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PS4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한다면 아마 다른 것들을 제외하더라도 '심' 시리즈만큼은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당시에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것들을 즐길 수 있었던 덕분에 큰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시뮬레이션 게임이 심 시리즈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흔히 게임의 장르를 통해 기대하거나 바라는 요소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동일할 수는 없겠지만, 액션 게임에서는 보다 찰진 손맛을 원한다거나 RPG에서는 매력적인 시나리오를 원한다거나 하는 등의 욕구는 오랜 시간을 거치며 일부분 정형화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해드릴 '버스데이즈 – 시작의 날(이하 버스데이즈)'은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로 발매된 간단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게임입니다. 특히나 한국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아크 시스템 웍스의 작품이자 '목장 이야기' 시리즈를 대표하는 와다 야스히로 디렉터가 제작을 맡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1월 19일 발매되었고, 국내에는 H2 인터렉티브에서 PC 버전에 앞서 PS4 버전을 먼저 한국어화해서 4월 7일 국내에 출시했습니다.
버스데이즈의 메인 화면. 클리어 이후에도 특별히 변경점은 보이지 않았다. 시나리오 모드를 제외하면 볼륨은 작은 편. |
■ 정말 간단한 시나리오. 정말 간단한 게임
버스데이즈의 시작은 주인공이 한 권의 책을 읽게 되면서 흘러갑니다. 책에 끼어 있는 의문의 쪽지에는 지도로 보이는 그림과 함께 어떤 표식이 있었고, 혹시나 싶어 그 장소에 찾아간 주인공이 얼떨결에 생명의 탄생을 주관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의 조력자인 내비는 내막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자신을 도와 세계를 만들고 생명을 창조할 것을 요청합니다. 플레이어는 지형을 조작하기도 하고 바다와 산을 만들기도 하며, 때로는 생명을 창조하기도 하지만 멸종시키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그 세계의 '신'이 되어 이야기를 진행하게 되죠.
시나리오는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처음에는 지형의 조작이나 날씨의 보정 등 제약이 되는 사항이 있지만, 챕터를 진행할 때마다 조금씩 해금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생명의 창조도 첫 챕터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고대 생물밖에 만들어낼 수 없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점점 다양한 생물들을 접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탄생시킬 수 있는 모든 생물은 약 290종 남짓이며, 목표가 되는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것이 시나리오의 주요 목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모든 생명체를 전부 채워야 될 필요성은 없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 호기심으로 인한 접근이지만, 작위적인 느낌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던 것은 좋은 인상을 남겼다. |
이 내비가 사실상 알파이자 오메가인 셈이다. |
뚝딱뚝딱 만드는 재미는 은근히 쏠쏠한 편. |
궁극적으로는 챕터를 클리어하기 위한 목표의 달성이지만, 별개의 추가적인 도전과제가 존재합니다.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순수하게 올 클리어를 노려보고 싶은 분들만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죠. 다만, 챕터마다 별개의 조건들이 아닌 공통의 조건들을 달성하는 과제이기 때문에 도전과제로서의 매력이나 다양성에서는 아쉬웠습니다. 버스데이즈에는 난이도의 개념이 없어 부분적으로는 자체적인 난이도를 부여한 셈이기도 합니다.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에, 각종 기능과 아이템 그리고 탄생의 조건을 꼼꼼하게 파악해야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장르는 대체로 무한히 이어지는 게임이 많기에 엔딩을 하나의 분기 정도로 취급하기도 합니다. 별개로 진 엔딩을 마련해서 몇 개의 엔딩에 도달해야만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있는 등 이야기가 반드시 하나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강점이기도 합니다. 버스데이즈 역시 엔딩은 있으나 그 중요도는 낮은 편입니다. 독창적이거나 반전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플레이 중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시나리오와 그 엔딩까지의 깊이가 얕은 것은 다소 아쉽지만, 시나리오에 큰 힘을 쏟은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반드시 단점으로 꼽기보다는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지 않을까 합니다.
시나리오의 단점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지만, 창작에 주안점을 둔 게임답게 처음에는 0에 가까웠던 세계를 플레이어가 직접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시스템적으로 플레이어에게 특정 행동을 강요하는 것도 첫 번째 챕터의 튜토리얼 정도라, 최대한 플레이어의 자유도를 보장하는 셈입니다. 챕터에서 주어지는 클리어 요소만 달성한다면, 그 이외의 것은 완전한 재량이기 때문에 직접 만지며 꾸미는 것을 선호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의미심장한 멘트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
어떻게 보면 지구의 역사를 가볍게 훑는다고도 볼 수 있다. |
어떤 세계를 만들던, 그건 플레이어의 자유. 마음껏 하고픈 대로 하면 된다. |
에피소드의 별 획득 조건이 좀 더 다양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
일부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멀티 플랫폼으로 등장하면서 조작 키의 베이스를 PC로 잡곤 합니다. 콘솔 패드로는 마우스와 키보드의 조작성을 따라갈 수 있을 리 만무한 터라, 상당히 불편하게 이식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부분에서 버스데이즈는 매우 훌륭한 조작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익숙해지는 것도 특별히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아 비교적 쉬운 접근성을 지니고 있는 셈이죠. 특히, 지도의 경우 확대 및 축소 기능과 함께 표기 옵션을 포함하고 있어서 동물, 식물, 전체, 새롭게 탄생한 종 등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편의성에서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아이템 역시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로 구분되어 있어 활용에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진행의 편의성을 위해 마련된 '진화의 씨앗'과 '변이의 씨앗'은 특정 생명체의 발생 조건을 완화시켜주기 때문에 조금 더 쉽고 간편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그 밖에도 도감을 통해 간략하게 요약된 탄생의 조건과 현재 세계에 얼마나 서식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진화와 변이의 관계도를 요약해놓은 트리도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에 일부분은 계획적인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이 밖에도 현재 생태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날씨와 온도, 습도를 비롯해 지형과 물이 얼마나 있는지 등을 상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굳이 메뉴를 통해 확인하지 않아도, 필요한 필수 정보를 기본 화면에서 요약해주어 좀 더 편안한 플레이를 제공합니다. 덕분에, 시뮬레이션 장르를 다소 어렵게 느끼시는 분들이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입문 난이도는 쉬우면서도 완전한 클리어는 상당히 어렵게 구성되어 있어, 난이도 측면에서는 개발사인 아크 시스템 웍스의 다른 작품들이 연상되기도 했죠. 시스템적 구성 요소들은 확실히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완벽하게 자세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필요한 정보는 제공해주고 있다. |
모든 별을 획득하는 일은 은근히 만만치 않다. |
도감 기능과 분포도는 현재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
시나리오는 클리어 이후에도 별 다른 변경점이 없으며, 이후에는 프리 모드로 전환됩니다. 도감 올 클리어를 목표로 해도 좋고, 생각하고 있었던 세계를 만들기 위해 하나부터 착실히 쌓아올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 이외에도 챌린지 모드를 통해 이미 만들어진 특정 세계에서 목표가 되는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도전과제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나리오를 제외하면 정해진 분량은 다소 짧은 편이며, 프리 모드와 챌린지 모드는 플레이 타임을 보완해주는 것에 별다른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단순히 시나리오모드의 연장선이라 느껴지는 프리 모드나, 목표의식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챌린지 모드는 공통적으로는 매력이 부족합니다. 가령, 프리 모드에서 별도의 색다른 옵션을 부과하여 독특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거나 챌린지 모드에서는 프리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을 제공하는 등의 요소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면 아래에 아이템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이 지형을 활용할 수는 없다. |
강제성의 우려를 생각하면 챌린지 모드의 현 방침을 이해할 수는 있다. |
게임 내 효과가 직관적이라는 것도 장점 중 하나. 이 때문에 발생하는 프레임 드랍은 아쉽지만. |
■ 완급조절의 명백한 실패
버스데이즈는 게임성 자체만을 놓고 보자면 그리 나쁜 게임이 아닙니다. 되려, 어정쩡하게 못 만든 게임이나 이게 게임인지 의심스러운 물건들보다는 훨씬 더 정상적인 게임이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플레이와 아기자기한 표현을 강조한 그래픽, 모형 정원을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등 게임이 전달하고자 하는 요소가 분명합니다. 다만, 각각의 요소는 깊이에 있어서는 분명히 부족했습니다. 제가 꼽는 문제점의 결론은 아이와 성인, 둘 중 어느 쪽에 더 집중했느냐 인데 이것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픽이나 내용은 아이가 즐기기에도 충분해 보입니다. 조작법은 그리 어렵지 않으며 게임에는 '실패'가 없기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도 적습니다. 목표를 따라가는 난이도 역시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아이에게 권하기 위한 매력적인 요소는 찾기 어렵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생명체의 탄생과 죽음은 꽤 쉽게 경험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교육적 혹은 교훈적으로 활용할 만한 소재가 적습니다. 단순히 환경에 따라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할 뿐이죠. 태어난 생명체를 관찰하는 것도 특정 행동만 반복할 뿐이라 의미가 없습니다. 생명체끼리의 상호작용 역시 전무합니다. 설령, 그것이 먹이사슬에 관계되어 있다고 해도 말이죠.
생명체를 탄생시켜 도감에 등록시키는 것이 메인 콘텐츠 중 하나. |
플레이 타임이 좀 지나면 알게 된다. 감흥이 없다는 걸. |
도감의 불친절함도 문제가 됩니다. 목표가 되는 생명체는 어떤 생명체가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알려주지만, 그 이외는 가벼운 설명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수치가 아닌 '어떤 종이 번성할 때 등장했다'는 식으로 말이죠. 아직 없는 종을 만들려고 그 애매한 조건들을 만족시켜보지만, 정확한 조건은 알 길이 없기 때문에 마냥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수치를 자세하게 알려주는 것이 반드시 좋다고는 볼 수 없겠으나, 그렇다고 마냥 답답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상황이 만족스러운 것도 아닙니다.
모형 정원을 만드는 것과 새롭게 태어난 생명체를 수집하는 것은 버스데이즈에서 양립된 주요 콘텐츠인데, 생명체의 수집이 다소 번거롭다는 점도 그리 반갑지는 않습니다. 지도를 통해 위치를 알 수 있긴 합니다만, 여러 동물과 식물이 밀집되어 있는 곳에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어 불편함이 생깁니다. 또한 각 개체의 수는 변동이 생겼을 때와 도감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어서, 특정 개체가 현재 어디에 얼마만큼 분포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결국, 모형 정원 내부에서 일일이 찾아야 하는 불필요한 수고를 들여야 하죠. 진화와 변이, 멸종의 씨앗 등 탄생과 죽음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아이템들은 해당 개체에게 직접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진행의 편리함을 추구하자면 한 번쯤은 사용하게 되며, 후반부로 넘어가며 잔존 개체수가 많아질수록 불편한 것도 커지는 것이죠.
교육적인 활용도 어렵고, 그렇다고 필요한 정보가 상세하지도 않다. |
결국,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확인해야 된다. 이 때 도감은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
만약, 아이들을 위한 게임이었다면 좀 더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했을 겁니다. 지속적으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소재가 있거나, 챕터나 시대별로 등장하는 동, 식물들에 대해 배울 수 있거나 하는 등 말이죠.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요소는 사실상 필드 구성뿐이라 직접 플레이하거나 뒤에서 감상을 하거나 다소 심심한 느낌이 드는 것도 좋다고 보긴 어렵죠.
이러한 문제점들은 성인 지향을 생각하더라도 특별히 개선되지는 않습니다. 적은 플레이 타임을 보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전무하고, 도감의 설명은 정작 필요한 정보가 없어서 도전과제의 난이도를 불필요하게 높이는 효과를 만들었고, 마찬가지로 모형 정원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는 요소를 빼면 서로간의 상호작용이 없거나 해당 생명체에게 지시를 내릴 수 없는 등 깊이가 부족해집니다.
결과적으로는 미니 게임을 즐기는 느낌으로 플레이하게 됩니다. 가벼운 플레이를 유도하고, 모형 정원을 만드는 일은 충분히 재미가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 느끼게 되는 것이죠. 생명을 탄생시키는 신선함은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의무적이라는 생각이 더 크게 느껴지고, 모형 정원을 만드는 것도 범위가 가로축만 확장될 뿐 1칸씩 움직이는 세로축은 조정할 수 없어 전체 크기가 커질수록 느리고 불편한 점이 개선되질 않았습니다.
플레이어는 개체의 행동에 개입할 수 없다. 그저, 똑같은 행동을 하는 개체를 바라볼 뿐이라 의미가 없다. |
마음껏 만지는 것은 좋으나 좀 오래 걸리지 않나 싶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
색 놀이가 은근히 있어서 실제로 체감되는 종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
■ 기대 값어치에는 도달하기 어려운 플레이
사실, 버스데이즈에서 꼽히는 단점의 원인 중 하나는 가격입니다. 정가 기준으로 45,000원인데, 과연 이 값어치를 하냐는 것이죠. 최근 발매되는 게임들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저렴하게 나왔다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시나리오 플레이만을 기준으로 여유롭게 플레이해도 6시간 이내에 클리어가 가능하며, 도전과제와 프리 모드에 별 관심이 없다면 그걸로 끝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됩니다. 다른 플레이 요소가 전무하기 때문에 순수하게 콘텐츠의 양적인 면도 부족할뿐더러 앞서 언급했던 대로 질적인 면도 부족합니다. 너무 비싸지 않나 하는 것이죠.
과거에도 그랬습니다만, 책정되는 가격은 유저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만드는 플레이 타임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최근 형성된 6만 원대의 게임들에서 기대하는 것과 인디 게임에서 볼 수 있는 가격대에서 기대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죠. 버스데이즈는 그 사이에 있지만, 과연 옳은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재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너무 얕다는 거다. |
시나리오가 너무 간략하게 이루어졌던 것은 아닐까. |
■ 무던히 잘 나온 사운드, 부족한 최적화
BGM의 중요성은 아마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다크 소울' 시리즈는 BGM이 분위기를 이끌며 플레이어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으며,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나 '니어 오토마타' 등 음악의 힘으로 독자적인 콘서트를 여는 등 그 위치와 역할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버스데이즈의 BGM은 무던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대단하다거나 극적인 느낌보다는 잔잔하게 반복되는 느낌이라 오래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덕분에, 플레이하는 내내 불편하거나 지나치게 무겁다고 느껴지지 않았던 점은 장점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플레이 분위기를 해치지 않았다는 것을 제외하면 BGM의 힘은 약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 두 파트의 BGM은 미묘하게 다르지만, 의도했다 예상되는 편안함을 확실히 잘 보여주었다. |
최적화는 좀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내실 있게 꽉 찬 플레이를 할 수 없었음에도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일단, 처음에는 괜찮지만 점점 모형 정원이 커지고 개체 수가 증가될수록 프레임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됩니다. 이것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것은 개체가 밀집된 장소인데, 단번에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프레임 드랍이 발생합니다. 그 장소에서 계속 머문다면 프레임이 다소 올라가기는 하지만 일정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않아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불완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PS4 프로를 통해 기동한다면 이런 현상은 다소 완화되리라 생각됩니다만, 공식적으로 PS4 프로의 부스트 기능을 지원한다는 표기는 없었습니다. 단순히, PS4의 성능이 낮다는 이유보다는 최적화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되는 것이죠.
그러나 로딩은 쾌적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최초에 지도를 로드할 때 할당하는 로딩 시간은 짧지 않았습니다만, 문제가 될 정도로 길지도 않았습니다. 한 번의 로딩이 끝나면 그 이후에는 별도로 로딩 화면이 출력되지 않는 것도 장점이었죠. PS4를 기준으로 최대 사이즈의 지도를 로딩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15초 남짓이었는데, 미리 만들어놓은 지도를 로드할 경우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브젝트가 많은 지역에서는 반드시 프레임 드랍이 발생한다. |
로딩 시간은 좀 아쉽지만, 자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좋았다. |
■ 능동형 게임이 아니라 관람형 게임이 되어버렸다
버스데이즈는 외형과 플레이 동영상을 보자면 꽤 할 것이 많아 보입니다. 비슷하게 보이는 '마인크래프트'나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등과 같은 느낌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죠. 실제로 플레이어가 스스로 만들어나간다는 요소 측면에서는 유사성을 볼 수 있지만, 플레이할 수 있는 범위와 깊이, 자유도에서는 버스데이즈가 큰 힘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만든 이후에 별 다른 상호작용이 없다는 점이나 그저 방치해놓고 지켜볼 뿐이라는 점 등은 풍성해야 했을 플레이를 허전하고 앙상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처음부터 이렇게 의도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깊고 진한 플레이 대신, 가볍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던 것일지도 모르죠. 궁극적으로는 플레이 방식의 문제라기보다, 방향성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각 개체별 상호작용도 넣고, 날씨 효과도 보다 직접적으로 넣어 비도 내리고 천둥도 치게 만들고, 도감의 설명도 요구 수치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만들어낸 생명체가 일정 조합에 따라 색다른 이벤트도 볼 수 있는 등. 이런 것들은 추가하다 보면 끝이 없고, 너무 무겁고 어려워진다고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넣을 걸 다 넣어서 '버스데이즈'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편이 더 좋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그저 욕심일 뿐일까. |
요 근래 리뷰한 게임들은 왜 다 엔딩이 감흥이 없을까. |
분명,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였다는 것을 총평으로 삼고 싶습니다. 버스데이즈가 장르나 플레이 방식에서 독창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지만, 지구의 생명과 그 기원에서 인간이 되기까지의 콘셉트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되거든요. 제가 자주 말씀드리지만, 하나의 프로젝트는 분명 제대로 된 줏대가 필요합니다. 게임에는 재미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죠. 이건 성공의 지표라기보다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완성을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제 기준으로는 버스데이즈가 여기에 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만, 재미는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가능성만큼은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편집 : 이상원 기자 (petlabor@ruliweb.com)
댓글 막혀있는 리뷰인줄 알았군
데모를 해본 결과 너무 안타까웠던... 아이디어 좋고 이거저거 독특한데 솔직한 소감은 'ps1~2시절 쯤 나와서 색다른 게임으로 유저들의 기억 어딘가에 남아있다가 ps4시절에 리마스터되어 2~3만원대 정도로 출시되었을 게임' 정도였어요. 만약 저도 이 게임 리뷰 썼다면 분명 부제를 '버스데이즈 시작의 날 : 플레이를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이렇게 썼을 것 같군욬ㅋㅋㅋㅋ
생명체간의 상호작용이 없다는건 심하게 마이너스인데
그래픽적 표현은 아니고 데이터적으로만 상호작용합니다. 먹이 사슬이 있어요. 게다가 특정 종이 멸종해야 발생하는 종도 있고요. 개체수도 서로 영향을 줍니다. 모르셨죠? 그만큼 안 보이기도 하고 조절하기도 힘듭니다. ㅜ.ㅡ
유저 편의성이 참 별로였습니다. 가령 '원숭이'에게 '진화의 씨앗'을 쓴다. 고 할때 그 넓은 맵에서 원숭이가 어디있는지 일일이 찾으러 돌아다녀야 합니다. 트로피 따려면 몇시간동안 맵 켜놓고 멍때려야 되는게 있어서 격렬한 게임 플레이한후에 휴식겸 맵 켜놓고 멍청히 지켜만 보기엔 좋아 보입니다.
댓글 막혀있는 리뷰인줄 알았군
생명체간의 상호작용이 없다는건 심하게 마이너스인데
있는데 플레이어가 알 수 없다는 게 큰 문제더군요.
있다구요?? 날라댕기고 만화고기 냠냠하는게 끝아니였나요? 허;;;;
쿠로파이
그래픽적 표현은 아니고 데이터적으로만 상호작용합니다. 먹이 사슬이 있어요. 게다가 특정 종이 멸종해야 발생하는 종도 있고요. 개체수도 서로 영향을 줍니다. 모르셨죠? 그만큼 안 보이기도 하고 조절하기도 힘듭니다. ㅜ.ㅡ
데이터적인 인과관계를 상호작용이라고 불러야 할 지도 의문일뿐더러, 쿠로파이님이나 기타 게임을 플레이 하신 분들은 그 정도는 당연히 알고 계실겁니다. 챕터 1에서부터 바로 튜토리얼로 가르쳐 주며, 또한 그걸 모르면 아예 게임 진행이 불가능 하니깐요. 본문에서도 언급되는 '상호작용' 이 '생물체의 멸종과 탄생의 연대기적 인과 시스템' 이 아니라 '실제로 생명체간에 보이는 어떠한 액션' 으로 봐야하지 않을까요?
제가 vBBCv님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다음 제가 하는 말에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상호작용의 기본은 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픽적 표현은 그 데이터의 변화를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데이터, 그래픽 상호작용 둘 다 양립하는 쪽이 이해하기 좋게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데이터 상호 작용 없이 그래픽만 있는 것도 상호 작용이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RPG에서 적의 HP를 닳게 하는 것도 모두 데이터적 인과관계에 의한 상호작용에 전투라는 그래픽 효과를 넣은 것이라고 떠올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말씀하신 '데이터적인 인과관계를 상호작용이라고 불러야 할 지도 의문'에 대한 저의 답변은 '상호작용이라고 불러야 한다'입니다. 그리고 말씀처럼 제 댓글은 본문의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너무 데이터적으로 해석한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vBBCv님께서 맞는 것 같습니다.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데이터적인 인과관계를 상호작용이 아니라고 하시면 곤란하죠;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원래 대부분의 상호작용은 그래픽 밑의 데이터상에서 이뤄지는데. 문명이나 삼국지류의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인공지능 국가들끼리 협정맺고 전쟁하고 하는건 플레이어 입장에선 거의 못 보지만 그걸 상호작용이 아니라고 하진 않잖아요.
데모를 해본 결과 너무 안타까웠던... 아이디어 좋고 이거저거 독특한데 솔직한 소감은 'ps1~2시절 쯤 나와서 색다른 게임으로 유저들의 기억 어딘가에 남아있다가 ps4시절에 리마스터되어 2~3만원대 정도로 출시되었을 게임' 정도였어요. 만약 저도 이 게임 리뷰 썼다면 분명 부제를 '버스데이즈 시작의 날 : 플레이를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이렇게 썼을 것 같군욬ㅋㅋㅋㅋ
뭔가 SFC시절 느낌도 나는데.. 2탄에선 멋진 게임으로 재탄생하길!
유저 편의성이 참 별로였습니다. 가령 '원숭이'에게 '진화의 씨앗'을 쓴다. 고 할때 그 넓은 맵에서 원숭이가 어디있는지 일일이 찾으러 돌아다녀야 합니다. 트로피 따려면 몇시간동안 맵 켜놓고 멍때려야 되는게 있어서 격렬한 게임 플레이한후에 휴식겸 맵 켜놓고 멍청히 지켜만 보기엔 좋아 보입니다.
플스꺼질듯 ㅠㅠ
트로피 따려고 지금 몇십시간째켜놓고있는사람입니다 이건 잘때켜놓게하기위한겜인지 와이프가 엔딩은 4시간만에 보고 트로피작업이라도하자해서 10억 30억광년 하는데 자기전에 한4일 주중에도 틈틈히 켜놓고 잤는데 이제2억5천광년임 ㅡㅡ 아 진짜 쓰레기임 ㅠㅠ
생체간의 상호작용이라도 넣었어야지;;
이런류의 게임은 스포어가 세포부터 진화하는게 아주 인상깊었죠
동물들이 생생하게 상호작용하고 도감이 상세해서 보는재미만있어도 만족할거같은데 아쉽네요.
컨셉은 참 좋은데 결과물이 아쉽네요
옛날 고전게임중 다이나브라더스 라는 공룡게임이있었는데 그시스템을 좀 섞었으면 정말 갓게임이였을텐데 아쉽기만하네요 ㅋ
데모 하고 약간 부족한거 같아서 구매안했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