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섀도우 오브 툼레이더, 그녀가 정글로 간 까닭은
오는 9월 14일 출시를 앞둔 스퀘어 에닉스 신작 ‘섀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를 둘러싸고 팬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새롭게 공개된 E3 트레일러에서 주인공 라라는 감당하기 힘든 위협과 책임감에 짓눌리는 듯 보이며 탐험가라기 보다는 특전사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비밀결사 트리니티에 진력이 난 듯한 그녀는 정글을 뛰어다니며 무장한 괴한들을 말 그대로 사냥하다시피 한다.
또한 한편으로 시리즈 최초로 생동감 넘치는 마을이 도입된 점도 화제를 모았다. 고대 잉카와 마야, 아즈텍 문명이 혼재된 가상의 지역 파이티티(Paititi)는 외부로부터 800년 가까이 고립된 체 독자적인 삶을 영위해왔다. 신비한 이방인으로서 이곳에 받아들여진 라라는 상점에서 금화를 내고 장비를 구입하기도 하고 몇몇 사이드 퀘스트를 수주하는 모습도 보였다. 리부트 이후 지속적으로 더해진 RPG 요소가 한층 더 확장된 셈.
‘툼레이더’ 기원 삼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섀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가 이렇듯 많은 변화 속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완성될지, 에이도스 몬트리올 제이슨 도조이 내러티브 디렉터와 아르네 오메 레벨 디자인 디렉터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러티브 디렉터 제이슨 도조이(좌)와 레벨 디자인 디렉터 아르네 오메(우)
● 기원 삼부작 마지막으로서 어떤 이야기를 다룰 예정인가
제이슨: 리부트 첫 작품에서 라라는 자신의 아버지가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려 야마타이를 찾아다녔다. 이제 그녀는 세계를 구하려던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을 하려는 것이다 ‘섀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는 라라 크로프트가 어떻게 ‘툼레이더’로 거듭나는지에 대한 이야기의 완결편이다.
● 전작에 비해 라라의 인상과 분위기가 상당히 어두워진 것 같은데
제이슨: 라라가 여러 역경을 극복하며 강하게 성장하긴 했지만 그녀를 노리는 트리니티의 공세는 그보다 더욱 혹독하다. 라라는 적들의 추적으로부터 살아남고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더욱 처절하게 싸워나가게 된다. 또한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비극에 대해서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 그렇다며 현재의 어두운 분위기를 앞으로도 유지할 계획인가
제이슨: 글쎄, 기원 삼부작이 끝난 후 라라가 어떤 모습이 될지는 차차 생각해볼 일이다.
● 데모를 해보니 전작과 비교해 맵이 상당히 넓어진 듯하다
아르네: 전투의 중심이 잠입과 사냥으로 잡히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공간도 대폭 늘려야 했다. 이에 따라 훨씬 많은 볼거리와 수집 요소도 만나볼 수 있을 거다.
● 새로운 탐험의 무대로 고대 마야 유저를 선택한 까닭은
제이슨: 정글을 무대로 삼고 싶었다. 정글은 아름다우면서도 무섭고 위험천만한 장소다. 이것은 마치 라라가 삶을 대하는 자세와 닮았기도 하고. 마침 마야 문명이 정글과 밀접하게 닿아 있기에 최적의 선택이라 여겨졌다. 우리는 한때 실존했던 문명에 전설을 융합함으로써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 게임 속 이야기가 마치 진짜처럼 느껴지도록 말이다.
● 외부로부터 단절된 도시 파이티티를 구현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아르네: 플레이어가 정말로 고대 도시에 들어와 있다는 실감을 주고 싶었다. 800여 년간 고립되어 살아온 사람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지 고민하여 파이티티의 역사를 구상했다. 여기에 잉카, 마야, 아즈텍 문명의 양식을 뒤섞고 지형의 고저차를 두어 현실적인 도시를 구축했다. 원주민들이 어디서 농사를 짓고, 어디에 시장을 형성할지 전체적인 동선에도 적잖은 노력을 기울였다.
● 정글에서의 전투는 어떤 특징이나 새로운 동작이 있나
아르네: 이제까지는 적과 조우하면 그냥 교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정글에 들어선 라라는 프레데터처럼 적의 주위를 맴돌며 불시에 사냥한다. 전작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모습을 감출 수 있고 치명적인 테이크다운도 늘어났다. 제작 기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특수한 무기도 여럿 추가됐는데, 적을 공포에 질리게 해 자멸시키는 화살이 대표적이다.
● 아무래도 정글이니만큼 야생 동물도 등장할 것 같은데
아르네: 트레일러를 봤다며 강력한 포식자의 등장을 눈치챘을 것이다.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에서 곰이 그러했듯 정글의 치명적인 면을 상징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 퍼즐 요소는 어떤가, 시연에 포함된 퍼즐이 너무 어렵다는 반응이 많은데
아르네: 전작에서 정립한 방식은 물론 새로운 퍼즐도 여럿 더해졌다. 문제를 풀길 즐긴다면 ‘섀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의 다양한 퍼즐에 만족할 것이다.
● 원조 라라의 훌륭한 복장은 언제쯤 돌려줄 생각인가
제이슨, 아르네: ……(웃음)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