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리웹 운영진의 소개로 일간스포츠의 루리웹 섹션을 쓰게 되었습니다. 항상, 제 자신을 “라이트유저”라고 여겨왔기에 많이 부담스럽지만 이왕 맡게 된 것이니 하는 만큼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현재, PS2와 XBOX를 보유중이며 PC게임도 즐겨 합니다. 게임큐브는 지인 것을 빌려다 놓고 돌려주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만, 구세대라서 온라인게임에는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간스포츠에 나가는 글이 A4 1페이지 남짓이어서 지면의 압박이 심합니다. 앞으로, 루리웹에 올리는 글은 조금 더 자세하게 써볼까 욕심내보고 있습니다. 글들에 대한 딴지와 토론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인신공격만 아니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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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 한국의 ‘엑파’ 팬들은 일찌감치 한국어 더빙이 없는 DVD는 사지 않겠노라 공언했다. 팬들은 원본 보다 ‘토종’의 멀더와 스컬리를 원했고, 발매사 역시 이러한 요구를 전격 수용하여 한국어 더빙을 함께 수록했다.
이야기 둘. 기대작 <파이날 판타지 10>가 정식 발매되고 간간히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본산 킬러타이틀 ‘파판’에서 주인공들의 영어 더빙을 듣는 일이 꽤나 불편한 느낌을 자아냈던 것이다.
루리웹 여론조사를 보면, 게임의 정식 발매는 ‘원본 그대로’가 좋다는 이들의 선호가 잘 드러난다. 이는 게임 컨텐츠에 대한 훼손을 우려하는 데에서 나오는 방어 심리일 터이다. 일본산 게임이 북미를 거쳐 둔갑했던 국내판 <령 제로>나 <파이날 판타지 10>를 대하면서 느꼈던 안타까움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세부 조건에 앞서 게이머들이 요구하는 것은 기본에 충실한 현지화다. ‘루리웹 비디오게임 패널’을 통해 실시한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단지 3% 남짓의 응답자만이 현지화를 거치지 않은 채 게임이 출시되어도 좋다고 답했다. 형태가 다를지라도 모든 게이머들이 한결같이 요구하는 것은 현지화다.
원본을 중시하려는 이러한 방어적 태도는 게임 컨텐츠에 대한 ‘토착화’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현재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자의적으로 훼손되느니 차라리 손을 대지 않는 편이 낫겠다는 것이다. 원본을 능가하는 더빙 판이 아니면 사지 않겠노라 우겨보거나 ‘그 캐릭터에는 역시 이 성우’라고 즐겁게 수다를 떨 수 있게 되려면, 안정적인 현지화라는 산을 먼저 넘어야 한다.
최근 들어, <진 여신전생 3>를 비롯한 많은 게임들이 이러한 목표를 현실로 바꿔가고 있다. 음성까지 충실하게 구현해낸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2>, 원본에도 없는 추가 스테이지들과 신해철의 오리지널 음악까지 담아낸 <길티기어 이그젝스 샤프 리로드>와 같은 타이틀은 이미 팬들이 상상한 것 이상을 보여줬다. 누가 아랴? 곧 우리도 ‘엑파’ 팬들과 같은 사치를 누릴 수 있을지 말이다.
< 허준석 anarinsk@hananet.net >
길티기어 이그젝스 샤프 리로드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
고전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