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 디렉터, 특정 계층만 하는 게임이란 인식 바꾸겠다
올해로 13주년을 맞은 ‘던전앤파이터’가 힘찬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네오플은 지난 2월 새로이 지휘봉을 잡은 노정환 대표를 중심으로 체제를 정비하고, 올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로 그간 ‘던전앤파이터’를 즐겨온 팬덤의 만족은 물론 떠나간 이들의 발걸음까지 되돌린다는 각오다.
이에 7월 13일(금),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최고 레벨 확장과 신규 지역 ‘할렘’ 및 던전 ‘테이베르스’ 등 차기 콘텐츠를 소개하고 던파걸 민서의 신곡 ‘제로(Zero)’ 깜짝 공연도 선보였다(관련기사). 아래는 이날 현장에서 이루어진 네오플 김성욱 디렉터, 서비스 총괄 남윤호 실장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네오플 김성욱 디렉터(좌), 서비스 총괄 남윤호 실장(우)
● 민서가 ‘던전앤파이터’를 주제로 한 신곡을 만들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남윤호: 민서양이 던파걸로서 유저 여러분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고 먼저 제안했다. 그래서 민서양의 이름을 딴 아바타나 이러저러한 방안을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가수이니만큼 노래가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 신임 디렉터로서 이러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하며 감회가 새로웠겠다
김성욱: 지난해 디렉터로 선임되었을 당시 90레벨 콘텐츠가 지나치게 빨리 소모되며 여러 문제가 터졌었다. 그것들을 최대한 수습하며 버티는 것이 내 소임이었는데, 다행히 힘든 시기를 넘기고 이렇게 새로운 업데이트를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다른 게임에 비해 유저 여러분의 따끔한 질책이 유독 많은 점이야 말로 ‘던전앤파이터’ 디렉터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피드백이 개발 및 서비스를 하는데 있어 좋은 이정표이자 약이 된다. 더 좋은 게임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는 변함없으니 앞으로도 지켜봐달라.
●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신작 소식이 궁금하다
남윤호: 우리는 ‘던전앤파이터’ PC 온라인의 국내 서비스 담당이라 그 부분은 대답해주기 어렵다.
● 스킬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 들어가며 TP가 사라지고 CP가 도입되는데
김성욱: 기존 TP와 스킬 커스터마이징은 비슷한 성격의 시스템이다. 13년이나 서비스를 이어오며 이미 진입장벽이 많이 높아졌는데, 두 시스템의 병존은 복잡성을 더욱 가중시킬 우려가 있어서 TP를 제거키로 결정했다.
● 그러면 TP 대신 들어가는 CP는 어떻게 활용되나
김성욱: 아무런 제한 없이 스킬 슬롯에 룬스톤을 박을 수 있다면 전략적인 선택지도 무의미해지고 밸런스에도 문제가 생길 거다. 따라서 한정된 자원 내에서 스킬 커스터마이징을 하도록 했는데, 그러한 자원이 바로 CP라 보면 된다.
● ‘던전앤파이터’는 특정 계층만 즐기는 게임이란 이미지가 있는데
남윤호: 우리도 ‘던전앤파이터’가 특정 계층만을 위한 게임으로 비치길 원하진 않는다. 새로운 방향의 이벤트와 콘텐츠 업데이트는 물론, 던파걸 민서를 기용한 것도 유저층 확대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다만 새로운 유저를 유치하자고 기존 팬덤에게 박탈감을 줘선 안되므로 적정 선을 지키고 있다.
김성욱: ‘던전앤파이터’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는 굉장히 하드코어하고 조금만 손을 놓아도 금세 뒤쳐진다는 거다. 그래서 설령 게임에 관심이 있는 유저라도 쉽사리 입문하지 못한다. 앞으로는 파밍 난이도를 낮추고 시간도 단축시켜 가볍게 즐기더라도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룰 수 있는 게임이 되고자 한다.
● 파밍 난이도를 낮추고 시간을 단축시키면 결국 콘텐츠 고갈이 오는 것 아닌가
김성욱: 여기서 말하는 파밍 난이도와 시간은 무과금 유저 기준이다. 작금의 ‘던전앤파이터’에선 무과금 유저가 혼자 힘으로 최종 장비를 맞추고 엔드 콘텐츠까지 따라잡으려면 엄청난 시간과 수고가 든다. 이것을 단축시켜 과금을 하지 않아도 어렵잖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 신규 던전 ‘테이베르스’는 공중전이 펼쳐진다고 했는데 지상전과 어떻게 다른가
김성욱: ‘던전앤파이터’는 기획 단계부터 지상전에 특화된 게임이다. 따라서 공중전 컨셉이라 해도 기존 궤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고, 캐릭터가 직접 날아다니는 대신 거대한 조류의 등 위에서 싸우는 형태로 구현했다. 그래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다음 방으로 넘어가는 등 공중전임을 체감할 수 있는 연출이나 기믹이 존재한다.
● 행사 막바지에 와이셔츠 아바타 이벤트를 공개했는데
김성욱: 이전부터 와이셔츠를 원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최종 레벨 확장과 신규 지역을 골자로 한 이번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가 관심을 모을 수 있도록 하기에 최적이라 판단했다.
● 해외 서버에도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가 동시 적용될까
김성욱: 동시 업데이트는 정책적인 차원을 넘어 기술적으로도 힘들다. 각 지역별 유저 성향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현지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올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가 언제쯤 적용될지 확답하긴 어렵지만 해외는 3~6개월 정도 간극이 벌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 이미지만 공개된 제3사도 이시스 프레이 레이드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달라
김성욱: 이시스 프레이는 제3사도라는 위명에 걸맞은 강력한 존재로서, 유저 여러분의 기대에 모자람이 없는 역대 최고 수준의 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추후 더 좋은 자리를 빌어 공개하도록 하겠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