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술할 내용들은 명백히 제 뇌피셜입니다.
블리자드가 최근 망가져가는 모습은 정말 불쾌하게 볼 수 밖에 없는 건, 저만 느끼는 게 아닐거예요. 그런데 유튜브에서 김성회가 올린 동영상을 보니, 그 원인들을 짐작할 수 있더라고요. 개발측의 태만과 사내정치. 그리고 비지니스 맨.. 그러니까 게임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경영측의 횡포. 크게 이 두가지라 볼 수 있는데, 저는 경영측에 눈이 갔어요.
게임 자체. 그러니까 질적 요소에는 무관심한 경영진이 이윤 그 자체에만 정신이 팔려버리는 거죠. 이건 블리자드(정확히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뿐만 아니라, 악명높은 EA. 코나미, 넥슨 등 많은 게임회사에서 볼 수 있는 거죠.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게임 산업 자체가 발전하면서 비지니스 쪽의 무게가 커져서라고도 하죠.
제가 짚고 까고 싶은 건 이거예요. 이 경영진들은 자기들이 뭘로 돈 버는 지를 망각했다.
자동차 회사는 자동차로 돈을 벌고, 식품회사는 식품으로 돈을 벌죠. 마찬가지로 게임회사는 게임으로 돈을 벌어요. 여기서 그 회사들이 만들어낸 상품에 돈을 주고 구입하는 것이 소비자고요. 그리고 이 소비자의 환심을 사는 게, 기업들에게 있어 상당히 주요 목표 중 하나죠. 자기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어떤 부류이고, 뭘 좋아하는 지를 파악하는 게 필수죠.
그럼 예시로 최근의 블리자드를 들어볼게요. 얘기할 것은 디아블로 임모탈. 그리고 히오스 리그 철폐 사건이죠. 이에 대한 세세한 비판은 그냥 나무위키 켜시고, 제가 짚을 것은 왜 이 선택을 했는가예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냥 이윤을 쫓은 것. 다만 그 과정에서 블리자드의 팬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무시해버렸죠.
블리자드의 팬들은 기본적으로 코어 게이머예요. 컴퓨터든, 콘솔이든. 고사양으로 장비 맞춰서 하루종일이라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죠. 그런 사람들이 블리자드를 사랑해왔던 이유가, 블리자드 게임들이 그들의 기호를 충족해줘서이죠.
그런데 디아블로 임모탈은 그런 부류의 게이머들이 싫어하는 모바일 게임이죠. 모바일 게임 시장이 아무리 돈이 된다고 해도, 모바일 게임은 그 기종 자체의 한계 때문에 게임의 질과 선택할 수 있는 장르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어요. 근데 그걸 코어 게이머 팬들이 모이는 블리즈컨에서 맨 마지막에 공개해버린다는 실수를 했죠.
히오스 리그 철폐도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그냥 닫아버렸지만, 이 선택은 기업 이미지와 히오스에 애착을 가지던 코어 게이머들의 신용에 먹칠을 해버렸죠.
그리고 이 결정들은 결국 블리자드 게임이라면 무조건 기대하고 봤던 예전의 게이머들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만들었고요.
비슷하게 EA는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등 팬이 많던 게임IP 들을 황금알 거위 배가르기 식으로 죽여버리면서 해당 팬들이 이탈해버렸고, 넥슨은 2010년대 들어서 출시한 것 중 제대로 성공한 게임들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면서 돈슨이라는 오명을 계속 못 떨쳐내고 있죠.
그리고 이 일들에는 경영진의 책임이 크다는 공통분모가 있죠. 간단히 말해서 돈놀이에 정신팔려, 상품 개발과 품질관리에 소홀해진 것이죠.
그럼 이런 의문도 생각해볼 수 있죠. 기업의 대가리라는 경영진도 상식과 지적 수준이 있는데 왜 회사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이 가는 선택들을 하였는가.
답은 간단해요. 경영진에 있는 전문 경영인이라는 사람들은 장기적인 이익보다는 당장의 이윤을 추구하니까.
단기적으로 바짝 이윤을 올린 후, 다른 회사로 이적하면서 자기 커리어에는 회사에 이렇게 이윤을 안겨줬다고 덧붙여서 내미는 거죠.
세줄 요약 하자면
-막장이 되는 게임 화사들은 이윤 추구에 너무 정신이 팔렸다.
-이윤과 돈놀이에만 정신팔리면서, 게임 개발과 품질관리는 소홀히 했다.
-소비자인 게이머들의 신용도 무시했다.
게임 회사의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게이머들이고, 그 게이머들은 양질의 게임을 선택하죠. 그리고 그걸 무시해버리면, 지금의 한국 맥도날드과 롯데리아처럼 사람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그 세를 잃을 거예요.
게임의 재미를 이상한 곳에서 추구하면서 돈은 아낌없이 지불하는 일명 개돼지 게이머들이라는 예외 사례와 게임사들의 게이머 길들이기라는 얘기거리도 있지만, 이건 언젠가 나중에 얘기해볼게요.
정말 부족한 뇌피셜 글이었습니다.
시공은 너무 아쉽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