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 그러니까 25년 전쯤의 나를 떠올려 본다. 그땐 '고인돌', '페르시아의 왕자', '슈퍼 마리오' 같은 게임을 했었는데, 잘 진행하다가 너무 어려운 구간을 만나면 이런 생각을 했었다. "이 게임은 날 골탕먹이려고 작정했구나." 마치 내가 여기서 실수할 것을 미리 알고 있는 것 같은,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맴도는 느낌이 들어 약이 아주 바짝 올랐다. 하지만 어렸을 땐 그냥 화가 난다는 정도에서 생각이 머물렀다. 아, 패드도 집어 던졌었지. 그래 그래야 어린이답다.
세월이 한참 흐른 뒤, 우연한 계기로 '슈퍼 마리오'의 레벨 디자인에 관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플레이어가 여기에서 어떻게 행동하리라 예측해서 발판을 배치하고, 장애물의 길이를 통해 점프 길이가 얼마나 될 것인지 학습시키고, 어느 구간에 와서는 플레이어가 스스로 해법을 터득하게끔 스테이지를 설계했다는 내용이었다. 소름이 돋았다. 그러니까 미야모토 시게루 아저씨는 나를 약 올렸던 그 구간 하나를 만들기 위해 복잡한 계산과 깊은 고민을 반복했던 것이다.
그 후, '포탈'이나 '슈퍼 미트 보이'의 제작 코멘터리에서도 그와 비슷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고, 문득 어떤 사실을 깨달았다. 작가가 글을 통해 독자에게 말을 건다면, 게임 제작자는 이런 방식으로 게이머에게 말을 거는 것이 아닐까? 직접 설명하지 않고 게임 그 자체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일부러 장애물을 높게 만들어 놓고 아무런 말도 없이 내버려 두면, 게이머는 혹시 점프를 두 번 하면 넘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시도해본다. 처음으로 이단 점프를 터득하는 순간이다. 제작자의 물음에 게이머가 대답하고, 아마 제작자는 이 대답에 흡족해 할 것이다. 자신의 의도가 통했으니까. 소리도 없는 이 대화가 굉장히 낭만적이지 않은가?
요즘에도 이런 식으로 말을 거는 게임이 꾸준히 나온다. 대표적으로 '다크 소울' 시리즈를 들 수 있다. 하지만 편하고 쉬운 디자인을 추구하는 게임이 많아지면서 까다롭고 밀도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게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이런 상황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모바일 게임은 지금 어떠한가? 복잡하게 설계된 스테이지 대신에 더 치밀하게 설계된 비즈니스 모델이 눈부시지 않은가? 물론 냉혹한 어른들의 사정이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래도 가끔은 내가 바라는 그런 게임을 마음속으로 불러본다. 제발 1년에 한 두 작품이라도 나오라고.
주변에 이런 얘길 하면 그냥 비웃는다. 그런 게임은 우리나라에서 안 나오니까 니가 직접 만들든지, 아니면 그냥 현실에 적응하라며. 사실 지금까지 그 말에 한 번도 대들지 못했다. 속으로는 니가 좋아하는 3성, 4성 뽑기 게임 열심히 하라고 화냈지만, 실제로 입 밖에 낸 적은 한 번도 없다. 그의 말은 흠 잡을 데 없는 현실이었고, 내 생각은 흔한 방구석 게이머의 망상이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망상이 아니다. 나의 부름에 응답하듯이 우연히 눈에 들어온 이 게임이 있으니.
잡설이 지나치게 길었다. '스타 나이트'에 대한 소개, 지금부터 시작한다.
신비로운 아트 디자인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UI. |
오프닝에서도 감성이 절절하게 흘러나온다. |
마음이 편안해지는 첫인상이다. 멀리 보이는 배경 이미지는 마치 동화 속 세상처럼 따뜻하며, 가까이 보이는 바닥과 벽은 짙은 검은색으로 칠해 배경과 강한 대비를 이루고 곳곳에 흰색으로 포인트를 준 것이 독특하다. 무척 신비로운 느낌이다. 거기에 섬세하게 움직이는 주인공의 머리칼과 머플러, 단순하면서 귀여움이 느껴지는 캐릭터 디자인까지. 감성적인 분위기가 근래에 나왔던 플랫포머 게임 중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상당히 역동적인 모습도 보여주는데, 시원하게 터지는 타격 이펙트와 캐릭터의 빠른 움직임, 경쾌하면서 동시에 정교하기까지 한 모션이 그런 것들이다. 또한, 스킬을 사용할 때의 화려함과 화면 곳곳에 흐르는 굵직한 도트의 투박함, 이렇게 상반되는 세련된 느낌과 거친 느낌이 잘 어울리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냥 감성적인 분위기만 내세웠다면 자칫 기존의 카테고리 안에 묶일 수도 있었지만, 과감한 시도를 통해 이 게임만의 독특한 콘셉트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타격의 이펙트도 상당히 화려한 편. |
별 두 개로 산뜻하게 출발! |
어? 갑자기 슈퍼 미트 보이 느낌이… 왠지 불길하다. |
'스타 나이트'는 플랫포머의 전형적인 진행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점프로 발판 사이를 뛰어넘거나 타이밍에 맞게 장애물을 피하면서 목표 지점에 도달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방식. 그리고 여기에 근접 공격을 이용한 전투를 곁들이고 있는데, 기본 공격 방식은 단순하지만 스킬 시스템을 도입해서 플레이 패턴을 확장한 것이 독특하다. 스킬의 종류에 따라 강력한 공격을 가하거나 회복 같은 보조적인 효과를 얻기도 하고, 스킬 마다 적용 반경과 발동 방식이 달라 가장 효과적인 상황과 타이밍을 찾아내거나 플레이어가 원하는 스타일을 추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등장하는 적의 종류도 꽤 다양한 편이다. 크게 나누자면 근거리와 원거리, 이렇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지만, 근거리 안에서도 무기의 길이가 다르고 공격해오는 타이밍이 다르며, 원거리도 화살로 곡선을 그리기도 하고 발사체가 직선을 그리거나 지그재그로 날아오기도 한다. 특히 각 챕터의 보스들은 여러 가지 패턴을 한꺼번에 보여주는데, 피하면서 공격하는 것이 마치 잘 만든 액션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슬슬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악랄함. |
여기 아래엔 뭐가 있을까 두근두근. |
뭐긴 뭐야. 사망이지. |
이 게임은 아름다운 첫인상으로 게이머를 유혹하지만, 여기에 속아서 몇 판 해보면 지독한 난이도에 치를 떨게 된다. 약골 같은 주인공은 가시에 옷깃만 스쳐도 죽고, 밑에 뭐가 있을지 몰라 불안한 마음으로 점프하면 역시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때다 싶어서 점프했다가 여지없이 날아오는 일격에 사망하는 일은 아주 흔하다. 한 스테이지 안에서 수도 없이 죽어가며 타이밍을 익혀야 하지만, 죽을 때마다 떨구는 돈에 눈을 지그시 감게 되고, 체크 포인트에서 부활하면 힘들게 잡았던 적도 사이좋게 같이 부활한다. 손이 떨린다. 어떤 스테이지는 고혈압에 치명적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강렬한 고통을 안긴다. 나 역시 같은 자리에서 30번 넘게 죽으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하지만 고통을 감내하면서 계속 도전하게 만드는 것이 이 게임의 매력이다. 과연 무엇이 이런 도전을 가능하게 할까? 물론 어려운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을 때 느껴지는 그 쾌감. 당연히 그것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일 것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정교한 레벨 디자인이다. 어려운 스테이지에 계속 도전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가 패턴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정확하게 입력하면 클리어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야 하는데, 엉성한 디자인으로는 이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 발판에 올라타야 해! |
발판 놓쳐서 사망. |
으으… 뭐 어쩌란 말인지. |
같은 자리에서 17번째 사망. |
발판 사이의 거리, 발사체가 날아오는 속도, 함정의 위치가 절묘하게 설계되어 있어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움직여야 한다. 제작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해답을 내놓는 과정이 아주 매끄럽다. 아래를 내려다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죽어야 하는 순간도 많지만, 그것이 플레이어에 대한 심각한 기만이 아니라 제작자가 걸어오는 장난처럼 느껴지는 것도, 잘 만들어진 기본 바탕 위에 허를 찌르는 예외가 있기 때문이다.
독특한 곳에 숨겨진 보물 상자나 수집품을 배치해서 발견의 재미를 한층 더 살린 것도 좋은 레벨 디자인의 한 부분이다. 또한, 초반에는 게임의 규칙을 익힐 수 있도록 적당한 난이도로 플레이어를 배려하고 있는데, 그냥 지나가다가 점프 발판에 닿아서 도착한 곳이 숨겨진 장소가 되도록 만들어 둔 부분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장치로 '아, 이 게임엔 이런 요소가 있구나' 하고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단순히 점프와 전투만으로 구성하지 않고, 게임 내 물리 효과를 이용해 상자를 쌓거나 발판을 시소처럼 움직여 진행하는 부분까지, 다양한 디자인으로 게임 플레이를 풍성하게 구성하고 있다. 그러니까 구구절절 설명을 늘어놓지 않고도 게임의 규칙을 효과적으로 학습시키고, 다양한 플레이를 유도하고, 짜릿한 성취감을 이끌어내는 것. 이 모든 것이 뛰어난 레벨 디자인의 결과물인 것이다.
어렵긴 하지만 타이밍과 패턴의 정교함이 돋보인다. |
숨겨진 아이템을 찾아서 난이도를 조금이나마 낮춰보자. |
물론 이런 디자인 하나로 이 게임을 전설적인 명작들 사이에 놓긴 힘들다. 잘 만들어지긴 했지만, 어디서 많이 봤던 패턴이 많고 결함이 있는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챕터 1의 보스는 버그를 이용해 한 대도 맞지 않고 클리어할 수 있었고, 부활해서 돌아오니 원래 있던 발판이 사라지는 일도 있었다. 전투 방식은 나쁘지 않지만, 이것이 체력 높은 적들과 한참 씨름할 정도로 뛰어나다 생각하지는 않는다. 초반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던 퍼즐식 구성이 뒤로 갈수록 점점 사라지는 것도 달갑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을 추켜세우고 싶은 유혹을 떨칠 수 없는 것은, 이런 시도를 한 그 자체가 경이롭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난이도? 나처럼 게임하면서 스트레스받길 원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정교한 레벨 디자인? 그런 걸 분석하고 있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인앱 결제 요소가 있지만 아레나를 통해 얻는 골드만으로도 충분하고, 공격력이 다섯 배 높은 무기를 산다고 해서 게임이 술술 풀리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게임을 유료로 팔 생각을 하다니. 이 얼마나 대담한 발상인가?
스킬 시스템이나 보스전 등 전투 관련 콘텐츠의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 |
아레나 모드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순위 경쟁을 할 수 있다. |
그러나, 잘 만들긴 했지만 흥하긴 힘들 거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스타 나이트가 플레이 스토어와 앱스토어 유료 게임 차트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이들의 대담한 도전이 통한 것일까? 아니면 천편일률적인 국내 모바일 게임에 대한 반감이 슬쩍 모습을 비춘 것일까? 마치 내 일처럼 기쁘지만, 그래도 너무 무모한 시도였다 생각한다. 대세에 정확히 반대되는 길을 걸을 용기는 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찾아보려 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나의 미숙한 질문에도 성심껏 대답해준 'LeftRight' 스튜디오의 유정상 대표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 리뷰를 작성하기 전에 제작사에 대해 미리 조사하는 편인데, 보도자료 외에는 레프트 라이트 스튜디오에 대한 정보는 거의 찾을 수 없었다. 팀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유정상 대표 : 레프트 라이트는 2015년부터 게임 제작을 시작한 게임 스튜디오다. 스타 나이트가 두 번째 출시이고 우리 팀원 모두 게임 개발 경력이 전무하기에 팀에 대한 정보는 당연히 거의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레프트 라이트 스튜디오의 특징을 좀 더 설명해 보자면, 웹과 모바일 앱 개발 경력 6년의 개발자와 UI/UX 디자인 전공의 KT 4년 차 출신 아트 디렉터 그리고 체대 출신 개발과 레벨 디자인 담당 이렇게 게임과는 동떨어져 일하던 3명이 모인 독특한 팀이다.
멤버 중 개발자인 나와 아트 디렉터는 5년 전 아이폰 3GS 가 나왔을 때 '원피스'라는 앱 개발사 창업을 같이했었고, 이후 각자 다른 회사에 취직했다가 게임 개발을 위해 오기 하나로 다시 뭉치게 되었다.
앞에서 말했듯이 게임 개발 경력이 전무했기 때문에 첫 번째 게임은 기술력을 축적할겸 회사명과 같은 '레프트 라이트' 라는 간단한 무료 게임을 출시했고, 이번에 2D 플랫포머 게임인 스타 나이트를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 출시했다.
● 플랫포머 장르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깊어 보인다. 평소에 해당 장르를 즐겨 하는 편인가?
유정상 대표 : 팀원들의 나이가 평균 28세이다. 초등학교 때 386 컴퓨터나 오락기로 수많은 플렛포머 게임을 즐기면서 자란 세대이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즐겼지만 액션 플렛포머류의 게임 중에는 페르시아의 왕자. 소닉, 록맨, 대마계촌, 던전 앤 드래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플렛포머 게임을 특별히 좋아한다기보다는 조금 난이도가 있고 컨트롤을 요구하는 게임을 좋아한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초등학교 때부터 따지면 게임을 즐긴 시간이 거의 20년이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재밌어 보이는 게임이면 거의 다 플레이하는 하드코어 게이머이다. 특히 20대 때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디아블로에 빠져서 살았다.
퍼즐 게임 유행이 계속되고 있고, 러닝 게임을 지나 자동 사냥 RPG류가 대부분이다 보니 좀 다른 방향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다고 클리커류 같은 플레이가 정적인 게임을 이번에는 지양하고 싶었기에 전통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 된 것 같다.
● 스타 나이트를 하며 슈퍼 미트 보이나 쇼벨 나이트 같은 게임이 떠올랐다. 1-7 스테이지에서 슈퍼 미트 보이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보스전에서 쇼벨 나이트가 생각났다. 주로 어떤 게임들에서 영감을 받았나?
유정상 대표 : 거의 모든 플랫포머 게임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게임을 만들면서 유사한 액션 플랫포머 게임은 전부 해본 것 같다. 과거 슈퍼 마리오나 록맨 시리즈부터 최근에는 쇼벨 나이트와 오리 앤 더 블라인드 포레스트까지 시간 날 때마다 플레이하며 장단점을 파악하고 모바일 환경에 어울리는 요소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스타 나이트는 형식은 2D 플랫포머 게임이지만, 적당히 액션 RPG 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다.
개발자 본인이 액션 RPG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적들을 때릴 때의 이펙트나 리액션에 신경을 많이 썼으며, 보스전의 경우 2D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지만 몬스터 헌터 시리즈 같이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아트의 경우 배드 랜드나 파타퐁, 림보 등의 섀도우 스타일 게임들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해당 게임들의 신비스러운 느낌도 살리면서 현재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하여 기존 게임 아트들과 차별화를 주고자 노력하였다.
● 발판 사이의 거리, 장애물의 위치와 속도 등 레벨 디자인이 아주 섬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계산과 테스트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을 것 같은데, 실제로 개발에 얼마의 기간이 걸렸나?
유정상 대표 : 실제 게임 개발 기간은 총 7개월 정도이며, 레벨 디자인 시간도 오래 걸렸고 이와 동시에 버그를 잡고 프레임 최적화에 들어간 시간도 상당히 오래 걸렸다. 유니티 엔진이 안드로이드에서 조금 무겁게 돌아가는 것 같아서 최적화 작업은 끝없이 계속하고 있다.
● 레벨 디자인을 따로 담당하는 팀원이 있나? 아니면 모두 같이 아이디어를 내는 방식인가?
유정상 대표 : 게임에 존재하는 트랩을 먼저 만든 뒤 스테이지 전체를 디자인한다. 트랩과 레벨 디자인은 개발자나 아트 디렉터 상관없이 모두가 하지만, 개발자인 나는 시스템 전반을 살펴야 하는 일이 많아서 나를 제외한 두 명이 80% 정도 맡은 것 같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각자 자신의 아이디어로 맵을 만들어서 서로 돌아가면서 플레이하고 피드백을 주고 고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스테이지들을 난이도 순서대로 배치한 다음 실제 유저가 튜토리얼 없어도 진행할 수 있게 새로운 장애물이 나오기 이전 스테이지에 미리 예습할 수 있는 구간을 넣어주는 식으로 여러 번 수정 작업을 거쳤다.
● 난이도가 꽤 높은 편이다. 거의 다 나았던 감기가 다시 도질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구간도 있었다. 최근 모바일 게임의 경향과 반대되는 것 같은데. 이렇게 어렵게 만든 이유가 있는가?
유정상 대표 : 사실 플레이하는 유저의 휴대폰과 건강을 걱정하긴 했다. 팀 내에서도 서로의 맵을 테스트하는 중에도 멘탈이 여러 번 나갔다 왔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자동 사냥류 RPG와 가벼운 퍼즐류나 클리커류의 게임이 우리 팀의 취향에 맞지 않았고, 어렵고 성취감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아마 게임 업계에서 일하지 않은 팀원들이 모였기 때문에 겁 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
우리는 과거 페르시아의 왕자나, 현재의 몬스터 헌터 또는 다크 소울 시리즈와 같이 유저가 죽으면서 배우고, 어려운 스테이지를 깼을 때의 희열에 초점을 맞춰서 긴장감 넘치는 게임의 본연의 즐거움을 모바일 게임에서 주기 위해 노력했다. 단순 플레이 시간 대비 보상을 얻는 게임보다 플레이 자체의 재미를 주는 쪽으로 게임을 디자인하고자 했다.
● 밑을 볼 수 없어서 점프할 때 매우 망설여지는데, 이건 의도한 것인가? 아니면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가? 구현하려면 화면을 드래그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혹시 의도적인 죽음을 통해 게임을 익히도록 만든 것인가?
유정상 대표 : 물론 유저 편의성 측면에서 보면 스타 나이트는 불편한 점이 많다. 심지어 튜토리얼도 없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들 때문에 점프 한 번이 망설여지고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톱날과 점프에 실패했을 때 추락하며 아래쪽에 있는 가시를 보게 될 때의 긴장감은 그런 불편함이 있을 때 배가 되기 때문에 불편한 대로 남겨두었다. 모바일 기기 특성상 줌인 줌아웃의 손동작을 추가로 주느니 차라리 부활 제한 없이 여러 번 도전할 수 있도록 하였다.
● 보스의 체력이 상당히 높게 설정된 것 같다. 쇼벨 나이트도 이 정도는 아니었고 록맨 시리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비슷한 게임을 찾을 것 같다. 패턴에 완벽히 숙달하면 체력 깎는 과정이 지겹게 느껴지고 모바일 플랫폼에선 꽤 부담스러운 시간이 걸리는데, 굳이 이렇게 체력을 높게 설정한 이유가 있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인앱 결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유정상 대표 : 이 게임을 기획할 당시 인앱 결제가 없는 패키지 게임으로 기획했다. 보스 이후 더 고난도 스테이지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주인공 캐릭터의 능력치와 플레이어의 컨트롤 능력이 적당한 수준의 이상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유저가 스테이지를 반복 클리어하거나 적들만 나오는 아레나에서 사냥하며 코인을 모아서 무기를 사는 등 충분한 플레이 타임을 가져야 보스를 클리어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또한, 칼의 대미지가 높아야 보스를 깰 수 있고, 강한 칼을 살려면 골드가 필요해지기 때문에 골드의 가치가 상승한다. 하지만 보스 체력이 낮다면 칼과 골드의 가치 하락하게 되고 이와 함께 일반 몹들을 물리치고 보석 상자나 아티펙트를 먹었을 때의 기쁨과 죽을 때 코인을 떨어뜨리면서 느끼는 좌절감의 격차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했다.
다만 그 플레이에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느끼는 유저를 위해 인앱 결제를 몇 종류 추가했다. 또한 게임 내 비밀 공간에 있는 여자친구 라미의 흔적들을 모으면 공격력과 체력 등이 영구적으로 추가되므로 인앱 결제에 대한 부담은 다른 게임들보다는 덜할 것이다.
● 처녀작인 레프트 라이트는 F2P 게임이었는데, 스타 나이트는 유료 게임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유가 있는가? 혹시 앞으로도 계속 유료 게임을 지향할 것인지?
유정상 대표 : 레프트 라이트는 무료 게임 시장에 대한 분석 겸 개발 기술 획득을 위한 습작 정도로 보면 되겠다. 스타 나이트는 레프트 라이트를 출시하여 얻은 경험으로 우리 제작 능력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패키지 형태의 게임으로 결정하였다. 마케팅비용을 많이 쓸 수 없는 소규모 개발사의 특성상 비교적 게임성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유료 시장에 출시하였다.
개인적으로 게임에 광고가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지만, 신용카드가 없고 기프트 카드의 최소 구매 금액이 부담스러운 유저들을 위해 납득할만한 수준의 광고가 들어가거나 추가 챕터를 인앱 결제로 구매하는 수준의 무료 버전도 고민 중에 있다.
● 개인으로는, 조금만 더 다듬으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준의 게임이라 본다. 해외 진출엔 관심이 없는지? 이미 준비 중이라면 그 과정에서 겪을 난관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유정상 대표 : 오히려 스타 나이트가 국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드리고 싶다. 스타 나이트를 제작하면서 국내보다는 해외 진출을 더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케팅과 현지화에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비교적 소통이 잘되는(?) 국내에 우선 출시하게 되었다. 현재 해외에서도 출시 일정을 물어보는 메일이 많이 오는데, 더 완벽하게 준비하고 다듬어서 해외도 단계별로 출시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나 저사양 단말을 위한 최적화에 초점을 맞춰서 작업하고 있다.
● 현재 인기 차트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우선 축하한다. 잘 만든 게임이 정당한 평가를 받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무척 기쁘다. 이렇게 어려운 게임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 예상했나? 어떤 점이 사람들에게 어필했을 것 같나?
유정상 대표 :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디자이너는 출시 직전까지 다른 직장을 구해야 할 것 같다고 고민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한 명의 유저라도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해준다면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이 악물고 제작해서 끝까지 완성했다.
스타 나이트는 최근 우리나라 트렌드와는 다르게 플레이 자체에서 플레이어의 감정을 자극한 것 같다. 플레이어가 도전하면서 '아!'라고 소리 지르며 좌절감을 느끼고, 성공했을 때 환호를 지르며 성취감을 느끼게 하면서 어려움 자체가 플레이어에게 도전 의식과 감정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비결이었던 것 같다.
또한, 차별화된 그래픽 아트 자체도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었던 것 같다. UI 전공이었던 아트 디렉터가 게임 아트 제작에 많은 경험이 없었고 현재 유행하는 게임과는 다르게 표현하고 싶어했기 때문에 과감하게 시도해본 아트 콘셉트에 사람들이 새로움과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
● 스타 나이트를 만들며 특별히 힘들었던 점이나 만들고 나서 아쉬웠던 점이 있었나?
유정상 대표 : 멤버 두 명이 오랫동안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성공하기 전까지 수익이 없어서 퇴직금과 부모님께 받은 엔젤 투자로 살 수밖에 없었고, 출시 일정을 최대한 빠르게 하려다 보니 연인에게 소홀해지고 결국 헤어지게 되었다.
좀 더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오랜 연인과의 이별이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많이 갈등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헤어짐의 고통이 창작에는 더 많은 영감을 주었던 것 같다. 이 고통은 게임내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러브 스토리에 영향을 주었고, 이는 그녀와의 추억 아티팩트 설명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아쉬운 점은 소규모 개발사이기 때문에 보여주고 싶었던 스토리 라인을 멋지게 그려주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 자금이나 인력에 여유가 더 있었다면 스토리를 좀 더 아름답게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있나?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면 앞으로 지향하는 방향이라도 알고 싶다.
유정상 대표 : 다음 게임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 현재는 스타 나이트의 추가 스테이지와 컨텐츠를 기획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출시 준비도 진행되고 있어서 올해 상반기는 스타 나이트 개발에 집중할 것 같다. 레프트 라이트 스튜디오는 한국의 슈퍼셀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자유롭지만 책임감 있는 회사 분위기 내에서 유행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 작품성 있고 완성도 높은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이다.
● 끝으로 루리웹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유정상 대표 : 루리웹은 몬스터 헌터를 플레이할때 자주 들렸었는데, 앞으로 저희 게임 게시판이 생기는 날이 오길 바라며 앞으로도 재미있는 게임으로 찾아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레프트 라이트는 게이머의 입장에서 유저와 소통해나가는 스튜디오가 되겠습니다. 작은 인디 게임 스튜디오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최근 자동사냥에 치중된 모바일게임에 지쳐있는 당신께 추천드립니다 난이도가 높아서 계속 도전하게끔 만들어요
여친 결별이 가슴 아프네요 ㅠㅠ 그걸 또 게임안에.. 흑...
무료버전은 출시 안되길.. 평점 창에 별 1개주면서 돈없다고 핑계대거나 아예 무료로 하게 해달라는 등 찡찡거리는거 보기 싫어요
제가 모바일 게임을 안하는 이유를 해결 해 주신듯, 핸드폰 바꾼후에 구입 하겠습니다. 기다렸던 게임이 나왔네요
왠만한게임 별세개 못따면 찜찜해져서 잘안하는데 하다보니 그런거 없고 룬만먹고 깨자로 목표가 바뀜.
여친 결별이 가슴 아프네요 ㅠㅠ 그걸 또 게임안에.. 흑...
골드모으기가 생각보다 빡심..ㅜ 골드모으다가 죽고..음 제 손을 업그레이드해야할듯
최근 자동사냥에 치중된 모바일게임에 지쳐있는 당신께 추천드립니다 난이도가 높아서 계속 도전하게끔 만들어요
바로 사러 갑니다.
이게 그러니까 2D로 만든 다크소울 같은건가요...?
때마침 50% 세일중이네요!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으아ㅏㅏㅏㅏㅏㅏㅏㅏ커ㅓㅓ허ㅓㅇ머러ㅓㅓ압'[;
제가 모바일 게임을 안하는 이유를 해결 해 주신듯, 핸드폰 바꾼후에 구입 하겠습니다. 기다렸던 게임이 나왔네요
왠만한게임 별세개 못따면 찜찜해져서 잘안하는데 하다보니 그런거 없고 룬만먹고 깨자로 목표가 바뀜.
군데군데 난이도를 살짝 조절해야되겟다 싶은곳도 잇엇지만 참 재밋게 플레이햇엇습니다
1스테이지 진행중인데 벌써 50번은 죽은듯합니다 재밌네요
지금 바로 결제하러 갑니다
무료버전은 출시 안되길.. 평점 창에 별 1개주면서 돈없다고 핑계대거나 아예 무료로 하게 해달라는 등 찡찡거리는거 보기 싫어요
아이폰 패드 지원하나요?? 되면 살건데 가상패드 너무 싫어서 ㅠㅠ
게임은 괜찮아보이지만 전 할 수 없는 게임이네요.. 이런 류 게임 잘하는 분들을 보면 나름대로 부럽기도 한...
궁금해서 스토어 가봤더니 1500원밖에 안하네요? 여러분 삽시다.
1달러 ㅋ 이 가격이면 부담없이 지르긔
안드로이드에서 블루투스 조이패드 / USB조이패드 / 키보드 같은 콘트롤러 지원될까요?
안드로이드 - 키보드 지원 안됨/ usb조이패드 지원안됨 /
안드로이드 - 블루투스조이패드(샤오미) 지원안됨
패드/키보드 지원이 됬으면 좋겠네요.. 터치로는 손맛이 안살아요 ;;;
후훗 1라운드 보스버그 제가 먼저 발견해서 구글에 올렸는데. . . 근대 게임은3라운드에서 막혔다는거.
1.점프키랑 공격키를 저따구로 배치해 놓은 개발자를 때리고 싶다. -정확히 저 기 나와있는 키를 눌러야만된다.. 가끔 잘못 누르거나 넓은 부분 누르면 인식이 안된다. 2. 맵에 오류가 몇개 있다. 분명히 정확히 성공하여 안전한 곳을 밟지만 떨어지거나 한다. -게임의 특정상 한번 디지면 세이브 존에서 다시 시작. 3. 이거 리뷰보고 다운받고 했다가 우라질,,, 솔직히 게임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자잘한 실수가 많이 유발되는 게임에는 분명하다..
저도 이거보고 구매했습니다. 터치 삑사리나니까... 간절하게 이스틱이 그리워졌습니다.
응원하는 기분으로 하나 구입했습니다.
저도 구입했습니다 처음으로 스마트폰에서 게임해봅니다 우선 따뜻한 개성있는 그래픽과 음악이 너무 인상이좋습니다 게임도 오소독스하구요 근데 어렵다고하니 걱정이네요 ㅠㅠㅠㅠ
처음으로 스마트폰 게임 현질을 이 게임으로 결정함!!
조작감이 뭐랄까 약간 부족한 느낌? 터치패드라 삑사리도 많이나서 좀 짜증나지만 게임은 재미있어요
패치전 1-7 깨다가, 폰 던질뻔했지요 ㅡㅡ;;
이게임하라고 폰이 박살났나봅니다. 폰바꿈 사겠슴다.
파타퐁?
거리가 멀죠
저도 이거 키배열이 아쉬워서....하다못해 이동키라도 기존에 많이 쓰던것 같은 가상 조이스틱으로 해놨으면 싶은데 버튼식이라서 분명 눌렀는데 잘못 터치해서 죽는 경우가 많았어요. 자동사냥없이 난이도 있는 게임을 지향한다고 소개되어 있던데 조작법을 지저분하게 해서 난이도를 올리는 건 좋은 게임성을 망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