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편과 3편의 합리적 융합, ‘블랙 옵스 4’ 멀티플레이
기자가 주로 사용한 스페셜리스트는 에이잭스와 루인이었다. 총기는 돌격소총, SMG, DMR 등 다양한 것을 돌아가며 사용했다. 기타 장비 및 퍼크는 모든 것을 사용해보지는 못했으나 몇가지 세트를 사용해 볼 수 있었다. 맵은 뉴크타운을 비롯 서너개의 세트를 사용했으며 모드는 팀 데스매치, 하드포인트, 점령전 등이었다.
일단 첫 인상은 블랙 옵스 3 와 놀랍도록 흡사하다는 것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플레이하는 블랙 옵스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무기와 장비를 고르고 부품을 세팅, 퍼크와 특수 능력을 고르는 것까지 딱히 막힘이 없었다. 콜 오브 듀티 프랜차이즈가 항상 그랬듯 멀티플레이는 큰 틀에서 같았고 바뀐 인터페이스도 쉽게 적응했다.
일반 전반적인 인상은 역시 친숙함이었다. 조작감이나 시스템 뿐만 아니라 멀티플레이의 느낌, 그러니까 당장 맵을 보고 여길 이렇게 달려가면 되겠구나, 하는 블랙 옵스 시리즈 특유의 메타를 바로 떠올릴 수 있었다. 특히 유명 맵인 뉴크타운의 경우 맵을 보자마자 SMG를 골라들고 마구 뛰어다니며 상대를 찾아 다녔다.
또한, 역시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의 멀티플레이인 만큼 그 속도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콜 오브 듀티 하면 다들 떠올리는, 가벼운 총을 들고 쉴새없이 뛰어다니며 만나면 총알을 퍼붓고 드랍샷을 날리는 고인물 플레이를 몇 번 당하고나니 지금 내가 하는 게임이 뭔지 확 느껴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무엇보다도 전작의 '쓰러스트 점프' 2단 점프, '월 런' 벽타기를 이용해서 벽에 찰싹 붙어 세월아 네월아 비인간적 피지컬을 뽐내던 것들은 이제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고인물과의 격차가 그렇게까지 압도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뭔가 죽더라도 이건 복수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었다. 보다 정적인 다른 FPS에서나 가능한, 블랙 옵스에서 하면 뉴비 취급 받기 십상인 조준선 유지하며 천천히 전진하는 플레이도 이제 어느정도 상대의 움직임 동선이 예측이 되는지라 불가능한 플레이는 아니었다.
블랙 옵스 3 에서 이어져 온 스페셜리스트 시스템. 기존의 스페셜리스트 목록에 에이잭스 등이 추가되었는데, 에이잭스는 바로 트레일러에서 방패를 꺼내어 루인을 사살하던 그 스페셜리스트였다. 게임이 진행 되면서 팀원들이 모두 자기 스페셜리스트에 익숙해지고, 에이잭스가 방패를 세워 전진하고 파이어브레이크, 루인이 전면에서 펑펑 터트리며 진입하는 등 뭔가 어디서 본 것 같은, 기술 위주의 팀 협동 FPS 들, 이를테면 ‘오버워치’ 같은 게임에서 보던 장면과 비슷한 그림을 몇 번 만들어 냈다.
비록 아쉽게도 배틀 로얄 모드인 블랙아웃은 플레이해볼 수 없었지만, 이 느낌에 보다 거대한 규모의 멀티플레이를 결합한다면 생각보다 매우 재미있는 물건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사실 지금까지 블랙 옵스, 콜 오브 듀티의 멀티플레이는 굉장히 소규모의 CQC 위주였고 몇몇 맵에서 DMR 이 채용되는 느낌이었는데, 여기서 보다 광활한 플레이가 이루어진다면 굉장히 색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들었다. 올해 10월 12일 한국에도 음성 한국어화를 거쳐 배틀넷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될 예정인 블랙 옵스 4. 배틀 로얄 모드에 대한 정보도 어서 공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