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4 스파이더맨, 스물셋 피터 파커의 ‘미생’ 보여준다
9월 출시를 앞두고 개발이 한창인 PS4 ‘스파이더맨’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가 공개됐다. 인섬니악 게임즈 리드 작가 존 파케트는 17일,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게임을 관통하는 주요 서사와 캐릭터 설정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존 파케트는 “우리 모두 스파이더맨의 기원을 봤습니다, 맞죠? 우린 피터 파커가 십대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알아요.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구태여 반복하고 싶진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인섬니악 게임즈는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원작에서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 즉 벤 삼촌의 죽음과 스파이더맨 탄생 이야기를 과감히 배제했다. 플레이어는 게임 도입부터 이미 뉴욕 시민들의 친절한 이웃으로 활약하는 피터 파커를 만나게 된다.
인섬니악 게임즈의 개발 철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코믹스 기반 게임은 원작의 인기 에피소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반해 이번 ‘스파이더맨’은 반대로 어떠한 이야기도 그대로 가져다 쓰지 않았다. 피터 파커와 메이 숙모, 악의 조직 이너 데몬 등 캐릭터와 세계관은 코믹스에 기반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서사는 개발자들의 완전한 창작이다. 하얀색 밴드가 인상적인 새로운 스파이더 슈트도 원작에서는 볼 수 없던 디자인이다.
게임 속 피터 파커는 대학 졸업을 앞둔 스물셋 청년이다. 이미 8년간이나 ‘스파이더맨’ 노릇을 해온 터라 악당 소탕에는 잔뼈가 굵지만, 이제 학생 신분을 벗어나 사회로 내몰릴 걱정에 혼란스러워 한다. 인섬니악 게임즈는 피터 파커를 아주 어린애도 아니고 그렇다고 성인도 아닌 이십 대 초반으로 설정함으로써 영웅과 일반인이라는 두 가지 자아를 동등하게 묘사하고자 했다. 즉 이번 작품은 ‘스파이더맨’ 영웅담인 동시에 피터 파커의 미생 이야기인 셈이다.
인섬니악 게임즈가 작성한 ‘스파이더맨’ 게임 스크립트는 3,300장짜리 소설과 맞먹으며 약 80만 단어가 사용됐다. 다만 지나치게 상스러운 표현은 없을 전망인데, 존 파케트가 ‘Fxxk’과 같은 대사를 넣으려 할 때마다 마블 코믹스에서 난색을 표했다고. 그는 “스파이더맨과 엠제이가 ‘X알(Balls)’을 내뱉도록 무진 애썼는데 그 때마다 마블 코믹스에서 ‘안돼요, 안돼’하고 막았죠”라며 웃었다.
‘라쳇&클랭크’와 ‘선셋 오버드라이브’로 잘 알려진 인섬니악 게임즈의 신작 ‘스파이더맨’은 오는 9월 7일 PS4 독점 발매된다. 공식 한국어화 여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