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게임은 니어 오토마타이다.
스퀘어 에닉스와 플래티넘 게임즈,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 요코오 타로가 합작한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 기본적으로 검술 액션과.
* 탄막 슈팅을 섞어 놓은 액션 게임이다.
양 쪽 다 깊이는 부족하지만 쨌든 겉으로 보면 화려하고 일단은 신난다.
전투의 깊이가 불균형적이지만 일단 직관적이고 딱히 불편한 요소도 없다.
서양 게임이 비주얼, 세계의 구현에만 몰두하여 플레이의 직관성을 등한시하다가
그것을 신경 쓰기 시작한 지점도 근래의 일이다. 이런 플레이의 직관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게임의 단점을 일정량 눈 감아 주게 하는 효과가 있다.
게임의 근간은 가지고 노는 것이다. 장난감이 뻑뻑하고 제대로 작동을 안 하면 재밌을리가?
그런 의미에서 니어 오토마타는 일단 액션이 재밌다.
* 작게나마 오픈월드를 구현하였다.
사실 어디로 가든 목적지로 갈 수 있는 대륙형 오픈월드가 아니라
중앙에 넓은 홀이나 공터가 있고 나머지 스테이지가 문어발처럼 연결 된 고전적인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과거의 게임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게임을 해보면 왠지 엄청 넓게 느껴지는데, 그냥 퀘스트 동선 문제다.
* 그래픽은 디테일함이 떨어지지만 전체적인 질감과 조형이 좋다.
* 떨어지는 디테일의 극명한 예.
마을이라 자주 빠른 이동을 해야 하는데 하필 포인트 바로 옆에 있는 컨테이너가 저 모양이다.
* 예쁜 캐릭터까지.
올해의 와이푸상에 빛나는 2B쨩이다. 참고로 지금 내 옆에 누워 있다.
* 게임을 하다 보면 막 AAA급 게임이 아니라는 걸 은근히 눈치 챌 것이다.
오히려 적은 자원을 가지고 최대한 요령을 부린 게임에 가깝다.
어딘가 막 만든 느낌도 없잖아 있다.
* 이야기는 중2병이 가득하다.
중2병을 나쁘게 보진 않는다. 사람이 겪는 중2병이라는 건, 결국 뭐가 좋고 뭐가 싫은지를
깨달아가는 과정이니까. 자신만의 대략적인 기준이 세워지는 기간이라는 거다.
그 과정에서 약간의 흑역사가 만들어지는 거고.
* 다만 이야기의 중2병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단순히 미소녀가 치마 나풀거리며 검을 휘두른다고 중2가 아니다. 일본도 휘두르는 미소녀나
핫팬츠 입고 쌍권총 쏘는 라라 크로프트나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런 건 결국 가슴이 큰 게 좋냐 작은 게 좋냐의 취향 문제. 즉, 디자인의 문제다.
우리가 흔히 '이건 너무 중2스러워'라고 표현하는 이야기는 불친절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니어 오토마타도 크게 다르지 않다.
* 고의적으로 다회차 플레이를 강요하는 게임인데.
그런 이유에서인지 이야기가 굉장히 불친절하다. 전개에 완급이 존재하지 않는다.
허술하며 설명이 안 되는 이야기를 툭 던져 놓고 그걸 말이 되게끔 하는 장치들을,
초딩 때 단 한 번도 성공해 본 적이 없는 보물 찾기 게임 하는 것마냥 여기저기 숨겨놨다.
회차를 플레이하면서 어느 정도 조각이 맞춰지는 구조인데, 그동안 날려먹은 몰입과 어이는 어떡하란 말인지.
설마 또 나무위키나 유튜브를 이용하란 건가?
기본적으로 2B와 9S. 두 캐릭터의 교감을 반드시 근간에 깔아두어야 되는데 그걸 후반의 어떤 극적인 요소를 위해
날림 공사 해버리는 바람에 그 이후의 모든 요소가 그저 과장처럼 보인다.
이야기를 할 타이밍이 많았음에도 기교를 위해 기본을 버린 셈이다.
* 감정을 서서히 밟아 올라가는 게 아니라 대뜸 소리 지르고 눈물을 흘려봐야 의미가 없다.
울고 불고 짜봐야 봐주지 않는다. 일단 지르고 보는 감정선은 쟤가 도대체 왜 저러지? 하는 감정 밖에는
들지 않는다. 나중에 기어이 설명은 하는데 이야기는 설득의 문제지 설명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 작가들은 마모루, 우루사이, 키사마, 코로스라는 대사를 쓰면 왜 눈이 훼까닥 돌아가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시동어 같은 걸까? 노래 들어가기 전에 JYP 하는 것처럼.
* 어떤 면에서는 아침 드라마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아침 드라마도 보면 일단 소리 지르고, 싸우고
땍땍 거린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머님들이 보는 것이다. 그 분들에게는 왜 소리 지르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일단 지르는 게
중요하다. 소리 지르면 일단 잘 들리고 시원시원한 느낌이 들고 그 자체가 이야기처럼 느껴지니까.
피가 끓어서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니라, 피를 끓이기 위해 소리를 지르는 격이다.
드라마를 '그냥' 보는 아줌마들과 특정 요소 몇 개에 꽂히면 나머지가 어떻든 '일단' 좋아하는 특정 계층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 공유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
* 게임은 각각 일장 일단이 있어서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일본 게임은 서구 게임에 비해 타격감이나 직관성, 조작성 면에서 손에 착착 붙는 느낌이 있는데.
기이하게도 RPG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그 놈의 턴제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더라.
폴아웃4가 완벽한 FPS를 보여줬고 위쳐3가 깔끔하고 날렵한 위쳐식 검술을 구현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니어 오토마타가 보여준 전투 방식은 비록 미완성처럼 느껴지지만 하나의 가능성을 느꼈다.
* 다회차가 반드시 필요한 게임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다회차를 할 수록 실망을 거듭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다회차를 큰 하나의 구성으로 볼시, 초반은 너무 휙휙 전개 되고 중반부터는 플레이가 늘어지고 균형이 완전히 무너진다.
후반부에 가서는 작가의 나르시시즘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주변에서 스포일러를 엄청 주의하라고 신신당부하는데. 배트맨이랑 슈퍼맨이 엄마 이름 때문에 싸움을
그친다는 걸 안다고 해서 영화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게 없듯이, 그렇게까지 주의할 필욘 없어 보인다.
* 내 안에 중2병은 분명 아직 살아 있다.
하지만 그것을 끄집어내기에는 어딘가 부족했다.
다른 부분은 다 재쳐두고 그렇게 독특하지 않은 텔링에 가장 많이 실망을 한 것 같다.
엉성한 걸 마니악하다는 표현으로 치환하다니.
생각해 보면 쿨 뷰티 미소녀 안드로이드가 대놓고 일본도를 휘두르는 겜에서
그 이상의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한 내가 잘못한 거다.
회차를 강요한다는 점에서 요즘 자꾸 개꿀잼 몰카를 찍는 언더테일도 문득 떠오르곤 한다.
슈팅 게임을 접목했다는 점도 비슷하고 말이다. 하지만 캐릭터로 보나 이야기로 보나
다회차 요소로 보나 많이 밀리는 형편이다. 깊은 고찰이 없는 기교는 정직함을 이길 수 없는 법이다.
난 진짜 떠들썩하길래 제 2의 언더테일이라도 나온 줄 알았다.
대작인 줄 알았더니 정제되지 않은 원석 같은 게임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게임 스스로가 정제되길 원치 않는 것처럼 보이더라.
물론 정제를 할 능력이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겠지만.
스토리는 솔직히 유치한 부분도 있고 그냥저냥~ 게임 구성이 다른 게임들에서 볼 수 없는 괴랄함과 참신함이 있는거 같네요. 마지막 스탭롤 슈팅은 묘한 감동까지~...^^; 플레티텀의 액션성이 더해져서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게임인 듯...
중2병이 느껴지긴하네요.
스토리는 솔직히 유치한 부분도 있고 그냥저냥~ 게임 구성이 다른 게임들에서 볼 수 없는 괴랄함과 참신함이 있는거 같네요. 마지막 스탭롤 슈팅은 묘한 감동까지~...^^; 플레티텀의 액션성이 더해져서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게임인 듯...
캐릭터가 이쁘기도 하고. 겉으로 보이는 비주얼이 굉장히 멋있죠.
중2병이 느껴지긴하네요.
그런가요. 저는 시점이나 록 온은 크게 문제를 느끼진 못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파스칼의 에피소드가 기억에 많이 남더군요.ㅠㅠ
저도요.
케릭터 디자인 미친게임이었음 이만큼 카메라 아래각도로 본 게임도 드물듯. 이비의, 이비에 의한, 이베를 위한 이었음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고. 다만 요코 타로의 궤적을 보았을 때 전작에 비해 많이 좋아진 스토리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음요. 요코 타로는 자기가 쓴 스토리거 완벽이랑 거리가 먼 변태적일 정도로 비극 자체에만 집착하는 기형이란걸 잘 인지하고 있어서 호감으로 느끼는 디렉터입니다. 지가 만든거 꼭 '쓰레기같은 세계관' 같은 식으로 비하를 하는데 진심반 농담반이랄까. 팬도 이인간에게 완성도 개쩌는 스토리보단 기이하고 자극적이고 뒤틀린걸 요구하고 있을테고 본인도 그걸 알고있어서 굳이 평가에 집착 안하고 마이웨이 하는 느낌. 이런 인간이 디렉터한 게임이 이렇게 뜬게 오히려 의외입니다ㅋㅋㅋ 영원히 10만장급 마이너일줄 알았음. 차기작도 뭔가 이상하게 뒤틀린 이야기 기대중이에요
세계관이 별로인 게임이 몇 개나 되겠어요. 그걸 이야기로 표현하는 방식의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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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7429421882
엌 이분 제가 느끼는거똑같이 느끼고계시네 ㅋㅋ 근데 나이탓은 아닙니다 나이먹어도 이런거 몰입잘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냥 사람성향 차이죠
캐릭터 디자인과 전투 시스템만이 그나마 불만스럽지 않았습니다. 과대평가가 좀 심했던 게임 같아요. 뭔가 있어보이게 우울하고 어두운 세계의 이야기가 머리속에는 있는데 그걸 남들에게 말하는 방법이 너무나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개인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과대평가라고 결론 지을 수는 없죠. 그 많은 리뷰어들이 과대평가를 했다는 얘긴데.
투비보고 샀다가 낚인 겜, 정작 주인공은 나인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