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을 때 쓰는 작업실.
작업실이라고 하기도 뭐한 게 게임에 피규어같은 것들이 쌓여있어서... 그냥 어떤 씹뜨억이 사용하는 평범한 방입니다 방.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제가 별별 것들을 다 해봤습니다. 네오픽셀 예제코드에 원하는 내용을 출력하는 방법이 나와있는 게 없어서 네오픽셀 회로 분석을 하는가 하면, PSVR로 VR게임을 하다가 2년정도 된 PS Move 컨트롤러가 망가져서 직접 뜯어고치기도 하고... 그렇게 놀면서 지냈죠. 지금은 호주에서 공부하며 평화롭게 지내고 있으며, 현재 생활에 상당히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돌발 상황이 일어나는 경우를 제외하면 말이죠.
저의 현재 휴대전화인 Xperia XZ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전에 발을 헛디뎌서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적이 있는데, 그 때 제 바지주머니에 있던 기기의 오른쪽 모서리가 찍혀 지문인식 센서가 먹통이 된 것입니다. 전원 버튼이 알아서 눌리기도 하고 화면에도 충격이 갔는지 깨진 픽셀이 생겨났더군요. 호주에서는 엑스페리아는 수리받기 힘들 뿐더러 구매한 지 1년 6개월은 더 된 기기라 보증도 날아가서 공식서비스센터에 가져가서 수리를 하면 수리비가 기기 시세보다 더 나온다 하니 일단 있는대로 응급처치를 해주기로 했습니다. 제대로 고치려면 파워케이블과 지문인식센서는 물론이고 하우징까지 싹 다 갈아엎어야 하겠지만, 부품도 대부분은 한국에 두고 왔고 시간과 돈이 문제라 일단 지문인식은 포기하고 액정과 파워 케이블만 갈아주기로 했습니다.
우선 액정과 파워케이블을 주문합니다. 교체할 부품 없이 부품을 교체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으므로, 일단 없는 부품 주문해놓고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망가진 휴대폰을 들고 다닌다는 게 은근히 불편해서 그냥 휴대폰을 안 들고 다녔는데, 그래도 밖에서는 도서관 와이파이 같은 데에 의존하며 인터넷을 쓰다보면 크게 문제가 될 것도 없습니다. 애초에 전화가 안 걸려오는 저의 휴대전화는 그냥 인터넷 되는 mp3 플레이어이니까요. 착신 내역에는 엄마 부장 엄마 엄마 엄마~
기다리다 보면 부품은 도착합니다.
South Australia에 온 것을 환영한다, 파워케이블.
이건 여담인데, 액정이랑 파워케이블 주문할 때는 1달러가 모자라서 지문인식 센서를 구매하지 못했는데 다음날 보험회사에서 병원비로 지불한 금액의 60%를 제 통장에 입금시켜줘서 돈이 다시 생겨났다고... 근데 다시 주문하기도 귀찮고 최근들어 여기 인터넷 상황이 그리 좋지도 않아서 그냥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지문인식 센서 파는 데를 한 군데밖에 못 찾았는데 거기 회원가입할 때 주소가 자꾸 이상하게 입력되더니 호주에 양천구가 있다고 하지를 않나, 주문한 부품들 배송이 어떻게 되어가나 확인하려는데 로그아웃이 되고서는 무한로그인에 걸리질 않나, 이메일 확인하려는데 새 메일을 로드할 수 었다고 하지를 않나... 저는 텔스트라랑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우선 내부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액정을 드러내야 합니다. 각종 참고자료에 따르면 Xperia XZ의 LCD패널은 쉽게 깨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하지만, 저는 액정도 갈아버릴 것이기 때문에 크게 주의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히트건으로 접착제를 녹여 패널을 프레임에서 분리한 후, 케이블 연결을 해제해줍니다. 그러면 NFC센서와 배터리, 그리고 나사들이 당신을 맞이해주는데, 나사를 풀어 배터리를 제거하면 붙어있는 NFC 센서도 같이 딸려나옵니다.
그러면 바로 파워 케이블과 데이터 케이블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파워케이블만 교체를 하려고 하지만, 애매한 배치 순서 탓인지 가이드에서는 데이터 케이블을 먼저 분리한 뒤 파워케이블을 분리하라고 하더군요. 파워케이블은 진동 모터와 같이 있기 때문에 끼우고 뺄 때 모터에 걸려 다른 부품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줘야 하는 거 같습니다.
주문한 부품을 넣고 재조립을 해줍니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인 만큼, 조립과 분해가 가능한 것은 분해과정이 쉬운 것은 조립 과정도 쉽기 마련입니다. 새로 장착해줄 액정에 기존 액정에 있던 스피커와 스피커 그릴을 옮겨심어주고 나면...
새로 주문한 액정에는 테이프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전에는 삼성 갤럭시나 LG 옵티머스 같은것만 고쳐봤는데, 그 때 주문한 액정들은 테이프가 붙어있길래 이것도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였습니다. 지금 와서 테이프를 주문하기도 뭐해 일단 손에 잡히는 접착제로 응급처치를 했습니다.
새로 넣은 LCD는 잘 작동합니다. 버튼도 잘 작동합니다.
이런저런 문제가 있었지만 그래도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아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여러모로 맛이 간 기기이기도 하니 이대로 계속 메인 폰으로 쓰기는 애매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앞으로 휴대폰 없이 살거나 휴대폰 하나 사고, 이 기기는 나중에 마개조를 할 예정입니다. 2013년에 출시했던 미쿠페리아와 Strange Parts에서 업로드했던 아이폰 개조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아마 2018년 버전 미쿠페리아를 만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하우징을 하나 사서 알루미늄 부분을 CNC로 가공한 후 에나멜을... 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상상만 해도 기대가 되는군요. 언제 한 번 중국 선전 시에 들러야겠습니다.
다른 이야깃거리가 생기면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이만.
다른 게시물들 보면 라스트는 쓰레기통 3점슛이던데 다행이군요
그래도 잘 마무리 된거 같아서 다행입니다 ㅎㅎ
어설픈 과정 치고 괜찮은 마무리였네요~ 한국에서 제대로 된 도구들 가지고 했으면 더 잘 되었을텐데 그런 거 없다고 헤어드라이기랑 명함으로 뭘 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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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3점슛ㅋㅋㅋㅋㅋㅋ 엑스페리아는 비교적 조립과 분해가 쉽고 저도 나름대로(?) 경력이 있으니까요...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고하셨네여~
다행히도 쓰레기통 직배송은 면했네요~ㅋㅋㅋ
삭제된 댓글입니다.
루리웹-1678451609
큰 기대는 큰 실망을 불러온다는 말이 있지요.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으면 잠시동안은 들뜨게 될 수는 있겠지만, 결과를 보고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큰 기대감은 가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