후면은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평범한 하이브리드 타입의 케이스이지만, 인케이스 특유의 독특한 디자인 터치가 군데군데 들어가 있어 왠지 모를 끌림이 왔습니다. 또 하단이 애플 순정 케이스들처럼 뚫려있다는 점도 이 제품을 고르는데 이유로 작용했는데, 그 이유는 뒤에서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패키지입니다. 종이로 된 패키지에는 제품의 형태와 색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프린팅 되어있으며, 전반적으로 심플합니다. 인케이스가 충격보호를 위해 즐겨쓰는 텐저라이트(Tensaerlite) 재질이 쓰였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케이스 자체는 평범한 바 형 케이스로, 바로 아이폰에 장착하면 됩니다. 이런 제품들이 보통 플라스틱 부분 전후로 먼지나 흠집 방지를 위한 보호필름을 장착한 채 출고되던데, 이 제품은 아무런 필름이 부착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케이스를 씌웠습니다. 아이폰X용 Pop case는 블랙, 레드, 그레이(슬레이트), 핑크, 골드 5가지 색상이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 그레이를 골랐습니다. 마치 애플 순정 케이스처럼 하단을 제외한 3면이 타이트하게 감싸집니다. 그레이 색상은 약간 따뜻한 웜그레이 톤입니다. 케이스를 씌운 뒤 제품의 폭은 74mm가 되어, 이 역시 애플 순정케이스와 거의 동일합니다.
제가 하단이 뚫려있어서 이 케이스를 고른 이유는- 아이폰X의 스와이프 때문입니다. 홈버튼 대신 하단의 스와이프 바를 통해 이런저런 조작을 하는데, 특히 홈 화면으로 넘어가거나 멀티태스킹 창을 불러오기 위한 제스쳐(위로 스와이프)시에 하단이 막혀있는 케이스는 케이스가 약간 걸리적거리는 느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단이 완전히 보호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어 아이폰7이나 아이폰8에서는 좋은 방식이 아니지만, 아이폰X에 한해서는 어느정도 트레이드 오프가 있는 셈입니다.
전면부는 스마트폰보다 좀 더 높게 튀어나와서 추락으로부터 보호해줍니다.
팝 케이스의 또 다른 디자인적 특징은 바로 육각형 무늬로 커팅된 측면입니다. 이는 충격을 분산해주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손으로 쥘 때 그립감을 약간 향상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버튼부 역시 독특하게 처리되었는데, 따로 버튼 모양의 구조물을 만든것이 아니라 그냥 통짜 케이스처럼 만들고 간단하게 선을 그어 버튼 부분을 표시해놨습니다. 볼륨 조절부분은 +와 -로, 전원 버튼은 - 모양으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커팅이 깊지 않고 케이스 옆에도 무늬가 있다보니, 촉감으로는 버튼부의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눈으로 보지 않고 그냥 버튼을 누르려면 버튼 위치에 어느정도 익숙해져야 합니다. 케이스 안쪽으로는 따로 버튼 모양의 가공이 되어있지만, 바깥쪽은 그냥 케이스 통짜 형태여서 그런지 비슷한 타입의 다른 케이스들에 비해 버튼을 누를때 체감상 힘이 약간 더 들어갑니다. 버튼을 누르는 감촉 자체는 또각 하며 피드백이 전달됩니다.
하단부는 통짜로 뚫려있습니다.
후면입니다. 인케이스에서는 이 케이스를 만들면서, 유막현상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케이스와 폰 후면을 완전히 깨끗하게 만든 뒤 케이스를 장착하면 유막현상(스마트폰 후면의 유리와 케이스의 플라스틱 부분이 밀착하면서 무지개 링 같은 빛 반사 패턴이 생기는 것)이 발생합니다.
다른 제조사에서는 보통 이를 없애기 위해 도트패턴 가공을 하거나, 케이스가 스마트폰에 바로 닿지 않도록 미세하게 띄우거나, 유막현상 방지를 위한 전용 필름같은걸 동봉하는데, 인케이스는 그런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후면에 먼지를 유입시키거나 지문을 찍거나 하면 유막현상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카메라 부분은 아주 살짝 넓게 뚫려있으며, 플래시 빛 반사를 막기 위해 테두리가 블랙으로 처리되었습니다.
카메라 테두리 부분은 케이스 후면과 같은 높이로, 바닥에 두었을 때 카메라가 닿지 않도록 잘 띄워주고 있습니다.
케이스의 두께는 10mm로 표준적인 크기입니다.
케이스를 사용하는 느낌 자체는 아주 좋았습니다. 일단 부피가 커지지 않으면서 텐저라이트 소재를 사용해 애플 순정케이스나 보통의 케이스들보다는 좀 더 보호가 되는 느낌이고, 측면의 패턴때문에 손에 쥐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버튼부를 구분하기 어렵긴 하지만 매끄럽게 만들어져서 그 부분도 촉감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원래 스마트폰의 디자인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도 나름 특이한 개성을 가진 그런 케이스라고 느껴졌지요.
하지만 이 제품... 흠집에 매우 취약합니다. 딱히 험하게 제품을 들고다니며 사용하거나 어디서 막 굴린것도 아닌데, 짧은 기간동안 상당히 많은 흡집이 후면 플라스틱에 발생했습니다.
그동안 부드러운측면+단단한투명후면 조합의 하이브리드 케이스들을 다양하게 사용해왔는데, 타사 제품들과 비교해봐도 유난히 이 제품이 흠집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가격은 다른 제품들과 비교해서 2-4배 가량 비싼데도 말이지요.
저는 보통 스마트폰 리뷰를 쓸 때 이런 흠집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잘 언급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대체로 제가 스마트폰 케이스를 다양하게 바꿔가며 사용하다보니, 가령 폰 케이스를 6개월 전에 구입했어도 그 케이스를 실제로 사용하는 기간은 2주-1달 정도밖에 되지 않고, 그 안에는 특별히 큰 흠이 발생하는 제품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1주일 사용만에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지금까지 아이폰X용 인케이스 Pop 케이스를 살펴봤습니다. 이 제품은 만족스러운 부분도 많지만, 실망스러운 부분도 꽤 눈에 띄는 제품입니다.
케이스를 크게 두 파트로 나눠보자면, 측면 부분은 만족스럽습니다. 시각적으로도 만족스럽고 촉감도 좋으며, 재질 자체가 주는 신뢰감이 있습니다. 사이즈 역시 딱 표준적인 크기로 적당합니다. 하단이 뚫려있는 것은 보호 측면에서는 약점일지 몰라도 아이폰X의 제스쳐를 사용하는데 걸리적거림이 없다는 점에서는 플러스 요소입니다. 하지만 후면부는 아주 실망스럽습니다. 유막현상에 대한 고려가 전혀 되어있지 않고, 흠집에도 매우 취약합니다.
혹시나 차기 아이폰을 위한 새로운 Pop 케이스가 나온다면, 후면부가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케이스 제품은 진짜 애증의 제품인 듯... 저도 아이폰 쓰면서 인케이스 제품을 몇개 썼지만 디자인은 항상 만족하는데 재질에서 오는 미끄러움과 무게, 부피 등 아쉬운 부분이 항상 있더라구요... 가격이라도 싸면 모르겠는데 항상 정찰제 비슷하게 4~5만원대...X이면 더 비싸겠지만 암튼 각설하고 만족하는 부분이 상당함에도 항상 부족한 부분이 치명적인...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