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그러더군요. 핸드폰에 그냥 사전어플리케이션 깔면 돼지 뭐하러 비싼 돈 들여 시대착오적인 전자사전을 사냐고. 사실 그 말이 틀리기만 한 것도 아닌 게, 이미 대한민국의 전자사전 시장은 예전처럼 호황을 누리지 못하고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mp3, pmp, 전자사전에 휴대폰 그 모든 기능을 망라할수있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등의 스마트기기들의 등장때문이지요.
그때문에 pmp나 mp3, 전자사전등의 각종 전자기기시장이 크게 위축됐으며, 사실상 지금와서 살아남아 신제품을 발매하고 있는 회사들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또한 그 살아남아 신제품을 발매하는 그 회사들조차 그런 전자기기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더군요. 사실상 제가 이번에 구매한 D3300의 경우에도 앞으로 제대로된 펌웨어업그레이드조차 받을 수 있을까 걱정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저는 스마트기기가 망라하지 못한 전자기기만의 장점을 포기하지 못하고 스마트기기와는 별개로 계속해서 고등학교시절 구매했던 제 전자사전 D30(designed by iriver)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왔고, 이번에 너무 오래 사용됐던 d30의 배터리와 메인보드가 문제를 일으켜 필요에 의해 새 전자사전 D3300을 구매하게 됐습니다.
저도 멀쩡한 맛폰 놔두고 비싼 전자기기를 사기까지 상당한 고민을 한 게 사실이고,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실 분도 적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리뷰를 씁니다. 어찌나 전자사전시장이 망했는지 인터넷을 뒤져봐도 제대로 된 D3300의 리뷰가 없더군요. 제 글로 상품 구매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전자기기의 아주 자잘한 부분을 신경 많이 쓰는 편입니다. 디스플레이나, 사용감이라던지, ui의 편리함이라던지, 그러한 것 말이죠.
자 그럼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스펙표입니다. 사전이라 들어가 있는 사전 종류마저 좌르르르르르 다 표시되어있는데, 사실상 그정도로 전문적인 사전에 대한 고찰은 제 관심밖이기 때문에 적절히 잘라 올렸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아이리버 홈페이지에 명료하게 제시되어있으므로 들러보시길.
디자인은, 개인취향에 관한 문제라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깔끔해보이는 화이트컬러에 유선형 몸체가 평소 아이리버스타일 그대로 빼놓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만 은장테두리가 다소 촌스러워보인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아예 그냥 흰색으로 통일하든지, 은색 말고 다른 포인트컬러를 집어넣어 사용자들로 하여금 선택의 폭과 개성을 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전에 쓰던 전자사전 D30과의 비교샷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신제품인 D3300의 두께가 더 얇습니다. 너비는 D3300쪽이 양쪽으로 5mm정도 더 넓은데, 손에 쥐었을 때 감촉은 유션형에다 더 얇은 D3300이 훨씬 나은 편입니다.
디스플레이 비교샷입니다. 둘 다 최대밝기입니다. 바로 느껴질 만큼 D3300쪽의 디스플레이가 훨씬 넓고, 밝기도 D3300쪽이 더 밝습니다. 해상도나 컬러 재현력도 D3300이 훨씬 낫지만... 솔직히 이 둘의 그것들을 비교하는 건 D30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겠죠. 연식만 5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디스플레이에 관한 코멘트는 조금 있다가 더 자세하게 기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오로지 D3300만의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멀티미디어 기기로서 가장 중요한 디스플레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자기기란 무릇 활용성이 높아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자사전의 기능만 출실히 재현된 다른 저렴한 전자사전들과 아이리버 전자사전의 저가형 전자사전인 d300의 유혹을 뿌려치고 D3300을 구매했고, 구매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가장 컸던 것도 디스플레이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동영상 재생 시 아주 미미하게 잔상이 남는 것과 색온도가 아주 미미하게 높은 점(흔히 말하는 오줌액정), 그리고 다소 물이 빠져보이는 듯 한 색상등 솔직히 단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어디까지나 이 기기가 전자사전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제법 괜찮은 편이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위에 나열된 단점들은 현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첨단집합체인 스마트기기들의 디스플레이와 비교하자면 저러한 단점이 있다는 이야기이지 30만원짜리 전자사전으로서는 아주 양호한 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일 구매를 생각하고 계시다면, 가지고 계시는 스마트폰과 비교해서는 안됍니다. 이전에 사서 쓰다가, 맛폰 사용으로 인해 안쓰게 돼서 처박아둔 pmp와 비교해보시면 아 그래도 이거 꽤 쓸만한 수준이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을겁니다.
애니메이션 빙과의 한 장면입니다. 사진으로 찍어놓으니 별로인 것 같군요(...) 어쨌든 기대이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됍니다.
둘째로 살펴 볼 것은, 사용감입니다.
전자사전이 스마트기기보다 더 큰 이점을 가지는 가장 큰 요소가 바로 키보드가 붙어있다는 점이겠죠.
D3300의 키보드는 페블방식으로, 간단히 말해 이전 2G시절의 핸드폰의 키보드를 떠올리면 됍니다.
이전 D30의 경우 컴퓨터키보드와 비슷한 방식의 키보드를 채택했었는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키보드가 페블키보드로 바뀐 것은 명백한 '다운그레이드'입니다.
전자사전의 경우, 옆에 놔두고 공부하다가 노트북처럼 놔둔 제자리에서 타이핑을 하듯이 쳐서 검색하는 방식으로 많이들 사용하는데 이 페블키보드의 경우 이전방식의 키보드에 비해 누르는 감촉이 많이 단단한 편이라 노트북 키보드처럼 타이핑하기가 힘이듭니다. 한마디로 말해 잘 눌러지지 않습니다. 단어를 검색할때마다 일일이 들어올려 엄지손가락으로 타이프해야하는데, 단어검색을 많이 하는 입장에서는 불편하기 짝이없지요.
또한 누를 때 마다 들리는 따각따각하는 타이프음도 도서관같이 조용한 곳에서 공부하는 분들께는 제법 거슬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품 두께를 줄이기 위해 기존의 키보드 대신 페블방식으로 바꾼 모양인데, 결과적으로 그다지 좋은 아이디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사용성측면에 있어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군요.
세번째로 살펴볼 것은 유저인터페이스(UI)입니다.
이 또한 저는 "퇴보"라고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쓰기 불편한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처음 봤을 때도 어떻게 사용하는지 대충 감이 올 정도로 깔끔하고 간단하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사용성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비해 다소 조잡해지기도 했고, 제일 큰 문제는 유저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많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전자사전 본연의 기능에서는 그런 부분이 많이 드러나지 않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는 멀티미디어기능이나 메모기능같은 서브한 부분에는 다른 기기에서는 당연한 듯 들어가 있는 그런 유저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합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 메모장 기능에서 열심히 메모를 하다가 실수로 사전 단축키를 누르면 저장하겠느냐 하는 질문 하나 없이 그 사전으로 휙 화면이 넘어가버립니다. 더 큰 문제는 그 메모가 자동 저장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용물 째로 사라져버린다는 것이죠. 이 부분은 D30에서조차 내용물을 저장할지 안할지 물어봤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정말로 퇴보가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또한 멀티미디어에서 동영상, 혹은 사진을 보다가 사전단축키를 눌렀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멀티미디어 재생정지에 대한 코멘트는 조금도 없고 그냥 사전으로 휙 넘어가버리며, 다시 해당어플리케이션에 접속했을 때는 이전에 보던 그 파일부터 표시해주는 게 아니라 무조건 초기화면입니다. 이 또한 D30에서는 지원해주던 부분으로, 퇴보했다고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그 외에도 홈메뉴에서 바탕화면을 유저 마음대로 지정할수 없다던지, 파일 탐색할 때 터치기능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키보드가 너무 적게 활용되는데다 터치만으로 컨트롤하기에는 꽤 불편한 ui라는 등 사소하고 자잘한 문제에서 유저에 대한 배려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나마 이러한 UI의 경우 이후 펌웨어업그레이드를 통해 개선할수있다는 점에서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 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군요.(...수정안해주면 큰 문제지만.)
마지막으로, 나머지 자잘한 요소들을 살펴보기로 합시다.
지금까지 혹평의 혹평만 거듭한 기분이 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d3300이 좋지 않은 디바이스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용하기에 거슬리는 단점 몇 가지를 나열해놓은거지 장점이 없는 기기는 아닙니다.
우선 멀티미디어기능. D3300의 경우 비디오코덱이 상당히 풍부합니다. 다시말해, 돌아가지 않는 동영상 파일이 적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등의 동영상은 전혀 무리없이 돌아간다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D3300은 pmp급 동영상 재생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미지파일이 들어있는 경우 압축파일도 열어서 볼 수 있을 정도로 멀티미디어 재생능력이 뛰어납니다.
해상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화면이 넓고 디스플레이 질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봐도 상당한 고화질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본연에 충실한 사전적인 기능. D3300의 사전기능은 제법 훌륭한 편입니다. 4가지 단어를 동시검색하는 쿼트로 검색은 물론, 단어를 찾기만 하는 사전기능 뿐만 아니라 회화, 학습기능을 통해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공부에 도움이 되는 기능도 여럿 엿보입니다. ...물론 제대로 그 모든 기능을 활용하기만 한다면요.
정리하자면 그렇습니다. 아이리버의 D3300은 완벽한 기기는 아니었습니다. 여러부분에서 이전 기기들에 비해 진화라기보다는 오히려 퇴화한 부분이 많고, 이미 몇 번이고 말했다시피 유저들에 대한 배려도 많이 부족합니다. 솔직히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그리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문제로 제시되어 있는 부분 중 대부분이추후에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고칠 수 있다는 점과 pmp급 멀티미디어 재생력, 훌륭한 편인 사전 검색기능, 타 사의 전자사전들에 비하자면 훨씬 세련된 디자인을 통틀어 봤을 때 34만원이라는 가격이 그리 아까운 수준은 아닙니다.
지금 시대에 어울리는 제품은 아닌듯
34만원이면 넥서스 태블랫을 살수도 있는 가격인데 전자사전만 사기에는 너무 아깝네요.
아이리버는 D20~D30 시절이 리즈였죠. 전 D25 썼었지만, 항상 컴퓨터처럼 따닥따닥 소리나는 키보드가 달린 D30이 부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저도 잘 썼던 D30 반갑네요 팬터그래프 방식 키패드가 진짜 짱이었죠 지금은 저도 전자사전을 스마트폰으로 대체했지만 팬터그래프 키패드 제품 좋은 게 나온다면 하나 사고 싶기도 합니다
★★ 아이리버 D3300 리뷰를 제 블로그에 더 올렸습니다. 참고하세요.^^ > http://usmyis.blog.me/80206189783 (상품 구입시 궁금한 점을 덧글로 바로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
★★ 아이리버 D3300 리뷰를 제 블로그에 더 올렸습니다. 참고하세요.^^ > http://usmyis.blog.me/80206189783 (상품 구입시 궁금한 점을 덧글로 바로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